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날로 먹자 [1240674] · MS 2023 · 쪽지

2024-06-01 19:27:39
조회수 1,043

"공부는 많이 했는데 성적이 안 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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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슨 공부 조언하고 훈수둘만한 실력은 절대 아니지만..

공부 방향 점검하시려는 노베분들이 읽어보면 좋을법한 글입니다.


- 공부는 많이 하는데..

친구 중 하나가 고2때 적당한 노베(평균 4쯤?)였다가 겨울방학때부터 엄청나게 열심히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보다 공부를 진짜 한 두~세배쯤은 더 하는 것 같아서, 얘는 진짜 오르겠구나 싶었습니다

ㅈ반고라서 그런지, 그정도 등급대에서 공부 저정도로 하는 현역 친구 주위에서 단 한명도 본 적이 없거든요.


저한테 가끔씩 공부법 조언도 듣고, 미친놈마냥 수2도 못하는데 미적 한다길래 확통런 강력권장도 해주고,

여하튼, 이것저것 진도도 쭉쭉 나가고 하니 얘는 실패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수학 공부 방법 하나는 확실하게 안다고 자부하고 있어서, 제 조언을 듣고 실패하기가 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도 있었고..


그리고 충격의 3모, 그 친구, 평균 4등급대가 뜨더라고요.

하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12월부터 시작해서 뭐 얼마나 공부했겠습니까.


그리고 또 시간이 흘러.. 5월 모의고사.

그 친구는 정말 충격적인 점수들을 받게 되었고..

한창 성적 관련 얘기에 민감할 시기지만, 가장 친한 친구 중 하나이기에 얘가 진심으로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조언을 해주고자 했습니다.


때마침 그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왔고, 예상대로 하소연하기 시작하더군요. 뭐 나는 머리가 안 좋느니 멍청하다느니.. 기출 다 풀었는데 점수가 이게 뭐냐느니..

그 마음 이해합니다. 저도 물리 처음 할 때 정말 제가 저능아인줄 알았어요.

그치만, 제가 생각하기에도 공부량에 반비례한 그 친구의 성적변화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머릿속에 번뜩, 생각 하나가 떠오르더군요.

바로 질문을 던졌습니다.


"너 그저께 수학 오답한 내용중에 가장 중요한 아이디어 하나만 말해봐"

"어.. 음.."


"잘 기억이 안 나는데..?"


//

공부는 엉덩이 힘으로 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힘에는 그 '양' 뿐만 아니라 '방향성' 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까먹는 친구들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머리로는 알고 있을겁니다. 수능이란, 단순히 많이 한다고 실력이 느는 시험이 아니라는 것을요.


물론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저건 그냥 공부를 안 한 거 아니냐? 그제 한 공부가 기억이 안 나는게 말이 되냐?"

맞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서 역설적으로 공부를 하지 않는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내가 제대로 공부하고 있는게 맞나? 에 대한 답변은,

 '어제 내가 뭘 배웠는지. 그제 내가 뭘 배웠는지 기억하고 있는지' 에 대답할 수 있다면 Yes고, 아니면 No 입니다.


멍청해서 기억이 안 난다고요? 아뇨, 여러번 안 보고, 기억을 끄집어내려고 노력하지 않은겁니다.


제대로 된 공부는 학습 내용의 암기에서 출발합니다.


미천한 현역의 노베 대상 조언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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