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뒷자리에서 응급환자 발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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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스타에 쓴 글 발췌)
오늘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했다. 정확히 내 뒷자리에서 말이다. 이륙 후 30분 정도가 지난 시점부터 숨소리가 거칠어지더니 이윽고 헐떡임의 정도가 심해졌다.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걸 분명 다들 인지했음에도,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 누군가가 승무원을 불러야하는 상황임에도, 나 역시 두려워서 입을 열지 못했다. 결국 아버지께서 중국어로 승무원분께 긴급요청을 하셨고, 곧이어 다른 승무원분들과 두명의 안전요원들이 난동을 피우는 환자로 하여금 안정을 취하게 해주셨다. 기내에서 산소마스크와 호스 등등의 응급의료장비들을 보게된건 이번이 내 일생에서 처음이었다. (또한 마지막이었음 좋겠다) 상황이 어느정도 정리된 후 아버지께서 중국어로 물어보시고 나에게 알려주셨는데, 심장병을 앓고 계셨던 분께서 비행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문제가 생겼던 거였다. 다행히 회항할 필요없이 인천공항까지는 금방 도착하였고, 환자분은 착륙후 대기중이던 구급요원들에 의해 후송되었다. 참..많은 생각이 드는 경험이었다. 환자가 위급한 상황임을 승객 다수가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아버지를 제외한 그 아무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물론 겁에 질려 발만 동동 구르던 나 역시 이들을 비난할 자격은 없다. 다만 타인의 고통을 애써 외면하고 방관할 수밖에 없는 현 시대 상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내 자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봤다. 만약 내가 꿈을 이뤄 그토록 원하던 의사가 됐었다면 당시 그 상황에서 발벗고 나설 수 있었을까? 솔직히.. 모르겠다. 어쩌면 난 의사를 꿈꿀 기본적인 자격조차 없던 놈일지도 모른다. 아무쪼록 병원으로 이송됐을 환자분이 무사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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