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Apple [341314] · MS 2010 · 쪽지

2012-04-25 19:35:55
조회수 1,505

재수 하시는분들 모두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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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재수를 했었고, 올해 대학을 온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지금 이시기가 참 힘들었는거 같아요.


고3때 정말 열심히 공부했던거 같은데, 수능성적은 왜 내 노력을 보상해주지 않는건지..

수업시간, 자습시간에 맨날 잠만 자던 친구놈이 왜 나보다 수능 잘봐서 좋은 대학에 가는건지..

대충 성적맞춰서 대학간 애들 미니홈피보면 다들 정말 행복해보이는데, 나는 왜 불행하게 이 칙칙한 재수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어야 하는건지..

고3때 이미 볼만큼 봐서 지겨운 것들인데, 이걸 왜 재수때 또 보면서 공부를 해야하는건지..

날씨는 너무 맑고 좋은데, 나도 이 좋은 날씨를 즐기고 싶은데, 왜 즐길수 없는건지..

넓고 넓은 우리집의 내방 놔두고, 왜 서울의 어느 좁디 좁은 고시원 쪽방에서 잠을 자야하는건지..

20년동안 맨날 싸우면서 원수같던 가족인데, 재수하면서 못보니까 왜 그렇게 가족이 보고 싶던건지...



이런저런 것들 때문에 저도 참 많이 힘들었고, 또 서러웠던것 같아요.


그래도 지금 대학와서 생각해보면 재수라는 경험 자체가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니었어요.

나를 다시한번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고,

힘든시기를 함께 보내서 더욱 정이 가는 소중한 친구들도 사귈수 있었고,

어찌됬건 나름 성공해서 주변에서 괜찮다고 해주는 대학에도 들어왔고요.



그리고 대학도 막상 와보면 별거 없어요.ㅠㅠ

대학간 친구들 너무 부러워하지마세요. ㅠㅠ

재수땐 대학간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었고, 그래서 대학에 대한 환상이 좀 있었는데

막상 대학에 들어와보니까 맨날 과제, 레포트, 퀴즈, 시험에 시달려서 정말 많이 실망스럽네요. ㅠㅠ

(특히나 대학가서 커플된 친구들.. 정말 부럽죠. 근데 제 경험상 커플이 되는건 대학간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닌듯합니다. ㅠㅠ)


슬슬 날씨가 더워지고 여름이 다가오네요.

아마도 앞으로는 지금 힘드신거보다 더 힘들면 힘들지 덜힘들지는 않을겁니다.

그래도 어차피 다들 힘든시간 보내고 있는건 마찬가지니까요.

조금만 더 힘내시고, 올해 모두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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