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희 [495790] · MS 2014 (수정됨) · 쪽지

2024-08-18 14: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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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쟁이의 대학/학과 관련 이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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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가 되어가고 있지만 아저씨가 되기 싫은 곧 10년차 입시쟁이가 대학과 학과에 느낀 몇 가지 남겨봅니다...


100% 사견이며, 틀리다고 하셔도 전혀 반박할 생각 없습니다. 제 뇌피셜에 기반합니다.


1. 학과의 전망을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래도 예측하고 싶다면 대학이 아니라 기업, 주식을 보고 예측하자. 그 분야 기업이 잘나갈수록 성과급도 많이 떨어지고, 연봉도 높아지고, 채용시장도 활발해지는 것이다. 역으로 말하면 시장이 얼어붙으면, 채용시장도 얼어붙기 마련이다. 학번에 따른 졸업 시기 분야 기업 사이클 운도 따라주는게 진짜 중요하다. 배터리가 대학에서 전용 학과까지 생길지 누가 알았겠는가(물론 약간 하락세를 타고 있지만..) 현재 전자과가 최고인건 국내 최고로 잘 나가는 기업들이 반도체가 주 먹거리인 곳들이 많아서 그렇다. (결국 바이오붐은 온다!-수십년 째...ㅠㅠ)


2. 생각보다 대한민국은 연봉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나라다. 특히 국가를 이끌어가는 공대, 자연대생들...더 줘도 모자르다 생각한다. 미국 같은 곳과 비교하지 말고, 옆에 있는 비슷한 수준의 국가인 일본과 대만을 보자. 

사회초년생 기준 일본 237만원, 대만 147만원이다. 우리나라는 289만원으로 더 높다.

초임 명문대생 평균 연봉을 보면 더더욱 이렇게 많이 주고 대우 받는 나라 드물다. 대만의 TSMC 반도체 전공자 초임 월급이 200만원대다(충격 그 자체) 삼전 DS 신입 영끌과 비교해보자.


3. 2번과 이어지는데, 그렇기에 이공계생들은 지금 학벌을 무조건 높이는 것이 본인의 취업과 삶의 만족도에 크리티컬한 차이를 남기지 않는다면, 무조건 빠르게 좋은 학과 들어가서 졸업해서 빨리 좋은 기업 들어가는 것이 개이득이다. 물론 학벌을 높였을 때 유의미한 차이가 난다든가(석박 유학, 학벌 스크리닝 분야로의 진로 예정, 임원 차별 등) 대학의 특성이나 위치가 본인의 20대 삶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는지(연고대를 간다든지, 건국대 홍익대 등 상권 좋은 곳에서 놀고 싶다든지)는 수능 더 쳐도 무관하다.


4.. 수험생들은 입시 커뮤니티에 보이는 메디컬 앓는 소리에 속지 말자. 다시 강조하고 싶다. 고민이 되면 메디컬이다. 

애초에 고민이 안 되어야 메디컬을 안 가도 후회 안 하는 것이다.

입에 담기 민망할 정도의 각 비하용어들은 그들의 방어기제(?)의 일부다. 물론 업계마다 상황이 좋고 나쁘고가 갈릴 수야 있다.

의대 하락세도, 한의대의 고충도, 치대 초임 페이와 무한경쟁의 고통도, 수의 개원의 고통도 다 사실이다.

근데 메디컬과 주요 대기업(삼슼현엘 등)에 속한 사람들이 진짜 망하면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망한거다. 진짜 망하면 곡소리가 아니라 아무 말도 없다.


5. 본인이 적정 성적대의 학생이라면 문과는 지방 교대(적성 고려 필요), 이과는 숭실, 과기, 인하 라인 공대 매수를 강력 권장한다. 원래 특정 학과와 학교들을 추천하지 않지만 지금 이들은 인풋 대비 아웃풋을 생각하면 저점매수가 맞기에 추천을 안 할 수가 없다. 단 교대는 임용폭탄이라는 리스크를 껴안고 가는 것이라는 점을 공대는 무조건 좋은 학과기준인 것을 잊지 말자.


6. 문과의 취업 수준은 여러분이 알고 있는 것보다 처참하다. 특히 비상경은 더더욱. 문과는 학벌이라는 말이 틀린건 아니다. 왜냐면 학벌이 좋아질수록 그나마 처참한 정도가 회복이 되니까. 저학년 SKY생들은 멀리 안 가고 중경외시 라인만 되어도 비상경생들 취업 수준이 정말 심각한 것 모를거다...ㅎㅎ 


7. 수능 치고 나서 맞는 겨울은 아주 유용한 진로 탐색 시간일 수 있다. 막연하게 나는 '로스쿨 가야징~' 해서 로스쿨을 꿈꾸며 점수 맞춰 들어간 학과가 안 맞아서 학점이 썰리거나, 막상 리트 풀어보니 평균에 그치는 점수에 절망하고 3~4학년을 보내는 문과생들이 대다수다. 리트라도 한 번 풀어보고, 학과의 실제 아웃풋과 학풍을 찾아보고 할 기회다.


8. 생각보다 전공이 잘 맞는가는 본인 학교 생활 4년(6년제는 안 맞아도 그냥 다니세요...)의 삶의 질과 학점따기의 난이도를 좌우한다. 특히 정시파이터들은 대다수가 성적을 맞춰서 대학을 입학하기에 이 부분을 매우 간과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진성 문과생에다 수능까지 쌍사를 한 덕후들 입장에서 사학과를 가면 얼마나 즐겁겠는가? 

본인이 더 찾아보고 싶어 역사서를 읽거나 나무위키를 정독하면서 공부하던 내용들을 더 심도 있게 학교에서 4년 내내 전공 과목으로 공부를 하는데 거기다 학점도 잘 나와? 개이득이다. 근데 역으로 고2까지 이과로 살다가 6평 치고 사탐런 해서 미적사문경제 해놓고 점수 맞춰서 명문대 사학과를 갔다고 생각해보자. 이중/전과를 생각하고 들어왔지만, 아뿔싸...진짜 이딴걸 왜 공부하는지 이해도 안 가는데 학점도 덕후들과 문과들한테 썰려서 탈출도 애매해졌다. 결국 수능특강에 손이 가게 된다.


9. 이름이 근본 없는(?) 학과들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계약학과는 제외다(얼마나 좋은데). 

성균관대가 그렇지 않았냐고? 성대는 아무도 그런 근본 없는(?)이름을 짓지 않을 때부터 근본 없는 이름을 썼기 때문에 근본이 있는 것이고(전형적 논증 오류), 무엇보다 삼성이 소유한 서성한 라인의 성균관대이기 때문에 괜찮다(?). 

하지만 다른 후발주자들 중에 이름이 근본 없는 학과들은 자리 잡은지 오래되지 않은 이상 커리큘럼과 교수진이 타 학과에 비해 부실한 경우가 많다. 즉,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과', '기계공학과', '경영학과', '경제학과' 얼마나 학과가 근본 넘치는가...새로움에 속아 근본을 잃지 말자.


10. 혹시라도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큰 물에서 놀고 싶은 이들을 위해 추천한다.

전제는 여간 똑똑한 머리로는 안 될 것이고, 영어를 매우 잘한다는 전제가 깔린다.

문과-SKY상경->금융/컨설팅->해외 MBAor금융/공학 석사->해외 진출

이과-명문대 공대 STEM 전공->해외 석or박사->해외 진출

*번외-인문대생 SKY 국어국문/국어교육학과->국내 석박사->해외 대학 한국어학과, 한국어 문화학과 교수 임용

(K-컬쳐 특별전형이다)




rare-황족 리버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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