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주의)난 오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난고삼 개발일지 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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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 : 기상
12시 ~ 1시 : 아침
1시 ~ 7시 : 퍼짐
7시 ~ 8시 : 저녁
8시 ~ 12시 : 퍼짐
오늘 한것 : 간지나게 숨쉬기, 작살나게 밥 먹기
오늘은 침대와 한몸이 되었다.
일어나지 않았고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열흘전에 꿈나라로 도피한게 생각났다.
"비슷하네" 라는 생각이 들자 헛웃음이 나왔고
곧 나의 몸이 녹아내리는 기분이 들었다.
침대에 누워 핸드폰이 날 이리저리 움직였다.
얼마나 흘렀을까?
나는 '게으른게 아니라 두려운거에요' 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보았다.
정확히는 영상에서
'당장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는 게으름 때문이
아니라 두려움 때문이다' 라고 나와있었다.
만약 저 말이 사실이라면 나는 무엇이 그렇게도
두려운것일까? 무엇이 날 옥죄는가?
나는 참 복이 많은 인간이다. 별볼일 없는 부족한
사람임에도 나의 주변 사람들은 언제나 날
믿어준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믿음에 당당하게 답해주지
못할것 같다.
내 부족한 성실함과 자존감은 나를 자꾸 작아지게
만든다. 그리고 이제것 내가 쌓아온 업은
내가 오를 산을 더욱 높게 만들고 있는것 같다.
하지만 당장 나에게는 저 산의 꼭대기까지
완등할 능력과 마음가짐이 부족하다.
그런 주제에 정상만 바라보고 있으니 이 무슨
모순인가?
정말 멍청이도 이런 똥멍청이가 없을것이다.
자 그렇다면 다시 질문으로 돌아와보자
'내가 두려워하는것은 무엇인가?'
4년 전과 발전 없는 나의 모습을 지켜보는것
그렇다면 나에게 있어 지난 4년은 어땠을까?
난고삼 개발일지 인트로에는 공부에 관해서
4년 동안 쳐 맞는 중이라고 적혀있다.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말이다.
나에게 4년 전은 중2....
내가 다니던 중학교는 별로 좋은 중학교는
아니였다. 시험보기 3일전, 하루전에 깔짝
집중해서 공부하면 100점이 나오는 중학교
거기서 거의 모든 과목을 A를 받던 나는
아주 크나큰 착각을 하게 된다.
아니 사실 나도 얼핏 진실을 알고 있었으나
"고등학교 가면 공부에 올인하겠지 뭐~"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버티고 있었던것 같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약간 떨어진 3학년 성적이
전체 20%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나는 안일했다.
정말 부끄럽지만 나는 중학교를 다니며 학원 숙제를
제대로 해간날이 거의 없었다.
아니 정말 까놓고 말하면 숙제도 거의 안해갔다.
그리고 남들이 고등학교 올라가는 준비를 할때
나는 게임을 했고, 하꼬 트위치 방송에서 완장을
달았고 유튜브를 봤다.
그러니 학원 선생님과의 갈등, 부모님에 대한
죄책감, 나에 대한 극도의 자기혐오는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 아니였을까?
나는 변하지않고 언제나 유혹에 넘어가는 내가
너무 싫었다. 안그래도 호르몬적으로 불안정했던
중2때는 본인을 자학하는 안좋은 방향으로
주체하기 어렵게 가끔씩 감정이 튀었다.
나는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동시에 나는 내 개인적인
문제 말고는 중학교 시절을 아름답게 추억한다.
나는 중학교 시절 지금도 종종 만나는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고 학교에 가기 귀찮았지만 언제나
재미있었다. 그런 학교를 졸업하고
나는 고등학교에 올라오게 된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된다면 180도 변한 나를 마주할꺼라는
중학교 시절의 나의 생각이 깨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4번의 시험을 치뤘고 4번의 시행착오를 겪었고
나는 내가 변하지 않았다는 진실을 4번 마주해야했다.
그렇게 나의 고등학교 시절의 1년은 너무도 빨리
지나갔다.
공부를 대하는 태도에서는 결과론적으로
봤을때 지난 4년과의 나와 지금의 나랑 별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내가 두려운것은 정체되어 늪에서
허우적데는 나를 바라보는것이다.
여기까지 글을 쓴 나는 내가 쓴 글을 한번 쭉
훑어보았다. 글분위가가 너무 어둡지 않는가?
난 이런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이 아니다.
다만 내가 그런 사람일 뿐이지.
내 글의 인트로만 봐도 어떠한가?
저 글을 보면 묵혀두었던 목표가 다시 떠오르고
힘이 나지 않는가?
아 혹시 그렇지 않는가?
그렇담 어쩔 수 없고~
하여간 나는 글을 쓰면서 나를 어느 정도
돌아볼 수 있었다.
일단 나는 현실에 비해 목표가 높다.
이제것 나는 내 낮은 현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인정하기 싫었던것일 수 도 있고
인정하지 못했을 수 도 있다.
뭐가 되었든 어떠한가? 결론은 같은데
아까 글에서 적었듯 산의 꼭대기를 찍기
위해서는 여러가지가 필요하다.
등산 스틱, 심폐지구력, 체력, 등산화 등등
하지만 정상은 최종 목표이다. 지금 내가
정상에 슬 생각을 하며 목표를 위해
나아가기에는 목표와 나의 거리가 너무 멀다.
나의 현실과 목표의 차이가 너무 크단말이다.
예전에는 이 괴리감에서 고통을 얻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목표를 낮춰야하는지에
관한 고민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것을
깨닭게 되었다.
지금 내게 필요한건 정상이라는 큰 목표를
위한 하위 목표 설정이다.
"음...너무 당연한게 아닌가?"
"나는 이미 하위 목표를 꾸준히 세웠는걸?"
그렇다 하지만 나에게 필요한건 하위 목표를
위한 더 작은 목표가 필요하다.
나에게 지금 필요한것은
'잘'하는게 아니라 '하는것'이다.
밥이 되든 죽이되든 일단 요리를 해야
피드백을 할 수 있는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을 마치자 괴로운 생각이
조금 잦아들었다.
글을 쓰다보니 벌써 시간이 훌쩍 지나갔고
그렇게 나의 의미없는 하루가 흘러갔다.
내일은 잘하는 난고삼이 아니라
뭐하도 한 난고삼으로 돌아오겠다.
마지막으로 이 생산성 없는 글을 봐준
여러분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아까 말했듯 난 부족한 사람이고
주변의 좋은 사람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여러분도 나에게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항상 평안하길 바라고
여러분의 희망찬 미래를 원한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내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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