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화학1, 왜이리 답이 없을까? (1)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6405865
Prologue. http://orbi.kr/0006405797 (먼저 읽고 오면 이해가 더 잘 될 거에요.)
2편. (상위권에게 바치는 말) http://orbi.kr/0006415417
1. 4등급 이하가 3등급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세줄 요약
1. 문제를 다 풀어야 된다는 고집을 버려라. 평소에 고집 없는 놈들도 꼭 이런 데는 고집 있더라.
2. 1등급 컷만 바라보지 마라. 그러다가 고개 꺾인다.
3. 네가 참말로 개념을 다 익혔다고? 제발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라.
먼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부터 얘기하자면, 조금만 마음을 더 편하게 갖고, 시야를 달리하라는 겁니다.
일단 중요한 건 3등급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너무 허무해서 뒤로가기에 손이 갈 수도 있겠지만 당연히 3등급 컷보다 점수를 높게 받는 것입니다.
(짜증이 나더라도 그 손가락으로 학을 접어버리기 전에 스크롤을 내려주시길 바랍니다. ^ㅇ^)
그렇다면 3등급이 목표인 우리들에게 있어 그 이상의 문제를 맞추려고 시간을 쏟는 것은 오히려 시간낭비가 아닐까요? 차라리 그 시간에 마킹을 확인하고, 문제 푼 거나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면 더 좋겠죠.
하지만 우리는 도민준도 아니고, 미래에서 온 사람들도 아니기에 3등급 컷만큼만 문제를 풀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정말로 그럴까요?
그에 앞서 악명 높았던 14년도 수능 화학1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도록 합시다.
그 당시에는 갓 개편된 교육과정에 6평과 9평에서 빨은 꿀 덕분에 수능도 그럴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 날 시험지는 당시 발매되지도 않았던 디아블로Ⅲ를 미리 경험해볼 수 있을 정도의 불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을 썼다면 그 어렵다던 탄화수소 문제와 전기음성도 문제에 손도 대지 않고 2등급을 그냥 스리슬쩍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 방법은 좀 있다 보기로 하고, 아래의 사진을 보도록 합시다.
(출처 – 동파의 대학입시 이야기(네이버 블로그) (위), 유웨이닷컴 – 16' 6평 등급컷 (아래))
일단 우리의 목표가 3등급 컷보다 점수를 높게 받는 것이니 3등급 컷을 알아야 그 이상을 얻기 위해 노력을 할 수 있겠죠? 그러니 먼저 등급컷을 보도록 합시다.
자세히 살펴보시면 14' 수능부터 그 이후로는 전체적으로 큰 변화 없이, 특히, 1~3등급의 등급컷은 대략 44, 40, 36에서 ±2점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단 우리는 3등급이 목표이기 때문에 36점을 목표로 잡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자, 이제 우리는 36점이라는 목표가 생겼고, 그 점수만 확실히 확보한다면 큰 이변이 없는 한 3등급을 쟁취할 수 있습니다.
(출처 – 마블 퓨쳐파이트 공식 커뮤니티(네이버 카페))
그란데 말입니다. 우리는 뜻밖의 사실을 한 가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문제의 점수를 일일이 확인해가며 문제를 푸는 게 오히려 더 귀찮다는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책위를 세우기는.. 무슨 그냥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4페이지를 버리세요.
처음부터 쓰고 싶었던 말을 이제야 하네요. 4페이지만 버리면 이 모든 게 해결됩니다.
증거자료로 15' 수능 4페이지의 발문만 보여드리겠습니다.
17번.
18번.
19번.
20번.
(출처 – ebsi)
점수가 기재되지 않은 문제의 배점은 2점이므로 4페이지의 배점은 총 11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포기한다면 최대 얻을 수 있는 점수는 39점입니다. 3등급은 그냥 먹고 감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4페이지에서 찍어서 운이 좋아 한 두 개 맞추면 2등급도 노려볼 수 있는 그런 상황이죠.
앞에서 얘기한 14' 수능 얘기를 다시 꺼내보자면, 14' 수능 화1 4페이지의 배점은 2점, 3점, 3점, 2점으로(전기음성도 문제가 2점인건 아직도 노 이해) 포기한다더라도 최대 40점을 얻을 수 있고 4페이지를 포기함으로써 얻을 시간적, 심적 여유를 통해 좀 더 확실히 포기하지 않은 문제를 다 맞췄다면 2등급을 그냥 스리슬쩍할 수 있는 그런 기회도 있었다고 합니다. 운이 좋아 3점짜리 하나를 찍어서 맞췄다면 1등급이 되어 공부 깨나 한다고 자랑할 수 있는 성적도 될 수 있었겠죠.
자,
(짤 재탕잼.)
이 글 전체적으로 전제로 깔고 있는 그 불편한 한 가지. ‘포기하지 않은 문제를 모두 맞춰야 한다.’
말은 쉽지만 하기가 힘들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세요.
16문제를 30분 만에, 문제지 넘기는 중간에 눈으로 푸는 시간까지 합쳐서 평균 1문제당 2분씩 주고 문제를 푸는데, 1번 문제를 2분동안 풀 리는 없으니 (아니라고 하지는 않겠...죠?)
페이지당 시간을 쉽게 잡아 5, 10, 15분씩만 잡아도 한 문제당 1분, 2분, 3분 안에 풀 수 있다고 볼 수 있게 됩니다.
물론 그것보다 더 빨리 푼 뒤에 남는 시간을 마킹 및 검산 시간으로 잡아도 됩니다.
어떻습니까? 이제 할 만 하다고 느껴지나요? 아니면 아직도 불안한가요?
그렇다면 혹시 ‘난 분명 개념은 다 알고 있는데, 푸는 건 시간 안에 못 하겠어 ㅜㅜ.’와 같은 쓸 데 없는 자기위로를 하고 있는 건 아닌가요?
사실 저 말은 화학1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주로 하는 푸념 중 하나입니다.
글이 더 길어질까 싶어 얼른 본론부터 말하자면 개념을 다 알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이 무슨 무례한 소리인가 싶지만, 저도 할 말은 있습니다.
.
(출처 – 스타 모의고사 탈락 문항)
위의 문제에서 요구하고 있는 개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사슬 모양 탄화수소, 다중 결합, 실험식과 분자식, 탄화수소의 연소 정도가 있겠죠?
(이것마저도 모른다면 교과서나 안 되면 수특에 있는 개념들이라도 모두 먼저 숙지하길 바랍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와 ㉡가 무엇인지, (다)가 어떤 탄화수소인지 3분 안에 알 수 있을까요?
알 수 있습니다. 단, 그 과정에서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개인 역량에 따라 다르겠죠.
하지만 구성 원소가 4개인 탄화수소는 C2H2 밖에 없고, 구성 원소가 5개인 탄화수소는 CH4 밖에 없다는 것,
3n+2=11을 통해 (다)가 C3H8 라는 것을 알아내는 데는 교과서에는 없는 ‘개념’이 필요합니다.
즉, 시간이 부족해 못 풀었다는 말은 그 문제에 관련된 개념을 덜 익혔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개념은 교과서에서 나오는 알케인, 알켄, 알카인에 대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화학 문제를 푸는 데에만 필요한,
실제 화학에서는 쓸모없을 지도 모르는, 실전적인 개념을 지칭합니다.
쉽게 말해 연소 실험을 하는데 구성 원소가 몇 개인지가 중요할까요? 3n+2 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어야 할까요?
물론 해당 물질의 화학적 성질 중에서 위의 것들 때문에 발현되는 것들이 있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저러한 개념들은 저런 종류의 문제를 푸는 데에만 필요한 개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우 지엽적이라고 볼 수도 있죠. 하지만 저런 자잘하고 실전적인 개념들이 쌓이고 쌓여서 유연하게 쓸 수 있을 때, 비로소 개념을 익혔다고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는 생물에서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왜 생물은 자잘한 개념까지 익히려고 지엽까지 따로 찾아가며 공부하면서 정작 화학은 교과서만 정독하면 개념이 3분 카레 돌리듯 간단하게 완성될 거라고 생각하나요?
어찌보면 굉장히 당연한 말인데 이걸 모르고서 ‘난 개념은 다 아는데’라고 투정을 부리고 있다는 게 정말 희한한 노릇이기도 합니다.
교과 개념의 양이 가볍다보니 그에 따른 실전 개념의 양 또한 가볍거나 어쩌면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내뱉는 실수일 수도 있겠죠.
끝을 어떻게 맺어야할지 몰라서 일단 대강 정리를 하자면,
4페이지를 풀어야 된다는 욕심을 버리고, 내가 얻을 수 있는 점수에 먼저 집중하기로 합시다.
그리고 개념을 다 뗐다고 자만하지 말고, 자다가 깬 몽롱한 상태에서도 문제를 받았을 때 어떤 문제든지
3분 안에 풀 수 있을 정도로 개념을 유연히 적용시킬 수 있는 지, 이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다른 개념은 없는 지 배우려고 노력하기로 합시다.
실천하는 방법
1. 지금부터 9평을 대비해 내가 어떻게 문제를 풀 것인지에 대한 시나리오를 짠다.
2. 실전 개념을 키우는데 가장 좋은 것은 기출 풀이지만 시간이 없다면 실전 개념과 관련된 인강이라도 봐서 숙지한다.
단, 글쓴이는 인강보다는 기출을 통해 터득했기 때문에 누가 좋은지 물어봤자 대답해줄 수가 없다.
3. 기출을 적당히 돌렸다면 다양한 문제를 접하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개념만으로 충분한지 피드백을 한다.
굳이 문제집을 사지 않더라도 인터넷 뒤져보면 많다.
수XX, 포XX 등의 카페에 활정 걸어달라고 하지 말고 괜찮은 문제나 찾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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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독성이 낮아도 읽을 사람은 다 읽을 것 같은데요? 전 읽기 힘들다는 생각 안 하고 다 읽었어요.
충고 감사합니다. 약간 수정해서 그나마 눈이 덜 불편하도록 하려고 해봤는데 잘 됐는지는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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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다다익선이라지만 각자의 상황에 맞게 해야겠죠. EBS 교재 중에 그나마 퀄 괜찮은 게 과탐이라 위의 분 말씀처럼 수특 수완 1회 후 기출 풀어보고 상대적으로 부족한 파트(양적관계, 금속반응 등)에 대해 기출을 2~3회 다시 돌려서 자신만의 풀이법이 확립하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몇개년이요?ㅜㅜ
현 교육과정은 14년도 기출부터이긴 하지만 그 이전 교육과정에서부터 이어져온 내용도 있기 때문에 시간 많으면 14년도 이전 것까지 보시고 안되면 14년도부터 3467910수 다 돌리면 지금까지 나온 걸로 총 18회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