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T와 수능 국어, 어떻게 같고 다를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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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해커스 로스쿨 언어이해 강사 이재빈입니다.
올해 수능 국어는 작년에 비해 난이도가 평이했으며, LEET와의 연관성을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수능 국어에 법학 지문이 출제되었으므로, 법학 지문의 출제 빈도가 높은 LEET가 여전히 수능 국어 공부에 유효한 학습 자료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질문하는 분들이 계셔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수능 국어와 LEET 언어이해에서 법학이 출제되는 범위는 명확한 차이가 있습니다.
로스쿨은 설립 취지 상 실무 법학에 대한 선행학습이 관여되지 않은 시험 방식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로스쿨에 입학한 이후에 공부하게 될 민법, 형법, 행정법 등의 실무법학의 배경지식이 관여되는 내용은 LEET 언어이해에 출제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이 LEET 언어이해에서 보았던 법학 지문은 무엇일까요? 그 지문들은 실무 법학이 아니라 이론 법학, 특히 법철학과 법제사학 영역에서 출제를 한 지문들입니다. 따라서 대학교 학부에서 법학을 전공하여 민법, 형법, 행정법을 미리 공부한 학생이라고 하더라도, LEET 언어이해의 법학 지문을 푸는 데 있어서 특별히 유리한 점이 없는 셈입니다.
반면에 수능 국어 출제진들은 법학을 소재로 지문을 출제할 때 굳이 실무 법학을 배제하여 지문을 출제할 필요가 없습니다. 고등학교 재학 중인 학생이 민법, 형법, 행정법과 같은 실무 법학의 배경지식을 갖추고 있을 리는 만무할테니 말이죠. 따라서 수능 국어 지문들은 법학 중에 실무 법학 영역을 직접적으로 소재로 하는 지문을 출제하는 경우가 많으며, 대표적인 사례가 올해 수능 지문과 '소유와 점유 지문' 같은 경우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비슷한 차이를 경제학과 관련해서도 LEET 언어이해와 수능 국어의 차이점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하였고, 경제학부의 왠만한 전공 수업은 다 수강하였습니다. 그럼에도 LEET 언어이해에서 출제되는 경제학 영역은 상당히 낯선 분야에서 출제된다고 느끼며, 이는 저 뿐만이 아니라, 주변에 경제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친구들에게 문의해본 바에 의해서도, LEET 언어이해의 경제학 지문은 경제학 중에서 가장 마이너한 영역에서 출제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LEET 언어이해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 중 상당수가 상경계 학생들이기 때문에, 상경계 전공 학생들이 대학교 경제학 커리큘럼에서 배운 내용이 지문을 읽는 데 유리한 배경지식으로 작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추측됩니다.
반면에, 수능 국어에서 경제학 지문을 보면, 경제학 전공자로서 느끼는 점은, 지문을 제대로 읽지 않아도 경제학 배경 지식으로 쉽게 풀리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작년 수능의 '트리핀 딜레마'와 같은 내용은 학부에서 국제수지론과 같은 경제학 과목을 공부한 학생이라면 지문을 읽지 않아도 문제를 풀 수 있는 것이 정상입니다. 고등학교 학생 수준을 고려한다면 굳이 대학교 학부 경제학 커리큘럼 외에서 문제를 출제할 필요가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처럼, 법학과 경제학에서 LEET 언어이해와 국어의 출제 영역은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LEET 언어이해 모의고사를 직접 제작하는 강사로서 그 미묘한 차이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습니다.
민법, 형법, 행정법 등과 같은 실무 법학을 소재로 하는 지문이 포함된 LEET 언어이해 모의고사라면, 그 모의고사는 퀄리티가 매우 낮은 모의고사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시험에 대한 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로 출제한 모의고사일테니까요. 또한 법철학은 로스쿨 재학생이나 변호사라고 하더라도 따로 공부하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변호사가 출제위원으로 참여하는 LEET 언어이해 모의고사라 해도, 그 점이 모의고사의 퀄리티를 보장할 근거가 될 수 있는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학부 경제학 내용을 그대로 긁어서 출제한 LEET 언어이해 모의고사라면 이는 모의고사로서 매우 부적합한 것이 됩니다.
반면에, 고등학교 국어 모의고사라면 실무 법학이나 학부 경제학을 소재로 출제되어도 큰 무리가 없으며, 오히려 시험의 특성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이처럼 LEET 언어이해와 수능 국어는 그 출제 영역에 있어서도 미묘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여러분들이 알아두셨으면 합니다. 애초에 LEET 언어이해는 대학교 4학년~석사 과정의 지식 내용을 기반으로 하며, 수능 국어는 고등학교 3학년~ 대학교 1학년 과정의 지식 내용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수능 국어 혹은 LEET와 관련된 어느 질문이라도 환영입니다.
(혹은 아무 질문이나 다 환영입니다.)
<이재빈T 간단 소개>
서울대 경제 졸업
대산대학문학상 수상
창작과 비평 등단
현) 해커스로스쿨 LEET 언어이해 강사
22 LEET 백분위 99.1
국어 관련 질문 언제나 환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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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끝나고 대학교에 입학하셔서, 강의계획서 커리큘럼에 논문과 독서 리딩을 많은 양을 요구하는 인문학 교양 수업을 충실하게 수강하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특히 철학 개론은 반드시 수강하시구요. 수능 국어를 뛰어넘는, LEET 언어이해 수준의 독해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단순히 교양서를 많이 읽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LEET 언어이해 지문의 수준이 대부분의 교양 대중서를 뛰어 넘기 때문입니다. 가장 좋은 것은 논문 리딩이고, 인문학이나 사회과학 교양 혹은 전공 수업들은 해당 수업 교수들이 읽어야 할 논문이나 독서 발췌들을 정리하여 수업 자료로 제공할 것입니다. 이를 충실하게 따라가시면 대학교 재학 중에 언어능력이 일취월장하여 있을 것입니다.
오랜만에 돌아오셨군요 ! 좋은 글 언제나 잘 보고 있습니다 ! 활발한 활동을 응원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ㅎㅎ 앞으로 좀더 자주 들리겠습니다...!
트리핀, 유류분 보기는 지문을 안 읽어도 고교, 학부수준 배경지식으로 풀리지만(지금 기억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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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가능곡선, 판사의 진솔의무 지문도 배경지식으로 풀리긴 합니다. 제도가능곡선에 나오는 그래프는 학부 미시경제학에서 나오는 그래프를 변형한 것이며, 판사의 진솔의무 지문은 법해석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으면 이해가 빠릅니다. 하지만 그러한 배경지식은 로스쿨 수험생이 공부해야할 분야이지 수능 수험생이 공부해야 할 배경지식과는 거리가 좀 있습니다ㅎㅎ
지문을 아예 안 보고도 풀렸던가요? 제도가능은 그럴 것 같기도 하고...
올해 본 시험인데도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ㅎㅎ;
제도가능곡선 첫번째, 두번째 문제는 미시경제학에 익숙한 학생이면 배경지식의 도움으로 굉장히 빠르게 풀었을 문제였습니다. 대학생 입장에서 수능 국어가 배경지식으로 풀리듯이, LEET에도 배경지식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 부분을 위주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능지버섯님은 올해 시험 보셨군요. 어려운 시험 준비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