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팔이소년 [1280865] · MS 2023 (수정됨) · 쪽지

2023-12-22 08: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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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하세요~ 경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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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입시커뮤니티 한복판에서 한 소년이 추위에 떨며, 외롭게 주위 사람들에게 경제를 권하고 있었다.


"거기 지나가는 잘생긴 형님, 경제 잘 하실거 같은데요?"


"아, 저는 메디컬 준비생이라 ㅎㅎ"


"아 거기 존예 누님, 경제 하시면, 수시 최저 다 맞추실듯?"


"아, 저는 이미 쌍윤으로 마음이 기울어서요."


지나가는 사람마다 각자의 이유로 소년의 권유는 완곡하게 거절되는 결과가 이어져왔다.


지나가는 그 누구도 경제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 소년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경제를 팔지 못하면, 집에서 자신이 기르는 개 케인즈와 고양이 프리드먼이 굶을 것이 자명했기 때문이다.


그런 걱정을 한가득 안고, 계속 경제를 팔던 와중 누군가가 소년과  부딪혔다. 끼니를 제대로 먹지 못한 소년은 고꾸라졌고, 상대방은 사과는 커녕 나약한 소년을 비웃었다.


"그딴거나 팔고 있으니 굶고있지~"


소년을 비웃는 상대방은 쌍윤을 판매하는 춘자였다. 소년이 춘자에게 따지려고 달려드는 순간, 그녀의 경호원들이 소년을 강하게 밀쳐냈고, 소년은 무력하게 밀려났다.


"그러는 너는 얼마나 잘났길래, 나를 비웃는거야!" 소년이 울부짖었다.


"그냥 이 정도?"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그녀는 소년이 보는 앞에서 여러명의 사람들에게 윤리를 팔아치웠다. 이것은 마치, 예쁜 사람이 길 가다 번호를 따이듯, 주변에서 먼저 다가온 것과도 같아 보였다.


"너도, 팔리는 걸 팔아. 아무도 사지 않는거 붙들고 있다고 뭐 달라지겠니?" 그녀의 말은 소년에게 비수가 되어 박혔다.


소년은 이미 현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배운거라곤, 기억에 남아있는거라곤 경제밖에 없었기에,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소년은 눈 앞이 깜깜해졌다. 


올 겨울, 날씨가 춥다. 따뜻하게 보내고 싶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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