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을 마친 그대들에게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60971344
20살을 갓 마친 03년생 동포들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길지만 작은 위로가 될 것 같아 메모장 깊숙이 묵혀놨던 글을 공유해봅니다.
요즘 새벽녁에 밖에 나가 산책하고 오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오들오들 떨며 길을 걷다보면 제법 정신이 맑아지면서 하고싶은 말들, 적고싶은 말들이 머릿속에 화수분처럼 피어나곤 합니다.
때론 고개를 들어 하늘의 별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도시의 새벽은 하늘의 별을 어디에 꽁꽁 감춰두었는지,
오랜시간 하늘을 째려보아도 간간히 보이는 별 한개..두개...
그런데 어제는 내 발밑의 땅을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엎드려 세상의 무게를 짊어지고 숨죽이고 있던 땅.
이제 겨울바람이 제법 앙칼져 가는데
벌거벗겨진 땅은 아무말도 하지 않습니다.
우린 늘 하늘을 꿈꾸며 삽니다.
우리는 우리의 피와 땀을 팔고
작고 여린 순수함까지 팔아가며
푸른 하늘, 빛나는 별을 동경하며 살아오지 않았던가요.
그러나 오늘 이 새벽에
나는 온 세상을 버티고 섯는
땅의 위력을 실감합니다.
위태로이 휘청거렸던 지난날
결코 흔들림 없이 우리의 무거운 비애마저
군소리 없이 버티어주었던 땅
나는 그것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
.
.
.
우리는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삽니다.
그래요.
그래야만 합니다.
우리는 푸르게 숨쉬며 사는 뜨거운 젊음이니까요
그러나 우리는 이제 새 시대를 짊어지고 살아갈
어른 이기도 합니다.
아직 스무살 밖에 되지 않은 우리가
어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그러나, 오늘 우리를 받치고 있는 이 땅은
우리에게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결코 가볍지 않은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앙칼진 바람마저 군소리 없이 버티어내는
세상의 수없이 많은 광활한 대지들
우리 새로이 다가오는 날들엔 차츰차츰
이 광할한 대지가 되어 살아갑시다.
묵직하고 단단한 땅이 되어
거센 바람 몰아치더라도
씩씩한 기상으로 버티어냅시다.
가끔 하늘의 별들이 무척 아득해 보일때면
그대 가는 길, 발밑을 버티고 서있는 땅을 보십시오
그것이 얼마나 의연히 수많은 것들을 버티고 섰습니까
하늘을 날지 못하는 아픔으로 좌절할 때면
세상의 중심은 저 먼 하늘이 아나라 우리 발밑의 땅이라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아직 당신을 쓰러지지 않게 붙들어줄
수많은 땅들이 남아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2023,이제는 더욱 단단하게,묵직하게,의연하게
22년, 12월의 마지막에
ps. 심찬우 선생님 수강생이라 중간중간 그분의 필체가 담겨있습니다. 너그러히 봐주세요.^^. (선생님 수강생입니다. 1년간 선생님덕분에 제 스물을 헛되이 보낸 것 같진 않네요. 감사합니다. 먼 훗날 꼭 한번 찾아뵙고싶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유대종 기실해 독서에 내신 범위 들어가는 지문이 있어서 듣고 싶은데 기실해 언매만...
-
아 여대가고싶다 1
그러나 남자라서 ㄴ하나가 더 붙어이썩
-
수학 백분위 99가 왜케많지 ㅈㄴ위축됨 그거보다가 오르비 들어왓는데 수학88...
-
과탐 98 95면 연고 라인에서 탐망/잘 중 어디에 속하나요? 이 라인에서...
-
장원영?카리나?수지?아이린?태연?아이유?윤아?이효리?
-
화작 1컷 2
93이 1등급 뜰 확률 0에 가깝겠죠…화작 1이 안 뜨면 토요일 논술 최저 못...
-
그만 araboja.
-
심리적으로... 삼수 해보니까 사수도 하고싶네요 올해 안끝내면 초장수생 루트 탈듯
-
남대가고싶다 9
땀에젖은옷킁카킁카
-
희망고문 당함
-
지2는 ㄹㅇ재밌어보임
-
낮에 노래방 갔는데 아예 아무도 없는거임,,, 그래서 맘놓고 애니오프닝 몇곡 조짐요...
-
대가리 깨질뻔 ㅎㅎ
-
ㄹㅇ…
-
각과목 만점자한테 가르침받으면 수능의 모든정수를 알려줄거니깐 1등급까지 쉽게 가지...
-
개국 0
근데 궁금한 게 있는데 약대 나와서 취업하고 회사 다니면서 약국 차려놓을 수...
-
실모기만질ㅇㅈ 6
네
-
논술 수험표 0
컬러로만 뽑아야 하나요? 흑백 안 됨??
-
그치 이거지 ㅠㅠㅠㅠㅠ
-
여대가고싶다고만 올렸더니 먼... 단체로 조롱에 어이가 없내요 찡찡거려서 ㅈㅅ...
-
어그로 ㅈㅅ 연고서성한중경 컴공이나 공대 희망하는데 물지 -> 지구사문 어떤가요
-
공부인증 8
3강도 들으려했으니 81분이라 포기.
-
클리드방송보기 2
흐흐
-
현역 고민상담 0
현역때 물1 지1을 선택한 학생입니다. 이번 수능에서 탐구는 45 42로 나쁘지않은...
-
신기하네...
-
(사탐런 하시는 분들 말고) 과탐 원과목 선택 고민 되시는 분들 하던 과목 하시는...
-
on 3
치지직
-
미적88 확통94 기하91 예상 절망회로 풀가동
-
신청한김에 영어독해문제집 풀어보고싶은데 어떤강의가 좋은가요???
-
백환 언매 0
들어보신분 있나요? 방학때 현강 들어볼까 해서요
-
외모
-
다들 어디갓어 불금이라고 즐기고 있나본데
-
수시 종합 "국민 인하 숭실" 중에서 뭐가 제일 높고 낮음?
-
진학사를 안사서 그런데 혹시 서강대 다군 자전 점수컷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
심신수양 필요
-
영단어 암기 팁 2
인지 심리학 입문, 장기기억(부호화) 내용 중 *정교화는 입력 자극에 부가적인...
-
누워있고 앉아있기만 해서 그런가진짜 지금 시발 죽을거같음
-
대강 분위기 보니 컷이 46이면 1이 너무 적고 45라면 은근 많은 느낌이네요...
-
재수 사탐 3
재수 예정인데 사탐런해야될지 고민입니다. 목표는 서성한 이상의 공대입니다. 이번수능...
-
공통수학 복습하고 뭐로 하지.. 고쟁이블랙라벨자이스토리벅벅.......?
-
ㅇㅇ
-
과탐은 진짜 너무 싫을듯
-
아니 어차피 수학은 모든 수험생이 다 치는데 내가 2점 떨어지면 경쟁자도 2점...
-
내돈내산 텔그 3
ㅁㅌㅊ?
-
걍 올해 사탐런 치고 끝냈어야하는데 난 왜 과탐을 했을까 내년에도 사탐런 개많이할텐데…
-
참고로 난 남자임
-
합격 ㅇㅈ 13
그런데 이제 대학원임
-
국숭세단 문과기준 순위가 어떻게되나요? 학과 아무거나 상관없구오!
-
25강기분 했었는데 한 번 더 보려고 26것도 들을건데 그냥 맘 편하게 올해...
새로운 관점이네요 지금껏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땅 그것이 우리를 지금까지 군말없이 버텨와준 것을 말이죠 저도 땅을 보고 배워야 겠습니다. 물론 저도 사람인지라 쉽지 않겠지만,항상 시도라는 것을 해야되지 않을까요?그래야 거기에 가까워진다고 저는 배웠습니다. 아무튼 하늘에 별이 없다면 전 땅을 보고 배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