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테이아 [471533] · MS 2013 · 쪽지

2014-09-08 21:05:45
조회수 4,151

수능 포기하고싶어요 힘들어요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4853258

안녕하세요 오르비언여러분
긴 글이 될것같은데...그래도 읽어주세요!
ㅠㅠ제발
모바일로 쓰는거라 글이 좀 두서 없을 수도 오타가 많을 수도 잇는데 이해 부탁드려요

저는 21살 입시 도전은 처음이지만 나이로는 삼수인 여자입니다
이제 수능이 두 달정도 남았는데 그냥 다 내려놓고 포기하고싶어지네요

우선 제 사정을 말해보자면요(ㅋㅋㅋ)
16살 겨울 외고입시 실패의 쇼크로 허리병이 생기고(척추가 비뚤어졌었어요 다리를 넘 많이꼬아서ㅜ)
미쳐 다 낫지 못한 채 고등학교를 입학했습니다.
근데 그 학교가 자사고인데다가 기숙사생활을 해서 몸을 제대로 돌볼 수가 없었어요
게다가 허리가 할머니처럼굽은게 챙피해 매일 급식실 가는대신 몽쉘로 끼니를 해결했고 그 결과
입학한지 한 달만에 담임쌤 차로 병원에 실려갔고 그 길로 자퇴를 했습니다.

그 뒤로 5년 가까이 안 아퍼본 데 없이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고ㅠㅠ울기도 참 많이 울었어요
(목 허리 무릎 각종 관절통증 위염 자율신경실조증 하지불안증후군 폭식증 우울증에 강박증...또 체력은 얼마나 그지같은지 에휴)

그래도 예전에 공부를 (싫어하긴 했어도)아주쪼꼼 잘했기에 명문대 진학을 포기하지 못했고

열심히 치료해서 건강이 조금은 괜찮아져서
올해 2월부터 수능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리고 이제 수능을 코앞에 두고있는데요
이런생각 좀 그렇지만 더이상 공부 해서뭐하나 하는 심정이에요

점수가 좀 나오든지 몸이라도 괜찮으면 희망갖고 공부해야겠는데
7월 부터 몸 상태가 갑자기 안좋아지더니
9월 8일 오늘까지 공부를 안했어요
정말 몸도 너무 안좋고 공부도 하나도 안돼서 오바가아니라 글자 그대로 '공부를 안했어요.'

그리고 당연히 9평은 망했어요
근데 망했다고 할 것도 없는게
6평은 44413
9평은 44223
중간중간 학평에선 희망적인 점수도 받아봤지만 그럼 뭐하나요..모평이 저런데

보통 이런 상황이면 위기감을 느끼고 수능때까지만이라도 최대한 노력해서 올릴 수 있는 한 점수를 올려보자! 할텐데
그게 말처럼 쉽지않네요..

공부를 시작한 이래로도 한달에 한 번씩은 꼭 몸살이났어요 그 여파로 몇 주씩 쉬어버렸고요
공부 하는 때에도 하루에 아무리 많이 해봤자 하루에 9시간을 못넘겼어요
더 했다하면 몸살이 나거든요

게다가 요즘엔 몸상태도 좋지 못해서 공부하려고 책상에 앉으면 몸이 흘러내리네요
(많은 수험생여러분이 그러시겠죠)

근데 더 문제는 제 마음가짐 같애요
해봤자 그대로 일꺼란 제 생각이요.
근데 솔직히 이게 정말 사실 아닌가요?
지금 제 몸상태를 생각해봤을때
수능때까지 수기에 나온 분들처럼 초능력적으로 공부하기도 어렵고
지금까지 모의고사 성적들을 생각해 봤을 때 큰 돈 내고 다닐만한 가치가 있는 학교를 갈 수 있는 성적을 받는건 불가능하잖아요..

부모님은 실망이 크시면서도 일단 너가 혼자 너무나 괴로웠으니 이번에 최선을 다해보고 안되면 전문대나 수도권대학이라도 가서 단 몇 년이라도 맘편히 지내라는 너무도 감사한 말씀을 하십니다
하지만 안그래도 집안사정 안좋은데 그저그런 대학을 몇천씩 들여서 어떻게가나요
간다 해도 전 등록금이란 족쇄에 매여서 옴짝달싹 못할것 같아요

저만의 생각으로는 일단 4년제 학위라도 준비할 수 있게 학점은행이나 학비가 저렴한 방통대를 가고
그러다가 편입을 하든지 그냥 그대로 졸업을 하든지 하면 어떨까 싶거든요
몸좀 좋아지고 정신도 안정되면 나중이라도 수능 다시 봐봐도 되고 아니면 그냥
최종학력이 ㅇㅇ사이버대라고 해도 상관 없을것같아요 지금 눈에 뵈는게 없는듯요
친구 학교 명성 희망 건강.....다잃어봐서 무서운게 없나봐요

잘나가던내가 어쩌다 이렇게 돼버렸까
혹은 내가 버린 시간이 너무 아까워..내 청춘..ㅠ
이런 생각들은 너무 많이해서 그냥 해탈했어요

지금은 단지 어느 한군데라도 적을두고 여유를 갖고 치료하고 싶다는 생각 뿐입니다.
전 꼭 낫을꺼거든요 아플 팔자가 아녜요
몸과 마음에 고통을 걷어내면 뭔가 보일꺼라고 확신해요
지금까지는 집에서 혼자 괴로워했다면
이제부터는 어서 건강해져서 알바도 이것저것해보고 해외여행도 많이다니면서 많은것들을 보고싶어요

하지만 가망도없는 시험을 수험생이란 명목으로 붙들고 있는게 너무 힘드네요 그냥 하루빨리 이 어찌하지도못한채 괴롭기만한 상황에서 벗어나고싶어요

이거 도망치는건가요?
이런 제 마음이 너무 안일하다고 생각하시나요?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류현철보아라 · 440156 · 14/09/08 21:08 · MS 2013

    65일남았습니다.
    힘내세요.
    저도가족에치이고 성적은안오르고
    삼반수생.힘들지만 결과에상관없이
    올해최선을다할겁니다.
    포기하지마세요

  • 갈라테이아 · 471533 · 14/09/08 21:29 · MS 2013

    역시 그래야할까요..휴ㅜㅜ
    님도 힘든 상황에서 힘내시길 바랄께요!

  • ArianaGrande · 429116 · 14/09/08 21:16

    지금까지 괴로워했던 시간이 너무나 길었고 저로썬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을 겪어오셔서 제가 "힘내고 이 악물고 올해 끝까지 달려라"같은 냉철한 말은 못하겠네요.. 현실적으로 님 상황을 고려해서 제 의견을 말해보자면 6평9평보니 그렇게 바닥도 아니신데 공부는 그래도 조금씩 하셔서 지방국립대 가시고 거기에서 친구들도 많이 사귀시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넓히시고 몸도 열심히 관리하셔서 아픈거 다 회복하시고 멘탈도 치유하시고 꿈도 찾으시고 청춘도 느껴보시는게 좋을거 같아요.

  • ArianaGrande · 429116 · 14/09/08 21:17

    그 다음에 다시 수능준비를 하든 뭘 하든.. 일단 너무 지쳐버린 마음과 몸을 달래줄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억압받으며 공부하면 더 지치실거같아요... 제가 님이랑 깊게 알고 지내온 사이도 아니라서 뭐라뭐라 떠들어대기도 좀 그렇네요.. ㅠㅠ 힘내시고 아직 젊으니까 여러가지 길이 있을꺼에요 !!

  • 갈라테이아 · 471533 · 14/09/08 21:32 · MS 2013

    지방국립대..그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겠네요 감사합니다^^
    제 상황을 이해해주시고 격려해주신것만으로도 힘이돼요

  • knox · 510797 · 14/09/08 22:08 · MS 2014

    저 디스크 때문에 9년째 재활치료 중인데
    중간에 읽다가 헉 했네요
    몸관리 해가면서 조금씩이라도 해보세요
    외고지망생이셨으니 기본적인건 다 있을거고 생각보다 금방올라가실듯요

  • 갈라테이아 · 471533 · 14/09/08 22:23 · MS 2013

    디스크 9년이라니..고생이많으시네요ㅜㅜ허리디스큰가요?

    근데 그 기본이란게 제겐 없는것 같아요 자퇴하고 4년동안 글자체를 거의 안읽다싶이해서 첨 공부시작할 때 글 읽는 것도 힘들었어요 한국언데도요
    모평점수도 6월과 별다를게 없는데다가...
    확신갖고 해도 될까말깐데 회의가드네요ㅠㅠ제 의지가 너무 박약한가봐요

  • knox · 510797 · 14/09/08 22:40 · MS 2014

    허리디스크 맞아요. . . 고생좀 하긴했죠ㅠㅜ

    영어 2까지 나온거 보니까 확실히 기본은 있고(님보다 못본사람이 최소 55만)
    수학만 좀 열심히 하시면 될거같네요
    이럴땐 포기하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상상해보는것도 좋을듯여

  • 갈라테이아 · 471533 · 14/09/08 22:46 · MS 2013

    저도 허리디스크...ㅠㅠ근데 허리는 체중줄이고 운동하면 확실히좋더라고요
    저도 수능공부 다시하기 전에는 통증도 거의 없고 완치정도까지 갔었다는...

  • knox · 510797 · 14/09/08 22:50 · MS 2014

    ㅋㅋㅋㅋㅋ 저 남자인데
    49kg에요 더빼려면 뼈를 깍아야 할듯 운동이야뭐. . .
    재활하면서 꾸준히 ㅎㅎ

  • 갈라테이아 · 471533 · 14/09/08 22:58 · MS 2013

    ㅋㅋㅋ어이구 제가 말실수를.. 슬림하시네요 저는 좀 빼야되는데

  • 갈라테이아 · 471533 · 14/09/08 22:54 · MS 2013

    역시 지금 포기하는건 너무 나약한소리일까요 아무리 가능성 후하게 쳐줘도 인서울 하하위권일텐데 이거 가려고 이 힘든걸 참고 등록금으로 몇 천씩 내나 하는 생각도 들고...가면뭐해 이런느낌...?

  • knox · 510797 · 14/09/08 23:12 · MS 2014

    실제로 그 인서울 하위를 가기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존재합니다^.^

  • 갈라테이아 · 471533 · 14/09/08 23:17 · MS 2013

    그렇죠...하지만 그게 모티베이션이 돼서 모든걸 이겨내기엔 제 화력이 부족하단 생각이 드네요 다 제가 부족한탓이죠ㅠㅠ

  • 직진주행 · 445688 · 14/09/08 22:11

    전 스무살이지만 저도 자퇴하고 많이울고 우울 강박증 도 겪어봤고 작년에서부터 최근 몆달전까지 공부왜하나싶었는데요 현재상황이 별로기땜에 자꾸부정적생각이났던거같애요 저는 상담받구 치료받고나서 부정적생각 안하려고 노력하고 대학가면 행복한나날이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자꾸 부정적생각을 안하려고 하니까 공부도 조금씩하구요.. 저도 시험못봤는데 희망갖구하고있어요 두달간하면 빡시게하면 쉬운수능추세니까 잘될거여요 그렇게 믿어요~ 건강도 좋아지시길바라요!!긍정의힘으로화이팅! 같이힘내요

  • 갈라테이아 · 471533 · 14/09/08 22:25 · MS 2013

    직진주행님도 화이팅하세요!
    우울증도 강박증도 너무 힘들죠ㅜ

  • 올해유럽여행간다 · 410085 · 14/09/08 22:43


    차라리 올해는 마음편히 수능보시고
    수능후 푹 쉬시다가 내년 수능을 노리시는것도 괜찮을거 같구요.

    무조건 빨리 끝내야겠다 싶으시면
    올해 최선을 다해보시고 그에 맞춰서 무조건 대학을
    가시는게 나을듯요

  • 갈라테이아 · 471533 · 14/09/08 23:08 · MS 2013

    올해 끝낸다고 해도 나이가 삼수인지라...빨리는 이미 물건너갔다고 생각해요 맘에 안드는데 가느니 그냥 안가고말지 하는 생각도들고..한 두푼 드는게 아니니까요
    유럽여행 가고싶네요ㅠㅠ

  • 올해유럽여행간다 · 410085 · 14/09/08 23:12

    12월에 가려구요

  • 갈라테이아 · 471533 · 14/09/08 23:13 · MS 2013

    우와 올해는 올해네요ㅎㅎ

  • 올해유럽여행간다 · 410085 · 14/09/08 23:14


    님도 수능끝내시길

  • 갈라테이아 · 471533 · 14/09/08 23:18 · MS 2013

    감사합니다
    입시 수능 지끈지끈하네요ㅜ

  • 짜파게티요리사 · 481899 · 14/09/08 23:47 · MS 2013

    저는님에비록 척추측만증이긴하지만... 이정도도고통스러운대 님은어떠실지상상이안가네요 화이팅하세요 ㅜㅜㅜ!!!!

  • 갈라테이아 · 471533 · 14/09/09 00:02 · MS 2013

    고맙습니다
    척추측만증이 심하지 않으시면 다행이지만 얘가 디스크도 될 수 있고 장기들을 눌러서 소화장애도 날수 있고요 계속 아프게 두면 신경쓰여서 정말 짜증병걸립니다ㅋㅋ
    수험생활 끝나고 필라테스 꾸준히 해보세요 측만증 좋아진 사례 꽤 있어요 허리아픈데 공부하기 힘들죠 화이팅이요!

  • 알이즈웰. · 347328 · 14/09/09 11:12 · MS 2010

    자존감을 많이 높이실 필요가 있어 보여요
    자존감 낮으면 뭘해도 안될때가 많아요...

  • 갈라테이아 · 471533 · 14/09/09 12:46 · MS 2013

    맞아요..실제로 뭔가 내맘에 들게 성취해본지가 오래돼서 자꾸 자존감이 떨어지네요 예전엔 자신감하나로 살았었는데ㅜ

  • 갈라테이아 · 471533 · 14/09/09 12:48 · MS 2013

    혹시 제글의 어느부분에서 자존감이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자존감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