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ur vous [409653] · MS 2012 · 쪽지

2014-01-05 23:33:27
조회수 3,918

대학 1년다니고 재수... 나이로는 삼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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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언어 수리 외국어가 입에서 안떨어지네요
후 뭐가 이리도 많이 바뀌었는지..

작년 수능 개망하고 국숭세라인 법학과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동기들도 괜찮고 수업도 나름 괜찮길래 어느샌가 굳건하던 반수의 생각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사실 처음 학교들어갈땐 '내가 왜 이학교를?'이라는 생각뿐 정도 안갔어요. 그런데 학교를 들어가니 자만 그 자체였네요.. 저보다 성적 좋은 사람도 많았구요 일부러 장학금 받으려고 저희학교 온 사람도 있었구요. 그래서 자신감이 많이 사라졌었습니다. 어차피 반수해도 비슷할거란 좌절? 그리고 제가 너무 우물안 개구리였다는 마음에요


그런데 사실 저희학교 라인쯤의 법학과... 아시다시피 전망이 있는것도 아니고 대체 어느 진로로 나가야할지도 모르겠더군요. 그나마 선배들이 많이들 준비하는게 공무원이던데저는 단한번도 7,9급 공무원이란 진로를 생각해본적이 없었어요. 고등학교 삼년 내내 경영이라는 학과만 바라보고 왔기에.. 경영이 인문계에서 제일 높아서가 아니라 제가 경영을 배울 생각을 하면 막 설레요 배우고싶어서.재수선택을 하기전에는 더이상 어쩔방도가 없다고 생각해서 그냥 참고 다니자라는 마인드였는데 2학기때 도저히 용납못하겠는 수업을 하나 들은게 제 재수고민의 시발점이 되었네요;


그러던 와중에 주변에서 재수 성공한 친구들 얘기 막 들리니까 미치겠더라구요. 내가 1년전에 좀만 빨리 결단을 내렸더라면 지금 이상황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정말 적어도 후회는 안했을텐데라는 생각에요.. 결국 11월중순부터 학교 거의 안나가다시피 하다가  미칠듯한 방황과 고민의 끝엔 재수(라고 쓰지만 자꾸 삼수같아요....;;;)라는 답을 내렸어요.


제가 재수를 하는 목적은 좋은 학벌이 제일 크지만 사실 제 인생에서 무언가 성취를 해봤다는 느낌을 절실히 얻어보고 싶었어요. 대충 성적맞춰 들어간 학교에서 정못붙이고 어영부영 술마시면서 공부하다가 그저그렇게 졸업하고(저희 과 분위기가 성적맞춰 들어온 사람이 많아서 ㄹㅇ 좀 심각했어요)왠만한데 취업하고.. 그게 뭔가요 소중한 내 인생인데


등록금, 아깝죠 하지만 대학 1년다니고 참 배운게 많아요. 그 기회비용으로 생각해야겠지요 ㅎ 정말 학과가 중요하다는 것, 내가 하고싶은걸 해야 행복하다는 것, 대학에서의 인간관계등등... 오히려 어찌보면 저는 대학을1년 다녀본게 재수생활에서의 메리트가 될 수 있다고 봐요.
다만 좀 많이 걱정되는건 나이 맞는 동기가 몇없을까봐, 그리고 여자이기 때문에 취업시 나이상 불리사항이 있진 않을까? 정도가 있네요


비록 2년이나 돌아가는 길이지만 그 끝엔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걸 확실히 증명하는 한해가 되고 싶습니다. 저와 같은 길을 걷는 재수생분들 진심으로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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