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류 [290167] · MS 2009 · 쪽지

2024-02-19 20: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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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극복기 (2) 방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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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지문에 같은 도구만을 쓰려고 한다"


작년 초기에 내내 들었던 말이다. 1년이 지난 지금은 저 말의 의미를 이해하였지만, 당시에는 내가 같은 도구는 커녕 도구를 쓰고는 있나? 수준으로 생각해서 잘 와닿지 않았다.


핵심은 인문지문과 과학기술지문을 대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글의 서론-본론-결론 (수업에서는 기-서-결로 배웠다.)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며, 이것은 결국 글을 많이 접하면서 본인이 스스로 감을 잡는 수밖에 없다. 다만 도움을 받으면 피드백이 빠르기에 가속을 높일 수는 있다.


"통글을 많이 읽어라"


과외 선생님의 지론이다. 양질의 통글을 많이 읽어봐야 스스로 문단구조 (숲)을 볼 수 있으며, 나아가 문장 관계 (나무)도 볼 수 있다.


"얘들아!! 전멸이야 전멸!!"


비문학 지문이라고 무지성 기서결 구조로 가면 나오는 현상이다. 함정이 많았지만 그 함정을 통해서 왜 이게 함정인 지 알게 되었다. 기억나는 예시로는 본론만 있던 글, 서론과 본론만 있는 글, 인용문과 함께 본론만 실린 글이 기억난다. 이걸 통해서 통글을 읽을 때도 고정관념을 버리고 항상 구조를 의식하며 읽게 되었다. (물론 살아온 기간에 비하면 짧은 기간이라 아직도 힘들다.)


진짜 많이 읽는 것이 답이다. 결론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냥 읽으니까 답이 이거던데? 는 여태까지 그사세인 줄 알았다. 나도 할 수 있었다. 주차를 거듭할수록 이 선지는 지문에 없어서 답이에요가 나오기 시작했으며, 이건 본인 스스로가 놀랐다.




문학... 이게 이 수업방식을 모르는 제3자가 보기에는 너무 내신틱해 보이지 않냐는 말이 많이 나온다. 내가 느낀 주요 골자는 언어영역 시절 느낌이 물씬 났다. 이것은 내가 현역시절이 언어영역이어서 느낌이 확 왔다. 풀 때 3번과 4번 중 고민했는데 답은 5번인 그 x같은 갬성...


그래서 난 현대시가 가장 힘들었다. 수능 문학 현대시는 보기라는 가이드라인이 있고 객관식이기에 괜찮았지만, 수업교재는 주관식에 서술형도 나왔다 (항상 간단하게 줄이는 성향 때문에 매주 과제 제출하면서 글자수제한 욕을 엄청 했던 기억이 있다. 가뜩이나 감상도 빡센데 최소 글자수까지 있으니...) 


결론적으로 24수능 문학 만점을 받았지만 솔직히 내 감상능력은 바닥을 긴다. 작품을 보면서 1차적인 상황&정서는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었으나, 숨겨진 2차적인 의미는 도저히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이것은 현재도 안된다. 하지만 수능 문학은 객관식이고 보기가 있다. 그래서 감상은 주관의 영역이지만, 수능 문학에서 요구하는 점수 올리는 방법은 달랐음을 느꼈으며, 결국 비평론적 관점을 기반으로 하여 보편적인 상징을 통해 출제자의 생각을 이끌어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심지어 같이 수업을 들었던 다른 학생 중에는 윤동주 전문가가 된(...) 아이도 있었고, 시 감상 자체가 즐거워졌다는 아이도 있었다.


그렇다고 문학이 다 힘들었냐? 그나마 고전에서 숨이 트였다. 이유는 과거 국어점수를 올리겠다고 하루 8시간 9시간씩 국어에만 투자했던 시절 덕인지 자연스레 작품을 많이 접하게 되어서 근간이 되는 베이스가 나도 모르게 많이 쌓인 상태였다. 게다가 소싯적에 판타지와 무협을 즐겨 본 영향도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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