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얽매인다는 것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68856390
슈냥님 글 보고, 그분과는 비슷하면서 다른 관점이긴한데
뭐랄까, 저는 공부든 인생이든 과거에 심각하게 얽매여 사는 거 같아요
수능 공부할 때는 모의고사나 여러 대비 시험 같은 거 보면 성적 보고 앞으로 뭘 해야할지, 어떻게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할지의 앞을 보기 보다는 지나간 문제에 미련을 가지고, 점수에 연연해서 감정적으로 토라지고. 이런 생활을 현역 때도, 서울대 들어갈 때도 버리지 못한 습관이었어요
지나간 것에서 필요한 것은 가지고, 잊어야 할 것은 빨리 지워야 하는데 수험 생활하다보면 주객전도 되는 일이 꽤 많았던 것 같아요. 문제 하나, 번호 하나 때문에 해야 할 공부건 인강이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하루종일 시간낭비나 했었던 기억이 있네요. 특히 쉬운 문제에서 실수라도 터지면 타격이 컸습니다.
공부도 삶의 일부라고 해서, 인생도 마찬가지라 그러한 미련을 놓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아직도 예전에 좋아했다가 대차게 차여버린 사람을 아직도 지우지 못하고 있답니다. 사진으로 남아있어요. 거의 10년째. 저는 나이 들어서 늙었지만 사진은 늙지 않기에 변하지 않는 그 과거를 그리워하는게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다만 저는 스스로에게 미화가 안 되는 편이라 오히려 지금 상황에서 과거를 좀 더 냉혹하게 평가하는 점이 다르긴 하지만, 아무튼 과거에 얽매이는 것은 여전합니다.
그래서 문득 생각이 들어 조언하면 안 되는 사람이 조언을 해봅니다. 별로 중요한 이야기 같지는 않으니 적당히 보고 넘겨요. 어디까지나 제 주관적 내용이니 그냥 그러려니 하시면 됩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이야기 또한 아니기에
나의 과거에서 부족한 것, 모자란 것이 있으면 그것을 메우고, 보충하고, 단단하게 하는 작업은 필요합니다. 이러한 과정 없이 성장을 하기는 힘든 일이죠. 틀린 게 있으면 짚고 넘어가고, 몰랐던 내용이 있으면 채우고, 이러면서 70점, 80점, 88점, 92점... 능력과 난이도 운 상황하에 100점까지 가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고 이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모르고 틀린 건 창피하지 않습니다. 그걸 고치지 않고 같은 실수가 반복되면 뻘줌하겠죠.
그러나 과거 상황에 너무 매몰되면 과거는 물론 현재와 미래 그 무엇도 보지 못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습니다. 2컷이라는 성적을 받았으면 2컷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고 잠시 되돌아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2컷이라는 성적에 좌절해서, 아니면 흥분해서 공부가 안 되면 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애석하게도 타임머신이 있는게 아니기에, 과거는 현재와 미래를 위한 하나의 힌트이자 길잡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계속 과거에만 있으면 그 과거는 날 붙잡게 됩니다. 잘못 붙잡힌 과거는 미화든 절망이든 어떤 방식으로든 현실의 나에게 영향을 줄 겁니다. 다행히 그게 잘 되어서 벗어날 수 있으면 행운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점차 현재와 미래도 캄캄해집니다. 결과적으로 난 어디에도 서기 힘들게 됩니다. 헛된 상상 망상, 정신적 폐해, 자X 등은 그렇게 서 있지 못하는 나의 극단을 보여줄 것입니다.
이 생각을 처음한 것은 코로나 직전(대학 1학년)에 아무도 없는 주말 당시 새삥에 가까운 단과대 건물이었습니다. 어느덧 5년이 지나고 낡아버린 상념이네요. 물론 삶은 놀랍도록 그대롭니다.
p.s. 방학인데 아직도 1학기 성적 확인을 안 했습니다. 시험 망친 과목 성적이 두려워서... ㅠㅠ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안녕하세요 저는 고3현역이에요... 저는 지금까지 6모 9모 그 외 더프나 이투스...
-
2025수분감 푸는데 step 0은 쉽게 풀었는데 원래 목표가 step 1 까지...
-
ist계열의 대학을 수시로 합격하면 정시로는 일반 대학을 못쓰게 되나요?
-
평행이동 근 구하는거
-
재밌겠다
-
최저없는 한양논을 붙어버리면 그만이지 ㄹㅇㅋㅋ 지금 사고회로를 이렇게라도 안돌리면 안됨
-
논술도 병행하려하는데 괜찮을까요 수학 이번에 22 29 실수쳐해서 92고요......
-
과 상관없이 어디까지 원서 써볼 수 있을까요...? 정시 농어촌은 워낙 자료가 없어서..
-
언매 89 확통 86 영어 2 생윤 82 사문 89 0
백분위 기준 문과 ㅠ 듣보과여도 되니 최대한 높이면 어디까지 가능일까요…? ㅠㅠㅠ
-
이거 진짜 문외한이라
-
수능판에 아직도 재능 vs 노력 떡밥 왜도는지 모르겠음 6
헬스터디가 머가 답인지 알려주는거 아니었음?
-
현역 인문 6논술인데 가채점대로 제가 omr을 잘 썼다면 5개 학교는 맞춘것같고...
-
정말 간절합니다 ㅠㅠ 이 점수로 학과 상관없이 어느 대학까지 쓸수 있을까요??
-
3합 6 될려나
-
한번도 해본적이 없어요..ㅜ
-
상위권 대학은 아니고 이화여대 인문통합이에요 합격 가능성 70퍼센트라고 나오는데...
-
최저없는 한양논이 붙었으면 좋겠다
-
ㄹㅇ 뭐가 문제일까 독서에 약하다기엔 23수능도 게딱지 2틀빼고 다맞임
-
성적 안맞으면 원서질 안하면 그만이야
-
수능국어 자꾸 9평정도로 내리치기 하는애들은 진짜 뭐지 4
최근 수능 22,24 이런거에 비하면 진짜 쉬운거 맞긴한데 애초애 오답률 데이터만...
-
47점 2등급짜리를 받아줄리가 없지 하
-
컴공 논술 내일 있는데 가야할까요?
-
이거 최종합격자 환산점수 실제 꼬리컷이랑 맞나요? 몇몇과는 좀 더높은느낌인데
-
작수 백분위 99 올수 백분위 100 인디 국어 과외 잡으려면 보통 어떻게...
-
진짜 죽고싶네요 2
정시도 망치고 차여버렸네요 수능전에 헤어지자고하면 시험 망칠까봐 오늘 말했다는데...
-
제곧내입니다….
-
4개월 수업 4등급 과외생 2등급으로 마무리 했네요. 0
수학 공부의 기본은 기출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 기출 다 했다고 n제 해야 하냐고...
-
하나의 한양
-
인문계열로 쓰려는데 어디까지 가능함? 중대 철학과 논술 있는데 보러가는 게 맞음?
-
역시 정상화는
-
궁금은한데
-
온다...!!!
-
미적 2틀 88 3
1 안뜰까요..? 아니 이럴수가
-
다시 평소의 오르비로 돌아온
-
정시 문이과 상관없는데 경희중앙이화 논술 다 가야할까요??ㅠㅠㅠ ㅠㅠ사과탐 선택에다...
-
내일 숭실대 인문 논술 갈려했는데 이거보니까 가기싫어지는데 이거 믿는거 아니죠? 가야겠죠
-
시립대 경영 생각하고 있고 산출점수 저정도인데 시립대 가능할까요..? (작년...
-
수능 샤프 왤케 이쁘냐
-
음료네이거
-
크럭스 컨설팅입니다. 크럭스 컨설팅을 사칭해서 사기 영업을 하는 곳들이 넘실대고...
-
어차피 내 현역수능은 좆됐는데 컷 존나 높게 잡혀라 ㅋㅋ 4
언매 95 미적 92 1컷을 원한다!!
-
언미화생 90 96 50 50 영어2인데 진학사에서 추합권이 떠서요ㅠㅠ
-
위쪽에 실수들 빠져나가고 수시이월좀 되면 컷 좀 떨어질만 하지 않나..
-
케바케일 수도 있긴한데 웨딩홀 일일알바 하면서 단 한 번도 욕을 안한 곳이 없음...
-
건대 가능? 0
-
뭐죠 차이가
-
억울하다 억울해
-
생명 39인데 최저 땜시 무조건 3 나와야되어서요…ㅜㅜ 지금 3컷 37 정도던데...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