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고 조경민 [875628] · MS 2019 · 쪽지

2021-08-10 00:14:02
조회수 1,429

소설의 인과 - 0.수능 소설 방법론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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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능 국어 교재를 집필하는 조경민입니다.


요새 오르비에 칼럼을 올린 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뭔가 하나 연재를 다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생각해보니 제가 유독 '소설'에 대한 칼럼은 안 썼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저도 제 방법론을 정리해서 적어보고


내년 피램 문학 교재에 들어갈 내용의 일부를 오르비에 연재해보려 합니다.


시작해보죠. 오늘은 서론이라 다소 짧습니다.






수능 소설을 읽는 것에도 여러 방법론이 있겠으나


그 방법론들을 크게 분류하자면


1. 수능 국어에서 문제로 자주 묻는 부분들에 집중해서 읽기

2. 내용을 잘 이해하면서 읽기


이 두 개 중 하나를 강조하는 방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당연히 둘 다 중요하고, 일리가 있습니다.



첫째 방법대로, 


'문제로 물어 볼 부분들'을 잘 체크하며 읽기 위해서는 당연히 기출 분석이 우선시되어야 합니다.


기출을 여러 번 풀어보며, 문제가 어떻게 나오는지 그 방식을 익히고


평가원이 자주 출제하는 요소들에 익숙해지는 겁니다.


가령 '서술자의 개입'이나, 사건의 '배경(시/공간)'이나, '외양 묘사', '감정' 등등...


강조하는 요소나 설명하는 방식은 선생님들마다 다르긴 하지만


피램 문학 교재에서도 가르쳐 드리는 내용이고, 다른 선생님들의 인강에서도 가르쳐주실 겁니다.


학생 혼자 기출 분석을 통해 익힐 수도 있고,


저같은 저자나, 강사들이 잘 정리해서 가르쳐 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둘째 방법대로, '내용을 잘 이해하면서 읽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지문을 읽었으면, 그 내용을 대강이나마 파악해야 이해도 되고, 기억에도 남고 문제를 확실히 풀 수 있죠.


특히 인물이 하는 대사, 행동, 소설에 나오는 단어의 '의미'를 직/간접적으로 묻는 경우에는


내용을 이해해야만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만약,


소설의 내용을 대강 파악했어도, 꼭 체크해야 했던 요소를 놓쳤다면 문제를 틀릴 수 있고


몇 개의 요소만 집중해서 읽다보면 정작 내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여 사고를 요하는 문제를 접근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문제로 자주 묻는 부분들에 집중하면서’ ‘내용을 잘 이해하면서 읽기’를 가르치는 것


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문제로 자주 묻는 부분'은 '내용 이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평가원에서 문제를 출제하시는 교수님들은


내용을 이해하거나, 작품 전체를 파악하는 것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들을 문제로 출제하시는 거니까요.




그러면, 문제로 자주 나오는 부분을 파악하는 능력이 어떻게 내용 이해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저는 가장 중요한(그리고 요즘 가장 강조되는) 포인트는 ‘인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요즘 문학 문제를 보면,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결과인지 학생이 이해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원인과 결과를 뒤집거나,


원인과 결과를 어긋나게 연결하여 '옳지 않은 선지'를 구성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피램 문학에서 강조하는 '문학의 독서화' 이기도 합니다!)


이런 기조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인과'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소설에 나오는 각 요소들이 어떻게 '원인이 되고', '결과가 되어' 이야기가 구성되는지 파악하는 것이죠.






가령, 소설에는 '인물' '사건'이 나옵니다.


인물이 하는 행동은 사건이 되고, 이 사건은 다른 인물한테 영향을 끼치고, 그 인물은 또 뭔가 행동을 합니다.


원인과 결과, 원인과 결과, 원인과 결과...


이렇게 쭉 인물과 사건들을 연결하면서 읽다 보면


'이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이 인물이 왜 이렇게 느끼고 행동했는지' 파악하면서 읽을 수 있고


이게 곧 내용 이해입니다.




아까 제가 '문제로 자주 묻는 부분'의 예시로 '감정'을 들었습니다.


감정은 인물이 속한 배경, 인물이 겪은 사건원인이 되어 일어나고,


감정은 다시 인물이 하는 행동, 인물이 일으키는 사건의 원인이 되죠.




이번 2022학년도 6월 모의평가에 출제된 '채봉감별록'을 예시로 들어보면,


① 송이는 자신의 정혼자가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대감에게 들킬까봐 만나지 못해서(사건)  


-> 슬픔을 느끼고(감정, 앞선 사건이 원인) 


-> 정혼자를 그리워하는 내용의 글을 씀(사건, 송이의 감정이 원인이었음).


② 대감이 우연히 그 글을 보고(사건, 송이의 감정이 원인이었음)


-> (지문 밖의 내용) 송이가 천한 이방을 사모하는 것을 알고 화남(감정, 앞선 사건이 원인)


-> 화가 나서 송이를 질책함(사건, 앞선 감정이 원인)




뭐 대강 이런 겁니다. 


인물의 '감정'을 묻는 문제가 계속 출제되는지 아시겠나요?


'감정'은 사건의 결과이자, 다른 사건을 일으키는 결과이고,


이런 '인과'를 통해 이야기를 이해하는 것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인물의 감정은 웬만하면 선지로 무조건 출제되는 것이죠. 





오늘은 이만치 하겠습니다. 


짧을 거라고 했는데 그렇게 짧지는 않네요 ㅎㅎ;


두 줄 요약 : 

1. 선지로 자주 나오는 요소에 집중하면서 읽는 것, 내용을 이해하면서 읽는 것 모두 중요하다.

2. 선지로 자주 나오는 요소들을 잘 연결시켜서 읽으면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다음 시간에는 '인물의 감정'과 '인물의 행동' 사이의 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적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피램 시리즈 구매 링크 : https://atom.ac/books/8208


만점의 생각 구매 링크 : https://atom.ac/books/8179


요즘 문학 기조 : https://orbi.kr/00035772992


요즘 비문학(독서) 기조 : https://orbi.kr/0003777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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