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 옛날에 제가 만든 단편소설 평가 좀 해주세요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68919434
무지갯빛 마을
세상은 한때 푸르렀다. 그러나 지금은 황폐한 땅과 붉은 하늘만이 남아 있다. 전쟁, 질병, 그리고 인간이 저지른 수많은 실수들로 인해 세상은 끝이 나버렸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지하로 숨어들었고, 태양은 이제 잿빛 구름 속에 감춰진 채로 두 번 다시 보이지 않았다.
케이라는 소녀는 그런 세상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부모는 어린 시절 사라졌고, 케이는 스스로를 돌보며 혼자서 살아가야 했다. 그녀의 일상은 어둡고 무미건조했다. 지하에서 매일 같은 식량 배급을 받아먹고, 기계들이 정해준 일과를 수행했다. 모든 것이 규칙적이었고, 그 규칙 속에서 그녀는 단조로운 안정을 느꼈다.
하지만 어느 날, 케이는 오래된 지하 벙커의 구석에서 낡은 지도를 발견했다. 지도에는 한때 인간들이 살았던 마을들이 표시되어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무지갯빛 마을”이라 불렸다. 그 마을은 모든 것이 끝난 이후에도 생존자들 사이에서 신화처럼 전해져 내려오던 곳이었다. 마을에는 푸른 숲과 맑은 물이 흐르고, 무지개가 하늘을 장식한다고 했다.
케이는 마음 속에서 무언가가 깨어나는 것을 느꼈다. 이 어둠과 고요 속에서 무지갯빛 마을을 찾아가는 것이 그녀의 마지막 모험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비록 그것이 허구일지라도, 그 마을을 찾는 여정은 그녀에게 삶의 의미를 찾아줄 것만 같았다.
그녀는 며칠 동안 준비를 했다. 배급받은 음식과 물, 그리고 지도를 들고 벙커를 떠났다. 황량한 지상으로 나서는 순간, 붉은 하늘과 바람에 날리는 검은 재가 그녀를 맞이했다. 하지만 케이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오직 지도만을 믿고, 무지갯빛 마을로 향했다.
여행은 길고 힘들었다. 그녀는 수많은 폐허와 잿더미를 지나쳤고, 혼자 살아가는 야생 동물들과 마주치기도 했다. 어떤 날은 굶주림과 목마름으로 쓰러질 뻔했지만, 그럴 때마다 마음 속에 남아있는 희미한 희망이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마침내, 그녀는 지도에 표시된 무지갯빛 마을 근처에 도착했다. 그러나 그곳은 전설과 달랐다. 그 자리에 서 있었던 것은 잔해로 변해버린 집들과 쓸쓸하게 남은 나무들뿐이었다. 푸른 숲과 맑은 물, 무지개는 없었다. 모든 것이 오래 전에 죽어버린 흔적만이 남아 있었다.
케이는 좌절했다. 그러나 뭔가에 이끌리듯, 마을 한가운데 있는 오래된 우물로 다가갔다. 우물가에는 낡은 쪽지가 걸려 있었다. “마지막 진실을 찾아라”라고 쓰여 있었다. 그녀는 우물 안을 들여다보았다. 어둠 속에서 무엇인가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케이는 깊숙이 손을 뻗어 그것을 끌어올렸다.
그것은 오래된 손거울이었다. 케이는 거울을 들고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거울 속에는 지친 얼굴과 함께, 밝고 푸른 하늘, 찬란한 무지개가 비춰지고 있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거울을 쳐다보았다. 그 순간, 그녀는 깨달았다.
무지갯빛 마을은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것은 인간의 마음 속, 그리고 희망 속에만 존재하는 환영이었다. 그리운 세상에 대한 갈망과,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아름다움에 대한 추억. 그것이 무지갯빛 마을의 진짜 정체였다.
케이는 거울을 내려놓았다. 모든 것이 허무했다. 그동안 그녀가 쫓아왔던 것은 결국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 허무함 속에서, 케이는 이상하게도 평온함을 느꼈다. 그녀는 지도가 있는 가방을 내려놓고, 다시 벙커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며, 케이는 자신의 존재가 그저 무수한 무지개 중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세상은 변하지 않았고, 그녀도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그 모든 것이, 그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케이는 그 황량한 마을 속에 남아, 무지갯빛 마을의 마지막 주민이 되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오늘의공부 1
국어:비문학비연계3지뮨/문학옛기출3지문/언매한세트 영어:10지문벅벅+단어...
-
ㄹㅇ인듯
-
백분위 6모 98 9모 91 10모 86 공부 계속 하는데 왜 떨어지는 지를...
-
이루어 질지는 몰?루
-
진짜미친놈마냥잘하는데
-
퀴즈 1
전자기파에서 전기장과 자기장의 세기의 최댓값을 각각 E, B라고 할 때,...
-
6평 1, 9평 2초인데 1일1실모 어떻게생각하시나요? 실모 많이보면 평가원식...
-
집공은 확실이 어렵다 14
-
원래 어느정도 머리가 좋은데 공부안함:5등급—>2등급 이런경우는 꽤 있겠죠? 근데...
-
42 43 나오는데 1컷이 44… 멘탈 나가는데요
-
저 궁금한게 생겼는데 잠깐 얘기 가능하신분 있나요? 1
정시수학 관련해서요. . . 삐약이라서 정보얻을곳이 없어요 ㅠ
-
다들 어디간거야
-
동생 중간이라 얘네 학교 시험문제 어떻게 나오는지 3개년(6학기정도) 기출 봤는데...
-
왜냐하면 이제부터 기다림이 24시간을 기다릴 때마다 대라기를 존나 쎄게 내리쳐서 제...
-
11월부터는 휴강이고 2주정도 수업 남았는데 그냥 수능 전까지 가지 말까요 수능...
-
시즌1,2 있는데 현강 다닐 때 무료배포 해주셔서 받아놓고 유기함 1,2나 3,4나 차이없나요?
-
ㄹㅇㅋㅋ
-
식센모 파이널 0
식센모 파이널 화이트 1회 44 블랙 1회 41 진짜 식센모도 어렵긴 하네요….
-
2017학년도 수능 국어에 나오는 반추동물 소화, 반추위 산성증 배움 지금 중간고사...
-
ㄹㅇ로 그 악플러 새끼 근성 하나는 개쩔어서 본 받을 만함 88년생이나 되가지고...
-
본인은 이번에 여기까지 가면 딱 털고 끝낸다 어디임? 5
난 고대공
-
몇 점 정도 나오시나요
-
죽엇다고 들은거같은데 폭발원리를 물어버리네...
-
에휴
-
듣기도 평가원 중심으로 공부하는게 나음? 아니면 듣기는 쉬워서 아예 차이없나
-
이번 10모때는 영어 98 나왔는데 오늘 이명학 파이널 푸니까 74점 나오네요.....
-
수능이 가까워질수록 공부 더 열심히 할 줄 알았는데 반대로 공부하기가 더 싫어지는...
-
지금 강기분 듣고 있는데 넘어가면 국어 누구 듣는게 좋음??
-
내년 수능 ㄹㅇ 조댄듯 심지어 의대증원철회여파로 오히려 상위권 대학 정원은 줄어들지도 모르는데
-
딸딸이 7
-
영어 도표문제 정답을 1번으로 낸다면 오답률이 몇퍼정도 올라갈까 0
과연 궁금해진다
-
물2 현정훈 없으면 곤란한데 화2로?
-
내 친구가 위에 말한대로 런치고 싶다 햇는데 얼굴에 주먹 내리꽂을뻔 물리랑 미적...
-
2024 기출 중 가장 어려웠던 2문제 뽑아 봤어용! 시험시간은 90분이고 총 7문제입니다
-
실제 지원 저 이후로는 의미 없는 것 같아서 저기서 자름 전글 환장하는 진학사 그래프 참고
-
50일수학 질문 0
50일수학 3회독중인데 너무 오래걸려서 심각한데 현재 5번 풀어도 안풀리면 해설...
-
ㅇㅇ
-
답은 좋은 남자랑 결혼하는 것 뿐인가..
-
체기가 가시지를 않네... 이정도면 이미 유럽에 도착하고도 남았을듯
-
윤사 사문 달린다 올해는 글렀다
-
투과목 뭐하지 9
시대라이브 현정훈끼고 물2 인강으로 지2 해볼까요
-
생윤 개념을 먼저끝내고 사문을 할지 개념 병행을 할지.. 뭐가 더 나을까요 최근...
-
이번 고2 10모로 내가 국어 왜 안나오는지 알아버림 1
여태껏 지문이랑 선지를 너무 과하게 해석하고 푸는 경우가 너무 많았음 그러니까 분명...
-
9모는 화작 100 (1) 기하 84 (3) 영어 4 정법 2컷 사문 2컷 이랬는데...
-
참… 혼자 정시 준비한답시고 고1부터 틈틈이 오르비 들락날락하면서 고군분투하던...
-
그냥 쓱 둘러봤는데 왜캐 역하지 뭔가 이상하리만큼 권위주의와 천민자본주의에...
-
10모 공통 수학 후기 남겨보겠습니다 다양한 의견 부탁드려요 1
1-15번 너무 익숙하고 기출변형 냄새가 많이 나서 올해 모고 중 가장 쉬운...
Made by chatGPT4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