ひめ 미르 [1264992] · MS 2023 · 쪽지

2024-02-18 23:55:30
조회수 2,414

그래도 이렇게 재수할 수 있음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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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한 달이지만 한 달 동안 재수생활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감사함인 것 같아요

물론 남들 대학 가서 즐기고 있고 나는 다시 1년을 한 번 더 입시판에 머물러서 학원 다니고 고등 교육 과정을 다시 소화하고 있어 씁쓸한 기분이 안 든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학원 다니면서 제가 당연히 여겼던 것들이 남한테는 당연하지 않다는 걸 알고 나니 충격이더라고요..

작년에 부모님이 ”너가 재수하겠다고 하면 지원은 해줄 수 있다 그래도 올해 입시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해라“라고 말씀하셨었는데 ’에휴 걍 재수하고 말지 뭐 이 성적으로 내가 올해 대학을 어딜 가겠어..’ 라고 정말정말 안일한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지내보니 어떤 사람은 알바 병행해가면서 자기가 번 돈으로 다시 입시를 치르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재수 허락 받으려고 하는 사람도 있고.. 대학 떨어지면 그냥 바로 재수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긴 제가 참 어리석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전 서울 살고 있어서 당연히 그냥 재수학원 되는 대로 가면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같은 반인 애들 중에 지방에서 올라와서 방 잡고 재수하는 애도 보고 고시원에서 지내는 애도 보고 났더니 그것보다 충격인 게 없더라고요.. 담임쌤이 이 친구들한테 설날 때 뭐할 거냐고 물으셨을 때 한 친구가 본가에 잠깐 내려갔다 올 거라고 말한 거 듣고 난 진짜 재수생활 편하게 하는 거구나 싶었어요

그리고 진짜 비용이 많이 나가는 것도 엄마랑 얘기하면서 체감하다보니 이 정도의 비용을 지원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정말 감사한 것 같아요… 안 그랬으면 제가 지금 학원도 안 다니고 혼자서 끙끙댔을 텐데 자신이 처한 환경에 대해서 당연하게 여기는 건 생각보다 위험한 것 같네요

내일부터 정말 본격적으로 정규반 시작되다 보니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드네요.. 진짜 대학 가서 부모님한테 효도하고 싶어요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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