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수능날까지 기출도 못 끝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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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한 달에 6명씩 과외를 했었는데
한 제자한테 했던 말입니다.
국어 기출과 관련된 얘기이니 수험생이라면 꼭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작년 6월 모의고사가 끝나고 과외 문의가 많이 왔습니다.
그 전년도와 기조가 많이 달라지기도 했고, 뭐 원래 모의고사 끝나면 연락 많이 옵니다.
고등학교 후배인 한 재수생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재종을 다니면서 나름 이것저것 많이 했다는데 점수가 안 나온대요.
좀 가르쳐보니 공부를 안 한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기본적인 개념도 숙지가 다 되어 있었고, 수능 국어가 어떤 과목인지도 대강 알더군요.
그런데도 늘 국어 성적은 3등급 정도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기출을 수업을 했습니다. 최근 5개년 문제는 다 풀어봤더군요.
답은 다 맞춥니다. 그러나 제가 질문하는 것들은 하나도 대답을 못합니다.
"여기서 '따라서'를 쓴 이유가 뭐야?"
"이 선지 왜 오답인지 너가 설명해봐."
"이 부분 왜 서술된 거지? 어떤 문제에 활용된거야?"
"얘가 이거를 해결책이라고 한 이유는 뭐야? 뭘 어떻게 해결하는건데?"
모든 대답은 "..."이었습니다. 답만 외웠을 뿐, 제대로 학습이 되지 않은 것이었죠.
수업을 한두달 진행한 9월 모의고사 언저리까지 이 상태가 계속되자 제가 말했습니다.
"너는 수능날까지 기출만 봐도 기출 다 못 끝낸다. 기출만이라도 제대로 끝내고 들어가자. 리트, 사설, 다 제껴라."
이 학생의 반응이 어땠을까요? 말은 안했지만 나중에 들어보니
'뭔 소리야? 기출을 내가 몇 번을 봤는데...' 요런 생각이었대요.
주변 N수생들 죄다 릿딧밋, N제 풀고 있는데
혼자 그거 안 푸는 것도 뒤쳐지는 느낌이 들고, 스트레스일 겁니다.
기출만 학습한다는 것의 리스크와 부담을 저도 알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결국 그 학생은 9평도 제대로 된 성적을 받지 못했고
저는 9월 모의고사가 끝난 주에, 각 문제들이 기출의 어떤 문항, 어떤 지문과 유사했는지 보여줬습니다.
전부 제가 강조했던 기출 안에 있던 아이디어였습니다.
이때야 정신을 차리더군요.
수업을 복습하기 시작했고, 기출을 스스로 분석한 뒤 저한테 질문도 하기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하는 티가 났고, 솔직히 이때부터 잘 볼 줄 알았습니다.
저도 욕심이 나서 9월 이후로는 과외비도 받지 않고 수업했습니다.
그 친구는 결국 5개년 기출 문제의 모든 문장, 모든 선지를 스스로 설명할 정도로 공부한 뒤 수능을 보았고
수능날, 처음으로 국어 1등급을 받게 됩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무조건 기출만 봐라', '사설, 릿딧밋은 쓰레기다' 이런 요지가 절대 절대 아닙니다.
저 요즘 사설 퀄리티 고평가합니다. 릿딧밋은 공부할 가치가 충분한 자료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기출이 제대로 학습되었을 때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최소한 5개년 기출+그 해의 6,9 모의고사는 씹어먹을 정도로 공부하는 것이
수능 국어 고정 1등급의 필요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5개년 기출이 제대로 학습되었다면 할 일은 명확합니다.
릿딧밋을 통해서 심화된 사고를 키우고(다만, 선별된 문제로, 믿을만한 해설로 공부해야 합니다)
사설 모의고사를 통해 자신의 행동영역을 점검해야 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선지 판단 능력은 기출에서 역으로 추론해내야 하고요.
여유가 좀 더 된다면 짬짬이 EBS 관련 컨텐츠도 할 수 있지요.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기출 학습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로 수능장에 들어갑니다.
많은 현역들은 5개년 기출을 1회독도 안하고 시험장에 들어갑니다.
공부를 제대로 하는 학생이라면 당연히 말도 안되는 상황이지만,
더 말도 안되는 경우는 N수생들에게 일어납니다.
단순한 회독을 진짜 공부라고 착각하고, 자기가 기출을 잘 안다고 자신하는 경우가 그것입니다.
"기출은 정말 많이 봤고 더 배울게 없는데 왜 기출을 봐야하죠?"
글로는 한계가 있습니다만
저런 말을 하는 N수생 분들 99%를 제가 1시간만 테스트하고 상담하면
자신이 기출을 제대로 학습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게 해드릴 자신이 있습니다.
일단 기출이 먼저입니다.
9월 모의고사 이후에는 실전 대비를 위해 어느정도의 사설은 필요하지만
기출이 제대로 학습되지 않았다면 정말 최소한으로만 해야 합니다.
제 책 '만점의 생각'은 뭐 정말 엄청 대단한 교재라고 하긴 힘들지만
위에서 적어 놓은 N수생들의 상황이 안타까워
'기출을 제대로 학습한다는 것은 이 정도까진 생각하는 것이다'를 보여주고자 집필한 교재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책을 보느냐, 어떤 강의를 듣느냐가 아닙니다.
빈말이 아니라, 꼭 제 책은 보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제대로 공부할 줄 아는 학생이라면 무슨 교재를 써도 됩니다.
어떤 교재 한 권을 완독하거나, 기출 강의를 수강했다고 기출을 끝낸 것이 절대절대 아닙니다.
기출은 혼자 고민해서 이해하고 자신을 납득시킬 수 있는 해설을 만든 뒤,
시중의 교재나 강의를 통해 자신의 분석과 비교만 해보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공부한다면 교재나 강의는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치열한 고민이 제일 중요하죠.
앞으로도 좋은 칼럼 종종 올리겠습니다. 좋아요와 팔로우 해주시면 더 빨리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1 과외문의는 받지 않습니다.
ps.2 '만점의 생각' 환급 이벤트가 있습니다.
6,9,수능 국어 만점자 혹은 후기를 잘 써주신 1등급 분들께 책값을 돌려드립니다.
100% 사비로 하는 이벤트입니다. 인세에서 검토비 빼고 이벤트 비용 빼면 남는 거 없을 것 같습니다.
책 구매자들은 꼭 챙겨가십쇼.
ps.3 쪽지, 또는 옾챗으로 오는 질문은 2~3일에 한번 몰아서 답장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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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오르비지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엔하
이게 트루인듯
기출이 된 다음 사설을 들어가야 그게 몇 년도 기출의 무슨 아이디어를 차용한건지 알 수 있음. 남들도 하니까 나도 한다고 따라서 하면 결국 장사꾼들 배불려주는것이라고 생각함.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이게맏따
만점의 생각 문학편도 있었으면 흐엥 ㅠ 혹시 추천하시는 문학 기출 독학서는 없나요,,
릿딧밋이 뭐에요?? 아무튼 이번 6평 끝나구 질문할 거 같으니 조용히 팔로우 누름ㅁ요
LEET MEET DEET 라는 건데 수능 국어랑 완전 같은건 아니지만 또다른 시험이라고 보시면 되요
릿이 그 변호사시험??
딱저네요.... 재수하는데 갑자기 머리속에서 전구가켜진느낌이네요 주간지하고 인강책으로만 했는데 기출분석서 하나사서 우직하게 해보겠습니다!
심찬우 선생님께서 매번 강조하는 말씀입니다
제 속이 다 시원하네요~~.
기출이 교육청도 포함인가요?
이제 어느정도 기출을 다 본 것처럼 느껴져 리트를 보려고 하는 중 입니다. 위의 사례처럼 어느정도 다본것같지만 확실하지 않은경우, 만점의 생각을 하는 것을 추천하시나요? 책 서술은 저번에 배포하신 법인세 칼로릭 인과성 지문과 유사하나용??
응애
공감합니다...문제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저걸 늦게 깨닫거나 혹은 깨닫지 못한다는 점이죠. 과외하는 입장에서 기출이 중요하다고 몇 번이나 말해줘도 주간지나 릿밋딧에 집착하는거보면 한숨만 나옵니다...성적이 안 나오면 기출을 더 본다기보단 주간지,릿밋딧,사설모고 양을 늘리는거죠 정작 기출로 수업하면서 이것저것 물어보면 하나도 대답 못하는데
전 매3비로 하루 2~3지문 풀면 항상 1지문에 1개정도 틀립니다. 그리고나서 지문 다시읽어보고 1~5번의 근거가 어디있는지 찾고, 그게 끝입니다. 문제는 이걸 해도 딱히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어서요. 그냥 지문분석이 중요하다고 하니까 어설프게 따라하는데, 어떻게 해야 더 개선할수 있나요??
근데 결국 다들 문학이랑 화작/언매는 되시는데
본문에 나오는분은 비문학에서 문제인거에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거꾸러 피셋에서는 저런거 ㅈㄴ 깔끔하게 설명 쫙 하는데 막상 시험치면 50점대 후반 60점대 초반 맞는사람들이 널렸다죠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