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국어를 잘한다 싶으면 덤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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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으로서의 실재 w. Luhmann, Bachelard, and Deleuze.
언젠가 한 가수는 상상의 동물 기린에 관해 이렇게 쓴 적이 있다.
"너의 울음소리에다가 아껴둔 말들을 씌울거야."
이것은 분명 물화된 실재에 대한 위대하고도 냉소적인 통찰이다.
사람들은 사유가 감춰지고 어둠 속에 묻혀있는 어떤 존재를 조명하는 일인 것 마냥 생각한다. 그러나 사유는 한갓 몽상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내밀한 이미지를 물질의 심부로 투사하고, 그로부터 물질의 상을 길어오는 과정이다. 그 투사와 길어옴은 사유의 폐쇄적 몽상을 선명한 이미지로 처리하는 자기준거적 작동이다. 작동적 폐쇄는 인식의 필요조건이다. 물질의 심부는 몽상의 안에 놓인 몽상의 바깥, 내부세계의 외부세계의 내부세계, 자기지시적 상상력 없이는 욕망할 수 조차 없는 어떤 타자지시의 잠재성, 그리고 체계의 환경이다. 그렇기에 그 폐쇄를 야기하는 구별은 언제나 타아와 자아의 차이화, 타자로부터 자기의 유리화, 자기를 현행화하는 욕망인 동시에 타자를 물자체의 심연 속에 던져놓는 잠재화이다. 이러한 사유는 플라톤으로부터 칸트에게까지 이르는 인식론의 유구한 전통을 물구나무 세운다. 감성적 종합은 물자체로부터 현상을 추출하지만, 내밀한 이미지의 몽상, 강도적 종합, 혹은 체계의 구별작동은 내부세계에서 그 안으로 접혀 들어오는 주름을 미분화된 의미론의 차원으로 받아내고, 물자체의 모습으로 이념화한다. 감성적 종합의 세계에서 실재적인 것은 저 피안의 사물들이었지만, 강도적 종합의 세계에서 실재적인 것은 지시된 자아로서의 차안과 지시된 타아로서의 피안의 총체이다. 이렇게 파악된 실재성들은 각자에게 언제나 물질성의 일차적 근거가 된다. 체계에 의해 선택된 의미만이 체계의 사태를 규정한다. 그 선택은 체계내부환경에 대한 관찰작동의 귀결이다. 원자는 물리적 체계의 관찰작동이 구성한 하나의 (차이)동일성Einheit이다. 인간은 사회적 체계의 관찰작동의 결과 그것의 환경으로서 주어진다. 사건으로서 체계는 한 순간 타자가 무엇인지 지시한다. 사건으로서 체계는 그 다음 순간 그 타자를 다시 자기 안으로 재진입시킨다. 그것은 현행화된 체계가 의미의 미끄러짐으로서 현행화시키려 하는 어떤 잠재성을 위한 것이다. 그것은 한때 환경의 심연 속으로 가라앉았던 실재의 잊혀진 이미지를 다시 스스로의 몽상 속에 불러들이려는 한 과정이다.
옛 헬라스의 맹주였던 스파르타는 메세니아라 불리는 식민지를 통치했다. 그들은 이 식민지를 주기적으로 약탈하고, 그곳에 살던 건장하고 영리한 청년들을 도륙했으며, 그곳에 살던 여자와 아이들을 유린했다. 그러나 이는 항상 두 폴리스 간의 명예로운 전쟁의 형식을 취했다. 전투에 있어 시민적 탁월성을 발휘하기 위한 모든 의례들이 엄숙하게 치뤄졌으며, 이 모든 절차는 학살을 성스러운 축제로 만들면서도, 그것의 축제성을 사유의 피안으로 날려버렸다. 아마 이러한 측면에서 스파르타를 주기적인 메세니아와의 전쟁위험으로 스스로를 조직하는 원시적인 형태의 위험사회라고 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역사적 사례는 우리가 앞서 탐구한, 어떤 전복된 인식론과 존재론을 훌륭하게 예시한다. 사회적 체계의 타자지시는 기실 메세니아에 대한 스파르타의 "전쟁"과 같다. "적성국"으로서 메세니아가 스파르타인들의 환경으로부터 새롭게 발견된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체계의 심연에 잠재화 되었던 어떤 의미론의 건져올림이다. 이 라케다이몬 사람들은 언제나 새롭게 밝혀지는 적의 공공연한 선전포고를 듣는다. 전쟁의 현실이 라케다이몬 사회 내부로 주름진 채 짓쳐들어온다. 저 미개하고 야만적인 종족의 사나운 이미지가 스파르타적 몽상의 그물에 길어올려진다. "적성국"으로서의 메세니아는 그렇게 스파르타가 직면한 실재하는 위험으로 사유된다. 그리하여 스파르타는 매번 위대한 응분의 전쟁을 개시한다. 그것은 이 체계, 이 배치에게 스스로의 (차이)동일성을 반복할 수 있게 한다. 마침내 연쇄될 수 있게 된 사유가 존재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그러나 이 존재는 언제나 벙어리이다! 언제나 창이 없는 모나드 안에 갇힐 운명인 사유는 어떻게든 이 벙어리의 목소리를 들어야만 한다. 그리하여 그것의 청각은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소음을 의욕한다. "인간은 아무것도 의욕한다 않을 바에야 차라리 무를 의욕한다."는 니체의 통찰은 인간을 넘어 모든 모나드의 성향을 규정하는 것이다. 결국 사유는 존재를 '조명'하지 않는다. 사유는 존재에 어떠한 빛도 비추어 볼 수 없는 운명이다. 그래서 그것은 환청을 듣고선 환시를 떠올린다. 그것은 언제나 어떤 실재를 물화하는 몽상적 사건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언젠가 한 가수는 상상의 동물 기린에 관해 이렇게 쓴 적이 있다.
"너의 울음소리에다가 아껴둔 말들을 씌울거야."
이것은 분명 물화된 실재에 대한 위대하고도 냉소적인 통찰이다.
바슐라르, 들뢰즈, 루만 공부하다가 갑자기 필받아서 쓴 구성적 실재론에 관한 글이고요. 그냥 심심해서 올려봅니다. 루만, 들뢰즈, 바슐라르 안읽어봤음 이해못하는게 당연하고요. 국어 잘한다 싶음 덤비라는건 걍 어그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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