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없는 부엉이 [1114219] · MS 2021 · 쪽지

2021-12-28 14:19:17
조회수 35,964

(장문) 틀딱 장수생이 2022 수능을 마치며 쓴 수기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42339189

매우 장문이라 스크롤 압박이 많이 심합니다. 너무 긴 글을 읽기 싫어하시는 분들은 뒤로가기를..




I. 들어가며


수능 날, 마지막 문제를 풀고 나서 OMR 카드에 답안을 적을 때 그 벅찬 감정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반생을 시험과는 별로 좋은 인연을 맺지 못했던 제게 이런 날이 찾아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사실 저는 지금도 잘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에 앞서 말씀드리자면, 저는 수능은 나름대로 괜찮게 보기는 했지만 공부를 아주 압도적으로 잘 하는 사람까지는 아닙니다. 때문에 만점권에 이르는 최상위권들이 즐비한 이 커뮤니티에서, 과연 제가 이런 글을 쓸 만한 자격이 있는 것인지, 얼마나 많은 분들이 좋게 읽어 주실지, 혹여 뒤에서 누군가의 비웃음을 사게 되는 것은 아닐지 두렵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제가 별로 좋지 않은 방법을 소개함으로써 누군가에게 나쁜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듭니다. 아는 분들은 대강 어느정도 아시겠지만, 개인 신상이 너무 특정되기 쉬워서, 성적과 학과 등을 공개하기 조금 어려운 점에 대해서는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제가 이곳에 글을 쓰는 것은 제 실력을 과시하거나, 어떤 이익을 편취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공부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이곳에 계신 많은 분들에게 큰 도움을 받았기도 하고, 지칠 때마다 수많은 성공사례들과 수기들을 읽으면서 지금 당장은 힘들어도 내가 걸어가고 있는 길이 맞다는 확신과 ’나도 이런 사람들처럼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여 준 것이 저를 버티게 한 원동력이 되었으므로, 저도 제게 도움이 되었던 이 커뮤니티에 의리를 위해서 신의를 위해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앞으로 어떻게 공부할지 고민중인 분들을 위해 '저는 이렇게 했다'는 수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덧붙여, 제 글에 나타난 저의 사고방식이나 공부방법 같은 것은 그저 제가 공부하면서 저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느낀 것을 선택하여 실천한 것일 뿐이므로, 제 방법이 무조건 옳은 방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아마 더 나은 방법들도 분명히 많이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여기 계신, 저보다 공부를 더 잘하시는 다른 분들의 글과 여러모로 비교하여 보시고, 괜찮다고 생각하시는 내용만을 잘 선별하시어 활용하시면 더욱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해야 하는건가?‘ 보다는, 그냥 ’누구는 이렇게 했더라‘ 정도로만 보아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최선을 다하면서 꾸준히 노력한다면 모두에게 그에 합당한 좋은 결과가 찾아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제가 ‘저는 이렇게 했습니다’하면서 회고하는 글이 자기 자랑처럼 보이는 것은 아닐지 좀 걱정되기도 하지만, 여러분께서 앞으로 1년 동안 해 나갈 공부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해볼만한 기회 정도로 여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실 공부를 함에 있어서, 방법론 내지는 커리큘럼 같은 것에 집착하거나 이 사람, 저 사람의 말을 좇아가며 갈피를 잡지 못하고 부화뇌동(附和雷同)하기보다는, 어떤 길이든 간에 한 가지 길로 끝까지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무딘 도끼일지라도 같은 자리를 백 번 천 번 반복해서 찍다 보면 나무가 쓰러질 수도 있고, 제아무리 날카로운 도끼라 한들 휘두를 생각조차 않는다면 나무를 결코 벨 수 없는 것입니다. 공부도 이와 마찬가지로, 멈추지 않고 끝까지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만이 원하는 결과에 이르도록 해주는 ‘왕도’가 아닐까요?






II. 공부한 방법


이번 수능을 준비하면서 로드맵을 구상할 때 1년을 크게 1순환-2순환-3순환의 세 분기로 나누어 각 분기별로 계획을 세웠으므로, 이에 맞게 나누어 설명드리겠습니다.




1. 1순환(2월~5월)


저는 대학을 다니다가 다시 수능을 준비하게 되어, 교육과정이 변하면서 빠지거나 새로 추가되는 등 바뀐 내용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또 공부한 지 시간이 좀 흘러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들도 많았기 때문에, 수험 생활 초기에는 당장 가시적인 공부량을 늘리는 데에 집착하지 않고, 기계적인 문제 풀이 연습만을 하는 소위 ’양치기‘ 방식의 공부보다는 이 시기를 앞으로 공부를 쌓아 올려가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초석을 만드는 기간이라고 생각하며 기본적인 내용을 철저하게 공부하고 공부의 기초 체력을 늘리는 데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공부가 궤도에 오르고 난 다음부터는 기출문제를 풀면서 공부했던 내용을 복습하며 수능에서 문제 풀이에 요구하는 논리가 무엇인지, 문제는 어떤 식으로 구성되고 출제되는지 등을 유심히 살펴보면서 최근 수능의 출제 경향을 대략적으로 가늠하여 본 뒤, 다시 기출문제를 하나씩 꼼꼼하게 분석하였습니다.




1) 국어


원래 국어는 대치동에서 조교 일을 한 경험이 있었을 정도로 자신 있고 공부도 많이 한 과목이었기 때문에 큰 비중을 두고 공부를 하지는 않고, 최소한의 감각 유지를 위한 공부만 진행했습니다. 특별히 국어 과목 인강을 듣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1) 교재, 강의: 주교재(기출의 UNESKO-김상훈, EBS 수능특강), 서브(문학 개념 매뉴얼-김상훈)


우선 기출의 유네스코 교재를 구매하여 최근 5개년의 기출문제를 먼저 풀어보면서 현재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먼저 파악했습니다. 기출은 가볍게 복습하고, EBS 수능특강을 꼼꼼하게 분석하면서 다가오는 6월 모의평가의 연계에 대비하였습니다. 저는 국어 과목같은 경우 늘 EBS를 중심으로 공부했고, 문학뿐만 아니라 독서, 언어와 매체 등의 다른 영역도 꼼꼼하게 보았습니다.


(2) 영역별 접근법


① 독서


저는 최근 수능 국어의 평가 요소 중 비판적 사고와 추론 능력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고 파악했습니다. 2020학년도 이후로 단순히 내용 정리와 사실 일치 여부만으로 푸는 것이 아니라, 형식적인 논리 자체를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의 비중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하여, 이런 능력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고 고민했습니다. 문제를 풀면서 ’~이 답이다‘ 정도에서 끝나기보다는 ’~기 때문에 답일 수밖에 없다‘는 개연성을 들 수 있도록, 항상 이 문제의 답이 이 선지여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만약 누가 물어보면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런 것들을 늘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이 우선 기출문제를 시간을 재고 풀어본 뒤, 남는 시간에 바로 정답을 보지 않고 스스로 해설을 한다고 생각하며 채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문을 다시 읽으면 필자가 화제를 다루면서 비교하는 중심 대상과 주변 대상이 무엇인지, 그 대상 간에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지, 어떤 인과가 연결되고 어떤 근거를 바탕으로 어떤 주장을 하는지, 문단들의 구성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등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데,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언어로 치환하는 연습을 계속 반복하다 보면 역으로 텍스트를 읽고 생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도 더욱 매끄러워지는 것 같습니다. 또, 이런 과정에서 긴 지문 속에 함축되어 있는 논증 구조를 파악하고, 산재되어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이를 비례식 등을 활용해 표현하여 직관성을 높이거나, 숨겨져 있는 독립 변인과 종속 변인들의 관계를 이해하는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이런 연습을 계속해서 하다 보니 지문에 대한 이해도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고, 논리적 사고를 하는 습관이 체화되어 지문에 생략된 논리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나 <보기> 문제들을 보다 정확하게 잘 푸는 데에 큰 도움을 준 것 같습니다. 단순히 기출문제를 두세번 반복해서 풀어보고 그 내용을 기억하는 것보다 한번을 공부하더라도 할 수 있는 공부를 다한다는 느낌으로 접근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② 문학


문학의 경우에는 소위 상호텍스트성(Intertextuality)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용어는 명확한 정의 없이 두루뭉술하게 사용되는 개념이므로 약간 첨언을 하자면, 요컨대 문학 문제는 글을 읽고서 나만의 독창적이고 특수한 해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문학적 규약 내지는 <보기>에 인용된 다른 텍스트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최근의 경향성은 문학이 단순한 사실 확인 수준을 넘어서 문학적 개념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또 상황맥락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추세라고 파악했습니다. 따라서 가장 먼저 문학 개념어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풍부한 어휘력이 선행되어야만 문학에 제대로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는데, 실은 문학적 개념이라는 것이 매우 방대하기 때문에 공부를 어느 정도 범위까지 해야 하는지를 알기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점에서 김상훈 선생님의 ’문학 개념 매뉴얼‘ 책을 보면서 목차중심학습법으로 단권화하여 암기를 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후 다시 문제를 풀면서, 내가 공부했던 개념어가 선지에서 어떤 식으로 구성이 되고 있는지, 무엇을 어떻게 묻는지를 분석하였습니다. 추가로 헷갈리는 단어나 잘 모르는 단어가 나오게 될 때마다 이는 따로 정리하여 공부하였습니다.




2) 수학


저는 수학을 좋아하고 관심도 많아서 교내·외 경시대회 등에서 수상한 경험도 있긴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에 수능 수학을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수학은 역설적으로 제 취약 과목이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수학은 공부량과 성적 간의 상관관계가 비교적 크고 명확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수험생활을 하면서 열심히 공부하면 분명히 성적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공부하였습니다.


(1) 교재, 강의: 주교재(실력정석-홍성대, 쎈 수학-홍범준, 96심화특강-이창무), 강의(이창무)


(2) 기초 다지기


가장 먼저 서점에 가서 ‘수학의 정석 실력편’과 ‘쎈 수학’을 사온 뒤 기초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정석 책을 한 문장씩 전부 이해될 때까지 공부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특별히 반복해서 읽거나 직접 노트에 적어보면서 왜 근본적으로 그렇게 되는지를 잘 짚고 넘어가고자 했습니다. 수학적인 정의나 문제 풀이에 사용되는 공식 등 따름정리는 전부 펜으로 직접 적어보며 그 과정을 따라가면서 기본적인 사고의 흐름을 익히고자 하였고, 문제를 풀 때도 그냥 답만 내는데 그치는 공부보다는 마치 서술형 답안지를 쓰듯이 중간 과정을 또박또박 적어 내려가면서 암묵지를 형식지로 도식화, 체계화하는 데에 주력했습니다. 채점을 할 때는 이 풀이를 책의 해설과 비교하며 내가 놓친 부분이 있는지, 혹은 내가 풀은 방법보다 더 나은 방법이 있는지도 확인하였습니다. 틀린 문제나 맞았지만 정확하게 풀지 못한 문제는 표시를 해 두었다가, 나중에 한 소단원을 모두 공부하고 나면 다시 돌아와서 풀었고, 그 때도 틀리는 문제는 오답노트를 만들어 모아 두었다가 다시 풀었으니 결과적으로 정석 책을 3회독한 셈입니다. 그 외에도 보다 더 많은 연습할 거리가 필요했으므로, 정석에서 공부한 부분에 해당되는 문제들을 쎈에서 풀면서 간단한 문제로 가볍게 복습을 함과 동시에 계산 속도는 빠르고 실수는 적게 할 수 있도록 손을 놀리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3) 기출분석 및 학습


기출문제를 처음 공부할 때는 현재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삼았습니다. 한번 풀어보고 난 뒤에는, 각 문제를 하나하나 철저하게 분석하고자 하였습니다. 


수학 영역의 경우 올해가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반영된 문이과 통합 수학이 치러지는 첫 해였기 때문에, 맨 먼저 2022학년도 예시문항을 풀면서 전체적으로 어떤 문제들로 30문제가 구성되고, 과거와 다른 신유형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출제되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우선 각 단원에서 몇 문제씩 출제되고 있는지를 파악한 뒤, 이를테면 수학 I에서 “삼각함수의 활용” 문제, 수학 II에서 “정적분으로 정의된 함수” 문제들이 미적분 교과서로 내용이 일부 분리되면서 어떤 차이가 생겼는지 과거의 기출문제들과 비교해보며, 최근에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유형이 어떤 것인지, 따라서 앞으로 어떤 유형의 문제가 더욱 중요해질 것인지를 분석했습니다. 또 기존의 기출문제에서 사용되었던 해법을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는지, 혹은 범용성은 떨어지더라도 이 문제를 풀 때는 훨씬 더 빠르게 풀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고민해보았습니다. 아주 쉬운 2, 3점 수준의 문항을 제외하면 각 문항별로 적어도 두 가지 이상의 풀이를 고민해봤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문제풀이에 대한 고찰을 넘어 제가 잘하지만 이제는 자주 출제되지 않는 문제 유형, 잘하지 못하는데 중요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문제 유형 등을 구별할 수 있도록 해주어 앞으로 어떤 부분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공부할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또 무엇을 새로 공부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판단할 안목 또한 갖도록 해주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2021학년도 평가원, 사관학교, 경찰대 기출문제를 풀어보면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문제 유형과 낯선 표현법들을 익히고, 그 이전의 기출문제들은 내가 현재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파악하기 위하여 가볍게 풀어보며 추가로 보완할 부분을 고민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이창무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공부했습니다. 먼저 주교재인 96심화특강에 수록된 문제들을 혼자 푼 다음, 문제별로 충분히 사유하는 시간을 가진 뒤, 강의를 들으면서 내 풀이와 차이점은 무엇인지, 어떤 아이디어를 얻어갈 만하고 또 이를 바탕으로 내 풀이를 어떻게 개선해나갈 수 있을지 등을 고민하였습니다. 전반적인 내용은 잘 알고 있지만 30번 문항 수준의 고난도 문제를 풀다 보면 문제풀이에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 종종 있었기 때문에, 문제의 조건을 어떻게 해석할지, 풀이의 방향성을 어떻게 잡을지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배우는 데 있어서 굉장히 유용했던 것 같습니다.


6월 모의평가를 보기 일주일 전부터, 그동안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나만의 문제 풀이법을 만든다고 생각하고, 문제를 접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 하는 ‘행동강령’을 형식지로 정리해가며 공부를 점검하였고, 실전 감각을 조금씩 만드는 데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또 기존에 풀었다가 틀렸던 기출문제를 다시 풀면서, 그전에는 풀지 못했던 것을 풀 수 있게 되어 자신감을 많이 얻었는데 이는 시험 직전 불안감을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3) 영어


교재: 주교재(EBS 수능특강 영어+영어독해연습, VOCA 1800), 서브(천일문 Master-김기훈)


영어영역은 학부 유학 경험이 있다 보니 평소에 전공서적 등을 많이 읽어서 크게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영어 문제를 풀 때 체계적으로 접근하여 답을 내기보다는 그냥 본문을 쭉 읽어본 뒤 ‘왠지 이게 답일 것 같다’ 정도로만 답을 내며 풀었기 때문에, 주요 인강들을 몇 개 들어보았을 때에 거기서 가르치는 내용들을 체화하며 지금까지의 내 풀이법을 완전히 갈아엎는 것은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많이 소모할 뿐만 아니라 시간적인 한계도 있어서 불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때문에 저는 단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과감하게 포기하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그냥 제 방식을 고수하며 그 감각이 무뎌지지 않도록 하루도 빠지지 않고 늘 영어 공부를 조금씩 하였습니다. 국어와 마찬가지로 5개년 기출문제를 풀면서 분석한 뒤에는 EBS 연계교재를 활용하여 공부하면서, ‘천일문’을 활용하여 구문독해를 연습하고 많은 문장을 해석해 보는 등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추가적으로 보충하였습니다.




4) 지구과학I


원래 물리I 과목에 응시하기도 했었지만, 작년 수능 결과를 보았을 때 백분위와 표준점수 상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여 지구과학으로 선택과목을 정하였습니다. 다만 지구과학I 과목의 경우 전반적으로 내용이 많이 바뀌고 출제 경향이 크게 달라져서 공부는 조금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교재, 강의: 주교재(개념을 완성하는 백야-박선, EBS 수능특강), 강의(박선)


개인적으로 지구과학I은 이번 수능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과목인데, 양도 방대하고, 체계도 잘 잡히지 않아서 공부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습니다. 교과서는 읽어본 적이 없지만, 수험서는 시중에 있는 거의 모든 책을 다 사보았을 만큼 갈피를 잘 잡지 못했던 과목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박선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 ‘백야’ 개념서를 바탕으로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핵심적인 내용이라고 강조하시는 것은 따로 정리하여 두고, 강의를 반복해서 들으면서 논리적인 흐름을 따라가려ㅡ이걸 왜 외워야 하는지, 어떻게 외우면 좋을지ㅡ노력했습니다. 이후에는 기출문제집을 풀며 자료는 어떤 식으로 주어지고 내용은 무엇을 묻는지 파악하고, 기출문제에서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개념서에서 공부한 내용을 다시 단권화하여 정리한 뒤에, 밥을 먹으면서나 이동하면서 등 자투리 시간이 생길 때마다 수시로 반복해서 읽으며 암기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5) 화학II


교재, 강의: 주교재(2019 All About Chemistry II-윤도영, OWL FRAME 기출문제집, EBS 수능특강) 서브(Another Class-이병진)


화학II 과목은 제가 기존에 전공하던 분야가 화학이기도 하고, 암산이나 수치해석 같은 부분에는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일종의 전략과목으로 택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하였습니다. 화학II 과목은 인터넷 강의 같은 것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마땅히 볼 만한 수험서가 없기 때문에, 윤도영 선생님의 2019학년도 ‘올어바웃’ 교재를 활용하여 현행 교육과정에 맞지 않는 부분만 배제하고 공부하였습니다. 이후에는 평가원 기출문제를 쭉 풀어보며 꼼꼼하게 분석하였고, 기출문제에 대한 공부가 어느정도 이루어진 뒤에는 이병진 님께서 쓰신 Another class 책을 읽으면서 문제풀이 기법을 정리하며, EBS 수능특강을 병행하였습니다.




6) 소결


(1) 실력 상승의 요인: 심도있는 기출분석, 목차중심 학습법(단권화), 오답노트


6월 모의평가 전에는, 짧은 기간을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생각했고, 공부가 점차 윤곽이 잡히고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기출문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수능에 있어서 기출문제는 기본서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반드시 꼼꼼하게 공부하고 분석해야 할 내용입니다. 교육 과정의 평가 목표를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시험에서 사용되는 배경지식은 최소한 이 정도는 알아야 한다’는 지표를 제공해줌으로써 공부의 방향성을 잡아주고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며 공부해야 할지 판단하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내지는 ‘이런 내용이 주요 출제 요소이다’로부터 출제 경향을 알 수 있고, 미출제 요소 중에는 어떤 내용을 물어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해볼 수 있었습니다.


지구과학I과 같이 내용이 방대하고 암기량이 많은 과목은 단원별로 목차를 세분화한 뒤 각 소제목과 연관지어 그 세부 내용을 단권화하여 정리하고, 이후에 백지복습을 할 때에는 먼저 목차를 써내려간 후 그 소제목을 보며 떠오르는 내용을 모두 적어보는 식으로 암기를 하자 체계가 잘 잡히고 암기할 수 있는 양도 많이 늘었습니다. 논리와 흐름이 없이 중구난방인 과목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잘못된 생각이었음을 공부를 하며 깨닫게 되었습니다.


틀린 문제를 오답노트로 정리하는 것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귀찮지만, 그 투자한 시간 이상으로 가치가 있었습니다. 아이패드 같은 전자기기를 사용하기보다는 조금 번거롭더라도 노트에 문제와 답, 풀이 과정을 직접 필사해 가면서 공부하였습니다. 저는 손으로 직접 적을 때 기억에 더 오래 남고 또 문제를 적어 내려가면서 그 발문에서 해석할 수 있는 조건에 대해 더 곰곰이 잘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2) 저조한 성적의 원인: 문제풀이 연습 부족


공부의 만족도에 비해서는 성적이 상대적으로 미진하다고 생각하였는데, 지금 방식을 고수하여 똑같은 방법대로만 계속 공부를 한다면 나중에 가서 원하는 만큼의 성적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실패의 요인이 무엇일지 고민해보았습니다.


그 결과 부끄럽지만 기출문제와 EBS 정도를 제외하면 제대로 된 문제풀이를 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특히 해설을 보지 않으려고 오랫동안 고민하며 풀었던 문제가 많았기 때문에 시험장에서의 시간 관리에 취약해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지구과학I 과목의 경우, 내용이 방대하기도 하지만 출제될 수 있는 문제 유형도 무수히 많고, 출제 경향도 해마다 계속해서 바뀌었기 때문에 단순 암기와 기출 분석 정도만으로는 충분히 대비할 수 없다고 결론내렸습니다. 때문에 지금까지의 공부를 마무리하고, 2순환 시기에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문제 풀이 연습에 좀더 신경써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9월 모의평가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2. 2순환 (6월~9월)


이 시기에는 기출문제에 대한 학습이 이미 어느정도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N제와 같은 고난도의 사설 컨텐츠들을 공부하면서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접해보고 문제풀이를 연습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낯선 환경에서 나보다 잘하는 학생들을 보며 적절히 긴장하고, 늘 실전처럼 공부하기 위해서 학원을 다니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대치의 S재수종합 학원에 편입해서 공부를 이어갔습니다.




1) 국어


(1) 교재, 강의: 주교재(손창빈·김재훈선생님 주간교재), 서브(독해강화-손창빈, EBS 수능완성, 이감 모의고사, 상상 모의고사) 강의(손창빈, 김재훈)


학원에 들어가기 전까지 6월 모의평가 문항을 가볍게 분석한 이후 EBS 수능완성 공부를 하였고, 편입 이후로는 수업 시간에 받는 주간교재와 PSAT/LEET 기출문제, 이감·상상 모의고사 콘텐츠들을 병행하며 공부하였습니다.


(2) 영역별 공부법


① 독서


독서영역의 경우 손창빈 선생님께서 전담하시어 수업을 진행하였는데, 매주 주간교재에 PSAT 1문제, 수능 기출 1~2지문, LEET 1지문으로 구성이 되어 있었습니다. PSAT 기출의 경우 지문의 길이는 그렇게 길지 않으면서도 내용을 빠르게 캐치하고 내재된 형식 논리를 잘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과도한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 논리적 사고를 훈련하는 데에 적합했습니다. 6월 모의평가의 경우 다소 평이하다고 느꼈지만 문이과 통합 수능에서 국어영역이 가질 비중이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LEET 기출문제를 함께 풀면서 다양한 제재의 글을 접해보며 어렵게 출제될 수 있는 수능에 대비하였습니다. 손창빈 선생님의 ‘독해강화’ 교재에는 이런 LEET나 PSAT 기출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효과를 많이 보았던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EBS 내용이 반영된 ‘간쓸개’ 부교재를 풀어 보면서 다양한 분야에 걸쳐 배경지식을 습득하고 EBS 연계에 대비하였습니다. 사실 손창빈 선생님의 수업이 호불호가 굉장히 많이 갈리는 것을 오르비에서 보아왔는데, 저 개인적으로는 수업이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② 문학


문학영역의 경우 김재훈 선생님의 수업에서 철저하게 기출문제와 EBS 중심으로 진행되었는데 문학영역은 사설 모의고사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것보다는 기출에 출제되었던 문제를 꼼꼼하게 분석하면서 이해도를 높이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재훈 선생님의 주간교재에서는 기출에 나왔던 문학 작품과 EBS에 수록된 문학 작품에 대해 매우 상세하고 심도 있게 분석을 해 주셨을 뿐만 아니라, 문학 문제 선지의 논리적 구성 원리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가르쳐주셨기 때문에 공부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2) 수학


교재, 강의: 주교재(Shortcut), 서브(문제해결전략-이창무, 이해원 모의고사 N제-이해원, 서바이벌·N서바이벌·브릿지 모의고사) 강의(권경수, 박종민, 김성호)


기본적인 공부를 마무리하고, 이 시기에는 본격적으로 N제들을 푸는 데 집중하면서 신유형과 고난도 문제에 대비하였는데 그중에서 단연 좋았던 교재가 학원에서 주교재로 사용했던 <Shortcut> 그리고 <문제해결전략>과 <이해원 N제> 정도인 것 같습니다. 학원 수업은 김성호 선생님께서 서바이벌 모의고사 해설과 자체교재인 <킬픽> 수업을, 권경수 교수님께서 N서바이벌 모의고사 해설과 <Shortcut> 미적분 수업을, 박종민 선생님께서 <Shortcut> 수학I·II 수업을 진행하셨습니다. 권경수 교수님은 주로 원론적인 내용 위주의 수업을, 김성호 선생님과 박종민 선생님의 경우에는 실전적인 문제풀이 기법 위주의 수업이 이루어졌습니다. 세 분의 수업이 다 좋은데, 개인적으로는 권경수 교수님의 강의에 가장 큰 도움을 받은 것 같습니다. 이 기간에 매주 2개씩 꾸준히 풀었던 서바이벌 모의고사와, 4점 비킬러~준킬러 문항으로 구성된 브릿지 모의고사 역시 난이도와 문항 구성이 연습에 매우 적절했습니다.




3) 영어


영어과목의 경우 EBS 수능완성을 한 번 정도 풀어 보고, 매주 서바이벌 모의고사를 풀며 실전 연습하는 것 외에 특별히 공부를 추가로 더 하지는 않았습니다. 순서/삽입 문제를 푸는 능력이 조금 약한 것 같아서 인강을 몇 개 찾아 들어보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 같아 따로 소개하지 않겠습니다.




4) 지구과학I


교재, 강의: 주교재(Kaleidoscope-이신혁, ATG), 서브(Dune Point-이신혁, SUN 365제-박선, 서바이벌·서바이벌α·서바이벌 N전용 모의고사), 강의(이신혁)


저희 반은 특이하게 이신혁 선생님이 두 타임을 모두 수업하시며 연강으로 진행되었는데, 개인적으로 초반에는 진도의 조절 등에서 약간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기도 했지만 뒤로 갈수록 수업 내용에 매우 만족했습니다. <Kaleidoscope> 교재의 경우 다소 어려운 심화개념들이 많이 소개가 되어 있는데, 일종의 <HIGH TOP> 책을 보는 느낌으로 공부를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ATG> 교재는 S학원의 시그니처 교재라고도 할 수 있는 기출분석서인데 기출문제에 출제되었던 개념들을 바탕으로 흐름을 따라가며 공부할 수 있도록 정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학원을 다니면서 가장 만족했던 책 중 하나입니다.


EBS 연계에 대한 대비는 이신혁 선생님의 <Dune Point>책을 풀며 준비하였고, 1순환 시기에 부족하다고 느꼈던 신유형 및 다양한 자료해석 문항에 대한 연습은 박선 선생님의 <SUN 365제> 그리고 학원에서 배부해주는 서바이벌 모의고사를 풀며 공부했습니다.




5) 화학II


교재, 강의: 주교재(서바이벌·서바이벌 N전용·강준호 모의고사), 강의(강준호)


화학II 수업의 경우에는 별도의 교재를 사용하여 진도를 나가거나 하지는 않고 현장에서 각 30분을 재고 서바이벌 모의고사와 강준호 모의고사를 하나씩 푼 후에 해강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강의가 이루어졌습니다. 화학II 과목 특성상 특별히 새로운 유형의 문제라든지 과도하게 복잡한 문제 등이 잘 나오지는 않지만, 강준호 선생님의 자료해석에 대한 관점을 배우면서, 또 지속적으로 낯선 시험장 분위기에서 연습을 하면서 화학II 과목에 대한 실력이 많이 늘었던 것 같습니다. N전용 모의고사의 경우에는 난이도가 지나치게 과하다 생각하여, 시간을 재고 푸는 의미가 크지 않은 것 같아서 대신 N제를 푸는 느낌으로 공부했습니다.




6) 소결


이 시기에 학원을 다니고 본격적으로 문제풀이 연습을 하기 시작하면서 성적이 매우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학원에서 양질의 컨텐츠를 제공받아서 공부를 한 영향도 물론 있겠지만 본질적인 측면에서 수능이라는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는 문제풀이 연습을 꾸준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수능에 기출제된 문제에서 사용되었던 개념이나 발상과 동떨어진 문제가 새로 출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출을 공부하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기출문제만 풀어보던 제가 서바이벌 모의고사를 처음 풀어봤을 때 충격적인 점수를 받았지만, 오히려 더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서바이벌 모의고사의 경우 일반적으로 실제 기출보다 평균적인 난도가 훨씬 높은데, 평소 어려운 문제를 접함으로써 실제 시험장에서는 문제를  긴장감 없이 보다 수월하게 풀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 학원에서 서바이벌 모의고사를 꾸준히 응시하면서 시험장에서의 각 과목별 루틴 관리와 실전감각을 연습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문제가 어렵게 느껴지는 경우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동일한 상황에 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침착하게 하나씩 평소대로 풀어 나가는 마인드 컨트롤을 늘 생활화한 것이 실제 시험장에서 어려운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에 당황하지 않은 비결이라 생각합니다.


수험생활을 마치고 나서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수능이라는 시험은 마인드 컨트롤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수험생이 평소 모의고사보다 실제 수능에 가서 더 낮은 점수를 받습니다. 그런데 시험장에서 자신의 실력을 온전하게 발휘하지 못하는 첫 번째 원인은 불안감입니다. 그렇다면 그 불안감은 어디에서 기인할까요? 대부분 자신의 공부가 (실제로도 그렇든, 그렇지 않든)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평소에 다양한 문제를 많이 접해 보고 실제 시험처럼 연습을 반복하는 것이 분명 이런 불안감을 크게 줄여줄 수 있습니다. 이런 방법들이 논리적인 사고를 훈련하고 자신감을 키워 줄 수 있는 길임을 기억하시면 분명히 좋은 결과를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3. 3순환(FINAL)


9월 모의평가 이후로는 전 과목에 걸쳐서 매일 시간을 정확하게 재고 실전 모의고사를 푸는 위주의 공부를 진행하였습니다. 매주 일요일은 피곤하더라도 수능 시험을 보러 간다 생각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 학원에 등원하여 기다리다가, 수능 시간표와 동일하게 모의고사를 풀었습니다. 가장 도움이 되었던 컨텐츠를 꼽아보면 국어영역은 이감 모의고사와 서바이벌 모의고사, 수학은 N서바이벌 모의고사, 클리어 모의고사와 한석원 실전모의고사, 지구과학I은 서바이벌 모의고사 외에 오리온 모의고사와 폴라리스 모의고사 정도가 유용했던 것 같습니다. 화학II는 서바이벌 외에 다른 시험지는 풀어보지 않아 객관적 평가가 어렵지만, 평가원과 수능 시험을 보면서 서바이벌과 매우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습니다.


모의고사를 풀면서, 한 번 푼 문제도 틀린 문제와 잘 이해하지 못한 문제는 버리지 않고 모아 두었다가 다시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처음에는 잘 풀지 못했어도 반복해서 풀면서 다양한 신유형에 대한 여러 가지 접근법을 익히며 자신감을 얻었고, 대신에 이 시기에는 너무 어려운 문제는 실전에 나와도 어차피 풀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과감하게 포기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할 수 있는 것을 잘해내자는 마음가짐으로 실수를 하지 않는 데에 주안점을 두었는데, 올해 수학 시험이 대체로 원론적인 내용을 물어보는 문제가 많아서 다행히 시험장에서는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III. 수험 생활


1. 공부 시간


1순환 시기에는 월요일~토요일 동안 아침 7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 공부하였습니다. 집에 와서는 간단히 오답노트 정도만 가볍게 복습한 뒤 일찍 잤고, 추가적으로 별다른 공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일요일에는 오전까지 늦잠을 자고 점심을 먹은 뒤 오후부터 공부를 시작해서 평균적으로 5~6시간 정도 공부했습니다.


2순환 때부터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공부했습니다. 수능 직전에는 코로나19 방역지침이 완화되면서 학원에서 12시까지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어 보통 11시 30분~12시까지 추가적인 공부를 하다가 하원한 것 같습니다. 밥먹고 잠깐 낮잠을 자기도 했고, 저녁 외출시간에는 산책을 하기도 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공부시간은 일 평균 12~13시간 정도 될 것 같습니다.


토요일은 가볍게 한 주의 공부를 정리하는 느낌으로 5~6시간 정도만 공부했는데, 이 시기부터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해서 토요일은 많이 욕심을 부리지 않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대신 독서를 하거나 운동을 하는 등 수험생활에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될 수 있는 여가 활동을 주로 하였습니다. 10주 파이널 기간에는 토요일에 아침부터 오후 1시까지 시험을 본 뒤, 그날 푼 문제를 복습하고 그 외 부족한 내용을 약간 보충한 다음 집에 돌아와서 일찍 잠에 들었습니다. 일요일은 평일과 동일한 루틴으로 부엉이 라이브러리에 나가서 공부했습니다.




2. 휴식, 여가


매일 저녁 먹은 뒤에 산책은 꾸준히 했고, 집에서 쉴 때는 유튜브나 게임처럼 중독성이 강하고 절제하기 어려운 것보다는 주로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고, 간혹 오르비에서 당일 학원에서 풀었던 서바이벌 모의고사에 대한 잡담을 하면서(오늘 서바 졸라 어렵다, 서바 사설틱하네, 나는 잘하는데 시험이 이상해) 스트레스를 푸는 정도로 휴식을 취했습니다. 여자친구도 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때때로 한번씩 만나서 서로 의지하며 수험생활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달랬습니다.




3. 체력의 중요성


저같은 경우는 올해 작년에 이어서 공부를 한 것이 아니라 수험생활 기간이 단절되어 있었기 때문에 후반기부터는 루틴 유지에 약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특히 9평 이후 백신 2차 접종을 하고 나서는 몸이 급격하게 나빠졌는데, 응급실에 입원했다가 심낭염 진단을 받기도 하고, 원래 있던 지병이 더 악화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 후로 일주일에 한 번씩은 통원치료를 위해 조퇴하거나 늦게 등원하고는 하여 리듬이 좀 깨졌는데, 몸이 아픈 것이 본인의 의도는 아니지만 수험생활에 있어 체력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절감했습니다. 만약 그렇게 낭비되는 시간을 아껴서 보다 공부에 투자할 수 있었다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었을 지도 모른다는 후회가 남습니다. 지금같은 시기(12월~2월)에 특별히 할 일이 없다면 꼭 운동이라도 열심히 하셔서 공부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충분한 체력을 어느정도 만들어 두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4. 시험 직전


수능을 앞두고 약 2주 전부터는 매일 수능이라고 생각하고 수능과 동일한 패턴으로 생활했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이 단순히 수능 시간표대로 모의고사를 푸는 것을 떠나서 실제 수능이라고 생각하고 미리 가서 기다리는 시간, 시험과 시험 사이에 대기하는 시간, 밥 먹는 시간, 화장실 가는 시간 등을 동일하게 연습하면서 수능날의 긴장감을 느껴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일찍 고사장에 도착해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편안함을 느꼈기 때문에 매일 7시에 등원하여 아침에 기다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실제 시험을 본다 생각하고 라이브러리 자리에 앉아서 계속 “나는 잘할 수 있다” “나는 존나 잘 본다” "수능은 밥이다"며 스스로에게 세뇌를 시키면서 시험 당일의 시험장 분위기를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이 시기에는 오전 8시부터 시험이 완전히 끝나는 오후 5시까지는 절대 잠을 자서는 안됩니다. 알게모르게 깔려 있는 나의 악습관들이 시험 당일에 큰 위험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IV. 토의


1. 어려워진 수능 국어, 앞으로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솔직한 심경으로 저는 올해 수능을 풀면서, 제 능력 밖의 시험을 처음으로 접하며 ‘과연 내가 앞으로도 이 질문에 답할 자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문항의 퀄리티를 평가하거나 시험이 이러이러할 것이다 하고 예단하는 것은 대단히 주제넘은 일이기 때문에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다만 개인적인 소감을 말씀드리자면 올해 수능이 기존 수능과 문항 구성상으로는 비슷할지라도 시험의 성격은 크게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올해는 독서 지문의 길이가 모두 짧은 편이었기 때문에 아마 파본검사 중에 크게 어렵게 생각하지 않다가 막상 문제를 풀며 당황하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기존에는 텍스트를 읽고 주어진 정보들을 잘 정리하고 종합해서 문제에서 요구하는 답을 내는, 정보 처리 능력을 평가했다면, 이제는 점차 주어진 텍스트 그 자체에 함축된 내용과 형식논리를 빠른 시간 안에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가 하는 언어 추론 능력을 평가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런 능력은 연습을 통하여 쉽게 향상되지 않기 때문에, 분명 많은 수험생분들이 앞으로의 수능 국어 공부에 큰 어려움을 느낄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앞으로 평소에 글 자체에 대한 노출량이 얼마나 많은지, 글을 읽고 요구되는 만큼의 이해도로 한번에 받아들일 수 있는 논리적 사고력을 얼마나 갖췄는지에 따라 수험생들의 국어 성적이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수능을 공부하기 위해서 그동안 읽지 않던 책을 갑자기 읽으며 배경지식을 쌓는다거나, 내가 4등급인데 갑자기 LEET를 풀면서 공부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때문에 우선 본인의 현재 위치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주어진 조건에서 최대한 고득점을 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논리적인 사고를 위한 훈련은 글을 읽고 최대한의 이해도로 받아들이려는 노력과, 암묵지를 형식지로 끄집어내는 노력, 지속적인 문제풀이를 통해 체화하려는 노력 등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모든 노력을 다 해야 큰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국어 공부를 조금 ‘편하지 않은’ 방법으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어떤 인강을 듣고, 어떤 커리큘럼을 따라 공부하고, 이렇게 편하게 떠먹여주는 공부만 할 것이 아니라, 수험생 개개인마다 스스로 깊은 성찰이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2. 개념과 문풀은 별개?


만약 아직 개념을 공부하고 있는 단계라면, 교과서의 기본예제 수준의 문제만 간단히 풀어보고 개념을 다 공부했다고 생각하며 넘기기보다는 각 단원에 해당하는 기출문제들을 함께 풀어보면서, 내가 알고 있는 내용만으로 잘 풀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문제를 풀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기출을 공부하면서 전반적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잘 모르겠을 때 강의를 듣거나 답지를 보면서 방법을 익히는 것도 유용하기는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사유하는 과정이 나중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기출 강의를 수강할 때도 단순히 문제를 한번 풀어보며 끄적거리는 것을 넘어서 충분한 시간을 들여 스스로 문제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해본 뒤에 강의를 듣는 것을 권하여 드립니다.




3. 기출만으로 대비할 수 있다? 기출은 필요없다?


‘기출문제가 중요하다’는 진술이 ‘기출문제에서 다루어졌던 내용을 다른 모든 문제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혹은, ‘기출문제가 모든 문제의 solution이 될 수 있다’는 말은 아닙니다. 기출분석이란 기실은 이미 수능이나 모의평가에서 출제된 문항에 대한 사후적 분석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 시험에서는 필연적으로 매번 새로운 문제가 출제되므로 기출문제에서 학습한 내용이 그러한 문제를 풀기 위한 배경 지식은 될 수 있을지언정 완전한 파훼법은 될 수 없고, 그 파훼법이란 그동안 공부한 내용과 시험에 나올 것이라 예상한 내용을 바탕으로 결국 시험장에서 수험생 스스로가 찾아내야 하는 것입니다. 


기출이란, 주식거래를 예로 들어보자면 이평선이나 RSI 등의 지표와 같습니다. 우리는 이평선을 보면서 주가의 상승·하락을 파악할 수 있고, RSI 수치를 보면서 매매의 동향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가가 우상향으로 꾸준히 오르고 있는 추세라고 해서 내일도 반드시 주가가 오르리라는 법은 당연히 없고, 지금 매수가 초강세라 주가가 폭등하다가도 갑자기 5분 후에 급격히 매도세로 전환되면서 panic sell로 인한 대폭락이 올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분석의 목적은 근본적으로 예측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랬군’ 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국에는 ‘앞으로는 이렇게 되지 않을까’를 내다 볼 수 있어야 성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는 기출문제를 풀어 보는 것만으로는 어떤 새로운 문제가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고, 설령 예측에 성공할 수도 있다 한들 그 불확정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거기에만 의존하는 것은 분명 험난한 모험이 될 것입니다. 


사설문제는 기출문제에 대한 해석을 통해, 그러한 예측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참고자료 역할을 합니다. 누구도 수능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기에 많은 문제를 풀어보면서 다양한 관점의 해석을 익히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이는 이미 공부한 기출을 복습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시험에 이런 것도 나올 수 있구나’를 하나씩 배워가며 시험장에서의 불확정성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저는 여기까지 나아가는 것이 기출문제에만 매달리는 것보다 한 차원 위 진정한 의미의 기출분석이라 생각합니다.




4. 영어영역에 대한 소고


1) EBS의 활용도?


2022학년도 수능부터 영어영역에서 EBS 직접연계가 폐지되고 간접연계로 전환되었는데 때문에 수능특강이나 수능완성을 공부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수험생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도 연계교재를 보는 게 맞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시중에 있는 교재들은 대부분 (i) 기존의 기출문제를 그대로 분석하여 싣거나 (ii) 당해 EBS 지문을 변형한 것 또는 (iii) 순수하게 강사 또는 연구실의 자작문항으로만 구성된 것 중 하나 정도일 것인데, (i)를 공부하는 것은 물론 도움이 될 것입니다만은, 직접적으로 연계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ii)의 변형문제를 공부하는 것은 어차피 수능에 그대로 출제될 지문이 없으므로 이는 그다지 의미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iii)의 경우, EBS만큼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서 제작과 검증을 거친 교재가 있을 수 없다고 보았을뿐더러, 아무리 EBS가 간접연계라 한들 아예 아무 관계도 없는 문제를 보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여 수능특강과 수능완성을 활용하였습니다. 어휘의 경우에는 어려운 단어일 경우에는 각주를 통해 뜻을 주기 때문에 너무 난해한 단어는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였고, 기출과 EBS 지문에서 다루는 수준의 어휘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EBS VOCA 1800이 연계교재에 수록된 단어들을 잘 정리해놓았기 때문에 좋았습니다.




2) 구문독해의 중요성?


많은 강사분들께서 구문독해의 중요성을 역설하시며 최우선적인 과제이자 영어공부의 유일한 방법론인 것처럼 말씀하시는데 저는 절반 정도는 맞고, 절반 정도는 틀린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구문독해란 지문을 보다 쉽게 읽기 위한 수단일 뿐 목적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구문독해라는 수단 자체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그에 매몰되어 목적과 수단의 전치가 일어나고, 지문을 읽을 때도 내가 생각하는 구조에만 끼워 맞추어 글을 읽으려는 경향성이 생길 수 있는데 그것이 비록 문제풀이에 지장을 주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직독직해에 비하여 결코 효율적인 방식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반면 구문독해의 장점은 다양한 구조의 문장을 평소에 접해 봄으로써 나중에 복잡한 문장을 보았을 때도 나름대로 해석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준다는 점입니다. 문장의 구조를 이해해야 주어가 무엇이고 동사가 무엇인지, 쓸데없는 관형사절이나 부사절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복잡한 문장을 단순화하여 쉽게 해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영어 실력이 확고하지 않은 분들은 어느 정도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를 도와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교재 중 하나가 천일문입니다. 수학에서 쎈을 풀면서 연습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인데 양질의 영어 문장들이 많이 있기에 쉬운 문장부터 어려운 문장까지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금방 영어 실력 자체가 많이 늘어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영어영역에 있어서 본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소거나 구조화 등 문제풀이의 기법보다는 문해력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3) 절대평가는 쉬울 것이다?


올해 영어 영역의 난이도가 6월, 9월, 수능 모두 절대평가로 전환된 이래 가장 어려웠다는 평인데, 저는 영어 영역이 절대평가라고 해서 반드시 쉽게 출제되어야 할 당위성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영어는 계속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비하면 현재 수험생들의 영어 공부량은 과거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어 영역은 전 과목 중에서 학생들 간의 가장 누적된 학습량이 가장 많이 차이나는 과목인데, 상위 1~2% 내의 학생들과 그 이하의 학력 편차가 매우 큰 편입니다. 때문에 시험이 아무리 어렵다 한들 그 학생들이 위에 콘크리트처럼 굳건히 버티고 있어 영어가 상대평가일 때는 공부를 해도 1등급을 받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절대평가로 전환된 것은 단지 ‘열심히 공부해도 힘든 과목’을 ‘열심히 공부하면 누구나 할만한 과목’ 정도로 바꾸어준 평가원의 배려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저 그동안 운이 좋게 영어가 좀 쉽게 나왔을 뿐입니다.


영어 영역은 한국사처럼 교양 수준의 지식을 평가하는 과목이 아니며 문·이과의 구분이 사라진 지금은 앞으로 영어 영역이 갖는 중요성과 정시전형에서의 변별력이 더욱더 커질 것입니다. 올해 입시를 경험해보신 분이라면 영어 1등급과 2등급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심지어 0.5점만을 감점하는 서울대에서도 그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분명 아실 것입니다. 절대평가의 장점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명확히 구분하시어, 꼭 1등급을 받기 위해 필요한 공부를 충분히 하시기 바랍니다. 단, 1등급 커트라인이 90점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본인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1~2문제 정도는 과감하게 포기하면서 대신 다른 쉬운 문제의 정답률을 높이기 위하여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하나의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V. 나가며


어느 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타인이 바라보는 나는 결과이지만, 내가 바라보는 나는 과정이다.” 남들은 나를 결과로만 바라보기에 때로 우리는 무언가 결과를 반드시 내야 한다고 강요받고는 합니다. 아무래도 우리는 이런 결과를 스스로 통제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내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나의 과정뿐입니다. 하지만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과정을 즐기면서 지금 바로 이 순간의 내 삶의 자세에만 충실할 때에도 결과가 반드시 따라오기 마련인 것 같습니다. 저는 올해 정말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어떤 결과라도 담담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고, 이런 마음가짐이 ‘나는 잘했고, 잘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이것이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평소에 온 힘을 다해 매일매일을 실전의 절실한 마음가짐으로 보내고, 수능 당일에는 내 지금까지의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면, 그보다 마음 편한 연습은 또 없을 테니까요. 


지금 이 시점에 든 마음가짐, 끝까지 절대 잃지 마시고 4교시 탐구영역 시간을 마칠 때까지 열심히 하셔서 내년에 더 드넓은 무대에서 다시 뵐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끝으로, 공부 중에 여러 가지로 방황하며 힘들어했던 제게 아낌없는 조언을 주셨던 머리가좋지않은사람님, 왓슨님, viola’님, 바나나기차님, 나아암님, 또 늘상 제 뻘글과 실모 욕하는 글들을 받아주시던 든든한 옯신 댕청잇님, 같은 장수생 처지에서 많은 의지와 자극이 되었던 인생말림님, 그 외 수많은 5기 부엉이들, 이름을 적지 못한 분들께도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0 XDK (+460)

  1. 200

  2. 100

  3. 10

  4. 100

  5.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