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수능 국어 학습의 방향성 (2) : 인공 신경망 지문으로 보는 학습 프로세스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66777326
지난 칼럼들을 먼저 읽고 오시는걸 권장드립니다.
[칼럼] 수능 국어에 대한 고찰 : https://orbi.kr/00066560304
[칼럼] 수능 국어 학습의 방향성 (1) : https://orbi.kr/00066661185
I.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지난 칼럼에 이어서 2편입니다.
지난 글에서는 수능 국어가 학생에게 요구하는 능력 즉, 수능 국어 학습의 방향성을 간단하게 잡아보았습니다. 그것은 기출에서 반복되는 포인트들을 학습하여 결국 나는 글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완성해가는 과정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그 과정을 조금 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지문을 하나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바로 17학년도 6월 모의고사에 출제된 인공 신경망 지문입니다. 한번 가볍게 읽어봐주세요. 문제는 안 푸셔도 좋습니다.
읽어보셨나요? 그러면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II. 학습 프로세스
사실 지문을 읽은 이유는 해설과 분석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바로 제가 수험생이던 시절 이 지문에서 얻은 깨달음을 여러분들에게 공유드리고자 함인데요,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여러분, '국어 공부'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지문을 읽고, 문제를 풀고, 해설지를 보며 오답을 정리하고, "다음부터는 꼼꼼히 읽어야지"라고 되새기면 국어 실력이 늘까요? 정말 다음부터는 꼼꼼하게 읽을 수 있을까요? 이것은, '국어 공부'일까요?
당연하게도 아닙니다.
국어는 본질적으로 글을 읽는 과목입니다. 그리고 글을 읽는 과정은 습관입니다. 그렇기에 언어 계열 과목에서 잡다한 스킬들을 배워봤자 수능날 가면 읽는대로 읽는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겁니다.
당연하게도, 습관을 고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다음부터는 꼼꼼하게 읽어야겠다는 다짐 수준에서는 습관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국어를 공부했다는 느낌만 느끼게 되어 되려 독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도 비슷한 고민을 했던 지점이 있었고, 어느 날 복습하려고 집어 든 인공 신경망 지문에서 그 해답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 인공 신경망의 작동은 크게 학습 단계와 판정 단계로 나뉜다. 학습 단계는 학습 데이터를 입력층의 입력 단자에 넣어 주고 출력층의 출력값을 구한 후, 이 출력값과 정답에 해당하는 값의 차이가 줄어들도록 가중치를 갱신하는 과정이다. 어떤 학습 데이터가 주어지면 이때의 출력값을 구하고 학습 데이터와 함께 제공된 정답에 해당하는 값에서 출력값을 뺀 값 즉 오차 값을 구한다. 이 오차 값의 일부가 출력층의 출력 단자에서 입력층의 입력 단자 방향으로 되돌아가면서 각 계층의 퍼셉트론별로 출력 신호를 만드는 데 관여한 모든 가중치들에 더해지는 방식으로 가중치들이 갱신된다. 이러한 과정을 다양한 학습 데이터에 대하여 반복하면 출력값들이 각각의 정답 값에 수렴하게 되고 판정 성능이 좋아진다. "
인공 신경망 지문의 5문단 내용입니다. 인공 신경망의 학습 단계를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학습 데이터를 입력층에 투입한다.
2. 출력값을 구하여 정답과 비교한다.
3. 오차를 활용하여 가중치를 갱신한다.
4. 정답을 도출할 때까지 반복한다.
간단합니다. 투입하고 출력해서 오차를 확인하고, 출력값이 정답에 가까워질 때까지 수정을 반복하는 작업입니다.
저는 이것이 국어 학습과 굉장히 닮아있다는 생각을 했고, 이러한 방식으로 공부한 결과 만족스러운 성적 향상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하나씩 국어 학습과 연결 지어 봅시다.
III. 연결 짓기
1. 학습 데이터를 입력층에 투입한다.
지문과 문제를 풉니다.
2. 출력값을 구하여 정답과 비교한다.
채점을 하고, 어려웠던 문제와 판단하지 못했던 선지에 대한 학습을 합니다. 해설지를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요한 건, 내가 틀리거나 어려웠던 문장, 내용, 문제들에 대하여 "왜" 어려웠고 "왜" 판단했는지에 대해 깊게 고민해 보셔야 한다는 겁니다. 상투적 표현으로 머리가 깨지도록 고민해 보시면 됩니다. 습관을 고친다는 것, 나의 무의식을 들여다보고 분석한다는 건 원래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그럼에도 하셔야 합니다. 단순히 어떤 문장을 제대로 못 읽어서 문제를 못 풀었다 수준이 아닌, 한발 더 나아가서 그렇다면 왜 그 문장을 제대로 못 읽었는지도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본인의 무의식을 파고드는 겁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우리는 하나의 결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ex)
"아, 내가 정보량 많은 부분을 모두 머리로 이해하려고 하다 보니, 놓치는 정보들이 생기는구나"
3. 오차를 활용하여 가중치를 갱신한다.
내가 도달한 결론. 즉, 내가 마주하게 된 나의 무의식에 대한 해결책을 세웁니다. 일종의 가설을 세워본다고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ex)
"모두 머리로 이해하고 정리하려는 것이 문제니까, 정보량이 많은 부분이 나왔을 때는 여백에 메모를 하며 읽는 것이 좋겠다."
4. 정답을 도출할 때까지 반복한다.
위에서 세운 해결책을 머리에 새깁니다. 포스트잇이나 노트에 적어두셔도 좋습니다. 어떤 방식이 되었건, 앞으로의 국어 학습 시 머리에 '쥐고 있는다'라고 생각해 주시면 됩니다.
위 과정을 반복합니다. 새로운 문제가 발견되면 다시 무의식을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세우고, 내가 세운 해결책이 완벽하지 않다면 그것을 계속해서 수정하는 방식을 취하시면 됩니다. 칼을 간다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계속해서 날카로워지도록 본인의 독해 습관을 다듬어보세요.
이 과정을 수능 전날까지 계속해서 반복하는 겁니다. 계속해서 여러분의 무의식을 들여다보고 그것에 대한 의식적인 해결책을 세우길 반복하세요.
이상이 제가 인공 신경망 지문을 통해 얻은 깨달음과 그것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국어 학습의 프로세스입니다. 저는 처음 이것을 마주했을 때 직감적으로 이것이 옳다고 생각하였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습니다. 오히려, 저의 성적이 오른 걸 보며 제가 옳았다는 생각이 더 강화되었습니다.
IV. 마치며
항간에 국어는 공부해도 오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많이 돌아다닙니다. 재능의 과목이라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물론 재능 중요합니다. 하나, 노력만으로 불가능한 과목이 아닙니다. 저도 국어는 공부해도 오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믿었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게 국어 공부라고 생각했거든요.
국어 공부는 지문을 읽고 문제를 풀고 채점을 하는 게 아닙니다. 앞선 과정이 모두 끝난 뒤, 자신의 습관에 대해서 돌아보고 그것을 교정하기 위한 고민과 그것을 적용하고 수정하며 완성해나가는 과정이 국어 공부입니다.
저는 지난 칼럼에서 국어 학습은 곧 내가 글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완성해나가는 과정이라고 했습니다.
이 칼럼이 그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아점 ㅇㅈ 0
돼지국밥
-
현상태 6모 70점 2컷, 더프는 무보34 보정 낮2 항상 공통이든 미적이든 뒤쪽...
-
박각시다 0
올만에 봄
-
미적 타이밍 0
수2 시발 & 쎈b 끝낸 고2인데요오,, 이젠 미적 시발가도 될까요? 학원다니는...
-
이거 말고 다른 것도 쓰시네용
-
꿈에서 오르비를 하는데 중학도형노베님이 재릅해서 다른 오르비언이랑 키배뜨고...
-
'수능 온라인 원서 허용' 우리가 생각하는 그게 아님 ㅋ 1
접수는 현장가서 해라 ㅋㅋㅋ 작성만 된다고 ㅋㅋㅋ
-
화미물지 기준 국어3컷 영2등급에 나머지 미적 물지 각각 한개씩 틀리면(96 47...
-
대통령실, 의대 교수 보이콧에 “카르텔”…간호사법 추진 속도 [용산실록] 2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대통령실은 의대 교수들의 전공의 수업거부에 “카르텔을...
-
한지문만 풀어도 두세지문 푼거 같네..
-
ㅋㅋㄱㅋㅋㄱㄱ
-
오운완 8
등 가슴 등 가슴 등 가슴 등 가슴 등
-
만약에 연인이 0
외박 거절하면 어떨 것 같음?
-
수학 기출 관련 0
고2 정시러입니다 뉴런 끝나서 수분감하려 하는데 기출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
ㅇㅇ
-
로준을 할까 3
재밌는 연구를 못해서 재미가 없는 건가 그냥 연구가 잘 안 맞는 건가,,,
-
한번 보는데만 50시간 잡아야겟네.. 문풀은 별개지만 이번주 안에 딴거 올 스톱해야하나
-
악몽꿈 6
꿈에서 수능쳤음
-
환자단체, '새 전공의 지도 거부' 교수들에 "몰염치한 학풍" 1
연세의대 교수 비대위 입장문 비판…"부끄럽게 생각하고 철회해야" (서울=연합뉴스)...
-
5번선지 정오 판단할 때 지문에서 일부 명령형 어미는 음운환경 때문이 아님->...
-
어제 밤부터 계속 벼락치던데 공부라고 벼락치기 불가능할거 없겟죠 검정고시 2주정도...
-
쪽내드렸습니다~ 0
제 오늘플래너 할당량을 쪽내드리겟나니다 다들 ㅎㅇㅌ
-
표준편차의미 1
미적이나 독서 문학 이런거 표준편차 14-17 이정도인데 낮으면 뭐가 좋나요
-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올해 갈 수 있는 한 서울 내의 의과대학에 진학하라는...
-
문학언매에서 확 힘줘서 시간 빨아먹는 메타가 올해도 그럴까요?
-
연애 해보신 분들은 전 애인 누구 하나쯤 닮았잖아 모솔들은 공감 못하시겠죠…?
-
이퀄모 치실거? 0
더프치고싶은데 러셀은 이퀄모 치네...
-
머 먼저할지 골라주세요
-
뉴분감 질문 0
쎈발점 다 돌리고 자이까지 풀었으면 뉴분감 병행하지 말고 뉴런만 해도 되나요? 강의...
-
언매공부개노잼 3
낄낄낄
-
역시 ㅈ투스여서 그런가 실시간답이 안올라오네
-
문학이 약해서 n제겸 풀 생각인데 뭐 풀까요 핱브는 지금 절반 정도 풀었는데 양이 적어서...
-
1차 지필때 2가 국어랑 과학 2개떠서 2차 때 만회할려고 했는데 과학이 이번에...
-
열품타모집 4
검색창/ 야옹품타 비밀번호/ 11211
-
부끄럽지만 재스할때 국어공부를 거의 안하고 수능을 봤었어서 (현역땐 학종러라 수능장...
-
지구 수완 5
ㄴ. 왜 78이 아니라 68이 맞나여..?
-
영어로 팔문개방하고 달린다 하루에 1시간 영어공부를 안하면 과탐공부를 방학동안...
-
야품타해야지 2
헤헤헤
-
플리즈
-
서둘러줘요 난...
-
1등급 목표인 작수 2등급인데요 1등급 분들 영어 공부 할 때 문장해석이 한...
-
타고있던커리도없어서주간지도안풀어보고잘모름...
-
안녕하세요 아직도 선택과목 개념 못 뗀 허수입니다 미적분 노베는 아닌데 개념에...
-
개신기함..
-
1일치 7문제 중 2,3개 뻬고 다 바로 풀면 나한테 맞는 난이도임?
-
중딩 때 쎈 풀면서 "이런 문제들은 도대체 누가 만드는걸까. 어떻게 만드는걸까"...
-
평가절상은 배경지식 없이 못 뚫을 거같음 아 그냥 여타국의 가치가 달러보다 높으면...
-
작수 준비 썰 0
수학 실모가 친윤 패치된 것밖에 없어서 전년도(2023학년도)꺼 '뽑아'풀음
-
머리가 정보를 그만 넣으라고 외치는데.. 일단 다시 구겨넣으러 가봐야지..
좋은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