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급국어]유정혁 [1026561]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2-03-23 22:39:43
조회수 3,089

칼럼)현대시 읽는 법(어려운 유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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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칼럼글 Ep.1-1로 인사드립니다.


우선 글을 바로 바로 작성하려 했으나 원고의 작성과 개강의 압박으로 조금 늦어진 점 사과드립니다.


저번 시간에 기본적인 현대시의 유기성에 대해 설명드렸어요.


이번에는 좀 발전해서 서로 다른 성질의 시어가 제시된 작품의 유기성에 대해 설명하려고 해요.


기본적인 내용은 저번 글에 설명되어 있으니 저번 글을 참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2022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에 출제된 최두석의 노래와 이야기로 설명해볼게요.


제 원칙대로 문장 단위로 잘라 읽어 보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제시된 부분을 보고 유기성을 찾으려고 몇 초 간 고민한 후 제 글을 계속 읽어주세요.



이 한 줄에서도 벌써 유기성을 잡아낼 수 있어야 해요.


아무리 짧다고 해도 유기성이 드러나면 다 잡아주셔야 합니다.



노래 - 심장    이야기 - 뇌수



이렇게 시어들을 연결할 수 있겠죠? 


두 시어가 어떤 성질을 가졌는지는 아직 몰라요.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말이죠.


하지만 노래는 심장에 박히고, 이야기는 뇌수에 박혀요.


서로 박히는 곳이 다릅니다. 다르다는 것만 체크하시고 다음으로 넘어갑시다.



자, 여기서 서로 반대되는 성질의 시어가 등장합니다.



처용의 노래 - 귀신을 꿇어 엎드리게 함    남은 가사 - 머리카락 하나 못 건듦



이런 식으로 구분이 되겠죠? 처용의 노래는 귀신을 물리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남은 가사는 머리카락조차 건들지 못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용의 노래는 힘을 가진, 가사는 힘을 잃은 존재인 것이죠.


확실히 두 시어의 성질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잘 표시해둡시다.


이렇게 하면 시어들의 관계가 확실하게 보이게 되죠?


해석이 한결 수월해 집니다. 낯설고 어려운 작품이어도 말이죠.



여기서도 유기성을 잡아 봅시다.



처용의 이야기 - 새로운 노래, 풍속을 지음



이렇게 볼 수 있겠죠? 처용의 이야기는 계속 새로운 노래를 유전해 갈 수 있어요.


위에 나온 남은 가사와는 반대되는 성질을 가졌죠?


남은 가사는 힘을 잃은 존재인데, 처용의 이야기는 새로운 노래를 짓고 유전해 갈 수 있어요.


다른 성질을 가진 시어는 표시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이번에는 상황이 변화함을 알려주고 있어요.


정간보가 오선지로 바뀌어 시집에 악보를 그리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여기서도 잘 생각해보시면 유기성을 끌어올 수 있어요.


악보는 노래를 하기 위해 그리는 것이죠? 그럼 뭘 끌어와야겠어요?


네, 맞습니다. 바로 노래지요.



악보 - 노래



로 볼 수 있습니다. 노래가 없어지고 있는 상황을 나타내고 있는 거예요. 좋은 상황은 아니겠죠?



이렇게 노래가 없어진 상황에서 노래하고 싶은 시인은 말 속에 심장의 박동을 골라 넣는다고 합니다.


이 심장의 박동이랑 같은 말이 무엇일까요? 바로 노래겠죠. 노래하고 싶으니까 노래를 넣어야겠죠?



심장의 박동 - 노래



계속 하다 보면 이렇게 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몇 번이나 말하지만 이게 당연하게 되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분들이 더 많을 거예요.


이런 해석이 당연해지면 운문에 대한 자신감이 한층 더 높아질 거예요. 





마지막 부분입니다. 


여러 유기성이 등장해요. 저랑 같이 찾아봅시다.



격정의 상처 - 노래에 덧남    상처의 처방 - 이야기



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내 상처는 노래에 덧나고 있고 그 처방은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화자는 이야기로 시를 써서 뇌수와 심장이 결합되기를 원합니다.


뇌수와 심장이 뭐였죠? 바로 이야기와 노래였죠!



뇌수 - 이야기    심장 - 노래



결국 화자는 노래와 이야기가 결합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야기로 시를 쓰는 행위는 이야기로 노래를 쓰고 있다고도 볼 수 있어요.


이와 비슷한 표현을 한 부분이 떠오르시나요?





이 부분입니다. 비슷한 점이 보이시나요?


아까 심장의 박동은 노래라고 했었어요. 그럼 말 속은 이야기가 되겠네요.



말 속 - 이야기



화자는 먼저 이야기 속에 노래를 넣고 싶음을, 즉 이야기와 노래의 결합을 소망함을 말하고 있었어요.


그럼 여기서 노래하고 싶은 시인은 화자 자신으로 볼 수 있겠죠?


이렇게 작품에 대한 해석이 끝이 납니다. 






이렇게 시를 또 유기적으로 해석해 봤습니다.


이렇게 하면 각 시어들의 의미 파악을 확실하게 할 수 있겠죠?




제 글이 유익하셨다면 계속 기출문제로 시를 유기적으로 읽는 연습을 해 보세요.


처음에는 속도가 느리지만 하시다 보면 속도가 붙어서 실전에서도 시간 부족을 겪지 않을 겁니다.


저도 이러한 방법으로 문제를 푸는데, 문학 15문제를 20분 안에 다 풉니다.


충분히 여러분들도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Ep.2에서는 현대 소설을 가져오려고 합니다.


현대 소설은 현대시처럼 하나하나 유기성을 체크하지는 않습니다.


현대 소설은 여러분들이 푸는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예요.


간단히 짚고 여러분들이 어려워 하는 고전 파트로 넘어가려고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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