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카털파카 [1232888] · MS 2023 · 쪽지

2023-11-17 10:00:56
조회수 14,720

이런말하면 레전드씹기만 비틱으로 보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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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잘본건 하나도 안기쁨


왜냐면 국어는 원래 잘하던거였고


그래서 공부도 별로 안했음 


이번에 평소보다 훨씬 잘보긴했는데(9모땐 백분위 93이었으니깐) 그냥 운이 좋았다고 생각함



근데 수학은요


수학은 씨팔 내가 올해 공부한 시간의 80%는 수학이었음


그러니까 나는 사실상 수학을 올리려고 재수한거고 


수학에 노력을 쏟아부었고


수학을 잘보는게 내 노력을 증명하는 길이었음


아니 그렇게 잘도 아니고 그냥 3등급만 나오면 바로 동서남북으로 공중제비돌려고 했음


근데 이래버리면 내가 뭐가돼?


1년동안 수학만 했는데 이딴점수가 나와버리면 내가 뭐가되냐고


평가원 씨발련이 짜잔 너의 노력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이 멍청한 버러지새끼야 하면서 뻐큐날리고 있는것같아서


그래서 울고싶어짐



여러분 제가요


살면서 뭔가 노력을 해본적이 없어요


그냥 무기력하게 대충대충 살아가는 삶


아무런 변동도 없이 멈춰있는 삶



목표하는 대학도 딱히 없으면서


여태 공부해본적도 없으면서 재수를 선택한것도 


그런게 있었어요


뭐라도 좀 해보고싶다



그래서 증명하고 싶었어요


나도 하면 할수있다


노력하면 성과를 낼수있다


근데 이게 뭐에요?


왜 5등급이 날 반겨주고 있는거죠?



씨발 난 1년동안 뭘한걸까요?


진짜로 그냥 아무것도 안한건가봐요 또다시


아무것도 아니었나봐요



노력 안한건 점수 잘나오고


노력 한건 점수 안나오고


그러면 내가 노력을 왜한거고 왜해야하죠?


1년동안 한 노력이 싸그리 부정당했는데 이제 뭘해야하죠?



고3때 심각한 무기력감에 빠졌었어요


즐겨하던 게임도 다 재미없어지고


그저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서 디씨만 10시간씩 쳐하는 븅신같은삶을 살았어요


그래도 달라지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있었죠




위에는 무슨 내가 공부 존나 열심히 한것처럼 써놨지만


그래요 별로 열심히 안했어요


이딴걸 노력이라고 칭하면 진짜 노력하고 있는 다른분들한테 실례일것같아요


그래도


그래도요 제가


5등급 받을정도로 안하진 않았어요.


아니 결국 5등급 받았으니 5등급 받을정도로 안한걸까요?


결국 난 하나도 달라진게 없는 븅신인걸까요?



아빠랑 가족들은 그래도 작년보다 전체적으로 다 올렸으니 잘했다고 해주시고


옯붕이들은 와 국어황 ㄹㅈㄷㄱㅁ 해줘도


제눈엔 수학 5등급 받은거밖에 안들어와요


그래서 지금 또 울면서 이글 쓰고있는 중이에요


3등급만


3등급만 나왔어도 안이럴텐데요


오히려 감격의 눈물도 흘릴수 있었을텐데


5등급이래요 5등급.


웃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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