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논술,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31175024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또다시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거슬린다며 '어찌 즐길 수 있나요, 그대로 맞서거나 그만두거나'일 뿐이라고 말했던 학생의 생각에...]
이 말의 취지는 십분 이해합니다. 제가 보기에도 이 경구의 오용이 매우 심각하니까.
그러나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단선적으로 오해되곤 하는 말을 여전히 협소한 지평에서 수정할 게 아니라, 더 풍부하고 입체적인 해석의 지평으로 시야을 넓혀서 그게 실은 그 뜻이 아니라고 지적하는 게, 정작 '꼰대'도 사회적으로 필요한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세상에는 할 수만 있다면 안 하고 싶지만 해야 하는 일들이 꽤 많습니다. 일단 수험생활은 차치하고라도 이를테면 '부당함에 맞서는' 것도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그에 속하는 일일 겁니다. 스스로 정의롭다는 소아병에 취해 있는 게 아니라면, 피할 수만 있다면 일단 피하고 싶은 게 차라리 인지상정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어디 세상 일이 맘 같기만 한가요. 아무리 그냥 눈 질끈 감고 피해가고 싶어도 더는 '맞서기'를 피할 수 없는 막다른 길에 딱 부딪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엄청 많습니다.
그럼 어쩌겠는가. 마지못해 끌려가듯이 억지로 맞서봐야, 백전백패가 뻔하다는 건 차라리 둘째 문제고... 당사자한테는 '팔자 타령'만 나오는 그냥 '불행'한 일에 그치고 만다는 겁니다.
그러니 어차피 '맞설' 수밖에 없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맞서는' 게 설령 그래봤자 결국 깨지더라도 스스로에게 '남는' 게 있다는 거. 그러니 이건 결코 '어차피 되지도 않을 일에 쓸데없이 맞서거나 하지 말고 부당하건 말건 그냥 주어진 조건을 즐겨라..'라는 뜻이 아닌 것입니다. 오히려 '맞설 수밖에 없는데도 무작정 피하려고만 들지 말고 즐겁게 맞서라'라고 거꾸로 해석되어야 하는 거지요.
이상화 시인이 <나의 침실로>에서 "마돈나, 언젠들 안 갈 수 있으랴. 갈테면 우리가 가자. 끄을려 가지 말고."라고 쓴 게, 설마 일제의 식민통치에 순응하자는 뜻이었을까...
.
.
.
.
.
(상)팔자와 노오력을 구분합니다. 반논술과 (비)논술을 구분합니다.
어제의 납작한 가능성과 내일의 풍부한 가능성을 스스로 체감합니다.
논술통 개강
7월 22일(수요일) 오후 6시 / 강남오르비학원
강의 안내
https://academy.orbi.kr/intro/teacher/69/l
신청은 이 곳에서
https://forms.gle/CDsnBzyHREHpaxHv6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얼버기 12
아 6모 언제 보냐..
-
오르비식전통놀이 5
시작
-
사랑해 6
나의 x야
-
올리는사람이 아이민 개틀딱에다 저렙 노프사던데 뭐지 나이 먹을만큼 먹은거 아닌가
-
ㄹㅈㄷㄱㅎㅅ 1
레전드공부하고싶다
-
수특은 교과개념+고퀄리티 문항이 있는 개넘서고 수완은 교과개념+고퀄리티 문항이 있는...
-
수학의 기출문제는 '다투고 헤어진 전 연인'과 같다 1
다투고 홧김에 헤어진 전 연인을 속시원히 뒤로하고 다른 이성을 만나든, 혼자 뭘하든...
-
약간 공부 방향성 같은거 qna로 질문해도 되련가요….? 안되겠죠?
-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는데
-
수학 수특 수완 1
풀어야하나요?? 푸는게 좋으려나요..?? 풀어야한다면 꼼꼼히 분석하기보단 그냥 한번...
-
오늘부터 23시 전 자러가기 챌린지 간다
-
현역이고 평가원이든 교육청이든 지구 고정만점에 6평 실수로 하나틀렸는데 오리온푸니까...
-
옆에 쓴건 답지 풀이입미다
-
[단독] ‘훈련병 사망’ 늑장 대응… 군사경찰 4시간 뒤에야 출동 5
지난달 ‘군기훈련(얼차려) 사망 사건’이 발생한 육군 12사단이 늑장 대응을 한...
-
답지답지!! 깜빡하고 집에 두고옴 ;
-
저는 트위터 우울계 정병계 일상계 트친소 구경하기
-
글 쓸 시간에 시작하는 게 맞나
-
오늘도 힘차게 외친다
-
노브랜드랑 버거킹은 너무 감자 느낌이고 맘스터치는 금방 물림 식어서 짠 감자튀김이 짱
-
기하어떰?? 14
요즘 기하 어떤가요...? 내년 수능때 할 선택과목 선행해보고싶은데..기하는 잘...
-
ㄹㅇ
-
가뜩이나 직장에서 멘탈 바사삭 쿠크다스 되었는디 이렇게라도 안하면 미칠것 같더라....
-
완전 새 책. 쪽지주세요.
-
작년 (재수) 올해 (삼수)
-
한완수 한완기 0
한완수 한완기 하려는 고2 입니다. 겨율방학 전까지 어디까지 하는게 좋을까요?
-
재종학원 질문 0
1. 교재비는 별도잖아여 이때 교재비 결제가 한 달 기준인지 아니면 수능때까지...
-
일요일은 버거킹 3
밥뭇자
-
볼때마다 놀라움
-
해도 되나요? 마이크키고 소통 안 해도되죠
-
ㅎㅎ.. 아 왜케 힘들지 더위먹었나
-
입사 6개월 만에 공장서 숨진 19살…전달 연장근무 50시간 25
최근 전북 전주의 한 제지공장에서 19살 노동자가 숨진 원인을 두고 과로나 가스...
-
강대 국어 수학이랑 과탐 투과목 필요한데... (다 필요한거구나)
-
나능정말기여어 13
어
-
작년에 감점이 0이었단 걸 올해 알아씀
-
. 0
한창 친구들이랑 뛰어놀 나이에 이게 뭐람 가끔 그런생각이 들어써.. 여기서 탈출하지...
-
걔랑 갔던 에슐리 지나침 하....
-
중경시 이상으로요 이과기준
-
현강 예약 어떻게 하는지 아시나요 ㅠㅠ 반수생이라 홈페이지 들어갔는데 고등학교...
-
안녕하다 짤로 짧게 만들었다 모 강사 커리를 탔으면 신채호의 ‘아와 비아’ 지문을...
-
함수의
-
PTSD인가
-
무슨 하루종일 푸노 ㅋㅋ 걍 원함수 제곱하련다 근데 f(x+1)=f(x)+1에서...
-
의대 ‘지방 유학’ 이미 시작?…충청권 유일하게 ‘학생 순유입’ 4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의대 지역인재전형 선발 확대로 지방 유학 수요가 커질...
-
영어단어책 추천 14
고2 영어 모고 56점뜨는 노베입니다 일단 지금은 수능2000 day20 외우고...
-
일어남뇨 4
하이퍼버닝 슛
-
나도 공부 잘하고 싶다
-
냉면 개땡기는데 ㅁㅊ
-
저도 잘 모르는 본과 나부랭이이지만.. 여기 보니깐 다들 오해하는 게 많은 것 같아서요
유일한 길이 만점으로 가는 길.
반 추가개설 예정은 없으신가요 ??시간이 안돼서요 ㅠㅠㅠ
가을에 압축클래스 개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