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아저씨의 재수, 삼수, ... N수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42087265
올해는 N수에 대한 수험생들의 움직임이 예년보다 유독 빨라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오르비만 보더라도 N수에 관한 여러 조언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고, 회사들의 여러 이벤트들도 그에 맞춰서 준비되고 있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좋은 글들을 올려주시기도 했고, 제가 그분들보다 얼마나 더 구체적이고 좋은 조언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글을 쓸까 말까 고민이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N수를 해보기도 했고, 다년간 많은 N수생들과 함께 하면서 - 수강생 비율이 고3보다 N수가 많은 - 보고 느꼈던 것들을 바탕으로, 조금은 여러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어 짧게 두 가지만 적습니다.
이는 학습적인 조언보다는 태도에 관한 것입니다.
1. 내부 지향성에 대한 인식
입시라는 것은 결과적으로 대학 진학을 위한 것이고, 나아가 이는 진로와 취업, 이후의 삶 또는 삶의 윤택함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선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한번 더 무엇인가에 도전을 한다는 것은, 작년과 억지로라도 달라야한다는 강박에서 비롯된,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는 외부 지향성도 있어야겠지만, 내적으로 깊고 단단해지려는 내부 지향성도 존재해야 함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즉 몸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눈은 항상 내면을 향하여, 무엇을, 어떻게라는 질문만큼이나 왜(Why)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본인에게 던져봐야 합니다. 단순히 나는 세간에서 말하는 좋은 대학을 가고 싶다가 아닌, 나는 지금 내 인생의 어디쯤 와있는가, 나는 왜 20대 첫 시작에서의 기회비용을 N수를 하는데 쓰고 있는가에 대한 주체적인 답변이 나와줘야 한다는 것이죠.
왜 그래야하는가.
이는 과거에 비해 학벌이라는 것의 사회적 효용성이 많이 약해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러분이 만나게 될 새로운 시대에서는 과거와는 다른 질문을 던져야만 하고, 이전보다 더 거시적인 안목, 이는 과거 경험들을 바탕으로 한, 을 가지고 현상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나를 둘러싼 레테르가 아닌, '나'라는 사람의 성정이 더 중요하게 받아들여지는 시대를 조금씩 맞이하고 있습니다. 세대는 바뀌고 있고, 그에 따른 사람들의 인식도 과거와 크게 달라집니다. 멀리보고 크게 생각하세요.
- 어릴적 저희 아버지가 N수를 하면, 먼저 대학을 간, 군대를 간, 취업을 한 ... 결혼을 한, 출산을 한 친구들보다 사회적 발걸음이 한해씩 늦어질거라 질책하셨지만,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니 이는 늦은 것이 아니라 방향성이 달랐던 것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여러분의 자유겠지만, 그 과정에서 의미를 찾고 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어야 본질적으로 N수의 시간이 의미가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2. 약탈된 주체성에 대한 회복
저는 입시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약탈된 '주체성'에 대한 회복을 주문하는 편입니다. 어릴적부터 스스로 무언가를 잘 해본 경험이 없는 친구들일수록 사고하기를 두려워하고, 무엇인가를 행하는데 있어 주저함이 많습니다. 부모의 굴레로부터 벗어나, 내가 무엇인가를 판단하고 결정하고, 그에 따라 책임지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하는 시간이 N수의 과정에서 항상 함께 해야만 합니다.
N수는 그러니까, 일종의 '재사회화'의 의미도 있는 것이죠.
점수가 안나왔다고 해서 부모, 학원(강사), 환경 탓을 하는 것이 아닌 나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고, 내가 뜻을 가지고 행한 것들 중 미진한 과정은 무엇이었고, 그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에 대한 깊은 성찰이 전제되어야 그 다음의 행보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저는 겉으로 번지르르하게 무엇인가를 드러내려는 사람보다, 내면이 단단하고 자신만의 주관이 뚜렷한 학생들을 좋아합니다. 대개 그런 학생들이 과정상의 결함이 없고, 있더라도 그를 잘 극복합니다. 그리고 그런 학생들일수록 시간이 지나 유의미한 결과를 내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어쭙잖은 조언이지만 이를 잘 유념하셔서 N수의 시간을 보내시길 강권합니다.
기우에서 한번 더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제가 쓴 글을 보시고 그냥 대학 다시 가려고, 대학 잘 가려고 하는 입시에 무슨 과도한 의미 부여냐 싶으시겠지만, N수의 과정은,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허무와 부딪쳐 내가 싸우는 것이고, 끊임없는 자기 넘어서기를 감행하는 시간입니다. 그러기에 외부를 향한 진군에 앞서, 내적으로 한단계씩 깊어지고 쌓여가는 나를 만들어가야 더 깊은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고, 그를 통해 더 큰 자기를 만날 수 있을겁니다.
20대부터는 매 순간, 순간이 도전이고 성장임을 잊지마세요. 입시는 그런 20대에서의 한 과정이기에 여느 일들처럼 똑같은 인내를 적용받습니다.
아래의 영상은 일전에 제가 찍어두었던 영상입니다. 좀 더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 저도 몰랐는데 어느덧 조회수가 2만이 넘었네요 - 영상을 클릭해보시고 본격적인 입시의 시작에 앞서, 자기 자신을 잘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보시길 바랍니다.
[ https://youtu.be/ONNssZ7DOQI ]
인간과 세계에 대한 폭 넓고 깊은 이해
국어강사 심찬우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내일 해볼까..싶은데 애들이 놀자하면 그냥 놀까도싶고..
-
드릴 샤인미 지인선 설맞이 난이도 순 어케됨?
-
전공의들은 이대로 안 돌아오고 의대생들도 결국 유급 당하면 대체 어떻게 되는거임?...
-
고딩때 우울증땜에 공부 1나개도 안하다가 2월말부터 재수시작햇는데 첨에 300일남고...
-
일해라 난만한
-
다뒤졌네
-
는 일단 6월 4일로부터 일주전까지 배포를 하고 싶습니다만....영 어려울 수도...
-
공부하기 싫다 0
지구과학만 하고싶다
-
난 독서 연계를 대비하는 것은 무조건 긍정적으로 봄. 하지만, 강의까지 본다?는...
-
나의 생은 미치도록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
도표특강 좀 더 듣고 공부하면 나아지겠지 마허라 마렵다
-
요즘 그런 딜레마에 시달리고 있음 공부한다고 해서 여기서 실력이 안 늘 거라는 게...
-
아 빨리 3
Sn모의 배포하고 싶당 반응이 궁금합니다..ㅠㅠ 겉으로라도 좋아해주시면 좋겠당 ㅎㅎ...
-
심찬우 프리패스 할인 언제까지 인가요?
-
최저용이고… 표점 필요 없습니다 고민하는 까닭은 내신과목이 생2라 생2공부를...
-
소신 발언 5
생윤 재밌음
-
수특에 있던데 독서기출이랑 좀 내용 달라?
-
오랜만에 왔는데 8
댓 달면 5분정도 덕코 드릴께요
-
히든카이스 립버전 1.16.1다운 히든카이스 립버전 1.16.1다운 있을 것 같았다. 그건 실로 벅찬 감격이었다.고마워요 본드. 덕분에 마음이 아주 편해졌어요.고마워할 필요는 없어 3
킴은 미소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니콜라는 기쁜 얼굴로 악수를리를 질렀다....
-
수학이 참 그래 1
공부 시작하고 2달만에 시발점만 2번 보고 모의고사 76~80찍었는데 재작년에...
-
청라 잇올 1
청라 잇올 다니는 사람 있나요?
-
6평까지 수학 N제 4규밖에 못 할 것 같다.. 심지어 삼각함수,적분은 실전개념...
-
크아아악 이거 무지성 공식 암기 때리는 게 답인건가요 아는 팁 조금만 나눠주세요ㅠㅠㅠ
-
2024 수능 20번 세계사 지식 없어도 풀 수 있습니다!
-
후하후하 힘들다.. 근데 어느 하나도 포기 못하겠,,0
-
대체 왜 과외생은 11
50점을 맞고 과외를 계속하는 것인가.. 물론 난 좋긴 한데
-
약대 반수 6
의치한수 어디든 좋으니까 돌아가지만 말자 ..제발료ㅠㅜㅠ
-
가장 이해가 안되는 점은, 수학 허수의 기하 선택입니다. 8
기하라는 과목은.. 일반적으로 수학에 흥미가 없거나, 수학적 감각이 없으면.....
-
옆집 또지랄났네 7
제발그만해....
-
아주 싸발적이네
-
다들 어렵게 설명하는 것 같은데 단순해요 독서든 문학이든 뭐든(문법 빼고) 글을...
-
헤헤 15
흐흐흐 잘자요!!!!
-
수학 권태기 6
권태기 왔어요 너무하기 싫노
-
고수는 자랑스러운 문과로써 기고만장하는 이과들을 침공하는 전사의 마음을 가짐
-
아니시발 이럴줄 몰랐죠 ㅋㅋ
-
4시간 조금 덜 걸린 듯..ㅠㅠ 고1수학+계산력 확실히 느껴짐! 생각한 난이도보다...
-
지인이 상담받고왔는데 수시 그것도 교과로 의대 쓸수있다는데 문과내신갖고 수능만...
-
콘서타 효과는 떨어짐+ 지침 + 집가고 싶음 3단 콤보 ㅋㅋㅋ 9시 50분부터는...
-
공부 던진 놈 나보다 공부 못하는 놈 예체능이라 수학 던진 놈 이런 애들 수십만명이...
-
법리적 다툼이 어떤지는 내가 알리가 없긴 한데 만약 법원에서 제동 안걸면 앞으로...
-
경험상 10명 만나면 3~4명은 씹덕이더라 특히 여자가 씹덕비율이 높음 이거 보고 당당해지기로 함
-
tim 사공농상 0
사공농상;; 이거 풀다 멘탈 아오,
-
삼수생 24일차 기록 11
강기분 언매 완! 미적 수분감 141페이지까지 완. 수2 개때잡 미분 25강까지...
-
한지 ㅈㄴ 패고 싶음
-
에엥
-
치대가고 싶어서 3
치치폭폭 우럭서
-
제가 ㅂㅅ이었던건 맞는거 같은데... 새상품이라고 해서 샀는데, 때가 껴있고, 살짝...
-
실수로 내 안경닦이에 뭐 묻혀서 빨아둿다고 하길래 함 봤더니 저번에 산 미쿠메이드복...
-
기출풀고 m스킬 다 완강 했는데 실모만 보면 30점대에요… 개념이 안잡혀 있는건...
심멘
심멘! 심멘!
죽음에 관하여를 추천드렸던 기억이 새록새록..
파페포포 안단테는 읽어보셨을지..
올해 초에 상담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잘 봤습니다 ^^
크으.. 감사합니다. 현강 기대가 됩니다 !
준비 많이 하겠습니다.
영상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이렇게 잘생긴 꼰대 아저씨가 있나 ㄷㄷ
프사 실화냐
심멘..
심멘과 션생님의 조합,, 무적이다,,
선생님 수업 벌써 그리워요 ㅜㅜ
선생님 살아있는 정신에게는 더 이상 볼 수는 없는 건가요
보면서 울부짖었었는데
종강 때 진행해요!
선생님 너무 보고싶습니다 ㅠㅠ
N이 정말 커지니까 선생님의 말씀이 잘 와닿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너무나 공감이 되네요. 읽어보면서 다시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최고의선생님♡♡
ㅋㅋㅋㅋ 다년간 고3 지도하면서 느꼈던 바와 같네요. 공감합니다. 그나저나 심찬우 선생님 목소리나 발성 너무 좋으시네요. 귀에 편안하면서도 정확한 목소리! 부럽습니다.
선생님 저 영상 너무 잘 봤어요 제 자신을 돌아보게도 되고 힘도 얻었네요 감사합니다.
항상 열정적인 강의를 해주시는 러블리 심쌤~! 얼마나 수업을 많이 준비하시는지와 그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생각해주신지 수업을 통해 알수가 있었습니다. ㅠ 가끔씩 아프셨었는데 몸 관리 잘하셔서 건강이 허락하시는 날까지 ㅋ 계속 좋은 수업으로 많은 수험생들에게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프롬 서메)
심멘
01년생 수능을 다시 준비해보려 하는 수험생입니다.
마음을 울리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찬우쌤 보고싶어서 오르비 들어왔더니 찬우쌤 글이 잔뜩..!!!! 저는행복해요..
다봤어요..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