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471에서 중앙대까지의 기록-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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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먼저 제 소개를 하자면 이번에 감BS 수능특강 순서의 검토를 맡았고, 감BS 수능완성 부분부터는 출제자로 참여할 곽정인이라고 합니다. 출제자인 영감과는 개인적으로 친구 사이이고, 험난하고 힘들었던 저의 수험생활 수기를 한 번 써보기로 했습니다. 이 모든 글은 저의 개인적인 실화를 다룬 이야기고, 문과 주제에 글을 더럽게 못쓰기 때문에 한 번 듣고 기억 속에서 지우셔도 아무 상관없습니다. 그저 힘든 수험생 생활을 지내는 수험생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외국 생활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왔던 중3 시절, 그때만 해도 수능이고 뭐고 아무 생각도 없었던 그 시절이었다. 평범한 중학교로 전학을 왔고, 무난하게 공부했고, 무난하게 성적을 받았다. 짧았던 1년이었고, 워낙 옛날이라 친구들이 누군지 기억도 안나는 그런 중3이었다. 하나 기억나는 것은 고등학교 입시였는데, 그 때 중학교 담임선생님과 아버지와 면담을 했는데, 아버지는 필자가 명문고에 입학하기를 원했고, 선생님은 무난한 일반고등학교를 추천했다. 그 이유는 필자가 다니던 중학교 수준이 대치동 주제에 허접했기 때문이고, 그 중학교에서 반 4등, 전교 30등 수준이었던 필자의 성적으로는 자사고나 외고를 간다 하더라도 바닥을 깔아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말에 필자 본인은 어느 정도 동의했으나, 아버지는 그 말을 듣고 오기가 생겼는지, 팩트폭력을 맞고 빡쳤는지, 꿋꿋하게 자사고를 밀었고, 결국 자사고를 썼고, 자사고에 붙었다. 그 때 친구들과 피방에서 게임을 하다가 합격 문자를 봤는데, 명문고에 합격헀다는 기쁨, 그 시절 중3 애들은 가지고 있던 고등학교 생활에 대한 동경심, ㅐ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불안감, 내신에 대한 걱정 등, 다양한 감정이 뒤섞여서 뭔가 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고등학교를 썼으니, 그 이후의 일은 미래의 나에게 맡긴다는 중3병 돋는 마인드로 문자 확인하고 게임이나 계속했던 기억이 난다. 또 하나 기억나는 건 친구들의 축하를 받고 계속했던 게임을 신나게 던졌다는 건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의 게임이 앞으로 다가올 험난한 수험 생활을 암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때 선생님이 말했던 그 말은 결코 틀린 말이 아니었다.
별로 부풀지는 않았던 기대를 안고 들어간 고등학교의 클라스는 역시 중학교를 아이들 장난으로 만들어버리는 수준이었다. 고등학교 학생들도, 선생님들도, 내신문제들도 중학교와는 차원이 달랐고, 받은 성적도 다른 의미로 차원이 달랐다. 벌써 7년전이라 시험 성적도 잘 기억이 안나야 정상인데, 고1 1학기 중간고사 과학점수 27점 7등급, 이것 하나는 기억이 난다. 고1 중간고사 하나로 중학교 담임선생님은 예언자임을 증명했고, 엄마는 당연히 불같이 화를 냈다. 필자는 원래부터 자사고를 가기 싫었다는 핑계를 대며 책임을 회피했고, 아버지는 자사고 쓰라고 한 것 때문에 화를 억지로 참는게 눈에 보였다. 고1 기말고사, 2학기 역시 처참한 중간고사와 별다를 바 없는 성적을 받았고, 실낱같은 수시의 꿈은 이미 먼지가 되어 사라진지 오래였다, 아, 친구들이랑은 친했다, 친구들이랑은. 그게 다였지만.
말아먹은 것 외에는 딱히 쓸말도 없던 고1이 끝나고 고2가 되었다. 나이도, 학년도 하나씩 올랐는데, 성적은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이 끝났다.
더더욱 쓸말이 없던 고2가 끝나고 고3이 되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수험생활이 시작된 셈인데, 본편이 시작되기 전의 필자는 명문고, 밑바닥, 딱 이 두 개의 단어로 설명히 가능한 수험생이라고만 생각해두시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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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비 키자마자 그냥 바로 들어온 글인데 저랑 겪은 상황이 매우 비슷하네요. 중3 귀국, 자사고... 다음화도 열심히 읽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