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계열.. 원서접수후엔 이런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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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피오르 컨설팅에서 메디컬 팀장을 맡고 있는 종냥이라고 합니다.
서두는 입시 컨설턴트로 시작했지만, 이번에 올릴 글은 공부만 잘했던 고등학생이 진로로 매우 방황하던... 그런 20대 후반의 아저씨의 회고록? 이자 수기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글을 올리게 된 계기는 저랑 상담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되게 원서를 공격적으로 짜요. 확실하게 안정성이 검증되었다고 판단되며, 해당 수험생의 선호도가 높은 하방을 하나 잡으면 나머지 카드는 과감하게 그 이상을 찌르는.. 그런 식으로 전략을 짜거든요
입시에 관해서는 저는 어떻게든 학교의 한 급간을 올리려고 혈안이되어 있으며 모든 가능성을 검토해서 집어 넣으려고 해요
거의 메디컬계열의 학교서열주의자의 끝이 아닌가.. 싶어요 학과 하나라도 학교 하나라도 올릴 수 있으면 하방 하나 잡고 어떻게든 찔러보거든요
그런데 제가 현실에서 그런 생각을 하냐? 하면 저를 사적으로 만나는 사람은 아시겠지만 절대 그러지 않아요. 사실 그 반대입니다. 입시 컨설턴트다보니 입시에 관해서는 합격가능성만 분석해서 알려드리는게 맞다고 생각하다 보니 가치판단을 배제하고 학교를 올리는데만 집중할 뿐이죠.
제 위치가 남을 가르치고 계몽하는 위치도 아니고 제가 제 입장에서 “한의대는 이번에 초음파 통과되서 전망이 엄청 좋다~”거나 “수의대가 반려동물의 증가로 전망이 좋다~” 이런 학과나 학교에 대한 가치판단을 섞어서 말하는게 상담받으러 온 학생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일반과는 학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어느정도 귀뜀해줄수 있다 생각해요)
그런데 왜 제가 이런 글을 쓰게 됬냐면.. 얼마전에 컨설팅 받으러 온 학생이 댓글로 진로에 대한 고민을 길게 남겨 주셨거든요. 그런데 제가 했던 고민과 매우 유사하고 오죽했으면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서 많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네. 이번 글은 그냥 제 인생 일대기이자 그냥 이렇게 대학이랑 학과를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이정도로 넘어가주시면 될 거 같아요.
저는 먼저 하고 싶은게 많았습니다. 중학교때는 법조계가 멋있었고고1때는 경영학과.. 고2때는 물리학과.. 성적이 오르면서 모든 이과생이 밟는 테크로 의사만을 지망했죠
의사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별 거 없었던거 같습니다. 그냥 멋있어서.. 돈도 많이벌고.. 그 생각을 하다 보니 막 숭고하고 희생정신 등등 한번 진로를 결정하니 천직처럼 느껴졌어요
엄청 힘든 수술도 엄청 어려운 공부도 다 해낼 수 있을거 같고 그게내 유일한 직업인 것 같은 기분?
그 다음은 뭐.. 저는 자만했고 수능을 망치고 재수를 했어요.
재수를 할 때 저는 되게 절박했는데요, 저희 집이 부유한건 아니라서 자랑은 아닌데 부모님의 대출을 받아서 학원을 다녔어요. 저희집 한달 생활비를 가뿐히 뛰어넘는 학원을 다니며 부모님의 무조건적인 지원과 믿음에 부담감도 많이 느꼇고 그래서 꿈이 의사에서 의치한으로 바뀌었어요.
그때는 성공과 돈 많이 버는게 제 1목표였고 그러기 위해선 무조건 메디컬을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겼죠.
그 다음은? 재수는 부담감 때문인지는 몰라도 과탐 한과목을 4에 가까운 3을 받았고.. 결국 지방 한의대에 진학했어요.
하지만 저는 만족했어요. 왜냐하면 저는 훌륭한 멋있는 의사가 되기 위해 수능을 친게 아니라 출세하기 위해서 친 거였고 한의사정도면 훌륭한 선택지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한의대를 선택할때도 학교에 한번도 가보지 않고 그 당시에그럴법해 보였던 한방병원이 많은 학교로 선택했어요.
그렇지만 한의대에서의 공부는 맞지 않았고 저는 하고 싶은 공부만좋아하지 평소에 관심도 없었던 맹자나 음양오행은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너무 힘들었어요. 결국 반수했고 과탐을 바꿔서 그런지 늦게 시작했지만 의대 점수가 나왔어요.
네. 저는 그토록 가고 싶었던 의대 점수를 받았고 가군에서 6칸짜리 의대를 쓸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같은 군에서 7칸짜리 치대를 썻고 진학했습니다. 다군에 의대를 붙고도 등록하지 않았고요.
치대에 등록한 이유는 사실 제가 삼수쯤 하니깐 자기 객관화가 되더라구요. 이게 치열하게 달려온 고등학생때, 재수때는 몰랐는데
한의대에 다니고 삼반수를 하면서.. 조금 마음이 편해졌거든요
그래서 뭐 저도 의사가 치과의사보다 사회적 위상이 더 높고 멋있고 돈도 평균적으로 더 잘 벌고 주워들은것도 많고 다 아는데... 그게 선택이 안되더라구요
이유는 저는 공감을 너무 잘해요. 무서운 영화도 잔인한 영화도 감동적인 영화도 잘 안좋아하는게 감정이입을 잘해요. 사실 수험생의원서를 짜고도 계속 제가 먼저 혹시 떨어지지 않을지 걱정하고 확인하고요.
5칸짜리 학교 하방 부르고 여기잡고 다른군 올려도 된다말은 많이 하지만 정말 그렇게 부르기 전까지 걱정이랑 고민 많이하거든요.
뭔가 별거 아닌 이유라고 느낄지 모르겠는데 제가 의사가 되는 모습을 상상해봤어요. 의사가 된다면 바이탈쪽으로 갈 수도 있고 필연적으로 사람이 죽고 슬퍼하는걸 계속 볼텐데.. 무뎌질수 있을까 저걸 견딜수 있을까 하니 그거를 도저히 못 견딜거 같은거에요.
잔인한 수술이나 외과적 수술을 하는건 둘째 치고, 그 죄책감이나 부담감을 견딜 수 있나 내가 과연 사람의 생명을 책임질 자격이 있나 하니 그럴 자격도 없고 부담스러워서 치대로 갔어요.
어떻게 보면 거창하게 글을 적었는데 바보같죠? 성적안되서 한의대가고 적성안맞아서 반수하고 의대가긴 무서워서 치대가고..
치대라고 뭐 사람의 바이탈과 관련이 없는건 아니지만 저는 그런 숭고한 일은 다른 멋있는 의사선생님께 맡기고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 무료로 치료해주고 그러면서 사는게 더 저에겐 맞다고 느꼇어요.
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사실 상담을 하다보면 진로가 명확하지도않고 그냥 남들이 좋다 해서 가려는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진짜 의대에 관해 치대에 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냥 여기 의대 좋나요?여기 치대는 어떤가요? 이러는 분들이 계신데..
그 점수 받으려면 무수한 노력이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쉽게 결정할수 있는건가 싶긴 해요. 저도 재수때는 인터넷에서 한방병원 순위 이런걸로 학교를 결정했고.. 그런걸 뭐라 할 처지는 아니고 그럴 자격도 없지만
지금 저는 오히려 삼수를 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만약 제가 현역때 수능을 그 점수를 받았다면 바로 6칸짜리 의대를쓰고 지금쯤 의사로서 의대와 치대의 입결차이를 보며 승리감을 느꼈을 수도 있는데.. 저는 사실 지금이 더 좋아요
입시컨설턴트도 하고 상담도 하고 휴학도 길게 하고 빙빙 둘러가며학원일도 열심히 하고 그런 삶을 후회하지는 않는다는 말이에요
결론은.. 사실 이 성적 받기까지 엄청난 시간을 노력하셨고.. 지금은 여유가 있잖아요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자신이 결정한 학교나 학과에 대해 알아보면서 유튜브도 좋고.. 둘러보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저는 제일 좋은건 그 학교와 병원에 직접 가보는 거라고 생각해요
제 지금 학교를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거든요
네.. 좀 말이 길어졌는데.. 하고 싶은걸 해라는게 무책임한 말인걸 알아요. 그리고 입결 따라 가라는게 일리있는 말인것도 알아요. 그런데.. 입결이 높다고 억지로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는건 추천드리고 싶지 않아요... 지금이라도 점공은 잠시 넣어두고 지원하신 학교에 한번 가보시고, 찾아보고 둘러보세요. 인터넷에서 학교순위 같은걸 검색해라는 의미는 아니에요. 그런거 말고 한번 직접 가보는걸 추천드려요. 그게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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