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317 교직일기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62433102
지난번 6학년을 졸업시키기 직전에 쓴 이후로 처음 쓰는 교직일기이다.
먼저 작년 6학년에 대한 얘기를 마무리하자면, 마지막 2주가 정말 힘들었다.
기존에 겨울방학 직전과는 달리 정말 심하게 말을 안듣고, 사춘기까지 와서인지 대놓고 선생님과 맞서려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직전에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야 될 사안까지 발생했으나 졸업이 1주일 정도밖에 남지 않아 흐지부지 넘어갔고 마지막 며칠만 버티자는 마인드로 버텼다.
거기에다 졸업업무도 한트럭이라 6학년 1년을 통틀어서 마지막 2주는 정말 힘들었다.
결국 작년 6학년은 몇몇 납쪽이들이 막판에 화려한 임팩트를 남겨 그 아이들때문에 너무나 힘들었던 한 해로 기억에 남은 것 같다. (분명 성실한 아이들도 많았지만 납쪽이들의 임팩트는 그거의 수백 수천배에 달한다.)
6학년을 모두가 기피하는 이유를 잘 알 것 같았다.
------------
그 주 주말이 지나고 새로운 학년 편성을 하는 날이었다.
3월 입대 예정이라 담임을 설마 주겠어 했지만 진짜로 담임을 받아버렸다.
5학년 담임에 업무도 은근 기피업무 중 하나를 받아 3월에 담임업무도 많은데 학교업무까지 하느라 너무나도 바빴다.
월급은 휴직자라 일할계산 돼서 100만원대 밖에 안나오는데 일은 그거의 몇 배는 하고 가는 것 같다.
-------------
아이들은 직전에 졸업이 며칠 안 남은 6학년들을 보다가
막 4학년에서 올라온 애들을 봐서인지 너무나 착해 보였다.
사실 고학년이다보니 발톱을 숨기고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그래도 차이는 굉장하게 느껴졌다.
6학년 2학기쯤 되면 수업시간에 뭐 해라 하면 "안 하면 안 돼요?" "하기 싫은데요"가 기본이다. 그럼 그때마다 했던 말 또하면서 잔소리 해야되고 그 과정이 너무나도 힘들다.
하지만 이제 막 4학년에서 올라온 아이들은 군말없이 따라줘서 너무나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게 당연한거다..)
작년에 비하면 학생들은 너무나도 괜찮아서 괜히 군휴직을 너무 빨리했나 하고 아쉬웠다.
1년간 본 6학년 졸업시킬 때보다 어제 보름정도 본 아이들과 작별하는게 아쉬움이 더 컸다.
-------------
하지만 언제나 문제는 있는 법, 학부모들이 생각보다 극성이었다.
담임 거치지 않고 바로 교무실로 전화해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학부모도 있고 학생 간 다툼에 지나치게 개입해서 문제를 키우는 학부모도 있었다.
올해 모든 게 다 괜찮다고 생각하던 중 최종 출근 이틀을 남겨두고 사건이 두 가지나 발생했다.
아쉬워하지 말고 맘편히 떠나라는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여야지...
-------------
휴직 직전 열흘 남짓동안 학교 선생님들과의 대화주제는 pd수첩이었다.
아동학대로 고소당한 교사 사례는 거의 한다리 건너서 무조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생각보다 빈도수가 높은게 느껴졌다.
주변에 젊은 선생님들 보니 거의다 이직을 준비하는 것 같았다. 지금과 같은 추세면 학교에 붙어있기가 너무나 무섭다고..
군휴직 기간동안 뭐라도 준비해봐야지 하는 생각은 드는데 뭘 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업무에 적응하면서 천천히 생각해봐야지..
-----------
입대를 앞두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1년간 근무하면서 스트레스 탓에 건강도 많이 안좋아졌고 체력저하도 꽤 심각한 것 같다.
기훈단 수료까지만이라도 무사히 버텨봐야지,,,
헬특기 헬자대 걸리면 그때가서 드러눕던지 말던지 알아서 하자. 제발 무사히 넘어가기만을 바란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아침메뉴추천좀요
-
국어 풀기 ㅈㄴ 싫다!!!! 오늘은 밀린 사문 기출도 풀어야하네......
-
또 탐나네 흣
-
적폐수시러가 되는 게 내 꿈이라서 울엇어
-
깜빵에 가면 3
깜빵에 가면 먼저 가있던 죄명이가 마중나온다는 얘기가 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무척 좋아한다.
-
얼굴이 하얘져서 뭔가 피부가 좋아진느낌
-
말세다 말세야 에휴
-
100명 중에 열다섯명쯤 공개된 거긴 함... ㅎ.. 1차 합을 기다리며 고대...
-
실내에 있으면 느껴지는 그 안정감 ㄹㅇ 좋지않음?
-
집단 조직 개수 유형임...시발
-
인생은 투자게임임 인생은 운빨게임임 근데 보통 투자는 운빨임 ㅋㅋㅋㅋㅋ의미없다
-
패드로 사서 해봤는데 불편해서 파일 추출하려고 문서 숨긴 내부저장 이런거 찾아봤는데...
-
2 3등 먹었는데 1등 도전하게 덕코 조금씩 후원해주시면 압도적 감사 덕코...
-
4000부 판매돌파 지구과학 핵심모음자료를 소개합니다. (현재 오르비전자책 1위)...
-
꿈에 고죠 사토루 나옴 11
내가 제자였는데 고죠 센세가 자기 입에 물 머금고 그거 컵에 뱉더니 마시면 반전술식...
-
후..
-
수학 2 턱걸이입니다 ㅜㅜ 남은 기간동안 n제 많아야 2개정도 할 수 있을 거...
-
내가 배달시켜 먹던 마라탕 집이 얼마나 맛없었는지 깨달았다 이제 귀찮아도 집앞...
-
덥고 비오고......... 겨울에 이불속에서 뒹굴거리는게 가장 행복한듯
-
드디어 뇌 회전속도가 절반이상 조져지는 개잣같은 여름이가고 두배이상 빨라지는 가을...
-
여자볼때 이쁜거랑 귀여운건 다른거임?
-
어어 왜 기자가 붙노
-
이감 말고 국어 실모 추천해주세요!!
-
내 마♡음도 같이 부서져☆버렷어 힝...ㅠ` 왜이렇게 약한거냐구!!
-
패딩 입었다 0
는 구라띠 맨투맨 입엇는데 왜케 추움
-
계실까요?
-
근거는 없지만 수능을 잘 볼 것 같은 기분임
-
....? 아니 기껏해야 학교에 보급하는 태블릿도 갤탭 S6 라이트 이런데 거기서...
-
머리 눌리지 않음?
-
비안온다 1
지금가야지
-
서울대에 갈 잘생긴 청년이 하나 있구나
-
올해는 가야하는데 ㅆㅃ
-
14명이나 나선 서울시교육감, 보수도 진보도 단일화 난항 9
━ 10·16 재보궐선거 10·16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선 진영 마다 ‘후보...
-
이거 진짜임
-
목숨을건KICE와의당일치기한판승부준비하기 일케생각하면뭐가바뀔려나 사실 이거 비슷한거...
-
이걸로 하면 재밌겠다 ㅋㅋㅋ
-
수능냄새 1
비오더니 갑자기 쌀쌀해짐 어젠 슬슬 느껴지긴 했는데 ㄹㅇ 오늘은 수능 냄새가 난다
-
바로 오르비임 만약 내가 고1때 오르비를 알았다면 ㅈ같은 수시 학종 비교과...
-
맛있을깡?
-
나도 과잠 꺼내야겠다 17
성대의대 과잠 ! ㅎ
-
ㅈㄱㄴ
-
그냥 그럼
-
나도 과잠좀 입어보고싶네
-
지금 성적이 0
언미영물지 지금 성적이 중2 높2 80초 1~2진동 1컷 이상 정도되는대 수능때...
-
그래서 책챙겨서 집옴 차 침수될뻔
-
향긋
아니 초임한테 6학년이요…?
원래 초임은 1/6같이 내공쌓여야 수월한 곳은 잘 안주고 3/4학년처럼 비교적 완만한 애들 맡기는거 아니었나요 ㅜㅜ
1년차부터 고생많으셨어요…
놀랍게도 쌩신규때 6 줍니다... 교직문화가 별로 좋지 않은 지역이라 ㅜㅜ
반에 vip도 둘이나 있어가지고 쉽지 않았네요,,
슈-퍼 하드모드;;
덩치좋은 남선생님들한테도 대드나요 ㄷㄷ
고학년쯤 되면 선생님이 자기를 어떻게 못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별로 신경 안쓰고 대듭니다 ㅋㅋㅋㅋ 오히려 지 기분에 거슬리면 "교육청에 신고할거야!!" 이러면서 더 짜증나게 도발(?)해요
그 조그만한 애들부터 갑질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는게 끔찍하네요. 초임에 6학년이라니 고생 많으셨어요.
저는 다시 구자경 선생님과 함께 하러 갑니다.ㅋㅋㅋ
엄마들이 자기반 담임선생님 대하는거 보고 옆에서 배우는거죠 ㅋㅋㅋ 임고 화이팅하시고 초수에 합격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