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현역 수기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4001373
---------------------------------------------------------------------------------------------
사실 다 쓰고나니 무언가를 말하려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기승전결 하나도 안맞는것 같네요.
그냥 편히 읽어주세요.
---------------------------------------------------------------------------------------------
11월 14일 5시 30분 서울대에서 발표가 났다.
속으로는 '우선선발됬으면 좋겠다.' 하고 간절히 기도 했던것 같다.
그리고 1차에서 떨어지리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설마 설마 하는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전화기 넘어 들리는 한마디. '불합격 입니다. 감사합니다.'
처음에는 멍하니 서있다 잘못들은줄 알았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들어가 확인했다.
'불합격' 3글자 밖에 없었다.
집으로 와서 펑펑울다 온몸에 피가 안통해 저릴 때까지 계속 울었다.
다음날 아침 꿈일까 확인해봐도 꿈은 아니었고
그리고 그 현실속에 지금도 살고 있다.
나는 왜 떨어졌을까?
꿈속에 자꾸 서울대 교수들이 나와 이유를 가르쳐 주겠다고 한다.
꿈속에서 너무 슬퍼서 가위에 눌리기도 한다.
꿈속이 아닌 현실에서도 울고 싶을 때가 너무 많다.
나는 왜 떨어 졌을까 보다도 나는 참 바보 같다는 생각 때문에.
나는 참 학교 생활에 충실한 학생이었다. 그리고 내가 한가지 자부할 수 있는 사실은
누구보다도 '학생답게' 학창시절을 보내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난 그것이 자랑스러웠다.
성적은 학원을 다니지 않은 채로 친구들을 제치고 전 과목 내신(이과) 1.06을 받았고
학생다운 모습으로 친구들이 자는 음,미,체 시간에도 항상 맨 앞자리에서 경청해서 실기 만점,
이렇게 비리비리한 몸으로 체육 만점을 받아냈고, 음악도 1등에 가까운 성적이었다.
언제나 선생님께 질문을 하느라 쉬는시간을 할애 했고
전교에 60명에 가까운 선생님중 날 모르는 선생님 한 분 안계셨다.
내가 좋아하는 선생님은 3년간 1000번도 넘게 찾아 뵜고,
쉬는시간에는 쉬고, 공부할 시간애는 친구들에게 '공부하자' 말하며 열심히 공부한
그런 '학생다운' 학생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런 공부에만 치중하지 않았던, 학생답게 행동했던 시간들이 나에게 도움이 될 줄 알고 있었다.
한가지 더, 친구들이 알파테크닉을 볼때 혼자 숨마쿰라우데를 잡고 있었다는 사실이
누군가 헬리오스 화학2를 들을 때 일반화학과 숨마쿰라우데 화학2로 혼자 공부해왔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1.06이 된 이유인 물리와 영어, 물리 1등급은 0.1점 차이로 물리 인강을 듣던 학생에게 돌아갔고
학원을 다니지 않아 약했던 영어 문법문제만 틀려 2등급을 맞았지만
그래도 대학은 혼자 열심히 한 사실을 높게 평가 해 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내신 0.03점 차이로 쓰게된 지균이 아닌 서울대 특기자 전형에서 '똑' 떨어졌다.
나는 그렇게 바보가 되었다.
아무리 혼자 대학원서를 읽고 공부 할 줄 아는 학생이라도 0.03점 차이인 사교육 학생을 대학은 더 좋아하나보다.
대학에서 아무리 자소서와 추천서를 강조 한들, 1년간 공들여 쓰고, 수십명에게 칭찬을 받은 내 자소서와
3년간 1000번이나 찾아 뵌 선생님의 추천서가 의미 없어지는 걸 보면, 그것 보다는 내가 특목고가 아닌 일반고라는 사실이 더 중요한가 보다.
생기부와 스펙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한들 24페이지 가득 나의 이야기로 채워진 생기부와, 그 많은 스펙들이 다 날라가는 것 보면... 이 더 중요한가 보다.
도대체 무엇이 중요한걸까.
학교생활에 충실한것?
사교육을 받지 않은것?
생기부 추천서 자소서?
내신?
정말로 모르겠지만, 그렇게 믿었던 내가 바보였지만
나는 앞으로도 바보처럼, 그렇게 항상 학교에 성실하고 현재에 충실하게 살아 갈 것이다.
---------------------------------------------------------------------------------------------
누군가를 비방하거나 깍아 내리거나, 지 잘났다고 쓴 의도는 없습니다.
또한 위로를 바라며 쓴것 또한 아니고요.
단지 누군가는 성공해서 수기를 쓰기도 하지만 이런 사람 또한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부연설명을 하자면 저희 학교는 1년에 서울대3명 포공 2명 연고대8명정도 가는 경기도 비평준화 고교입니다.
거기서 전 유래없는 서울대, 포공 둘다 1차에서 떨어진 사람이 되었고요.
한가지 의심이 되신다면 아마 내신 거저먹는 학교가 아니냐?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정도는 아니고 저도 3학년6월까지 언수외탐 99%이상 맞았구요, 수능은 언수외 백분위 95 96 98입니다.
참 많이 허탈하네요. 지금은 고대 학추 결과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가 이유가 아닐까요 라는 말은 딱히 안써주셔도 됩니다.
그냥..ㅎㅎ 이런 사람도 있다는 말이죠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저 지금까지 5년동안 헛산거같아요.... 이거 진짜 오래된건데 왜 안먹었지...
-
악몽 꿨네 1
꿈속에서 누구한테 버림받고 공황 오다가 깼는데 깨니까 그게 누구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
이번주 토요일날까지만 다니고 기숙학원 들어가기 2주 전부턴 집에서 쉬면서 준비하기로...
-
그런거지?
-
화2 질문 0
화2에서 꼭 암기해야하는거나 암기하면 문풀에서 수월한것들 있나요?
-
일단 낙지 점공기준 제 앞에 7명 맞춤
-
답인 1번이 대놓고 개소리인거같긴한데 4번이 약간 헷갈려서 정답률이 낮은걸까요?
-
ㅈㄱㄴ
-
수2는 전부 이어지는 내용이라 기억이 나는데 수1은 까먹은 부분이 좀 있네요.. ㅜ...
-
휴학에 참가한 의대생들 전원 사형집행 하기로 결정 25학번 수업은 무리없이 진행될 예정
-
검사했는데 결과는 안뜨고 다시하려면 다시하라그러고 옘병할
-
고시류는 탈락하면 진짜 낫띵인데 의대준비하다가 의대성적 안나오면 낫띵이 아니라...
-
망했어요 오늘은 외진때문에 넘어가지만 내일부터 문젠데
-
28수능부터 시행되는 통사통과로 어떻게 변별할지 너무 기대됨 1
개같이 기대된다
-
나도 작년에 못맞추긴했고 난 맞췄는데 올해 최저 충족률 어케 되려나... n수...
-
연고대 문과 가려면 사탐선택자는 연대로, 과탐선택자는 고대로 3
모일수밖에 없다라는 예측을 봤는데, 나름 일리가 있더군요. 일단 연고대 레벨의...
-
국어 잘한다고 생각했고 이때까진 망해도 백99는 떠왔는데 올수는 진짜...
-
피램 병행 가능한가요? 재수생임 현역 X
-
ㅈㄱㄴ
-
정승제쌤이 어제 롯데월드 간다는건 이미 예견된 일이었음뇨 개때잡 확통 2단원...
-
제가 국어 시간이 오래걸리는 이유가 이거 때문인거 같습니다. 0
예를 들어 8번 문제에서도 1번 선택지에서 "한성순보가 간행된 취지는 서양에...
-
인스타 내리다 떠서 봣는데 H2O의 약자가 뭔가요? 화학고수님 답변부탁드립니다...
-
우리의승리다
-
산속에 난 길이어서 ㄹㅇ 개무서웠음
-
전공탱이라 가야돼...
-
어릴때는 포뇨 아빠가 포뇨 괴롭히는거 때문에 겁나 싫었는데 지금 다시보니까 포뇨...
-
난 xx을 잘해->많이함 이게 무한 싸이클이 돌고 그러는듯 반대도 마찬가디 난 xx을 못해->안함
-
대성은 무조건 수학 1타가 한석원이었던거 같은데
-
난 햇빛만 존나나는데
-
28학년도부터는 정시 100프로로 대학 가는거 없어지죠? 3
내신 구리면 정시길도 막히는.... 그럼 자퇴생이랑 장수생들은 어떻게 되는거지?
-
아아 기대된다 2
나는 어느 대학을 갈것인가!! 어느 지방에서 캠퍼스라이프를 즐길것인가!! 킥킥킥킥킥킥킥
-
예쁘긴하다 햇빛에반사되면더예뻐짐
-
종강하고 클쓰보내고 바로 돌입할 것 식단 + 유산소 + 근력 이렇게 간드앗
-
국어 ㅠㅠㅠ
-
식메추 (식사 메뉴 추천)
-
올해 수능친 현역인데 국수영은 222 뜰것같은데 과탐 물1 지1이 4가 떠서 투과목...
-
본책값만 36000,34000이네 ㅋㅋㅋ워크북하고 확통까지 들으면 면 기본개념강좌에...
-
나만그냥잤지
-
으흐흐히흐히히 30
화1 죽어라 히흫히히히흐히
-
맛있게. 먹어라.
-
25학년도 의대 모집 정지 (new!) 한의학은 정말 과학적인 학문인가? 의대...
-
수1을 너무 못한다..
-
수능 끝난 지금도 여전히 이해 안 가는 유일한 문제 7
9평 국어 10번 ㅋㅋㅋ.. 틀린 애들은 국어 못하는거란 말 볼때마다 짜증났음 내가...
-
주로 쓰는 손이 좀 박살났는데 ㄱㅊ?
-
공스타 현역들 10
ㅋㅋㅋ 6,9모 엄청 화려한 애 비활타더니 아예 안오네
-
저는 봉사하는 마음으로 자원하겠습니다
-
커피는 먹다가 머리가 너무 아파서 이젠 안먹으려고요… 너어무 졸린데 다들 잠 어떻게...
-
이제서야 구렁텅이에서 벗어난다
하..님같은분이 붙으셔야지;;; 어떻게 붙나 싶은 사람이 붙더군요.. 기준이 뭔지 참;.. 안타깝습니다..
저랑비슷한케이스네요 저도그랫어요 1학년때전교10등겨우하다 2학년부터1~2등하고 3학년때1등으로인정받앗어요 그런데1학년내신이안좋아서 저도 일반전형으로썻는데 광탈당햇어요. 서울대정말가고싶어서 재수하고 과도좀낮춰쓰고 원하는거그대로정말최선을다해썻는데 올해도1차광탈이네요. 무엇을해야붙는건지 ㅠㅠ 학교생활충실히하라해서충실히햇는데.. 결론은 사교육에특목고자사고인지....모르겟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