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영원히 중위권에 머무는 학생들 (+경험담)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68872005
칭찬, 경고, 당부.
이제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불가능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거듭한다면 점점 불가능에 가까워진다는 말입니다. 우리, 필요한 시행착오만 경험합시다.
고3 시절, 저는 제가 향하는 곳에 막다른 길이 있는 줄도 모르고 힘차게 달려 나갔습니다. 전속력으로 벽을 들이받고 나서야 내가 들인 노력이 의미 없었음을 깨달았습니다. 기출 열심히 풀고 계시나요? 기출, 정말 중요합니다. 그런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은 저처럼 되지 않길 바라며 오늘의 칼럼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어제 올린 칼럼과 함께 읽으면 효과가 배가 됩니다
[칼럼] 막판에 성적이 급상승하는 학생들
상위권들은 지금 시기에 찐득찐득한 지식을 만드는 데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상위권으로 올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은 반듯반듯한 지식을 쌓는 데에 몰두하고 있죠. 반듯반듯한 지식은 어떤 지식을 말하는 걸까요? 찐득찐득한 지식은 또 무엇일까요? 수학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네요.
수학 기출문제를 지금까지 열심히 회독한 학생들은 풀이 과정은 물론이고 답까지 기억나는 문제가 많을 겁니다. 그만큼 열심히 기출을 학습한 것이니 아주 칭찬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경고를 드리고 싶습니다. 기출문제는 물 흐르듯이 잘 풀면서, N제를 풀거나 모의고사를 치면서 만나는 문제들에서는 쩔쩔매는 학생들에게 드리는 경고입니다. (강조하기 위해서 경고라는 말을 썼지만, 사실 진심을 가득 담은 당부가 더 맞는 표현일 겁니다)
상위권이 되는 법
① 까칠까칠한 지식 = 모래
② 반듯반듯한 지식 = 벽돌
③ 찐득찐득한 지식 = 벽돌+진흙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지식은 이렇게 딱 3가지로 나뉩니다.
하위권은 까칠까칠한 지식을, 중위권은 반듯반듯한 지식을, 상위권은 찐득찐득한 지식을 각각 가장 많이 가지고 있죠. 이를 토대로 대부분의 중위권들이 상위권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히 설명할 수 있습니다.
중위권들은 진흙이 묻는 걸 두려워합니다. 찐득찐득한 느낌을 불쾌하게 여깁니다.
아.. 아직 개념이 많이 부족한가 보다.
기출을 더 돌려야겠다
N제와 모의고사에서 새로운 문제를 만나서 막히는 경험을 많이 하면 무조건적인 기출 회귀를 반복합니다.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더 강화하는 데에 그칩니다. 반면에 상위권, 그리고 결국 중위권을 벗어나 상위권으로 성장하는 학생들은 N제와 모의고사라는 진흙탕에 들어가 진흙을 잔뜩 묻히는 걸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몸에 잔뜩 묻은 진흙을 활용할 줄 압니다.
고3 때 저는 진흙이 묻을까 봐 진흙탕 근처에도 가지 않던 학생이었습니다. 반듯반듯한 지식을 쌓는 것에 몰두했습니다. 그러면 될 줄 알았습니다. 이 착각이 족쇄가 되어 중위권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저는 첫 수능에서 5과목 중 4과목에서 3등급을 받았습니다. 이랬던 제가 어떻게 1년 만에 의대에 합격할 수 있었을까요? 진흙탕에 뛰어드는 용기를 가졌고 진흙을 활용해 찐득찐득한 지식을 쌓는 법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재수생 시절 저는 모의고사를 통해 저의 약점을 발견하는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모의고사를 치는 목적이 현재 (내가 기대하는) 실력을 확인받고자 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내가 채워야 할) 약점을 찾고자 함에 있었기 때문이었죠.
무너지지 않는 법
모의고사를 치는 목적은 딱 두 가지입니다.
첫째, 시간이 지나 다시 모래가 되어버린 지식을 찾는 것입니다. 여러 과목을 준비하는 우리가 배운 지식을 까먹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기에 스트레스받을 필요 없습니다. 오히려 다행으로 여기셔야 합니다.
둘째, 벽돌에 진흙을 바르는 것입니다. 기출을 통해 배운 개념들을 실전에서 적용시켜보며 실전 개념과 함께 실전 경험을 쌓는 것을 의미합니다. 수능에서 우리의 등급의 천장을 결정짓는 문제는 내가 푸는 법을 이미 아는 문제가 아닙니다. 내가 푸는 법을 알아내야 하는 문제입니다. 모르는 문제에 도전하는 것에 스트레스받을 필요 없습니다. 오히려 당연히 여겨야 합니다.
모래로 집을 지을 수 있을까요? 네, 임시방편으로 물을 뿌려 잠시나마 찐득하게 만든 후 집을 지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다 마르고 난 뒤의 모래집은 유치원생의 발길질로도 쉽게 부서질 수 있습니다. 벽돌만으로 집을 지을 수 있을까요? 네, 벽돌을 열심히 쌓으면 그럴듯한 벽돌집이 완성됩니다. 그러나 고정이 되지 않기에 벽돌 몇 개를 잘못 빼면 와르르 무너집니다. 그렇다면 벽돌에 진흙을 펴바른 후 쌓으면 어떨까요? 진흙이 마르고 난 후에는 웬만한 충격에도 무너지지 않는 튼튼한 집이 완성됩니다.
여러분은 어떤 집을 짓고 싶나요?
여러분은 어떤 집을 짓고 있나요?
우리, 수능까지 진흙탕에서 진탕 놀아봅시다.
수험생들을 위해 매주 3편의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카톡으로 전달받는 3편의 편지, 편하게 읽어보세요.
어떤 편지인가요? ► https://bit.ly/mental_letter
0 XDK (+1,000)
-
1,000
-
월요일 좋아
-
강k 25회 8 27 28 29 30틀로 82점 나왔는데 23회도 29번 어거지로...
-
연논 0
근데 ㄹㅇ 운영방식이 내신시험보다 허술했음 우리고사실에선 시험 도중에 폰 진동 ㅈㄴ...
-
고려대 졸업 후 의대 도전하는 직장인 분 진짜 열심히 하심 좋은 결과 있었으면.
-
있는줄도 몰랐는데 오르비하다 알음 뭔 기능 있나요?
-
배송지연때문에 늦게 시작할거같은데 다 푸는데 오래걸리나요..? 평가원 1컷정도에...
-
아니 이게뭐노 2
내가 문학을 ㅈㄴ 못한다는건 알고있었는데 이감 점수 보니깐 일관적으로 문학이 훨씬...
-
P Q 비율이라는건 알고있었는데 도입에 “논의의 편의를 위해 국가 국민을...
-
개념강의 하나만 듣고 인강안듣고 문풀만할건데 개념강의 하나만 추천해주싲쇼
-
짧은거같은데
-
공부법이 문제인경우가 많음?? 일단저는둘다문제인듯
-
계신가요..?
-
고대 수시 수능성적전형도 있어야하는거 아니냐
-
과탐보다 훨씬 쉬운 게 진짠가요? 5050이 쉽나요?
-
연세대 수리논술 1
다들 먗점 정도 예상??
-
연대 논술은 0
그 전형료 다 쳐먹고 왜 이리 부실한 거임 올라오는 글들 보면 어이가 없네 ㅋㅋ
-
ㅍㅇㅌ 2
-
연논 할만해요? 2
수리논술 기출 몇번 눈으로 봤는데 하나도 모르겠던데 공부한다고 그게 풀리는 건가요?
-
가족 행사 뭐냐뇨.. 귀찮아 도서관갈래
-
이미 대한민국 대학입시의 정점이신데 도대체 왜...
-
아마 교수님께선 다 아시겠지 내가 비록 지피티가 내놓은 답변을 보고 틀린 거 같아서...
-
김밥천국갈건데 4
메뉴 추천좀
-
금속탐지기도 안돌리고 옛날 부정행위들처럼 소형 이어폰, 카메라로 충분히 가능할 것 같은데
-
평균 31점에 31점이라니 쩝.. 그나마 독서 언매 다른 거 다 맞아서 93점
-
국어 수학 영어 물리학1 지구과학2 앱 이름은 ‘실감’ 앱이에요 수능날까지 남은...
-
부정행위 해도 모를거같음 답안지 교체하려고 손들고있어도 못보던디
-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는 보행자 우선 아님? 건너고 있는데 저 멀리서 빵빵거리면서...
-
과 어디 넣으셧어요? 인문대 넣으신 분 ㅠ
-
합격권에 드는게 가능하긴 함? 1번 도형? 그게 어려웠나요?
-
어느반에서 폰 안걷은거임? 그럼 챗지피티 두둘길때 감독관은 제제도 없었던거고요?...
-
처음 볼 때도 느꼈지만 지문 난이도는 높은데 문제가 난이도를 억제를 잘 해줬네요...
-
식비 어케 줄이지 17
기숙사라 직접 밥해먹기가 좀 애매한데.. 학식만 먹어도 생각보다 막 싼건 아니다보니...
-
여자vs남자 6
여긴 어디가 더 많음?
-
책이 오배송돼서 1대1 문의를 남겼는데 답이 없네요 ㅠㅠ 전화를 드려야 하나요?...
-
본인 힙스터랑 완전 만족중
-
제곧내
-
제곧내 대충 준비해봐도 예상 질문 30개는 넘게 만들어지는데 어카노..
-
퀄 모고 국어 1
3회 풀어봤는데 난이도 어떰?
-
혹시 강k 국어 9회 풀어보신 분 계신가요? 이게 난이도가 어떤 편인지 감도 안 잡히는데…쉬웠나요?
-
전에 누가 실모점수 올리는거 싫다는 글봐서 꺼려지네
-
강사들이 중요도 매기고, 이건 꼭 봐야한다하는 그런 작품들이 수능에 진짜 나왔나요?...
-
진짜 글이 안읽힌가는게 뭔지 느꼈음 2~3줄읽고 3초정도 지나면 읽었던걸 까먹음...
-
이감 또 86이네 하 90은 언제 찍냐
-
여러분은 수능 전까지 올해 총 몇개의 실모를 푸시나요? (올해 총 개수)
-
좀 별로라고 생각함
-
각 탐구셤 시작 직전 OMR로 시험지 가리고 있을 때 쓰는 게 정배인가
-
고2)수능 때 이렇게 선택할 것 같은데 고수분들 도와주세요 ㅜㅜ 6
진짜 고민 오래했는데 최종적으로 국어 언어와 매체 수학 확률과 통계 탐구 1 경제...
-
ㅊㅊ해주새요하나도 긴장이 안돼서 집중력 떨어짐
-
두달 전에 대출할 때만 해도 아무도 대출 안 했었고 예약도 0명이였는데 예약만 32건 ㄷㄷ
-
흐
최근에 계속 모의고사를 풀면서 오답을 하긴 하지만
그 점수에 너무 취해있었던 것 같긴 하네요;;;
아직 기출 문제 회독이 안 끝난 상태라면 먼저 N제 보다는 확실히 끝내고 가는것이 맞을까요?
이번 칼럼에서는 '진흙(낯선 문제)'을 강조하긴 했지만 결국 찐득찐득한 지식은 "벽돌+진흙"의 조합이니 기출과 N제/실모를 적절히 병행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
+ 기출 회독이 끝나지 않았다고 N제/실모를 풀지 않으면, 나중에 실전 감각을 키울 시간이 적기 때문입니다.
물론 특정 과목에서 개념/기출(벽돌)이 제대로 잡혀있지 않아서 N제/실모(진흙)를 풀 때 많이 버겁다면, 개념/기출(벽돌)에 더 많은 비중을 더 주는 게 맞지만 화재공님은 그런 케이스는 아니신 것 같구요 :)
진흙탕 싸움만 존나해야겠다
이거 보고 수능장에 벽돌 챙겨가서 경쟁자 제거하기로 했다
전 아무말 안 했습니다!!
이번 주도 화이팅!!!
이젠 정말 효율적인, 전략적인 공부가 필요하다는걸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네 어느 때보다 전략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수능 막바지 전략 및 멘탈 관리법에 대한 칼럼 열심히 집필해보겠습니다
이번 주도 응원할게요!!
많이 흔하지 않은 비유 중에서도 이해가 쉽게 될 수 있는 비유를 찾는 과정이 참 고된 과정인데.. 이렇게 말씀해주시니 너무 힘이 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집필해볼게요. 륵키비키니씨티님도 화이팅!!!!
여기서 말하는 모의고사는 수학이나 탐구에서 더 중요한건가요?
기반이 어느정도 쌓였다는 수준은 등급으로 말할수있는건가요?
국어와 영어에서도 마찬가지로 중요하긴 하지만 개별 단원/지식이 나눠져 있는 수학이나 탐구에서 특히나 더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사실 중요성의 문제이기보다는 모의고사를 친 후에 '아, 내가 이 부분이 많이 부족하구나'를 바로 알아차리기 쉬운 게 수학과 탐구인 것이죠! 국어와 영어 같은 경우에는 특정 '유형'에 대한 취약점이 겉으로 드러날 순 있어도, 그 유형에 취약한 이유가 단편적인 지식이 아닌 경우가 많거든요. 언어 과목의 특징이 그러합니다.
좋은 질문이라 생각합니다. hann1님과 나눈 질답 바탕으로 좀 더 업그레이드 된 칼럼을 쓸 수 있게 될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전에 멘탈레터 신청해서 도움많이되고 있습니다. 항상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도 내년엔 바나나기차님 처럼 남에게 실질적인 도움이되는 글들을 써보고싶단 생각이드네요.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용기를 얻고 갑니다
화이팅!!!
어렵고 현재 수준보다 높아보인다고 계속 시도를 미루는게 아닌
반타작을 하더라도 뭐라도 얻어가자는 마음가짐으로 뭔가를 시작하는게 좋을까요?
3등급이 참…. 뭘 하기가 정말 애매합니다
쉽게 말해, 모르는 것을 공부해라,
실력이 부족해서 못 푼 문제를 기출 학습의 부족으로 돌리지 말라는 것이군요. 이는 내가 모르는 문제에 부딪히려 하지 않고 회피하려는 태도를 지적하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저는 요즘 국어 기출을 다시 돌리고 있는데 같은 문장이어도 전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해석이나 저번에도 틀렸던 것 같은데 이번에도 틀린 문제를 중점적으로 무엇이 문제인가 분석하는 방향으로 학습하고 있는데요. 제가 칼럼을 제대로 이해한 것이 맞다면 이 행위들은 벽돌만 쌓는 행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판단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