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노민 [393762] · MS 2011 · 쪽지

2014-06-30 02:11:49
조회수 2,607

서성한 상경계에서 3학년 다니고 있는데 교대 다시 진학하고 싶은 맘.. 이해되시나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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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게 15학번으로 다시 들어갈까말까 고민하고 있는 여대생이에요.

지금 고향에 내려와있는데, 화요일에 다시 서울 올라가기 전에 결정하려구요..
조언 부탁드릴게요..

현재 서성한 상경계에서 3학년 1학기 마친 12학번 현역 93년생 여대생입니다.
중고등학교때 공부 꽤 잘했어요.
확실한 꿈은 없었지만 대학 잘 가면 뭐든 되겠지.. 하는 맘으로 열공해서
지금 이 대학에 왔는데, 3학년이 되기까지 아무것도 정해진게 없네요.
취업도 하기 싫고 고시 공부도 하기 싫고..
왜 싫은지 고민을 엄청나게 해보다가
코앞의 취직, 직업 말고 인생의 큰 그림을 그려봤는데요
전 돈 욕심 별로 없어요. 대기업 취직해서 열심히 일 하면 돈이야 잘 벌겠지만
별로 그렇게 돈 많이 벌면서 일에 시달리고 싶지 않아요.
명예 욕심 별로 없어요. 고시 준비해서 합격만 한다면 명예롭겠지만
그닥 하고싶지 않은 일을 오직 명예 때문에 몇년 고생해서 공부하기 싫어요..
그냥 적당한 일을 하면서 적당히 벌면서,
미래의 내 가정을 화목하게 꾸리고 싶다는 게 제 인생의 대략적인 소망이자 꿈이에요.

이렇게 보면 너무 조건만 바라보고 교대를 가는게 아니냐 하는데,
뭐, 그럴거면 9급 공무원시험도 있고, 좀 더 욕심 내면 7급 공무원 시험도 있지만
그래도 그거보다 교대를 꼭 가고 싶은 이유는
아이들 가르치고, 아이들이랑 노는 걸 좋아해요.
조카들.. 아직 초등학생은 아니지만 유치원생 조카들도 많은 이모, 삼촌들 중에 유독 저랑 잘 놀고..
고등학교 때 진작 제 인생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렸다면, 교대를 갔을텐데
너무 코앞의 입결 높은 대학!만 봤다는 후회가 크네요..
그렇다고 바로 현역으로 교대를 갔었어도
뭔가 정해진 길에 대한 부담감이 컸어서 후회했을 것 같지만..

그런데 막상 지금부터 수능 준비를 하려니 너무 무모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네요..
부모님께도 아직 말씀 안 드린 상탠데 부모님껜 어떻게 말씀드리며..
뭐 실컷 대학 잘 와서는 뭔가를 도전해보지도 않고 그냥 피하려는 심리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나이 먹고 교대에 가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부담도 되고
너무 오랜만에 하는 수능 공부라 고등학교 때의 그 감을 되살릴 수 있을까 불안하기도 하고..
또 남들이 보면 꽤나 인정할만한 대학.. 3학년씩이나 하고 졸업장을 못따는 거에 대해 아까운 맘이 안 들 수가 없죠..

하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았네요ㅠㅠ
혹시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현역 수험생, 혹은 재수생들..
정말 인생의 큰 그림을 그린 담에 대학을 정하길 조언해드릴게요..
저처럼 3학년까지 하고 후회하지 마시고..ㅎ..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저, 교대 도전해 보는 게 좋을까요,
아님 그냥 수능 말고, 교대 말고, 그냥 이 대학 나와서 할 수 있고 흥미있는,
다른 길을 찾아보는 게 나을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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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709 · 408186 · 14/06/30 02:13 · MS 2012

    교대에 은근 장수생 많다 하더라구요
    큰 욕심 없고 아이들 좋아한다면.. 전 괜찮다고 보는데
    아니면 조오금 다르지만 교직이수나 교육대학원 진학하셔서 중고등학교 교사로 가는 방법도 있죠
    (이 경우는 수능 비추)

  • 고미노민 · 393762 · 14/06/30 02:17 · MS 2011

    댓글 감사해요..
    알아봤는데 저희 과는 교직이수가 불가능하게 되어있어요ㅠ
    교육대학원 진학하는 것보다는 교대가 더 낫다고 생각해요..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게 더 재밌을 거 같기도 하구요!

  • YEEE · 486552 · 14/06/30 03:42 · MS 2013

    조금만 더 생각해 보세요.
    불현듯 찾아온 생각이 아닌지 조금만 더 생각해 보시고
    교대가 아니면 앞으로 나의 인생이 불행해 질 것 같다는
    마음 깊은 확신이 드시면
    그때 수능공부 시작하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 정아샘 · 499685 · 14/06/30 08:47 · MS 2014

    서성한 상경계 졸업하고 회사 생활 2년여 하다가 교대준비하는 저로서는 절대 늦어보이지 않구요, 하고 싶다는 그 마음이 일시적인 건지 근본적인 건지 충분히 고민하셔서 잘 결정하시길 바랄게요. 생각보다 교대 장수생 꽤 많아요.. 준비하시는 분들은 훨씬 더 많구요. 3학년이시면 안 늦어요 절대.. 지금같은 생각이 계속 될 거 같으시면 무모한 도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겪어본 바로는 돈을 얼마줘도 세상의 잣대에 맞는 일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자기가 사랑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큰 행복입니다.

  • 두드린다 · 223116 · 14/06/30 09:21 · MS 2008

    늦지는 않았지만 후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능도 예전이랑은 달라졌고, 또 적응해야하니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고요.
    굳이 자퇴하고 진행해야 할 사안은 아니니 학교 다니시면서 남는 시간에 공부좀 하시다가
    그냥 마음 비우시고 한 번 보고, 그때 만약 기회가 되어 갈 수 있게 되면 그때 고민하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비슷한 경험을 해본 사람이고, 저는 이미 진학 한 상태라 어떤 마음인진 알겠지만, 아마 학교 바꾸시고나서 한동안 굉장히 후회 많이 하실거에요. 항상 내 생각과는 다른 현실이 존재하는 법이니까요

  • 모든건내안에 · 324520 · 14/06/30 11:26 · MS 2009

    안 늦었어요. 아직 정말 젊어요. 아이들 가르치는 거 좋고 아이들 좋아하시면
    꼭 가세요. 꼭 꼭 가세요. 휴학하시고 갈지 안갈지는 그때 결정하시더라도 수능 보고 원서 써보세요. 정말 추천드려요. 꼭 가세요. 꼭. 어차피 갈 길이면 어떻게 돌아가든 결국은 다시 가게 됩니다. 꼭 가세요.

    아이들 좋아하고 가르치는 거 좋아하신다는 전제하에...지금 다시 교대 가시는게 시간적, 경제적 미래가치, 행복 따졌을 때 모두 훨씬 낫습니다.

  • 동사서독 · 383625 · 14/06/30 12:39 · MS 2011

    대학 잘갔다고 꼭 뭔가 도전하라는 법은 없죠.

    큰 꿈이 없지 않는 이상 시류에 편승해 취업해나가는 게 현실인데 일반적으로 봤을 때 여성의 사기업 취업보단 초등학교 교사가 삶의 질적인 측면에서 훨씬 낫다는 게 중론이죠. 거기에 아이들을 좋아하고, 가르치는 데 흥미까지 있다고 하니 더 잘 된 일이고요.

  • 강산이주인 · 450955 · 14/06/30 14:38 · MS 2013

    안녕하세요 작년에 그렇게해서 서울교대 진학한 14학번이에요 .

    저도 혹시 회피심리로 교대를 생각하게 된 것은 아닌지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혼자서 몰래 수능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4년동안 나보다 다섯살 이상 적은 사람들과 대학에 다녀야하고,

    아무래도 장수생이니까 학교에서 눈에 띄죠.

    또 교사가 안정된 직업이라지만, 요즘 공무원 적게 뽑는 것 하며

    연금 삭감, 출산률 저하 등 상황을 생각하면 '안정성'은 더 이상 교사의 장점이 될 수 없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요즘은 나이드신 선생님들, 젊은 선생님들 모두 교직전문성을 갖추려고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계세요.)

    그래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걸 좋아하고, 다양한 것을 배우길 좋아한다면, 진심으로 자기가 가고 싶은 길이라면 후회하지 않을 거에요. 그런 모든 어려움을 다 감수하고서라도 초등학교 교사가 되고 싶다면 오세요 !

  • 고미노민 · 393762 · 14/06/30 16:44 · MS 2011

    댓글들 모두 감사합니다! 일단 학교 다니면서 수능 공부도 열심히 하기로 맘 정했어요! 공부하면서 계속 회피심리는 아닌지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는지 고민 많이 하려구요..ㅎㅎ 내년에 제가 교대를 갈지안갈지 아직 모르고, 또 교대에서 저를 받아줄지도 아직 모르지만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서울 올라가면 제 주소지 교육청에 9평 접수도 하려구요.. 공교롭게도 딱 9평접수 기간이네요 ㅎㅎ 조언 정말정말 감사해요! 이 밑으로도 조언주시고 싶은 분 계~~속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ㅎㅎ

  • GiftOfGod · 253015 · 14/06/30 21:18 · MS 2008

    올해 24살의 나이로 교대에 입학한 사람입니다.
    본인에게 이 길이 맞는지는 혼자서 치열히 고민해보시길 바라는데..
    다만, 나이가 걸려서 그 길을 포기하시진 않길 바래요..
    저도 늦은나이에 새로 입학을 해서 입학전에 학교생활 많이 걱정도 되고 했지만
    막상와보니 타대학 졸업하고온 장수생, 타대학 다니다 입학한 장수생들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학교생활도 큰 어려움 없이 잘 하고있습니다.

  • harmonic · 512358 · 14/07/04 12:23 · MS 2014

    저랑 반대의 고민을 하고 계시네요.. 저는 상경계 바라보다 13학번 현역으로 교대 왔는데.. 요새 들어 적성에 안맞는 것 같아 진로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ㅠㅠ 사실 좋은 대학에 미련이 남아있는 것도 있고요. 그런데 이제 와서 학교를 옮길까 생각하니 너무 위험 부담이 크네요. 정말 고민입니다. ㅠㅠ그런데 고미노민 님의 고민은 저에 비해 좀 나은 것 같네요~ㅎㅎ(오히려 부럽기도 합니다!) 저는 무엇보다 진정 원하시는 거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정말 원하신다면, 교대는 나이 상관 없어요~ 장수생 분들 워낙 많으셔서요~ 30대 분들도 종종 보이구요. 꼭 좋은 선택 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