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적성시험의 본질을 회복하면 끝나는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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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은 사교육 시장이 얼마나 커지느냐의 여부가 아니라, 사교육이 점수를 올리는데에 실질적 도움이 되느냐의 여부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정치판에서 이 본질을 직시하고 문제를 해결해야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정치판의 시각에서는 사교육이 당장에 유발되지 않는 방향을 추진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수능에서 난이도나 문제 유형 측면 뿐만 아니라 풀이 방식 등 다양한 측면에서 사교육에 뒷통수를 때리는 방향으로 출제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에는 대학수학능력을 갖춘 학생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출제한다는 기본 원칙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인 이상 건드리기 어렵고, 그러니 수능이 본질을 유지하는 한, 수능시험에서의 점수를 결정하는 것은 기본적으론 능력이어야 합니다. 물론 이 능력을 노력을 통해 키울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아주 오랜 시간 동안의 노력으로 능력을 기른 결과여야 하지, 노력 그 자체가 결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게 수능의 출발점이고 본질이니까요.
사실 모두들 알고 있지 않습니까. 사교육의 본질은 학생들의 불안함보다는 학생들이 해야할 노력을 대체해야 하는 영역에 있다는 걸. 노력만능주의를 깨면 사교육은 깨집니다. 우리 여론은 이 냉혹한 진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습니까?
한쪽에선 인공지능시대에 중세국어를 푸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합니다. 다른 한쪽에선 고졸들이 보는 시험에 사교육의 도움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비문학을 출제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합니다.
둘다 명분만큼은 누구도 거부하기 어려울 만큼 강력합니다. 하지만 둘다 본질을 비껴가고 있다는 것을 수험생들은 모르지 않지 않습니까?
중세국어의 탈을 썼을 뿐, 중세국어 문법 체계의 규칙을 새로운 텍스트에 적용하는 능력을 묻습니다. 복합어를 형태소 단위로 분석하고, 각 단위를 규칙에 따라 명명하고 단위간의 관계를 파악해야 합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이 능력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논리학 지식을 "암기"했더니 가능세계 지문 풀이에 유리하더라고 홍보하면서, 문법은 무조건 암기라 생각하는 여론에 기대어 수능에서 문법을 없애자고 주장하는 것은 불편하지 않습니까?
물론, 사교육을 없애자면서 "시간투자"와 "단순 암기", "단순 노가다 수준 노력"에 해당하는 교과서와 ebs 연계를 강조하고 비문학을 출제하지 말라는 주장이 불편합니다.
제가 힘을 가진 언론인이라면, 실체적 진실보다 정치적 지형을 우선시하는 사람이라면, 이 문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신상만 조사해도 쉽게 프레임질을 하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
대통령의 출제 지침 비난한 국어 강사, 알고보니 비문학만 전문으로 가르쳐와..
수험생의 여론 수렴했다는 청원글 작성자, 알고보니 국어 사교육 전문 출제자..
새로운 수능 출제 방향, 대치동과 사교육 업계 반발해..
수능이 적성시험의 본질을 회복하면 됩니다. 근데 그거 기분 나쁘지 않습니까? 어떤 애는 교과서만 읽고도, 현우진 책만 사서 풀면서 강의는 하나도 안듣고도 어렵다는 수능 문제를 쉽게 쉽게 풀어대고 대학가는데, 솔직히 그 애 노력으로 따라잡고 싶잖습니까? 스타강사가 이차곡선은 무조건 대칭성이니까 그림 데칼코마니로 보조선 무조건 그으라면 긋고 문제풀고 대학가고 싶은 사람이 여기 대다수 아닙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그럼 그런 심리는 정책 방향을 바꿔낼 만큼의 정당성이 있습니까? 사교육 시장이 커졌으니 적성시험의 본질을 파괴하고라도 그 시장을 때려잡아야겠다는 심리보다 더 정당성이 있는겁니까? 왜요? 수능은 원래 능력있는 사람 뽑자고 만든건데 왜 당신이 능력있는 사람을 따라잡을 수 있어야 합니까?
어쩌면 여기 대다수는 윤석열의 출제방향이 본인에게 더 유리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윤석열이 만들어낸 혼란이 싫을 뿐이지, 수능을 기다리며 머릿속으로 그려보던 수능 시나리오엔 가장 윤석열 스러운 수능 세트가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나만 아는거 나와달라,, 내가 이감에서 수능 직전에 봤던거 그대로 나와서 그 지문 5분컷 하게 해달라,, 핫콜에서 본 지문 그대로 나와라,,
"나만 아는거" "이감" "핫콜"의 자리에 "교과서" "ebs"만 넣으면 그게 그거 아닙니까?
입시생 누군가가 리트 한지문을 5분컷한다면서 자랑을 늘어놓다가 이번 대통령의 수능 출제지침 사태를 보고 이리 말하더군요. "리트처럼 논리학 지식이 있어야만 풀리게끔 내도 모자랄 판에.."
노력은 공정합니까? 능력이 공정한겁니까? 애초에 공정은 무엇입니까?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들 하는 컨텐츠가 있다고 합시다. 그 컨텐츠를 도움이 안되더라도 풀어보고 수능장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과 돈이 있어도 컨텐츠 자체에 접근권한조차 없는 사람간의 차이는 공정한 차이입니까? 그냥 어짜피 그거 도움 안된다 말하고 넘길 수 있는 문제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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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슈의 논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계신 듯. 동감합니다.
그럼에도 당장 대입 시험을 코 앞에 둔 이 시점에서 수험생들에게는 이러한 논의가 다소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죠. 언젠가는 이런 담론이 진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시기상조라고 봅니다..
음 이건 정말 진지하게 생각할 논쟁인듯. 수능을 psat leet처럼 적성검사처럼 만들면 예측가능성 감소>>사교육 영향 감소>>성적의 빈부격차 감소라는 좋은 면도 있겠지만, 수능성적에 재능을 더 많이 개입시키는 거에 국민적으로 얼마나 동의할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가장 적성검사같은 국어독서가지고 뭐라함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