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면서 스마트폰 하시는 분들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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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길을 걸으면서 스마트폰 사용을 하지 않는 이유
스몸비 -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자가 마치 좀비처럼 걷는다고 해서 생긴 신조어
걸으면서 스마트폰만 안해도 행복해지고 사회적 유대감도 늘어난다. 왜일까?
![](https://s3.orbi.kr/data/file/united2/cca93282a66040e18e4937ad2b0e031a.jpg)
오른쪽은 스몸비 전용 보도이다
길을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하면 삶을 효율적으로 산다고 느낀다.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자의 반이 SNS를 한다고 얘기한다.¹ 나같은 경우만 해도 길을 걸으면서 카톡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친구들 중에서는 인스타를 보는 경우도 많다. 화면을 보지 않더라도 유튜브, 오디오북, 팟캐스트를 듣는 사람들도 종종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효율적이게 되는 걸까? 나는 금유인쇼를 하면서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도 줄였다. 왜 그랬는지, 왜 걸으면서 행복해질 수 있는지, 당신은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한번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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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을 그만둔 이유
스몸비를 그만둔 이유는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아니기 때문이다. 스몸비는 [1] 가장 비효율적인 멀티태스킹이 사용되고 [2] 실제로 나를 더 외롭게 느끼게 한다.
[1]
스몸비는 가장 비효율적인 멀티태스킹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멀티태스킹은 인간 두뇌의 발전에 맞춰 추가된 기능이다. (동물이 멀티태스킹 하는 것을 보았는가?) 그렇기에 인간의 두뇌는 그것을 차선책으로 덧붙인 것일 뿐이지, 인간 두뇌가 멀티태스킹을 하도록 최적화 된 것은 아니다.² 다만 뇌는 우리가 멀티태스킹을 잘한다고 착각하게 만들 정도로 불편감 없이 그 일을 잘 해낼 뿐이다. 예를 들어 안경 같은 것이다. 내 눈이 아무리 안 좋아져도 안경을 쓰고 있으니 내 눈이 좋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처럼. 안경을 쓴다고 불편하지는 않은 것처럼. 내 눈이 지금 보고 있는 것처럼 가까운 거리를 장시간 보도록 진화해오지는 않은 것처럼, 내 머리도 현대 사회의 멀티 태스킹을 감당할정도로 진화되지는 않았다.
그러면 뇌는 어떻게 멀티태스킹을 하는 것일까? 뇌는 일부분을 원래 기능이 아닌 다른 기능을 잠깐 하도록 해서 다양한 작업을 동시에 할 수 있게 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인 사실은 뇌의 기억체계가 유연하게 다른 부분을 끌어다 쓴다는 것이다. 우리가 길을 걸으면서 카톡을 하게 되면, 카톡의 내용은 장기기억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잠깐 작업기억에 머물러 있다가 소멸하게 된다. 우리가 길을 찾고 길을 기억할 때 뇌는 해마를 통해 장기기억에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카톡 대화는 잠깐 전전두피질에 머물다가 없어지게 된다. 물론 반대로 될 수도 있지만 그 비율이 감소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에 아마 생각해보면 길을 걸으며 한 카톡은 잘 까먹는다. 실제로 가장 최근에 길을 걸으며 카톡이나 인스타를 했던 기억을 떠올려보자. 아마 잘 떠오르지 않거나 떠오른다 해도 어떤 내용이었는지 잘 기억은 안 날 것이다. 만약 그 내용이 꼭 알고 있어야할 중요한 내용이었다면, 나는 효율적으로 살려다가 비효율적으로 산게 되어 버린다.
[2]
스마트폰 사용은 나를 더 외롭게 만든다. 길을 걸으며 인스타를 하고 카톡을 했으니 더 가까워진 것 아니냐고? 그렇게 착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스마트폰 사용은 나를 더 외롭게 만들고 있다. 일단 단순히 말하자면 위에서 언급했듯이 내 머리는 걸으면서 한 디지털 상호작용의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친구가 어디에 여행을 갔었다는 사실을 봐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냥 뇌가 사회적 유대감이라는 욕구를 쉽게 해소하고자 손에게 명령을 내렸을 뿐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디지털 상호작용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마인드풀니스가 감소되고, 현실로부터 분리되며 지속적으로 방해받는다.³ 또, 사회적 유대감을 감소시키고 정신적 웰빙을 방해한다.⁴ 한마디로 디지털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적으로 연결된다는 것은 일시적인 착각일 뿐, 장기적으로는 현실에서 느끼는 사회적 유대감보다 부족하지는 못할 망정 더 떨어뜨린다. 이 사실을 알게 되고,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이 원효대사의 해골물처럼 느껴졌다. 좋다고 생각했던 장점은 사실 모두 허상인 것이다. 우리 뇌는 순간의 도파민을 위해 많은 것들을 착각할 수 있다. 뇌는 단순히 디지털 상호작용을 통해 지속적인 사회적 유대감을 느끼도록 진화되지는 않았다. 아마 지금으로부터 만년이 지나면 그렇게 진화할지도 모르겠다. 일단 지금 당장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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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을 그만두고 좋아진 점
스몸비를 끊고, 나는 걸으면서 잡생각하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그냥 멍때린다기 보다 적극적으로 머릿속의 생각들을 들여다보고 있다. 걷다보면 살짝 운동을 하기에 뇌가 여러 생각을 하는데 적합한 상태가 된다. 그래서인지 좋은 아이디어들이 많이 떠오르고, 행복한 기분이 든다. 예를들어 2주 프로그램에 워크북을 도입하자는 생각도 과외에서 갔다 오는 길에 떠올랐다. 과외에는 항상 풀 문제를 학습지 형태로 준비해가는데, 내 2주 프로그램에 도입하겠다는 생각은 못하고 있었다. 걸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학습지와 프로그램을 융합할 수 있었다. 이처럼 좋은 아이디어가 잘 떠오른다. 아인슈타인이 하루에 세번 45분의 산책을 한 것도 건강만을 위해서는 아니었겠다. 이런저런 좋은 아이디어들, 행복한 상상, 행복했던 추억이 떠오르다보면 자연스레 내가 잘 살고 있구나 하고 깨닫는다. 스마트폰에 파묻혀있었다면 한번이라도 '아, 내가 잘 살고 있구나.' 라고 생각했겠는가. 행복은 행복을 인지하는 순간 더 행복해지고 그 행복은 다시 행복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행복고리에 있어서, 행복을 많이 인지할수록 쉽게 더 행복해질 수 있다. 걸으면서 스마트폰만 안해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신기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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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몸비에서 벗어나는 법
그럼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대부분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이 위험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80%의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고, 70%의 사람들이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운동 신경이 좋은 젊은 세대로 한정지으면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은 90%에 육박할 정도이다.¹ 이 사실은 중요하다.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이 위험하다고 누군가 아무리 말해도 그건 통하지 않는다. 당신 스스로에게도 마찬가지로 위험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는 스몸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오늘 알게 된 사실을 한번 잘 곱씹어보자. 정말 내가 최근에 걸으면서 했던 카톡, 통화, 인스타그램의 내용을 기억하고 있는지. 정말 내가 그로 인해 사회적으로 연결된다고 느끼는지. 정말 내가 행복해질 기회를 매일 놓치고 사는 것은 아닌지. 질문들 중 하나에 대해 댓글로 자기 생각을 적어보면 그 생각이 더 견고해져서 보행 중 스마트폰을 줄이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걸으면서 하는 스마트폰 안에는 더더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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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ttps://koreascience.kr/article/JAKO201730475987870.pdf 스마트폰 이용행태가 보행안전도의 인적요인에 미치는 영향:
20~30대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2. 정리하는 뇌, 대니얼 J. 레비틴
3. https://journals.sagepub.com/doi/full/10.1177/02654075231158300 Directly-measured smartphone screen time predicts well-being and feelings of social connectedness
4.https://medium.com/@BostonResearchJournals/the-mindfulness-paradox-how-smartphones-impact-our-present-moment-b902da4b398b THE MINDFULNESS PARADOX: HOW SMARTPHONES IMPACT OUR PRESENT MOMENT
디지털 디톡스, 스몸비, 디지털 중독, 우울, 외로움, 보행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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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사진이없어요
됐나요?? 감사해요
ㄱㅇㅁㅅ ㅂㄴㅈ..
그 폰 내려~~
우왕 좋아요 좋아용
감사합니다~~~
늘 같은 곳을 걸어도 가끔은 새로운 느낌을 받는게 은근 좋더라고요
맞아요 매번 날씨 지나가는 사람, 향기, 내 기분 다 다르니까 새로운 느낌이 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