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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건 없고 뽀루퉁한 한결
겸양과 만족스러움 둘다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랑스러움이라는 표현은 살짝 애매한 감이 있습니다.
“겸양”은 말 그대로 겸손한 태도로 남에게 양보하는 뜻으로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는 표현이라 볼 수 있죠. 이런 의미로 쓰인 기출에 “윤선도의 [만흥]” 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그 작품에선 1수에 “어리고 햐얌 뜻에는 내 분인가 하노라“ 가 있습니다. 여기서 “햐얌”이 앞서 말한 겸손한 의미로 쓰였죠.
윤선도는 관직에 있다가 스스로 자연에 은거 했던 인물입니다. 그러니 자연속에내려와 자기의 삶을 겸손한 어휘를 쓰는 건 자연스럽습니다. (부자연스럽다고 볼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34번 <보기>에도 나와있듯이 화암구곡가의 작가는 출세하지 못한 선비로써 향촌에 머물 수 밖에 없다고 나와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출세하지 못한 선비가 스스로 향촌에 머무는 것이 아닌 출세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머무는 것인데 ”겸손하다“라는 어휘가 부자연스럽습니다.
보기와 엮어서 문제를 바라보는게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자랑스럽다가 틀렸다고 생각하는 이유
”두어라 야인 생애도 자랑할 때 있으리라“
출세하지 못한 삶인 야인생애를 작가가 자랑스럽다고 생각할지 의문입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머무는 이 삶 즉 이 야인생애”도“ 자랑할 때가 있으리라 => “이 나의 삶도 언젠간 자랑스러울 날이 올것이다.” 라고 해석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는 자랑스럽다고 생각 할 수 없습니다만 이런 해석은 현장에서 힘들거라고 생각합니다. 겸양에서 선지륵 골랐어야 했습니다. 이러한 해석은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정도로 공부하시길 바랍니다.
요즘 점점 보기의 중요성이 높아지는것 같습니다……. 정성스러운 답변 감사드립니다.
저도 재수생이라 같이 파이팅 합시다!
우선 문제가 되는 작품의 구절은
"두어라 야인 생애도 자랑할 때 있으리라" 입니다.
선지와 <보기>의 언어가 아닌 그냥 일상적인 언어로 이 구절을 이해해본다면 '스스로를 위로하며 긍정적인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 정도로 이해할 수 있겠죠?
<보기>에서는 '출사하지 못한 선비로서 생활 공간인 향촌에 머물 수밖에 없는 데 따른 회포' 정도가 드러났다고 나와있습니다. 당연히 이 구절에서 바로 그 '회포'가 드러났다고 봐야죠.
선지를 판단해보면,
'청산'에서의 삶에서 느끼는 자랑스러움 -> 여기는 명확하게 틀렸습니다. 자랑스럽게 느끼고 있지 않고, 자랑스럽게 여길 미래를 기대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기 때문이죠.
기대, 위로 등의 표현을 떠올리기가 어렵다면, 그냥 <보기>의 언어 그대로 "이건 향촌에 머물 수밖에 없는 데 따른 회포니까 자랑스러움을 느끼는 건 아니지!" 라고 이해해도 좋습니다.
이어서 '겸양'에 대해 판단하기 위해서는 겸양의 뜻을 알아야 합니다. 겸양은 정의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는 겸손한 태도' 정도를 의미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화자는 자신의 삶을 '야인생애'라고 표현하며, 이 '야인생애'를 내세우지 않고 '겸양'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해하기 쉬운 간단 예시를 들어보자면
"이 재수 생활도 언젠가 자랑할 때가 있겠지" 라고 말을 한다고 할 때, 이 말을 하는 사람은 본인이 처해있는 현실인 '재수 생활'을 높게 평가하고 있나요? 당연히 '재수생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자신의 삶을 '야인생애'라고 표현한 부분에서 '겸양'의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겠죠.
청산에서의 삶을 예찬하며 출사한 선비들을 그저 의미 없는 속세 정도로 치부해버리고 자연을 향유하고 있는 자신의 삶만을 긍정하는.. 그런 가사를 생각하며 비교해본다면, '겸양'의 태도가 드러나고 있음을 좀 더 쉽게 이해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선지가 평가원에서 그럴듯하게 만든 낚시 선지라고 생각하는데 최근들어 이런 선지가 많이 생기는거 같아서요…. 이런 선지를 확실히 제거할 수 있는 실력을 어떻게 해야 만들 수 잇을까요 너무 고민입니다.
예전 기출은 요즘에 비해 애매한 선지가 많이 없어서 적용해볼 만한 예시가 많이 없는거 같습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