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감 왈 이거거던(利擧擧投), 기이하게 여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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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식대감전] 1화----
[줄거리]
비식은 용변을 보다 좋은 시를 떠올린 후, 종이에 써서 골목에 붙이려고 밖으로 나선다.
비식 대감 한적한 골목에 시 써서 붙이고 흡족해하던 제, 글이 매인(味仁)에 오르니 크게 당황하더라. 구경꾼들 몰려와 개이(亥理)라고 희롱하고 강평(降評)이라 외치되, 강(降)은 깎아내릴 강이요, 평(評)은 평할 평으로 평판이 깎이는 큰 불명예를 뜻하더라.
대감 듣고 경황실색 왈,
"어찌 그런 흉악한 욕을 입에 담는고? 저 시가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질 줄은 몰랐더니, 글이 아까워 아니 지운 것을 후회하여 무엇하리오."
하고 탄식하더라.
이후 잠 못 이루다가 은한이 삼경일 제 말 한 마리와 그림 여러 장을 보따리에 챙겨 떠나더니, 그 후로 소식이 없어 생사를 알 길이 없었다.
----2화----
비식 대감 은거하다 일 년만에 거처로 돌아오니 아내 부사남* (夫食男) 버선발로 뛰쳐나와 반기는데 행색이 남루하더라. 대감 크게 놀라며 어찌 된 일인고 묻자 부사남 왈,
"대감이 올린 시가 누가 되어 재산이 몰수될 뻔했사오나 집 한 채를 겨우 건졌습니다. 그 후엔 바느질로 밥벌이를 해 가며 하염없이 대감을 기다렸사옵니다." 하고 통곡하니 어찌 가엾지 아니한가.
부사남 또 뉘우치며 왈,
"사실 소인은 남자인지라. 대감의 재물만을 탐하여 혼사를 올렸거니와 전부 몰수당하니, 이는 하늘이 저의 죄를 알아보고 벌한 것이 분명하옵니다. 지금껏 대감을 기다렸으나 차마 같이 지낼 면목이 없어 작별을 고하려고 합니다." 하니 서러운 생각이 옷소매에 스미더라.
대감 이를 듣고 얼굴빛이 밝아지며 대굴대굴(大屈大屈) 와랑퉁탕 워석버석 뛰다가 이거거던 (利擧擧投) 외치니 부사남이 기이하게 여기더라.
비식 대감 진정한 후 마침 자기 이름값 하여 뜰에 비상금을 묻어두었다고 말하며 귀농하여 살자고 설득하니, 부사남이 이에 응하되 둘이 호남으로 내려가더라.
그로부터 십 년 후엔 기이한 인연으로 아이를 얻으니 운석이 떨어진 곳에서 발견하였다고 하여 낙석* (落石)이라 이름지었다. 이후 비식 대감은 가족과 화목하게 농사를 지으며 백년해로했다고 전해진다.
<각주>
부사남: 프사남
•위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다시보는 현대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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