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대소아가13학번 [399582] · MS 2011 · 쪽지

2012-10-01 23:41:56
조회수 2,437

나 따위가 여러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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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에 앞서.... 이런 성스러운 장소에 저 따위가 제 개인적인 이야기나 해서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이기적이지만) 공개적으로 약속을 하고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제 의지를 굳히기 위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우선...제 소개 부터 하자면 재수생입니다. 지금은 강남에 모 재수학원을 다니고 있구요. 재수를 하게된 이유는 뭐 당연히 목표에 미달했기 때문이겠지요.

작년에 모모대학에 합격했지만, (아마 들으면 대부분 아실 대학일 꺼에요 top10중 하나이니까요) 여러가지 외적인 요인(기회가 있으면 상세하게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으로

재수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정확히 그날이 12월 28일 이더군요. (여담인데...그때  몸무게가 96kg이었는데 지금은 53kg이에요 ㅋ 워낙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 중간에는 뭐 했냐고요? 재수 결심이후에는 열심히 독서를 했어요. 신문을 읽고, 여러가지 세계 명작들을 읽고. 왜 그러는지 의아해 하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제가 언어를 정말 못하거든요.....ㅠ 읽는데 어려움이 좀 있어서 독해력이랄까? 그런걸 쌓는다고 무작정 책을 읽었습니다.

 3월달에는 처음 마음먹은 데로 계속 독재를 하려고 했는데 기적?같은일로 서울 강남에 있는 재수 학원에 무료로 다닐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물론 감격한 마음으로

재수 학원을 다니게 되었죠.

 그렇게 3월달은 정말 제 자신이 생각해도 치열하게 보낸던것 같습니다. 쉬는 시간에도 꾹 참고 공부하고, 담배도 절대 않태우고(12월달 부터 귾기 시작해서 지금은 완전히 끊은 상태)

가능한한 깨어있는 모든 순간을 공부에 쏟아부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3월달 모의고사 성적도 아주 잘 나왔지요. 그때부터 였던것 같습니다. 잘못된 단추를 끼우기 시작한 것이....................................................................

 어느순간 부터 저는 마약을 먹고 있었습니다.(실제 그 마약이 아니라....)바로 자만심이라는 마역이지요. "나는 너희들이랑은 달라. 너흰 대학을 떨어져서 학원을 다니겠지만, 나는

더 높은 목표를 위해 대학을 포기하고 여기온거야. 점수도 그렇잔아?". 이렇게 마음먹은 순간부터 공부에 초점을 맞추던 재 정신은 친구에게, 술에게, 여자애들에게 쏟아지기 시작했고

그래도 학원 반 내에서 나름 절대 졸지도 않고, 쉬는 시간에도 움직이지 않던걸로 유명하던 저는 그 명성을 잃고 여타 재수생들과 다륿 없는 모습으로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한숨 밖에 나오지가 않네요. 그때 왜 자만했을까 하는...)

 그래서 인지 하늘도 제게 벌을 주려고 했던것 같네요. 6월 모의고사 언수외 국사 근현대사 사회문화 2 2 1 3 1 1

점수가 낮게 나왔으니까 당연히 저는 정신을 차리고 각성을 했었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쓰레기 같은 제 정신은 제게 이런 말을 하더군요.

"거봐, 공부 않해도 저렇게 점수 나오잖아? 수능까지 너는 감만 유지하면 돼."

정말...하.....진짜....답이 않나오는 생각을 저는 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자만 할 수가 있지요? 저따위 점수로? ㅠㅠ)

그렇게 시간 가는줄 모르고 하루하루를 흘려보내고 여자를 만나고, 배부르게 밥먹고, 잠도 푹자고, 수업시간에, 쉬는시간에 졸고, 심심하면 친구들이랑 이야기 하고,

선생님을 속이고, 부모님을 속이고, 친구들을 속이고, 나를 속이고........

 그렇게 9월 시험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321312.......

머리를 망치로 한 대 얻어 맞은 느낌이더군요.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답이 나오질 않았습니다. "이 정도로 무너질 수도 있구나...."하는 생각 밖에 머리에 차지 않더군요.

그렇게 9월달 한 달을 반 우울증에 걸려 보내버리고 이제 시간을 보니 38일이 남아 있더군요.

 제 목표는 서울대 소비자 아동학부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제2외국어는 (아랍어로 선택했는데)하나도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수학은 수열 단원과 확률통계 단원은 거의 장애 수준이나 다름없고, 언어는 정말.....하......읽기 장애인......국사......근현대사......사회문화.........

절벽위에 서있다는 느낌을 몸으로 느끼는건 지금이 처음인것 같습니다. 

 정말 정신적으로 감당하기가 힘들더라구요. 이렇게 해서 서울대는 커녕 작년에 합격한 그 대학이라도 갈 수 있을까?하는 의문도 들고 말입니다.....................

제 주변에 서울대를 가겠다고 목표를 세운 친구들은 하나같이 앞서가고 있는데...........

나만 뭐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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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습니다. 이제 제게 더 충분한 시간이 없을지 모릅니다. 기적을 일으키기에는 '물리적'으로 부족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앞에 약속하겠습니다. 더이상 저보다 잘났다고 생각되는 친구들과 나를 비교하면서 평범한 쓰레기 재수생으로 끝나지 않겠다고.
 
내가 가진 잠재력과 나를 비교하면서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지나가버린 일에, 성적에, 실패한 고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왜냐고요? 과거는 지나갔는데.

아직 미래는 다가오지 않았거든요. 손을 주머니에 넣고는 성공의 사다리를 오를 수 없다고 하니 지금부터 치열하다는 단어가, 전설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인간이 되겠다고. 포기하는 것과 목숨을 걸고 공부하는 쪽을 택하라면 언제나 목숨을 거는 쪽을 택하겠다고.

11/8일 이후에 수능을 성공하고 나서 여러분에게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그때는 사랑하는 그녀를, 저를 기다리는 그녀와 사랑을하고 언제나 저를 생각해주시는 부모님과

동생, 할머니에게도 감사의 말을 올리고 여러분에게도 이런 한심한 다짐금 따위가 아니라 당당한 성공 후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여러분 그때까지 저를 잊지 말아주세요.

반드시 성공한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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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ptimusQ · 348607 · 12/10/01 23:50 · MS 2010

    항상 느낀 것인데
    남은 기간이 중요한게 아니라 얼마만큼 자신이
    '각성'됬느냐 인것 같아요. 힘내세요

  • _Amnesia · 410130 · 12/10/01 23:50 · MS 2012

    당신과 같은 훌륭한 이들에게 '진인사대천명' 이라는 말이 정말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힘내십시오! 그리고 즐기십시오! 당당한 모습으로 돌아오시길 기원해드립니다!

  • 실패해서행복해요 · 386561 · 12/10/02 00:10 · MS 2011

    저도 님처럼 시행착오도 많이 겪고, 실패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지나고보면 그 실패했던 경험에 참 감사합니다.
    그 경험이 없었더라면 지금까지도 계속 실패를 되풀이하고 있을게 뻔하니까요

    당시에는 창피스럽고, 고통스럽지만 지나고 나면 축복인게 실패,좌절입니다.
    힘내세요^-^ 이제 같은 실수 되풀이하지 않으면 됩니다.
    물론, 노력이 따라줘야 되풀이되지 않겠지만요.

  • 기대 · 336957 · 12/10/02 13:38 · MS 2017

    한번 데이고 난 후에는 각성합니다 각성하셨네요 화이팅

  • 물천가자:-) · 325219 · 12/10/05 13:50 · MS 2010

    저 자신을 채찍질하게 되는 글이네요ㅜㅜ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