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불안,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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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는 불안을 낳고 불안은 불행을 낳는다는 강의를 들었다.
수험생 입장인 나로서 느낄 수 있는 게 정말 많았던 강의였다.
나에게 대해 진지하게, 그리고 깊게 고민해봤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뭔지, 싫어하는 건 또 뭔지, 난 뭘 잘하지? 난 뭘 못하지? 나에 대해 탐구하는 걸 좋아하는 나였지만 쉽게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10분..20분..30분.. 생각이 어느정도 정리되는 거 같았다.
운동에 재능이 있었고 주변의 인정을 받는 게 좋아서, 그래서 재밌었고 즐거웠다. 자연스럽게 운동쪽으로 꿈을 꿨었지만 작년 9월, 허리디스크 파열이라는 큰 부상으로 내 꿈은 좌절됐다.
수능을 본 후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수많은 감정들이 약해질대로 약해진 날 덮쳐왔다. 정말 힘들었다. 참을 수 없을 만큼 힘들었다. 하지만 항상 밝은 모습을 지켜오던 나였기에 부모님에게도, 친구들에게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 그해 겨울, 재수와 군대의 갈림길에서 정말 많은 고민을 했던 거 같다. 수능 평균 4등급,허리디스크 때문에 앉아있기도 힘들었던 나의 선택은 재수였다.
그날 밤, 불을 다 끄고 잠에 들기 직전에 아버지와 대화를 나눴다. 수능이 끝나고 게임에만 박혀있던 내가, 아버지께선 한편으론 안쓰럽고 또 한편으론 한심해 보였나보다. 운동 얘길 꺼내시면서 꿈을 그렇게 쉽게 포기하냐고 말하셨다.(아마 열정적으로 체대입시를 준비해왔었고, 수능 성적은 내가 원했던 대학에 지원하기에 적당한 점수였기에 재활운동을 하던지 어떻게든 극복해서 실기 시험을 봐야하지 않겠냐 라는 마음이셨을 거다.) + (어릴 때부터 힘든 시기엔 항상 롤을 찾았었다. 게임이 재밌지도, 그리 즐겁지도 않은데 아마 내 무의식속 도피처이지 않을까 싶다. 내가 심리적으로 힘든 상태에 있다고 쉽게 느끼지 못해서 롤을 찾게되는 시기에 내가 힘들구나… 하고 자각하곤 한다)
그때 왜 그랬는지 아이처럼 엉엉 울부짖으며 눈물을 쏟아버렸다. ’쉽게‘라는 단어를 들으니 굳게 버텨오던 마음이 크게 무너져버렸다. 운동을 오래 했기에 ‘허리디스크 파열’ 이라는 부상이 운동인으로써 얼마나 치명적이고, 내 몸 상태는 내가 제일 잘 알았기에 실기가 1~2달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실기 준비를 한다는 건 허리를 더 아작내버리겠다는 선언밖에 되지 못하단 걸 잘 알고있었다. 열정적으로 이루려 노력했던 꿈이었기에 포기하는 데 까지는 많은 시간과 마음이 들었고, 자존심이 강한 나였기에 현실적인 이유로 꿈을 포기해야한다는 사실 또한 너무 아팠다.
Mri를 찍은 9월초부터 시작한 길었던 인고의 시간을 아버지는 항상 웃고있던 나만 봐왔기에 그렇게 말씀하신 것도 백번 이해한다.
그래도 그땐 가슴이 너무 아팠던 거 같다.
그렇게 수능이 끝난 이틀 뒤부터 독서실에서 공부를 시작해 쭉 달려와 3월, 봄이 되었다. 가족의 심부름으로 새로 생긴 피자집에서
피자를 사오던 길이었다.
(그날 썼던 일기 중 일부)
올해 겪은 하루 중 가장 날씨가 좋았던 봄날이었다. 올려다 본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고 내리쬐는 햇볕은 그 어느 때보다 따사로웠던. 그날 난 부모님의 심부름으로 가까이 있었지만 오랫동안 가지 않았던 길을 지나치게 되었다. 그 길을 걷다보니 oooo초등학교. 내 모교가 보였다. 내가 다니던 때와는 다르게 여러가지 밝은 색으로 페인트칠해져 아주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 배경엔 떡하니 들어서있는 큰 학교와 그 앞 넓은 운동장엔 걱정없는 환한 웃음으로 뛰노는 아이들, 그 모습이 귀엽다며 지켜보는 듯한 선생님이 계셨다. 그 풍경이, 그 그림이 너무나도 예뻐 잠시 그 자리에 서서 감상하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행복해보인다. 이 생각이 드는 순간 여러 복합적인 감정과 생각들이 물 밀려오듯 쏟아져 날 덮쳤다. 지금까진 항상 돈을 많이 벌어야해! 라는 편협한 생각으로 살아온 나였다. 부상으로 운동에 대한 꿈을 접고 재수를 마음먹은 뒤 열심히 공부하던 중, 내게 행복이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하던 시기가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돈이 나에게 행복을 준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어쩌면 돈을 많이 벌어야해! 라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가장의 무게를 짊어지신 아버지의 교육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성인이 되었고 나의 가치관에 대해 확립해야 할 시기가 되니 점점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고, 무엇을 추구하는 지가 보였다. 매번 치열한 경쟁을 통해 아파하고, 성장하는 그 과정속에 살아가는 인생도 마냥 나쁘진 않다고 생각한다. 나름 나에겐 리더쉽도 있고 경쟁심도 강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도태되어 무시당하는 삶보단 100배1000배 낫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나쁘지않다. 행복도 분명 과정속에 생겨나겠지만 그리 행복한 인생은 아닌 것 같았다. 내가 어릴적부터 행복이라 믿어왔고 행복하다고 생각했던 삶은 사랑하는 아름다운 여자와 만나 가정적인 남편이 되고, 그 과정속에 사랑스러운 아이도 태어나 오손도손 귀엽게 살아가는 삶이라고 생각했다.내가 나의 모교를 바라보며 느낀 감정들이 내가 행복이라 믿어왔던 생각들과 합치되었던 듯했나 보다.
(일기라 정말 의식의 흐름대로네..) + (아이들 정말 좋아합니다)
이때를 기점으로 쭉 초등학교 선생님을 목표이자 꿈으로, 교대를 목표로 달려왔다. 열심히 했지만 6월 모의고사를 보기 좋게 망쳐, 교대를 안정적으로 가기엔 살짝 부족한 점수가 나왔다. 그럼에도 내게 다시 열정적으로 무언갈 꿈꿀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힘든 시기에 많은 위로가 됐던 거 같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하게 된 계기는, 방금 누군가와 비교하며 교대보단 더 좋은 대학이지..라는 생각에 잠깐 빠졌던 내가 다시 초심을 되찾길 바라는 마음에 쓰기 시작했다.(..사실 공부하기 싫었던 것도..쪼끔..) 일기쓰는 느낌에 생각의 흐름대로 쓰니 정말 글에 두서가 없는 거 같아 읽으시는 분들에게 좀 죄송..하네요..
암튼! 더 열심히 노력해서 꼭 교대 진학하겠습니다.
그리고 요즘 입결이 낮아져 여러 매체에서 교대에 대한 좋지 못한 시선의 비난과 비판이 너무 많아 기분이 좋지만은 않네요..
저같이 초등학교 교사를 꿈으로 열심히 달려가는 사람도 있으니 너무 안좋게만 보진 말아주세요!! 그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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