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True Wisdom [348584] · MS 2010 (수정됨) · 쪽지

2022-01-17 17: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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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비문학 연습도구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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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국어 공부 컨텐츠에 대해서



“①기출(평가원) -> ②비기출(교육청/사관/경찰...) -> ③N제/실모”


요즘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거의 모든 과목을 이 순서대로 공부합니다. 특히 수학에 대해서는 평가원 기출문제들을 모두 공부한 뒤에(①), 교육청/사관학교/경찰대 시험문제들을 풀어서(②) 수능 출제위원 급 교수님들이 중요하게 다루는 소재에 대해서 적응력을 더 키웁니다. 그걸 다 하고 나서야 마지막으로 사설N제/실모를 반복해서(③) 기계적 숙련성을 완성합니다.




그런데… 국어에서는 비기출의 비중이 낮은 이상한 상황입니다. 인강이든 현강이든 한 강사의 커리큘럼을 쭉 따라가다 보면 ①②③을 모두 자연스럽게 접할 기회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①과 ③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 ②의 비중이 지나치게 낮습니다.




물론 그렇게 된 이유는 있습니다. 국어에서는 수학과는 다르게 ‘단순 계산문제’가 없고 기출된 모든 글들이 중요한 자료가 되기 때문에 2010~2022 정도의 13개년 평가원 기출만 해도 그 양이 매우 방대합니다. 사실 이거랑 EBS만 해도 1년 치 공부량을 넘어가죠. 그리고 실전감각을 키우기 위해서 실모나 주간지를 포기할 수는 없으니, 자연스럽게 ①과 ③위주의 학습을 하면서 수능을 보게 됩니다.




최근에는 일부 강사들이 LEET(리트) 등의 고난도 ‘비기출 지문’을 주간지나 정규 커리큘럼에 조금씩 넣어서 활용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기출에 비해서 매우 부수적으로, 제한적으로만 활용되고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체계적으로 정리도 아무래도 덜 되어 있고, 솔직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수능 난이도에 맞는 지문들이 선별되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LEET나 PSAT와 같은 ‘비기출 자료(②)’들은 최근 수능국어에서 점점 더 중요한 학습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위 시험들이야말로 수능 출제위원급 교수님들이 직접적으로 출제에 참여하기도 하고, 그에 따라 LEET나 PSAT에 나왔던 내용이나 소재가 수능에서도 반복 출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더 중요하게는 위 시험들에서 지문과 문항을 개발하는 원칙이 수능과 공유되고 있다는 여러 증거들이 있습니다. 지문과 문제의 스타일이 겹친다는 것이죠. 사실 이 내용은 제가 최초로 작년, 재작년부터 이야기했던 부분이고, 따로 글을 써서 길게 다루어야 하는 내용입니다.




간단하게만 설명하자면, 수능과 LEET, PSAT등 최근의 언어능력시험에서는 제시문의 가독성이 높아지는 대신 문제의 선택지에서 종합적이고 추론적인 평가를 요구하고 있으며, 제시문의 글쓴이가 특정한 관점에서 다른 관점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거나, 논지 전개 과정에서 의도적인 생략을 통해 앞뒤 내용을 채워넣어야 하는 등의 방식으로 글의 형식을 파격적으로 바꾸어나가고 있습니다. (제시문의 비판적 재구성)





물론, 모든 수험생들이 비기출 컨텐츠를 공부할 수는 없습니다.

비기출 컨텐츠가 기출문제보다 우선할 수는 없습니다. 그 점은 확실합니다.

다만 기출을 충분히 공부한 N수생이라면 비기출의 효용이 매우 높습니다.

실전모의고사를 기출같이 분석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거든요.

그렇지만 비기출 컨텐츠는 수능 출제위원 급의 교수님들이, 수능 급의 권위를 갖는 공식 시험문제로 출제한 자료들이고, 따라서 이를 자세히 공부하는 것은 수능 고득점에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비기출 컨텐츠가 갖춰야 하는 조건에 대해서


지금 시중에 나온 비기출 컨텐츠의 아쉬운 점을 이야기하기보다는, 바람직한 비기출 컨텐츠가 갖춰야 하는 조건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자의적인 기준보다는, 아래와 같은 내용을 항목별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1) 내용/소재 측면의 동조화


비기출 컨텐츠는 수능-LEET-PSAT 등의 언어능력시험에서 계속 반복적으로 출제되고 있는 소재를 포함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출제가 강력하게 예상되는 ‘개념’에 대해서도 다루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예술의 내용과 형식”은 2022 수능에 출제되었는데, 그동안 수능/LEET/PSAT에 정말 20번은 넘게 나왔던 소재죠. 뭐 예를 들 수도 없을 만큼 너무 많이 나왔습니다. 


올해 강력히 예상되는 소재는 “외면적인 기능 vs 현상적인 감각질”에 대해서입니다. 2019, 2022 LEET에 나왔고, 2022 수능 예시문항에서도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2004 6월 평가원, 2019 PSAT에서도 출제되었죠. 


이런 방식입니다. 그리고 이런 출제 내용/소재를 잘 선별해서 컨텐츠를 만드려면, 역대 모든 수능-LEET-PSAT-MDEET 기출을 모두 섭렵하고 있어야 합니다. 저는 언어능력시험의 미친 고인물이기 때문에, 이게 가능합니다. 모든 시험의 전개년 출재소재와 개념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깊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2) 지문과 문항의 개발원칙의 동조화


비기출 컨텐츠는 또한 지문과 문항의 style면에서도 최근 수능의 경향에 부합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제시문 문장들 가독성을 최대한 높이는 대신, 문항의 선택지에서 종합적이고 추론적인 평가를 어렵게 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수능에서도 지나치게 호흡이 긴 문장은 출제되지 않고 있습니다. 내용이 어려워서 우리가 이해를 못할 뿐이죠.)


이외에도 제시문을 분석적/비판적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새롭고 낯선’방향에서 지문을 바꿔나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출제경향에 부합하는 지문과 문항set를 선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다른 캐스트를 통해 더 자세히 부연하도록 하겠습니다.








3) 수능 눈높이에 맞는 난이도


1)과 2)등을 통해 제시문을 잘 선별했다고 하더라도, 수능을 위한 비기출 컨텐츠가 수능의 난이도와 너무 괴리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애초에 난이도가 수능 수준에서 많이 벗어난 제시문은 원칙적으로 배제해야 합니다. 또한 수능에는 출제되지 않는 정치 지문법학의 지나치게 지엽적인 내용들을 다루고 있는 지문 등은 배제해야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능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내용을 담고 있는 ‘비기출 지문’이 문장이나 단어가 너무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배제되는 경우는 없어야 합니다. 이 경우 본문 자체를 수능 수준에 맞게 문장과 표현을 다듬을 필요가 있겠지요. 


저는 이 작업을 지금 모두 완료했고, 제 원고는 이제 해설만 조금 수정하면 바로 출간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예고


이번에 준비하는 ‘비기출 컨텐츠’의 제목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 이름을 걸어서, 앞으로 더 나올 제 다른 컨텐츠들을 알아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목은 『한재현 비기출 비문학』입니다.


조만간 제 원고를 본격 소개하는 글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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