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것3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42528560
9. 건강
물론 체력이 좋아서 현역때는 멀쩡했던 사람도 있겠지만 본인은 고등학교때 회전초밥같이 돌기만 했던 사람이여서 현역때도, 재수때도 공부하는데 체력이 딸렸다.
<통학> 특히 강대에서 조기반을 다닐때 통학을 하면서 5시 반에 일어나서 밥 먹고 버스 타서 7시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퀀텀(그 독서실) 불을 키곤 했는데 이때 정말 정말 죽는 느낌이었다. 나는 밥을 을 거르고 차를 타면 멀미랑 두통이 심하게 왔기에 아침마다 무생각으로 샐러드를 우걱우걱 넣고 갔다. 통학을 할 거면 일단 휴대폰을 없애는 게 좋다. 오자마자 자지 않으면 수면 시간이 심하게 줄어들고 악순환이 계속되기에 오래 버티기 힘들다. 버스에 앉아서 집에 오다보면 참 내가 여기서 왜 이러고 있지, 우울하다..등 이런 생각이 이어져서 괴로웠다. 그래서 나는 통학을 멘탈이 약하거나 혼자 잘 못 버티는 사람은 비추한다. 본인은 시데가 자전거 타고 3분 컷이었기에 증말 편하게 다녔던 것 같다.
<육체적 아픔>
허리
본인은 잘못된 자세로 앉아도 다행히 허리가 아프지 않았지만 주변에 허리 때문에 복대 차고, 침 맞고 하는 사람을 여럿 봤다. 몇일전에 허리가 아파서 병원 갔더니 이십 몇도인가 휘어 있다고 이 정도는 치료로 필 수 없는 정도니 앞으로 자세 바르게 하라고 잔소리 듣고 왔다. 모두 허리 조심할 것!
눈
렌즈 낄 생각 안 하는 게 좋다. 좀 찐따 같이 1년 보내도 되니까 그냥 안경 쓰고 다니자. 그 힘든 하루하루를 눈이 못 버티기에 인공눈물을 달고 살게 될 텐데 거기에 렌즈까지 얹으면 눈 엄청 망가질 거다. 그냥 안경 끼자^^아무도 당신을 신경 안 쓸겨~
다리부종
나는 이게 너무 심했다. 부엉이 라이브러리에 계속 앉아 있기에 다리가 심하게 붓고 저리고 그랬다. 근데 이거 때문에 병원 가니까 수능이 끝나고 운동 하는거 밖에 없다고 했다. 의사한테 이상하게 세네 시간만 앉아도 저리다 했더니 그게 정상이라며 자주 왔다갔다 거리라고 했다. 다리 부종은 현역때 수능 볼때 너무 심해서 괴로웠는데 이번 수능에는 그냥 부종이 심하게 거슬리지 않았다. 추측을 해보자면 현역때보다 재수때 책상에 오래 앉는게 습관이 돼서 그냥 무난히 넘어갔던 것 같다.
<정신적 아픔>
공황장애, 우울증 등 마음이 힘든 사람이 많던데 그냥 정신과 상담 받거나 가족과 이야기 많이 했으면 좋겠다. 혼자 다 안고 가기엔 수험기간은 길고 힘든 것 같다. 본인도 처음부터 끝까지 시데에서 아는 사람 마주치면 잠깐 인사하는 거 이외에는 혼자 밥 먹고 혼자 버텨왔는데 외롭고 힘들때 가족이 힘이 많이 되어줬다. 시험을 잘 보든 못 보든 모든 n수생이 겪는 아픔이기에 존버해야 하는 건 맞는데 또 너무 존버해서 병이 되지 않았음 한다.
10. 수시
<인문논술>
인문논술은 진짜 아닌 것 같다. 거기에 돈 쓴다고 달라지는 건 쉽지 않은 것 같으니 그냥 매우매우 차선책 정도로만 여기자. 재수할 때 미리 준비 할 건 아닌 것 같고 현역 때 해봤다면 9월 이후에 해도 괜찮은 듯하니 논술에 돈을 많이 가져다 바치는 우를 범하지 말자.
<학종>
본인은 3점대에서 2점 초반으로 상승 곡선을 탔다. 학교 자체가 갓반고이기에 학종으로 가는 사람이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어서 혼자 학교 다니면서 힘들게 챙겼던 것 같다. 내신이 딸리면 쓸데가 고대, 중대, 이대 밖에 없다ㅋㅋ 또 재수생을 싫어하는 학교도 있기에 알아보고 넣어야 한다. 본인은 현역 때 고대만 붙었고(최저떨^^) 재수때는 고대(최저떨^^문과 수학 폭발)랑 이대 붙었다. 올해는 최저 맞춘 사람이 없어서 붙은 거 같기도 하고 생기부도 코로나로 편차가 나서 그런 거 아닌가 싶다. 내가 현역때 그래도 어느 정도 정말 학종에 진심을 다했다면 학종 꼭 넣어보자. 꼭 경쟁률 낮고 최저 쎈데로!! 학종이 그나마 극혐인 과를 피하고 내가 관심 있었던 과에 들어가게 해주는 거 아닌가 싶다.
<교과>
갓반여고를 나와서 이건 해당 사항 없다. 전교 일등도 쓰기를 기피했다.
11. 깨달은 점
현역이랑 재수생은 많이 달랐다. 고등학생은 학교에 소속된 사람이고 어느정도 자기가 할일, 일과가 정해져 있다. 근데 n수생은 그냥 학교 안 걸어두면 백수인 거다. 그냥 그렇게 살면 충분히 자기가 그냥 그런 삶으로 평생을 살아갈 수도 있고 내가 생각하지 않았던 삶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다분한 나이다. 그러니까 수험생활을 한 번 더 할 거면 내 미래가 달린 것으로 알고 기회를 소중하게 여겼으면 좋겠다. 누구나 한 번 더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건 아니다. 알바를 하면서 느낀 건데 재수학원을 다니면 최소한 돈을 쓰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존재이기에 인간 취급 받으며 살아가지만 돈을 버는 입장은 완전히 다른 것 같다. 돈을 버는 입장은 낮은 대우를 받을 수도 있고 내가 원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는 변동성이 많은 것 같다. 그러니 엄카로 학원다니고 밥 사먹는 순간을 당연시 여기지 말고 감사해하고 남은 수험생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세상은 능력 없는 사람을 최고 싫어한다. 그러니 능력을 키우고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매우 힘들고 외로웠다. 시데갔다 금요일만 되면 침대에 누워서 엉엉 울었던 것 같다. 막 힘들고 억울하고 그래서 나는 눈물이 아니라 그냥 몸이 힘드니까 아무생각 없이 눈물이 흐르더라..근데 언젠가 내가 해내야 하는 거고 다가올 것이기에 최대한 감정을 절제했던 것 같다. 수능을 보고 논술에 사활을 걸기위해 노력했다. 현역때 합격증을 받기 전에는 절대 끝난 것이 아니라는 걸 느꼈기에 정말 독하게 했다. 근데 논술은 진짜 한번 나랑 안 맞으면 확 날라가기에 진짜 위험 한 것 같다. 학종 합격증을 받았을 땐 엄마랑 엉엉 울었다. 혼자 밥 먹었던 날들, 방역땜에 계단, 화장실에서 후딱 셰이크 넣고 바로 공부했던 날들, 학교에서 고생했던 날들, 졸업식때 재종 가며 지하철에서 울었던 날 등등 정말 독하고 힘들었기에... 너무 지치고 정말 살고 싶은 이유가 없다면 '지쳤거나 좋아하는 게 없거나'라는 책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수능 보고 논술까지 다 보고 나서 심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이 책을 읽으며 위로를 받았다.(교보에 쭈그려 앉아서 혼자 훌쩍거리면서 읽다 나왔다ㅋㅋ)시험을 못 봤어도 당신은 가족에게 그 자체로 소중한 존재이고 나 자신도 소중히 여겨야 하는 존재다. 나를 기쁘하게 하는 것도, 슬프게 하는 것도 자기 자신이니까 자신을 위한 결정을 해서 씩씩하게 나아가면 좋겠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연대 공대 1
사탐런해서 국수랑 탐구 잘봐도 영어2면 연대가기 힘든가요..?
-
님들은 공부 왜 해용? 64
궁금궁금 저는 꿈을 위해! 멋진 일(연구)을 하기 위해!
-
ㄱㄱ
-
공부동기 18
홍대 전전<경북대 전전 말 듣고 반수 동기가 세게 생겼음
-
니가생각해도 응? 직구만 넣고 변화구는 어림도 없는 코스로 오면 나라도 직구만 노리겠다
-
그때쯤 학원에 전화해봐야지
-
기타 치고 싶다 1
딩딩딩딩
-
어그로 ㅈㅅ한데 진짜 제발 한번만 읽어줘.. 현역이고 내신하느라 사탐 수능공부...
-
호들갑 떨지 않기!
-
시간부족해서 검토할 시간이 안남는데 항상 앞에서 계산실수해서 한갬식 틀리더라고요 한...
-
6000덕밖에 없네...
-
합성함수 대칭성 이해 안 가서 드랍했다가 다시 봤는데 이해됨... 문제 푸는거 대칭...
-
-파일 수정본으로 바꾸고 싶은데 저 빨간 부분의 파일이 안 지워져. 이걸 다른...
-
다들 어느 쪽 애용하시나요
-
사회 운동에 상당히 심취한 사람들 있음
-
어떤 과목이든 매기는건 왤케 귀찮고 하기 싫을까
-
좀 싸울수도 있지 도파민 부족해서 그럼 ㅇㅇ
-
93분 100점 ㅈㄴ어려움 계산 개많음 22번 직관으로 맞은건 잘한듯 근데 30번...
-
:) 문과의 우월함은 그뿐
-
생각보다 넘 적은데
-
근디 응시과목 갈드컵 정도면 옯비 취지에 맞지않나싶음 2
의대한의대 어쩌고보다 5천배는 나음 ㅇㅇ
-
막 도자기인지 뭔지 장인있는데 막 병걸려서 잘 못만들고 젊은 아내랑 애 있었는데...
-
팀 언어 화이팅 4
언어 간만에 챙겻네 후우 이제 독서 슛
-
능력만 됐으면 0
미/기 경사 미/기 물2화2 해보고 싶구나,,,,
-
음음 이러니까 출산율이 곱창나지
-
재밌는 사실) 0
문과 ㅈㄴ 패다가도 원서철이 되면 뮤턴트들이 됨ㅋㅋ
-
까먹음 검색도 귀찮 알려 "줘"
-
배터리공학과 라고 2026부터 삼성SDI랑 채용연계형 과 하나 더 생겼다네여
-
글이 막 튕겨나감(국어)
-
언매+쌍사 2
하면 지1개념양일건데 ㅎ
-
도망가야겠다 ㅌㅌ
-
원래 대깨물2였다가 화2를 고정해버린것도 웃긴 마당에 물지로 밀려다 화지가 껴들어서...
-
당신의생각은
-
나중에 과외를 위해 통과 공부할 의향 있으신가요?
-
일반고고 공대 희망하는데 물화생지 확미기 물2화2생2 고급화학 순서대로 3211...
-
수능날 회광반조로 커하찍기!
-
만점 못받으면 나가리네,,, 올해 사탐런도 많은데 또 물이려나
-
[속보] 전세계 IT 대란에 발칵‥공항 멈추고 통신·방송·금융 차질 1
전세계 곳곳에서 정보통신, IT 대란이 벌어져 미국과 유럽, 인도, 호주 등에서...
-
수학은 재능이 있는건지 빡세게 안해도 14152122왠만하면 맞추고 1등급 나옴...
-
병무청아 그만 보내라 볼 때마다 스트레스 받는다
-
[속보] 기상청 "24시간 내 3호 태풍 개미 발생 예상"…JTWC, 4호 태풍 프리파룬 발달 가능성 감시 1
3호 태풍 개미 발생이 임박했다. 우리 기상청은 19일 오후 4시 50분을 기해...
-
뭔가를 잘해지기 위해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절대적인 횟수' 이다. 한 예시로...
-
걍 수능 뭘보던 자기 점수 최대화하는게 목표 아님? 5
뭐 남눈치를 왜보나 그리고 나 미적하네 뭐 과탐하네 해서 무조건 잘하는것도 아니며...
-
아이돌 되면 옯밍아웃 해야겠다
-
흠냐뇨이
-
뭔가 3
요새 인터넷 뉴스 대충 읽어보고 이해 안되는 상태로 댓글 봤을때 욕이 많으면=》안...
-
그 부통령? 오바마 부인?
-
그래야 오히려 질문글들이 답변 받기 좋다고 생각함 오르비 유저들이 질문에 답해주려고...
-
4규 시즌2 함 풀어볼까
-
패드? 종이?
![](https://s3.orbi.kr/data/emoticons/oribi_animated/006.gif)
잘 읽었어요 넘무 멋있다![](https://s3.orbi.kr/data/emoticons/dangi_animated/009.gif)
마지막 원서 영역 꼭 성공하시길 바래요!!! 잘 될거에요!올 한 해 고생 많으셨어요!!
저도 재수했는데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요!!
수고 많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