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삼각함수의 위상자(Phasor) 활용하기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54974846
물리학을 공부하다 보면 위상자(Phasor)라는 녀석을 만나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파동광학의 회절 파트에서 위상과 밝기가 다른 여러 빛을 합성하는 데 사용되고, 전자기학의 교류 파트에서도 I, V 등을 위상자로 표현하죠.
물리에서 위상자를 먼저 배운 후 삼각함수의 각변환과 덧셈정리를 접한 입장에서, 수학에서 이 위상자가 얼마나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지 간략하게 써보겠습니다. (수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위상자에 대해 정리해 놓은 자료가 거의 없어 기록용으로라도 정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 위상자의 기하학적 의미
위상자는 대충 이렇게 생긴 녀석인데, e^{jwt}는 오일러 공식 e^{ix} = cos x + i sin x에서 나왔고, x축의 \mathbb{R}과 y축의 j\mathbb{R}은 각각 실수축과 허수축을 뜻합니다. 복소평면인거죠. (전자기학에서는 전류 i와의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허수 단위를 j로 표기합니다.)
하지만 수학을 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것들은 전혀 몰라도 무방합니다. 물리를 한다면 알아야 하겠지만, 적어도 고등과정 내에서 위상자를 접하게 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위상자의 기하학적 의미는 위와 같은 sin함수의 위상을 회전하는 벡터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정현함수를 2차원 벡터로써 복소평면상에 도시한 것이라고들 하지만, 위 gif를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2. 위상자의 응용
위상자를 실제 문제풀이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조금은 다른 해석이 필요합니다. 굳이 복소평면을 사용할 필요가 없으니, 대신 x축을 sinθ의 위상, y축을 cosθ의 위상으로 보는겁니다. (복소평면에서 정의된 위상자의 거동을 생각해보면 당연합니다.)
위와 같은 좌표계가 정의되기 위해서는 위상의 기준이 되는 각 θ가 필요하고, 그 기준각 θ에 대해서 위상자 벡터의 길이는 그 위상에 대한 삼각함수의 진폭, 즉 계수가 됩니다. (기준각이라는 말은 공식적인 용어가 아닌, 이해를 돕기 위한 부연설명입니다.)
가령, (1, 0)에 해당하는 빨간색 위상자는 sin축의 양의 방향으로 길이가 1인 벡터이므로 sinθ를 나타냅니다.
3. 위상자의 회전
위상자의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은 위상자를 회전시키거나 합성할 때 입니다. 기준각 θ에 각도 φ를 더하면 위상자는 각도 φ만큼 회전하게 되어, sin(θ+φ)는 곧 sinθ 위상자를 반시계방향으로 φ만큼 회전시킨 위상자가 됩니다. (수학, 과학에서 각도는 항상 반시계방향이 양의 방향입니다.)
즉, 위에서 설명한 (1, 0) 빨간 위상자를 시계방향으로 π/2만큼 회전시키면 이는 -cos 축과 일치하고, 길이가 1이므로
- cosθ 위상자가 됩니다. 삼각함수의 각변환에서 sin(θ-π/2) = - cosθ이니 합당한 결과죠.
sin축과 cos축만 머릿속에 그려 놓으면, 삼각함수의 각변환을 일일이 외우지 않아도 cos(θ+3π/2)는 얼마인가? 라는 질문에 바로 sinθ라고 답할 수 있을겁니다. cos축에서 반시계방향으로 270도 회전시키면 sin축이니까요.
4. 위상자의 합성
위상자는 벡터이므로, 이를 합성할 때에는 벡터의 합성을 하듯이 평행사변형법을 이용하여 합성하면 됩니다.
위 그림에서 파란색 위상자는 길이가 sqrt(3)이고 cos축과 평행하므로 sqrt(3) cosθ입니다. 이 파랑 위상자와 (1, 0) 빨강 위상자를 합성하면 (1, sqrt(3))의 보라색 위상자가 되고, 이는 2sin(θ+φ)와 일치합니다. 삼각함수의 합성을 아주 손쉽게 할 수 있다는거죠. (sqrt는 루트입니다.)
그리고 역시나 이 보라색 위상자를 반시계방향으로 90도 회전시키면 2sin(θ+φ+π/2) = 2cos(θ+φ)가 됩니다.
5. 기타 삼각함수의 위상자
삼각함수의 각변환을 생각해보면, 일반적으로 양변에 역수를 취해도 등식은 성립하므로 위 그림에서 sin을 csc로, cos을 sec로 바꾸어도 각변환은 여전히 성립합니다. sec(θ+π/2) = - cscθ로 생각할 수 있다는거죠. 하지만 이는 엄밀하게는 위상자가 아니므로 섣불리 합성을 하면 안 됩니다. 사진의 합성 식의 sin을 csc로, cos을 sec로 바꾸면 실제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됩니다.
tan 함수에 대한 위상자도 만들 수는 있으나, tan는 주기가 π이므로 2차원상에 도시하기가 상당히 애매합니다. 그래서 저는 x, y축의 (+) 부분만 살려 아래 그림으로 외웠습니다. x, y축은 각각 tan축과 -cot축에 해당하지만, 이때는 예외적으로 빨간 tanθ 위상자를 시계방향으로 회전해서 파란 위상자가 되었을 때 회전각을 3π/2가 아닌 π/2로 측정합니다. 어차피 주기가 π이니 π/2로 측정해도 똑같긴 하겠지만요.
6. 위상자를 이용한 공식의 증명
위상자를 이용하면 아래 공식들은 모두 증명 가능합니다.
(1)의 각변환과 (7)의 합성은 사실상 위상자의 회전, 합성과 동일합니다.
(2)의 덧셈정리 증명을 해보면,
기준각 θ인 위 위상 평면에서 sin(θ+α)는 빨간색 위상자로 표현됩니다. 이 이 함수의 진폭(계수)는 1이므로 빨간 위상자 벡터의 종점은 중심이 원점인 단위 사분원상에 존재하고, x축의 양의 방향과 빨간 위상자가 이루는 각도가 α이므로 이 위상자는 길이가 cosα이고 위상이 sinθ인 위상자와 길이가 sinα이고 위상이 cosθ인 위상자의 합으로 분해할 수 있습니다. 이 둘을 합하면 곧 sin의 덧셈정리가 증명됩니다.
또한 (5)의 공식들은 기준각을 α 또는 β로 설정한 후 위상자들을 도시하면 증명이 됩니다.
위 그림은 기준각 α인 위상평면에 sin(α+β) (빨간색)와 sin(α-β) (파란색) 위상자를 도시한 것으로, 이들을 합성하면 sinα축 방향으로 길이가 2cosβ인 위상자가 되므로 sin(α+β) + sin(α-β) = 2sinαcosβ가 되어 증명이 완료됩니다.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2), (5), (6)의 나머지 공식들도 모두 증명이 가능하나, 여백이 부족한 관계로 일단 생략하겠습니다. (기준각이 0인 위상 평면에 (예를 들면) sinθ와 sin(-θ)를 도시하여, 그 sin축 성분과 cos축 성분을 각각 비교하는 것으로 삼각함수의 기우성을 판정할 수도 있습니다.)
7. 위상자의 곱셈
삼각함수의 덧셈정리와 달리 배각공식을 위상자를 이용하여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sinθcosθ와 같이 기준각에 종속인 위상자들이 곱해진 경우, 함수의 진폭이나 주기 자체가 바뀌므로 이는 기준각이 θ인 위상 평면에 도시할 수 없습니다. 위상자가 복소평면으로 넘어가게 되면 복소수의 곱셈처럼 편각의 덧셈으로 해결이 되지만, 위상자 자체는 진폭, 위상, 주기가 시간에 대해 불변인 정현함수를 도시하는 것이므로 불가능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무심코 위상 평면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미분방정식을 풀 때 해석하는 그 위상 평면과는 관계 없습니다. 그냥 직관적으로 기준각에 대한 위상을 도시하는 평면의 뜻으로 사용했습니다.
8. 참고 자료
Phasor(위상자) : https://en.wikipedia.org/wiki/Phasor
Phasor Algebra : https://en.wikiversity.org/wiki/Phasor_algebra
(물리학에서 다루는 위상자를 켤레복소함수를 이용하여 곱하는 방법이 Phasor Algebra 페이지에 소개되어 있긴 합니다만, 결과적으로 위상자 자체의 곱셈은 동일한 위상 평면에 나타낼 수 없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진짜 수학 좀만더하면 12
1컷 될거같은데..
-
7모과탐 0
반수생이라 셤지 안봐서 모르는데 많이 어려웠음? 등급컷 많이 내려갔네. (화지러임)
-
투명드래곤 4
투명드래곤은 엄청강했다. 불드래곤 물드래곤 나무드래곤이 힘을 합쳐도 투명드래곤이 더...
-
저 최대라는게 전자를 말하는건지 아니면 후자를 말하는건지.. 둘다 답이 다르게 나오는데요
-
블랭크 기출 1
한완수 한완기 끝내고 하기에 ㄱㅊ???
-
전 5번 이상은 넘어본거 같은데
-
[속보]최저임금 1만원 이상 확정…'1만∼1만290원' 내 결정 8
[파이낸셜뉴스] 최저임금위원회 제10차 전원회의 #최저임금 #최저임금위원회 #노동계 #경영계
-
나 그래도 12
작수 수학 6에서 N제풀 실력까지 올린거면 잘한거같아
-
대학가면 3
썸인가? 싶은 순간을 조심하세요... 들뜸과 설렘이 만발하는 시기라 그러다마는경우가 갱장히많음
-
탐구 뭐하지...
-
개념 + 기출만 좀 풀어도 1 나오는 사람이 있고 개념 기출 심화인강 수특 수완...
-
유튜버 '침착맨' 딸에게 칼부림 예고…경찰, 게시자 추적 중 2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웹툰작가 겸 유튜버 침착맨(40·본명 이병건)의...
-
전에 풀렸던 문제 풀리면 쾌감 지림
-
못해도 일주일에 5일은 했는데 성적이 오르는지 모르겠어유… 공부법문제일까요
-
스샤 보는데 정시설의도 한두개씩 못푸는 미친과목…
-
적분이라는 이름과 인테그랄 기호만 본적있던 시절이 있었는데 시험치면 막 8점 이렇게 나오고
-
선착 5명
-
난 지능문제인지 뭔지 모르겠ㄴ,ㄴ데 아무리해도 안되던데….
-
뉴런하고 기출 수분감미친기분 하고 첫 n제인데 둘중에 계산 좀 더 많은게 뭔가요?...
-
국어 : 6모 백분위 99엿는데... 이번에 망했습니다. 우선 언매부터 3개 나가고...
-
편입하는 방법은 어떰? 여기 편입 아시는 분 많이 없으시려나..
-
노베들 보통 응용문제 못푸는데 당연한거임 사실 개념 첨 듣고 응용문제 바로 푸는...
-
비문학을 요새는 독서라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진행되는건가요 지문을 분석해주는 건가요?
-
20분컷가능한가 둘다
-
사실 그게 당연한 거임 수포자인 게 비정상이니까 아까 ㅅㅍㄷ님이 올린 글에 달린...
-
지하철공익 오늘 코코넨네할게요
-
내 고3때 담임쌤이 스타강사만큼 잘가르친건 아니지만 1
그래도 되게 열정적이고 솔직하셨는데... 인강문제 개어려운문제 들고가도 나도지금...
-
어제 요청받은 6모 영어 39번 깔끔하게 풀어드림 7모는 생각보다 쉬워서 딱히...
-
러셀코어 다니고 계시거나 다녀보신 분들 질문 받아주실 수 있나요??ㅠㅠ
-
실모 1회&오답, 확통 5문제, 이해원 7문제, 수완 10문ㄴ제
-
첫 수능을 망치고 우울한 기분으로 가입했던 오르비 눈팅하면서 정보,팁도 많이...
-
언매 89 공통5점감점/선택 6점감점 확통 88 공통12점감점 영 91 정법 48...
-
애들도 적응해서 같이 유해져서 오하려 좋음
-
와플 생각중이긴한디
-
카톡 임티 내주면 당당하게 잘 쓸 자신있는데 좀 내주면 안되나
-
ㅜㅜ
-
근데 다시 돌아가도 똑같이 박을듯 ㅋㅋ
-
고2 정파 질문 1
이번 7모 수학 확통을 안 했지만 확통으로 해서 26부턴 다 틀렸고 공통은 수2를...
-
역대급불효 ㅠㅠ
-
는 개뿔 잠이나 자러가야지
-
개꿀ㅋㅋㅋㅋ
-
원점수로 한 4점차이나지않나? 이정도면 ㅈㄴ큰거아님? 3퍼는 개좆맞는거같은데 5퍼면 꽤 많은거같네
-
그동안 아주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현재 상태 지방교대 재학 중 광역시 중 한 곳...
-
크리스마스 편지가 뭐죠 11
(진짜모름..)
-
국어 : 5모랑 비슷한데 문학은 더 쉬웠다.. 평가원 이었으면 97예상… 언매...
-
순서대로 6모 7모 확실히 n수 영향이 크다는걸 느낌 ,ㅠ 6모땐 언매86 확통88...
-
고2 11월 모의고사가 아닐까
-
집에서 다시 푸니깐 수학 96점인데 왜 실전에서는 안떠오르는 걸까요.. 뉴런이랑...
-
약 먹어도 존나 불안해서 미치는데
-
현역만 있는 3모랑 재수생 절반 있는 6모 표본 변화가 심할까요 아님 재수생 절반인...
개추
캬 개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