문학 감상법 연재1. - 단 하나의 문학 감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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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문학 감상법
비법(祕法;secret way)은 비법(非法;wrong way)이다
언어영역의
문학 파트는 태생적으로 언어 예술이다. 그런데 최근 ‘수능에서는
이것만 출제된다’, ‘이 작품에서는 이것만 알면 된다’며
비법임을 자처하는 학습법, 감상법이 차례로 등장하였고 또 앞으로도 계속 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최대한 간단하고 명확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환영을 받을만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풀이 시연(試演;demonstration)에서의 명백함과 단순함과
달리 학생이 직접 실전에 활용함에 있어서는 의문과 혼란이 있어왔다. 이것은 예기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왜냐하면 언어나 언어 이해 과정을 잘 알지 못한 채 최대한 많은 것을 생략하기에 힘쓴 나머지 문학에서 언어조차 뺀, 문제로서 작품에 접근하는 방법만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감 있는 언어로, 그리고 자신의 수험 성적으로 자신들의 방법을 주장하는 저자 앞에서 학생들은
이를 지적하거나 의심하지 못한다.
그것은 언어능력을 벗어난 언어영역 해결법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이를 학생의 탓으로
돌려 분별하지 못했다거나 제대로 학습하지 못한 것이라 말해서는 안된다. 십 수년간 쌓아온 언어능력과
충돌하기 때문에 벌어진 자연스러운 결과일 뿐이다. 나 역시 잘못된 사고 습관 때문에 언어영역을 정복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동의한다. 그러나 대안으로 나서는 많은 방법들이 올바른 언어처리과정과 거리가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잘못된 사고 습관을 버리기 위해 제안하는 방법들이 인위적이고 작위적이어서 언어를 처리하는
과정과 충돌하기 때문에 새로운 학습법을 익히기 어렵다. 아니, 익힐
수 없다.
이러한 학습법이 오랜 시간 학생들을 가르치는 현장의 경험이나 수험 선배들의 실제
경험으로부터 나왔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독해나 감상이라는 심리적 과정에 관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아서 이들은 자신의 언어영역 문제해결 노하우를 올바르게 관찰하거나 설명할 수 없었다. 또한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의 성급함, 그들을 순수하지 못하게 부추긴 이들의 부채질, 쉽게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욕망이 만나서 지금도 표면적으로 화려하고 그럴듯한 이론을 양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언어능력은 하나, 문학 감상법도 하나
몇 가지 원리를 때에 따라 활용하면 된다는 비법들과 달리 독해(reading comprehension)능력은 다양한 인지 능력과 언어 능력이 상호작용을 하는 ‘하나의’ 복합물이다. 어떤
글을 읽든지 그런 능력들 가운데 하나만을 사용하거나 잠시라도 하나의 능력만을 사용하는 순간은 없다. 독해에
참여하는 능력들은 언제나 대기상태이고, 언제나 병렬적, 동시적으로
글을 처리한다. 그래서 ‘지문에서는 이런 부분만 신경쓰면
된다’, ‘이것만 보면 된다’, ‘이것이 전부다’라는 말은 실제와는 다르다. 우리가 지문을 읽어 나가는 순간 순간은
잠시라도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때가 있는 것 같지만 늘 이전에 읽은 것을 염두에 두고, 이후에 나올
것을 대비한다. 읽기란 늘 여러 가지 능력을 동원하는 활동인 것이다.
그렇다면 문학을 제대로 읽으려면 글에서 여러 정보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을
발전시켜야 한다. 이 능력은 다양하고 복잡한 능력들이 모여 하나의 군을 이루고 있다.
이제 언어로서의 언어영역을 정복해 보자. 언어능력이
곧 언어영역 문제 해결력이다. 문학에서의 언어능력이 바로 문학파트 문제 해결력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문학을 위한 언어능력’을 탐구해 보자. 이를 문학 감상법이라 이름하자. 우리는 어떻게 문학 언어를 처리하여 문학을 감상할 수 있을까?
언어가 어려운 여우와 장미를 돌보는
psycholinguist, 안어린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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