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균을 준비하시는 예비고2, 고1분들께..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487718
아아아 글 한시간동안 썼는데 내용중에 두 글자가 필터링에 걸리면서 글이 다 날아갔어요.
오르비는 필터링 시스템을 글이 남는 선에서 적용해줬으면 좋겠어요. 단어 하나때문에 글이 없어지니까 슬퍼서 화가 나려고 해요.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고3이 되는 이과에요.
막판에 내신 말아먹고 지균 날려먹는 표본이 된 입장에서 제가 느낀 것들을 보면 도움이 될지도 몰라요. 저도 제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요.
전 중학교를 약 4%로 졸업했어요. 500명중에 20등 정도였어요.
최상위권은 아니었던지라 지역균형은 커녕 서울대에도 관심도 없었어요.
대학도 잘 몰라서 한양대 공대 가면 잘가는건가 하고 살았어요.
그런데 평준화 고등학교 오고나니 제 위에있던 애들이 다 외고과고로 도망을 갔는지
갑자기 1등이 되었어요.
그러다보니까 대학에 관심도 많아져서 이것저것 찾아보게됐고 지역균형에 대해서 알게 되었어요.
중학교때부터 선행학습도 안해서 경시대회나 올림피아드는 꿈도 못꿨고, 영재교육원도 들어보기만 했어요.
이런상황에서, 일반고에서 내신밖에 건질 게 없던 저에게 지균은 최고의 전형이었어요.
정말 1학년은 열심히 공부한 것 같아요. 2학기부터는 친구들이랑 카오스하러 피씨방도 가고
좀 놀면서 하기는 했지만 1학년은 1,2학기 올1등급으로 마쳤어요.
그런데 2학년 올라가면서부터 망하기 시작했어요.
1학년 겨울방학에 와우 1달을 끊고 하루에 한 두시간씩 했어요.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 이상씩은 카오스하러 피씨방에 갔어요.
그래도 이 때까지는 할 공부는 하고 놀았었던건지 2학년 1학기는 2단위 한문에서 2등급 나온 것 빼고는 1등급이 나왔어요.
그리고 여름방학이 되었어요.
1학년 때 전교부회장을하더니 2학년때 전교회장이 된 친구의 등에 업혀 전교부회장을 하게 되었어요.
물론 2학년 1학기부터 부회장이긴 했지만 이름만 올려놓고 하는 일이 없어 공부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어요.
그런데 2학기에는 축제, 임원수련회, 이상한 학생회 전통 파티, 공약 등등 해서 할게 굉장히 무던히 매우 많았어요.
그래서 여름방학 시작부터 학생회 일에 열을 올렸어요. 공부보다 학생회에 더 많은 시간을 쓴 것 같아요.
그러다가 신승범 샘의 '방학에 축제준비다 뭐다 해서 돌아다니는놈들은 백프로 망한다' 라는 말씀이 떠올랐어요.
그런데 이미 여름방학은 끝나있었고, 중간고사 시즌이 되었어요.
저는 선행학습을 안하던 사람이라서 학교 내신 진도에 맞춰서 수학 공부를 해왔었어요.
2학년 1학기 때까지만 해도 시험 1달 전에는 수학 진도만큼 인강을 다 들었고, 3주 전부터는 시험 대비를 했어요.
그런데 2학기 중간고사 때는 2주 남았을 때도 수학 인강을 듣고 있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1주일 남짓 한 공부와 난생 처음 해보는 벼락치기로 중간고사를 봤어요.
6단위 수학 3등급
2단위 기하와벡터 2등급
2단위 국어생활 3등급
2단위 물리 2등급
2단위 지구과학 2등급
엄청난 등급이었어요. 처음으로 성적표가 두려웠어요.
여름방학을 공친것도 영향이 컸지만, 제 거만함이 더 큰 화를 부른 것 같았어요.
공부 안한 여름방학 전에 본 6월 모의고사보다 오른 9월 모의고사 탓인지 참 거만했어요.
'아 공부 안해도 모의고사 오르는걸 보니 내신도 안해도 많이 떨어지지는 않겠군'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 정신상태로 중간고사를 조지고 지균 -2단위에서 -24단위가 되었어요.
이 때 정신을 차리고 공부를 해서 다른건 몰라도 수학만은 2등급이라도 만들자고 생각하면서 기말고사를 봤어요.
하지만 이미 한 달 이상 시간여행을 한 수학 진도에, 중간고사때 12%도 아니고 20%의 석차백분율로 3등급을 달성한 수학은 너무 멀리 있었어요.
기말고사 때 등수를 올려봤지만 결국 수학은 3등급으로 종결되었어요. 이것만 해도 -12단위에요.
그래도 다른 과목을 좀 커버해서
기하와벡터 2등급 -> 1등급
국어생활 3등급 -> 2등급
지구과학 2등급 -> 1등급
으로 -24단위에서 -18단위로 줄일 수 있었어요.
하지만 -2단위로 의예과를 바라보던 지균점수는 어느새 농생명과학대학을 바라보았어요.
2학기와 함께 제 지균은 끝났어요.
결론은 학생회든 동아리든 뭐든 하는건 좋지만 언제나 공부가 최우선이라는 거에요.
이 말은 물론 저도 지겹도록 들었어요. 하지만 '설마 내가 그리 되겠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설마 내가 그리 됐어요.
학생회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 모두 하면 안하는 것 보다는 스펙에 도움이 되고 삶도 재밌을 거에요.
하지만 그러다가 정작 공부를 놓치면 지균이고 뭐고 대학까지 안녕이에요.
저희 학교 영어독해와 작문 교과서 단원중에 The golden mean이라는 단원이 있어요.
문과에서 공자왈맹자왈 할 때 나오는 '중용'이라는 뜻이래요.
이 중용이 정말 중요해요. 학창시절 저런 과외활동 하나 안하고 공부만 하는 것도 안좋지만
과외활동에 치중하다가 정작 중요한 공부를 놓치는 것 역시 매우 안좋아요.
여러분은 중용을 잘 지켜서 저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기를 바래요.
'난 천재라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말리지 않겠어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그리고 혹시나 학생회 활동을 하고 있거나 학생회가 하고싶은 사람이 있다면 알아둬야 할 것이 있어요.
고등학교 축제는 다 거기서 거기에요. 학생회가 아무리 열심히 준비한다고 해도 사람들이 볼 때 달라지는 건 없어요.
고등학교 축제는 인맥이나 돈으로 메이저 가수 하나 부르면 대성공이에요.
학생회 활동은 자기 양심에 찔리지 않을 정도, 다른 애들에게 미안하지 않을 정도로만 하세요.
전 학생회 활동 하면서 생긴 친구들, 추억, 보람도 좋지만 '이거 다 포기하고 여름방학 전으로 가서 공부나 할래?'
하면 공부나 할 것 같아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영어 황 제외 ㅋㅋㅋ
-
왜 존나 아푸기만 하고 더 커진거야 알보칠 바르면 낫는다며 왜 존나 아프기만 하고...
-
문제 마지막 줄 뜻이랑 보기ㄱ이 의미하는게 뭐가 다른건가요?
-
절대 소변 끝나고 휴지로 닦지 마셈.. 한번 경험하면 깔끔함에 중독되서 더 이상...
-
북반구가 덜더운여흠에 덜추운 겨울이었는데 13000년전에는 도대체 어땠던거지 지구는
-
9모 독서 몽타주 지문 수완 독서 ~남세균 ebs 파이널집 수완 고전시가 ~끝...
-
ㅇㅇ??
-
간쓸개 파이널2 0
6모 언매하나 9모 문학 하나 틀렸는데 간쓸개만 풀면 독서에서 지문당 최소 하나씩...
-
이건 에반데
-
모든 자연수 n에 대하여 라는 조건이 있을때 n을 무한대로 보내서 논술하는 것이 가능한가요?
-
하게 되면 모의평가 땐 괜찮은데 수능 땐 꾀 억울한 일이 발생할 확률이 올라감
-
들어보고는 싶은데 후기 찾아보면 모두가 과제 때문에 고통받고 계심
-
흑사라는 웹툰 2
재밌네요 여캐가 이뻐요
-
불안해하고 커뮤에 의존하며 공부법을 물어보고 이것저것 찾아봤자 점수가 더 떨어졌으면...
-
전 둘 다 80점대를 나가지를 못하겠네요 서바짝수랑 강k 뽀록으로 가는거 아니면 맨날 80점대임:(
-
국어나 수학 과목 중 특출나게 잘하는 과목이 하나 있고 나머지를 그냥저냥 하면 되는 듯
-
왜 책봐도 안보이지
-
덥다
-
막전위부터 너무 어려움.. 별4개는 중간에서 막히고 별3개는 풀긴 푸는데 막 5분...
-
15 21 22 29 30 찍맞x 15 21 22 28 29 30이 다 어렵게...
-
수학 한두개 더 맞추면 가려나??
-
스트레스많이받음 적게 공부할려고 선택했지만 윤리공부가 의외로 시간이 엄청 잡아먹음...
-
군대를 오면 공부가 제일 쉽다는것을 알게 됩니다.
-
운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냐 실력이 주요하게 작용하냐?
-
현역이고, 미적입니다. 6모 2컷, 7모 1컷, 9모 80점 (3등급) N티켓 s1...
-
현재 고2인데요… 정시 준비 시작한지 한달정도 됐어요 근데 제가 학교생활을 정말...
-
너무 늦은 시기에 온거같은데 그냥 커하가 너무 훅 왔다 훅 가서 어지러움 계속...
-
내신 국영 특 16
풀면서 아 진짜 만점 각이다.. 이생각하다가 성적표받으면 2컷 나옴.
-
국어(언어와매체) 96점 백분위 95 표점 125 수학(확률과통계) 100점 백분위...
-
현역 허수인지라.. 국어공부는 아직 ebs도 안하고 그냥 모의고사 보기 2주전부터...
-
기하 1점정도 역전한 적이 작년에도 있는데 수능은 항상 미>=기였음
-
. 5
9모 인증글들 본 내 반응
-
기출 모고 형식으로 풀고 해강 듣는데 3,6,9 밖에 없음
-
맞나요?
-
뭔가요?
-
돈지랄
-
걱정이 태산이다 9
문제 못 풀고 끙끙대는 나를 보면
-
9모 표점 기준 1
122 130 3 62 55 화 기 영 물 지 어디감?
-
Sk가 그 빈틈을 메꿀 수 있진 않을꺼 같은데
-
마지막으로 들을 인강 고르려고 하는데 둘중에 하나 추천 부탁드립니다!
-
사문질문 1
이거 답 1번인데 ㄴ이 도대체 왜 맞는거임 자국민 아니먄 구제 대상 될수 없는것도...
-
현명하게 선택하고싶은데 탐구 확실히 1먹냐 2도전하느냐인데 머가맞니
-
킹치만 스카이가 가고 싶은걸...
-
블부이 행복해 8
시험 망친줄 알았는데 잘쳐써
-
메가 1타 2
메가 통합 1타 오지훈 아닌가여? QNA수로 강민철 이기던디
-
흔들어라 이기 6
영
-
소화가 안될일이 없음
-
얘들은 어떻게 평가원 양식을 이리 똑같이 베껴왔지 구별도 못할 정도라 일반인들 배포...
-
6평이랑 9평 표본 수준 차이도 이정돈데 수능때는 대체 어느정도로 고이는거지? 5
너무 무섭다...
님 그 작년에 1학년때 저랑 쪽지 나누던 분 맞나요?ㅎㅎ 생명과학부나 의예 지균 노리신다는./
아 ..뭔가 슬픈댓글이다..ㅠㅠ
ㅠㅠ
ㅡㅡ;;;;;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 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