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성이론에 대한 오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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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어떤 별, 은하, 성운까지의 거리가 몇 억 광년이라는 얘기를 하면서 "빛의 속도로 이동해도 수 억, 수십 억 년이 걸린다" 라는 것을 근거로 인간의 한 일생에서는 그런 천체들까지 절대로 갈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는 엄연히 잘못된 표현입니다.
만약 20광년 떨어진 천체까지 빛을 쏜다면 지구에서 봤을 때는 이론적으로 20년이 걸릴겁니다. (빛이 도달했다는 정보가 다시 지구로 도달하기까지 20년이 더 걸리긴 하죠.) 하지만 진공에서의 광속에 매우 근접한 속도로 이동하는 우주선 안의 사람 입장에서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사실 우주선의 속도가 매우 느려도 상대론적 효과는 발생하지만, 진공에서의 광속 c에 충분히 가까워야 유의미한 효과가 생깁니다.
이론적으로 c에 충분히 가깝게 빠르게 이동한다면 인간의 일생도 아닌 2, 3년 만에 수십억 광년의 거리를 이동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구에서는 수십 수백억 년이 흘러 있겠지만 우주선의 입장에서는 시간 지연 효과에 의해 걸리는 시간이 매우 단축됩니다. (물론 이를 위해 c의 0.9999999995% 정도로 가깝게 가속을 해야 하고, 이렇게 가속을 하기 위한 에너지원이나 연료는 또다른 문제입니다. 더 많이 가속시키기 위해 더 많은 연료를 실으면 그 연료 때문에 질량이 늘어서 또 가속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생기죠. 또한 지금도 우주가 팽창하고 있으며, 팽창 속도는 c를 넘어설 수 있기 때문에 무작정 관측가능한 우주의 끝으로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두 번째 표는 인간이 견딜 수 있는 1.5G의 가속력으로 가속했다가 다시 감속하는 좀 더 현실적인 경우입니다. 25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안드로메다 은하까지 가는 데 18년이면 충분하죠.
빛의 로렌츠 인자(감마)의 값이 양의 무한대로 발산함을 생각해보면 광자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먼 곳이라도 그곳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0임을 알 수 있습니다. 즉, 광자의 입장에서는 소멸되지 않는 이상 "동시에 모든 곳에 존재"하는겁니다. 좀 웃기죠.
빛에 대한 재밌는 얘기 두 개를 더 하자면
1. 진공에서의 빛의 속도는 정확히 299,792,458 m/s입니다. 소숫점이 없으며 완벽하게 정확한 값입니다. 왜 그럴까요?
1미터의 정의가 빛이 진공에서 1/299,792,458 초 만큼 진행한 거리이기 때문입니다.
2. 소리의 도플러 효과와 충격파(마하의 원뿔 등등)는 있는데, 같은 파동인 빛에 대해서는 없을까요?
있습니다. 빛의 도플러는 적색편이 등으로도 유명하고, 딴소리이지만 작년 카이스트 면접에서 이 효과에 대한 수식적인 계산을 요구하는 문제를 출제해서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로 제대로 걸렸습니다.
빛의 충격파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이동하는 광원이 있어야 하므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빛이 매질 속에 있을 때는 가능합니다. 최소시간 원리에 의해 빛의 굴절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도 매질에 따라 광속이 바뀌기 때문이죠. c를 항상 "진공에서의" 광속이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전입자가 매질에서의 빛의 위상속도보다 빠르게 이동할 때 광학적 소닉붐이 발생하여 청백색 섬광을 내뿜고, 이를 체렌코프 효과라고 합니다. 원자로의 노심에서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상대론 공부하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간단하게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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