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engee [314134] · MS 2009 · 쪽지

2016-06-04 19:24:34
조회수 5,471

끝까지 가는 자가 승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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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현충일 연휴 시즌을 맞아 열심히 기말 준비를 하는 올드 유저...입니다 ㅜㅜ지겹게 들은 말이겠지만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어 글을 남깁니다
저 또한 대학 4학년이 되어 다시 수험생(?) 같은 삶을 살고 있지만, 수험생이라는 신분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을 하나 꼽으라면 "강한 멘탈"이라고 생각해요. 강한 멘탈이라는게 약간 해석의 여지가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멘탈 강한 사람은 "상황의 변화에 상관없이 자신의 노력이 미래의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 본인이 성장한다는 믿음 하나로 끝까지 밀고 나갈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고3 수험생에게는 6평이 진짜 내가 고3이구나를 피부로 느끼는 시험이었으리라 생각하고, 재수생 또는 N수생에게는 1~2월에는 도대체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11월 수능날이 올까 싶다가 불현듯, 다시 레이스에 뛰어들었다는 걸 느끼실 겁니다. 아직 갈길이 멀다고 느끼실 분들도 있을것이고 지난 몇 달간의 피나는 노력이 보상된 것 같아 본인에게 만족스러운 분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성적과 무관하게 모두 수고하셨어요.....

수능은 1년짜리 레이스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지난 12년 정규교육과정의 레이스라고 해야할까요...) 수능은 대학입학을 위해서만 쓰이는 성적표를 얻기 위해 시험장에 가는 것이에요. 그리고 그 성적은 11월 본수능 결과 하나로 결정됩니다. 제가 왜 글을 쓰고 있는지 아시겠죠?
6평 성적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면서, 앞으로의 공부방향을 설정하는게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미진한 부분은 빨리 보완하시면 됩니다.

피부에 와닿게 제 사례를 말씀드릴게요. 저는 10수능때 고2 신분으로 수능을 봤습니다. 조기졸업을 하려고 했거든요. (그 이상은 말씀드리기가 너무 길고 복잡해서 생략) 고2때 평가원 시험이 진짜 무지하게 어려웠어요. 1컷이 83 이랬으니까... 시간내에 풀어본적도 없었고, 수능준비를 4달 정도했던거 같아요. 근데 그 해 수능이 쉽게 나왔고 언어는 98점 맞았습니다. 여러 복잡한 이유로 수능성적이 고대 연대는 다 갈 성적이 나왔는데 국사가 4등급 나와서 원서를 안쓰고 고3으로 갔습니다. 

언어에 대해 깨달음을 얻은 상황이라 사탐 위주로 공부했고 (사탐은 당시 4과목) 제2외국어 아랍어는 6평이후에 시작했습니다. 저는 당시 6평에서 언수외 299점을 맞았어요. 그렇다고 자만했던것은 아니지만 언수외에 그 이후로 별로 투자를 안한건 확실합니다. 언수외는 완성되었다는 자만함 때문에 겸손하게 공부하지 않았고, 탐구영역을 열심히 했죠. 서울대 가려면 다 잘봐야하니까... 그렇게 수능날이 되었고, 11수능은 여러분이 아시는 바와 같이 역대급 불수능이어서 언어시간에 다 풀지 못했습니다. (코페르니쿠스 지문에서 10분을 날려먹었어요) 코페르니쿠스, 두더지, 채권.... 젤 마지막에 있는 고전은 읽지도 못하고 찍고 냈습니다.

머릿속이 하얘졌어요. 언어를 이렇게 멍청하게 날려버리니까 고대 연대 다 물건너간 느낌이 나더군요. 그렇게 수리영역 때부터 절망감에 빠져서, 수리도 엄청 쉬운 4점짜리도 못풀고 냈습니다. 그런식으로 수능날 매우 성의없게 멘탈 붕괴된 채로 치니까 진짜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렇게 당연히 전 재수를 했고.....그 이후의 이야기는 생략하겠습니다.

6평 성적을 잘 분석하는 건 정말 중요한 작업입니다. 하지만 레이스의 결과는 끝까지 가봐야 아는거니까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본인의 상태를 잘 점검하며 수능날까지 열심히 공부하세요. 수능은 노력 + 운의 조합이 작용하는 건 맞지만, 그 운조차도 본인의 노력의 범위 안으로 포섭하며 일정 정도 컨트롤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력이 배신하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자신을 믿고 밀고 나가세요. 슬럼프는 본인이 공부하기 싫어서 만드는 것일수도 있어요. 힘드면 하루정도 그냥 푹 쉬세요. 대신 공부할 때는 높은 집중력으로 하시고요. 공부 외에 불필요한 것들에 정신 팔리지 마시고 공부환경을 간단하고 깔끔하게 만들어서 공부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하시면서 더운 여름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오늘 국어 기술지문 한개 풀어봤는데 옛날 생각이 나더라구요. 이 끔찍한 걸 해내야할 고등학생들이 안타깝기도 하고 ㅜㅜ 수능 여러번 해서 좋을거 진짜 없는 거 같습니다. 올해 꼭 끝내세요!


혹시 궁금하신 점 있으면 댓글 달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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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xf5454 · 554433 · 16/06/04 19:35 · MS 2015

    이번년도 끝나고 잘치면 서울로 올라오고... 아니면 평생 다시 지방으로 내려가 살겠죠
    꼭 잘쳐서 친구들보고싶어요

  • Revengee · 314134 · 16/06/04 19:41 · MS 2009

    후회없이 공부하시면 좋은 결과 있으실겁니다

  • 빡공 합시다 · 653048 · 16/06/04 19:39 · MS 2016

    제목이 뭔가 설민석쌤 인줄알았어요

  • Revengee · 314134 · 16/06/04 19:41 · MS 2009

    설민석쌤이 저런 말투였나요? ㅋㅋㅋㅋ

  • 빡공 합시다 · 653048 · 16/06/04 20:04 · MS 2016

    그런거보다 인강끝나고 하는말이 한국사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가! 승리합니다! ㅋㅋㅋㅋㅋ

  • 티메 · 666142 · 16/06/04 20:50 · MS 2016

    1. 심리학과에 가면 보통 무엇을 배우나요?

    2. 심리학과를 졸업후 심리치료 같은 일을 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나요?

  • Revengee · 314134 · 16/06/04 21:33 · MS 2009

    * 인지심리학 -인간의 인지과정에 대한 연구
    * 이상심리학 -정신질환의 증상, 발병원인, 치료법
    * 심리검사-사회 부적응적 행동, 성격, 진로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검사지 구성, 심리검사는 정신질환 파악을 위한 사전자료로 많이 쓰입니다
    * 생물심리학, 뉴로사이언스, 감각지각심리학 등- 인지과정/사회적행동 등 인간의 행동과 정신에 뇌의 어떤 부위가 작용하는지를 연구
    * 산업/조직심리학 - 기업환경에서 종업원의 심리를 활용해 조직관리, 효율성 향상법 연구, 종업원의 행복증진 연구
    * 사회심리학 - 사회적 상황의 힘에 의한 인간의 행동 양상 연구
    * 소비자심리학 - 마케팅 현장이나 소비자 행동양상 연구

    세부분야별로 이런것들을 배우고요, 상이한 접근을 쓰는게 많아서 분야마다 특색이 되게 다릅니다

    2. 심리치료는 임상심리사의 길을 걸으시면 병원 내에서 심리치료 하는 일을 하실 수 있습니다

  • 티메 · 666142 · 16/06/04 22:03 · MS 2016

    와 정말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심리학과는 대개 졸업후 진로가 어떻게 되나요?!

  • 스즈무라아이리 · 633792 · 16/06/05 07:53 · MS 2015

    정확히 말하면 수능은 12년 정규교육과정의 레이스다...
    이걸 1년만에 뒤집으려면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해야 하지만 전 그럴만한 능력이 없는것 같군요

  • Revengee · 314134 · 16/06/05 16:05 · MS 2009

    흐음...공부하는건 분명 힘든 작업입니다 ㅜㅜ 그치만 이 생활 몇년하는것보다 첫술에 바로가는게 본인 정신건강에 좋을거에요

  • 누바자하 · 666605 · 16/06/05 10:28 · MS 2016

    그 아랍어 같은거 일주일에 하루정도 몇시간씩 잡고했나요? 아니면 그냥 하루에 삼십분씩 그렇게 했나요?? 지금부터라도  제2외국어라도 해놓아야겠더라고요..핳

  • Revengee · 314134 · 16/06/05 16:06 · MS 2009

    저는 한달 딱 하니까 대충 다 풀리더라도요 처음에는 좀 잘 적응이 안되요 미리 하셔서 한두달 안에 완성하세요

  • THQ · 571927 · 16/06/06 11:17 · MS 2015

    저같은 경우는 아랍어 했었는데 최근 등급컷추이보고 딱 25점만 맞자는 생각으로 공부했습니다. 수능땐 23점맞으니 백분위 딱 96나오더라고요.

  • Praha · 441451 · 16/06/05 13:41 · MS 2013

    10수능이... 고2.... 10수능이....... 고2.......

  • Revengee · 314134 · 16/06/05 16:06 · MS 2009

    아....아재....

  • 똥떵어리 · 477582 · 16/06/05 15:44 · MS 2013

    본가가 부산근처이고 지금 서울에 혼자 학사에서 사는데, 6평 성적 많이 올려서 고생했다는 의미로 집가서 쉬고 싶었지만 꾹 참았어요. 하루라도 공부 안하면 안된다는 불안감때문에요. 근데 이게 역효과가 있는지 셤 후 3일간 수면패턴도 망가지고 안 들어오던 오르비도 계속 들락날락거리게 되네요.. 쉬어줘야할까요? 이렇게 공부를 하는건지 안하는건지 분간도 안가게 시간날릴거면 그냥 지방에 ㄴ려갈걸 그랬나 싶기도하고.. 이렇게 오히려 참으며 단 세네시간이라도 공부하는 게 맞다고 생각되기도 하고... 여러모로 괴롭네요 ㅋ.ㅋ

  • Revengee · 314134 · 16/06/05 16:08 · MS 2009

    당연히 본인이 앉아잇을때 집중 잘되는 방향으로 가야해요 그게 집갓다오는거엿으면 다녀오는게 나앗겟죠
    지금 마음못잡고 왓다갓다하지마시고 푹 하루쉬고 담날부터 하든지, 본인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갖고 계시는게 좋습니다. 이것도 원칙없이 하면 공부좀안된다고 자꾸 핑계대고 쉴수잇으니 그렇게는 하지않도록 본인이 잘 컨트롤하세요

  • 난역시대단해 · 647889 · 16/06/05 17:24 · MS 2016

    과탐 하나 바꾸긴 했지만 수능 전 마지막 일요일까지 피방갔던 작년하고
    올해 6평 성적이 비슷하게 나올거 같아서 많이 외롭네여...
    수미잡이라고 말해주세여 ㅜㅜ

  • Revengee · 314134 · 16/06/05 18:09 · MS 2009

    수미잡!

  • 용제리 · 642550 · 16/06/06 02:17 · MS 2016

    1.슬럼프에 대해 질문하자면
    어떤분은 슬럼프가 오면 그걸 극복하기위해선 오히려 더공부해야한다고 하시는데 혼란스럽네요. 하루쉬면 왠지 흐름이 끊길것같고요... 아 참고로 노베현역입니다.
    2.제가 노베이다보니까 12월부터 게임끊고 공부 열심히했는데(평균9~10시간) 6평망했습니다. 담임쌤도 노력하시면 결과가 좋으실꺼라고 격려해주셨는데 도대체 언제 성적이 오를지 참 답답합니다. 성적이 도대체 언제 오르는지 알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