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총무 [629427] · MS 2015 · 쪽지

2016-02-02 16:20:03
조회수 3,080

[오르비 교대2관] 학생들 상담하며 느꼈던 것들 - 1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7854392

안녕하세요. 교대점 2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임총무입니다.

제가 그간 여기서 근무하며 상담을 다수하며 느꼈던 점들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여기 앉아있으면 정말 다양한 학생들, 학부모님들을 전화상으로 그리고 실제로도 만나게 됩니다.
사실 만날 때마다 이 분하고는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까 설레기도하고 긴장되기도하는데요.

오르비 커뮤니티처럼 어느정도의 상호교류가 있고나서 하는 만남이 아니라, 상대방을 전혀 모르는 제로존 상태에서 상담을 시작하려하니 이 사람하고는 어떤 방향을 잡아야할까 부담이 약간씩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부담일뿐 상담에는 전혀문제가 없지만요 ^.~ 저희는 프로니까요하핳하핳하하핳핳ㅎㅎㅎㅎㅎ




상담을 하며 제가 상대방에게 느꼈던 것들, 반복적으로 있던 질문들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합니다.
아마 공부를 시작하는 친구들, 재수하는 친구들에게 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요. 특히 수많은 정보를 섭렵하기를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특별히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공부를 하는 자세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우선 처음 상담을 시작하면, 다양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피차 효율성을 위해 제가 성적부터 묻는데요. 간단하게 수능성적과, 69평 성적등을 묻습니다. 성적의 흐름과 숫자들을 통해 어느정도 파악을 할 수 있죠. 참, 첫만남부터 성적이야기만 하면 성적으로 사람을 재단하는듯 해서 좀 안타까운 마음이 있지만, 우리에게 당장의 우선순위는 다른 것이니까요.

성적 분포는 매우 다양한데요. 이 다양한 성적을 다양한 학생들이 말을 할 때 늘 발견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제가 딱 봤을 때, 요즘 친구들 말로 각이 나오는 사람들이 있어요. 아, 이 친구는 수능 잘보겠구나. 아 이 친구는 조금 힘들것 같은데. 물론 제가 뭐라고 함부로 사람을 판단하겠느냐만은, 나름 영어교육 국어교육 복수전공 출신에 숱한 영어과외경험, 멘토링 경험, 교생실습 경험, 여러 강연 경험 등이 베이스 되어 대충 제 감이 말하면 95%정도로 맞아 떨어지더라구요. 그리고 저도 재수경험이 있구요!(저는 현재 영어과외쌤+대학원생입니다 ㅎㅎ)

1) 딱 잘라 말하자면, 될 각 나오는 친구들은 지난 성적과는 전혀 관계없습니다. 
 지난 성적이 그 학생을 말해주는게 아니라, 이 학생의 태도와 눈빛, 목소리가 말해줍니다. 자신이 진짜 공부를 했고(여기서 진짜 공부라함은....밑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ㅎㅎ), 내가 뭘 아는지 알고 뭘 모르는지를 아는 친구들은 목소리에 확고함이 묻어있습니다. 그리고 아쉬워합니다. 자신이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잘 알기에 자신의 감정이 툭툭 튀어나오는 것이지요. 태도 또한, '내가 지금 이거이거만 하면 되는데, 여기가 그걸 하기에 적합한 시스템을 갖추고있나요?' 이 느낌이 정확히 다가옵니다. 이 학생이 저에게 하는 질문도 바로바로 다가오지요. 눈빛은 뭐 당연하지만, 동태눈빛이 아니라 초롱초롱합니다. 우스갯소리로 무슨 초롱초롱이냐 ㅋㅋ 하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정말 눈빛이 초롱초롱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ㅎㅎ 그들은 확실히 다르구요.

 성적이 낮더라도 될 각 나오는 친구는 제 책임하에 받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를 지켭지요. 학원에서 정말 태도가 우수합니다. 지각하는법이 없으며, 졸지 않습니다. 식사시간이 되어도 풀던 문제는 내려놓지 않지요. 이런 친구들에게는 정말 제가 삶의 태도를 배웁니다. ㅎㅎ

 성적이 높더라도 각이 안나오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성적높음에 이미 '만족'을 해버려서 주저앉아있습니다. 문제 풀 때도 온 힘을 다해 진심으로 풀지 않고 대충풀고, 대충 맞고, 틀린데 또 대충 틀리고 이렇습니다. 이 친구들은 순전히 머리가 좋아서 그 성적이 나온 것이고, 만약 이 태도를 유지한다면 더 떨어지면 떨어졌지. 오르지 않습니다. 물론 이 친구들은 제가 이번 일년간 지속적으로 상담 및 지도를 통해서 태도개선과 학습방법개선을 유도할 예정입니다. 일단 제가 있는 곳에 왔으니, 이 곳에서의 시간이 값진 시간이 될 수 있게끔 할거니까요. (사실 저런거 보면 너무 안타까워서 못냅둬요. 1도만 방향을 바꿔도 더 좋은길로 갈 수 있는데...)

사실 위에 대해 더 길게 말하고싶지만... 아껴두겠습니다. 혹여나 스스로 자가진단하고 함부로 예단 내릴 친구들도 있을까봐요.





2) 그리고 상담하다보면 정보에 휩싸인채 오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소개팅녀의 세세한 취향, 그녀가 좋아하는 향, 음식, 원하는 매너의 정도, 마음속의 상처, 가장 좋아하는 케릭터, 원하는 취향의 드립등은 다 기가막히게 알아왔는데, 정작 본인은 츄리닝입고 나가는겁니다. 즉, 입시준비가 되어있지, 공부준비가 안되었다는거죠.

 정말 자리에 앉자마자, 자신은 뭐로 유명한 누구쌤의 뭐를 듣고 있고, 교재는 이거로 좋은 이걸 이용하고 있으며, 누구 멘토의 말에 따라 뭐를 몇회독하고있으며 블라블라~ 하는데~ 성적이 안 좋다. 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 친구들이 이렇게 좋은 정보, 값진 정보 찾은게 잘 못된게 아닙니다. 하지만 소개팅 나가려면 적어도 본인이 깔쌈하게 입고 나가야죠. 간단하게 맨투맨티를 입든, 롱코트매칭을 하든 '본인 스스로가' 준비가 되어있어야합니다.
 이 친구들은 저런 고급정보들 따라가기만 바빠서 진짜 자기 공부를 못해요. 아니 안합니다. 뭐 엄청 좋은거 풀고, 뭐를 3회독했는데, 정작 제가 제시한 혹은 그냥 옆에서 찝어온 문제하나 푸는거 힘들어합니다.

 중고등교육이란 것은 간단히 말하면 인류가 살아오며 쌓아온 지식체계를, 국가가 사회적으로는 민주주의,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에 알맞게 살 수 있는 시민양성을 위해 잘 정리해놓은 '교과서'를 이용해서 살아가며 필요한만큼, 유용한만큼, 그리고 필요할만큼을 알려주는 것을 뜻합니다. (사실 좀 더 정확히하면 더 다르고 더 긴데, 그건...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랑 NCIC 국가교육과정정보센터 가서 일련의 게시글들 다 확인하면됩니다 ㅎㅎㅎ)

 만약 여기서 우리가 윤리시간에 '야 스토아 학파가 금욕주의란다 ㅋㅋ' 라고 배웠으면 응 스토아는 금욕주의. 하고 달달 외워서 끝날게 아니라, 스토아 학파는 왜 탄생했는가? 이 친구들은 왜 금욕주의 노선을 택했지? 스토아 학파의 이후 행보는 어떻게 되었나? 이들이 당시에 어떤 영향을 주었지? 이들이 지금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은? 이러한 질문들을 '스스로 해서' '스스로 답변' 해낼 수 있어야합니다. 이게정말 참된 중고등교육 배운 친구들이라 할 수있죠. 그리고 여러분 나이면 충분히 답변 가능합니다. 이런 질문과 답변이 바탕이 되어야 추후에 이를 활용한 더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다른 사상과 연계가 된 문제가 나와도 수월히 풀 수 있는겁니다. 이게 진짜 공부죠.

 아무리 뭐를 3회독하면 뭐합니까. 애초에 3회독 이런 단순한 '단어'와 '행위'에 몰입해서 본질을 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근데 제가 영어전공자인데 왜 윤리를 예로들었나는모르겠네욬ㅋㅋㅋㅋㅋ 덧붙여 말하자면 저런 진짜 공부하면, 정말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당장에 다가올 논술부터, 대학교 시험까지, 그리고 더 많은 것들이요.
 말이 좀 길어졌지만, 좋은 입시정보 좋습니다. 하지만 본인옷부터 제대로 입고, 본인 무기부터 제대로 챙기고, 소개팅에 나가세요. 전쟁터에 나가세요. 전쟁터 전략 잘 세우고, 입지 다 파악해봤자 본인 총이 칼빈이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물론 이런 칼빈으로도 잘 싸우는 친구들이 있겠지요. 흔히들 저격성공했다고 하죠 ㅎㅎ)

 이런 친구들이 뭐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친구들은 자기 공부를 제대로 하기 시작했을때, 정말 무서운 저력을 발휘합니다. 뭐랄까 지금까지 비리비리한 몸으로 아이언맨 부품을 부분부분 장착하고 다니다가, 이제 헐크버스터를 장착한 아이언맨이라고할까요 ㅎㅎ. 하지만 제일 좋은건 처음부터 아이언맨으로 날뛰다가 필요할때 헐크버스터를 장착하는게 좋겠지요 :) 당장 영어공부하려하는데 하나도 모르겠다 싶으면, 자기자신부터 분석하세요. 그리고 한문제 한문제 한시간씩 걸리더라도 찬찬히 풀어보세요. 내가 왜 이걸 이해못했는지, 왜 틀렸는지 다 써내려가세요. 이런 한시간 한시간이 나중에 하루를 벌어주고 열흘을 벌어줄겁니다.




그리고... 아 더 적고 싶은데 지금 밀린 일들을 처리해야겠네요 ㅠㅠ
혹시 이 글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면 답글을 달아주세요. 궁금한것에 답변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저희 오르비 2관에서는 2월 15일 정규반 오픈부터 제가 지속적인 상담 및 관리 들어갑니다. 저희 원장선생님과 실장님들 다 같이요 :)  저를 겪은 사람이 비실대는 것은 정말 싫습니다. 우리모두 열심히해서 클라스 있게 살아봅시다. 위대한 개츠비가 생각나네요.



다음 글에는 '고3/재수하며 설정해야할 목표 세 가지'를 적어볼까합니다. 이걸로도 또 한가득 쓸거같네요. 더 기회가 되면 '올바른 영어공부 자세'에 대해서도 적어볼까 합니다. 이건 개인적으로 언어를 공부하는 대학원생으로서 학생들이 지녔음하는 자세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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