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씨펌] 서울대생이 스누라이프에 쓴 '사법시험이 존치되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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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11월 18일에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공청회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아래에서 왜 사법시험이 서울대생을 위해 반드시 존치되어야 하는지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1. 1000명 시절, 사법시험에는 1년에 350명 이상의 서울대생이 합격하여 '성골' 법조인의 길을 걸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로스쿨 도입 이후에는 제도적으로 서울대로스쿨에 100명밖에 진학할 수 없습니다.
과거 로스쿨이 도입되기 이전, 사법시험에는 1년에 350명 이상의 서울대생이 합격하였습니다.
반면, 로스쿨 도입된 이후에는, 흔히 로스쿨 진학에 메리트가 있다고 얘기하는 SKY로스쿨의 경우, 서울대로스쿨에는 최대 100명의 서울대생만이 입학 가능하고, 연고대 로스쿨까지 모두 합해도 200명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숫자의 서울대생만 진학할 수 있습니다.
전국 25개 로스쿨을 모두 합해도 과거 사법시험 시절 350명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과거 사법시험 시절에는, 서울대 학부를 나오고 사법시험에 합격했다는 것만으로도 법조계에서 '성골'의 지위를 가지고 당당하게 법조인으로서의 진로를 걸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로스쿨 도입 이후에는, 서울대 로스쿨에 진학한 100명만이 아마도 과거 사법시험 시절의 지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법조진로를 꿈꾸는 서울대 학부생에게 대단히 불리해진 결과입니다.
2. 서울대생에게 있어서 로스쿨은 사법시험보다 비용이 비쌉니다. 과거 사법시험 시절에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저렴하게 사법시험 준비가 가능했습니다.
과거 사법시험은 1%의 합격률을 자랑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10만 명이 합격을 위해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풀을 본다면, 절대 서울대생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지방대학 및 하위권 대학 출신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도 이들이 쓰는 비용은 서울대 출신 사법시험 준비생이 쓰는 비용과 대동소이합니다.
그 결과로, 학원, 고시식당등의 대형화가 가능해져 규모의 경제로 저렴한 가격에 강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과거 사법시험 시절에는 6개월에 평균 2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습니다. 이는 사법시험 준비생이 10만 명에 달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만큼 큰 시장이 형성되었고, 비용 대비 양질의 학원 강의가 다수 생길 수 있었습니다.
반면 로스쿨의 경우에는, 높은 확률로 변호사시험에 합격할 수는 있지만, 변호사가 되는 개개인이 들여야 하는 비용은 매우 높습니다.
숫자로 비교하자면,
로스쿨생이 변호사가 되기 위해 들이는 '학비(생활비 제외)' 는 보통
900(한학기 등록금) x 6(학기) x (100/40: 합격률에 따른 기대값) = 1억 3000만 원 정도입니다.
서울대 출신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더 높다고 하여도 기대비용이 최소 8천만 원 정도는 될것입니다.
과거 사법시험 시절에는, 합격률이 1%이므로 기대값이 최소
200 x 2 x (100/1) = 4억 원 입니다.
그러나 이는 우리가 '서울대' 라는 것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입니다.
사법시험 준비시장은 일종의 피라미드 시장과 같아서, 서울대 출신인 경우 '평균'적인 시험준비생보다 합격률이 훨씬 높습니다. 아마도 3년 내 합격률은 최소 40%에 육박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경우, 비용은 200 x 6 x (100/40) = 3600만 원으로 로스쿨의 경우와 비교했을 때 1/3에 불과합니다. 이에 더해, 연수원에서 24개월 동안 150만 원의 월급을 받게 되므로, 3600만 원의 추가 수입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실상 사법시험 체제 하에서 평균적인 서울대 출신 법조지망생은 전혀 비용을 들이지 않고 변호사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최소 4억 원의 기대비용이 발생하는데도 '서울대 출신' 사법시험 준비생의 경우 한푼 들이지 않고 변호사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뭘까요?
그 이유는, '평균적'인 고시생들이 내는 비용으로 규모의 경제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피라미드의 상층부를 구성하고 있는 서울대 출신 사법시험 준비생이, 그 아래를 구성하고 있는 '평균적인' 사법시험 준비생들에게 일종의 부의 이전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여기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경우 국민의 세금으로 실제 지출한 비용조차 전부 전보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대 출신의 경우 사법시험이 훨씬 유리합니다. 1년에 350명이나 '성골'로써 법조경력을 시작할 수 있으며, 금전적으로도 평균 8천만 원을 더 받고 시작할 수 있습니다. 로스쿨에 진학하는 것보다 사법시험을 준비한다는 것 만으로도 벤츠 e클래스 한대를 선물로 받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법시험은 '보험'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많은 사람이 비용을 지불합니다. 한 번도 보험료를 지급받을 일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죠.
그러나 서울대 학부생 여러분은 다릅니다. 여러분은 보험에 가입하기 전부터 보험긍을 받을 사건이 발생할 확률이 훨씬 높은 집단입니다. 보험금을 지불하는 다른 계층의 사람들이 돈을 모아서 여러분의 뒤를 받쳐주는 것입니다.
로스쿨 체제는 변호사가 되는 개인이 직접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입니다.
사법시험은 변호사가 될 확률이 높은 집단은 정해져 있는데(서울대 출신), 될 가능성이 사실상 매우 낮은 수많은 사람들이 비용을 대신 내주는 구조입니다. 물론 그들은 사법시험에 합격할 것이라는 헛된 희망을 품고 10년 20년씩 여러분의 비용을 대신 내줍니다.
여러분(서울대 학부생)에게 어떤 제도가 더 유리한지는 너무나 자명해서 더 설명드릴 것도 없습니다.
이정도면 서울대 학부생 여러분들께서 사법시험 존치를 지지하셔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2015년 11월 18일,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공청회, 많은 지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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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도 서울대생이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