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러 [787232] · MS 2017 · 쪽지

2018-12-21 11:49:02
조회수 11,143

인문계 취업에 대해서(스압/꼰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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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선후배 동기들이 취업시장에 나온 대략 5~6년전부터 현재까지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

(88~92년생이 취업시장에 나오는 15부터 지금까지가 역대 중 최악인 느낌은 맞음.
일단 경기는 말할것도 없고, 취업시장에 나오는 인구수 자체가 많기도 하고..

근데 요즘에는 좀 풀리는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함)



1. 진리의 사바사

대학생활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정말 많이 바뀜.


그리고 운적인 요소가 좀 작용하는 것도 같음

와 걔가 거길? 대박, 잘됫다 이런 애도 있고

저 새x는 왜 저러고 살지 싶은 애도 있고...

저 선배는 왜 취업이 안되지? 싶을 때도 있고

저 후배가 저길 갔다고? 미쳣네 ㅋㅋㅋㅋ싶을 때도 많음


2. 상경만능주의는 없음(?!)

상경이 지원가능한 '직군'이 넓을 수는 있으나

상경이라고 취업이 모두 잘되...지는 않는 것 같다.

주변에 지나치게 잘되는 사람이 있어서

이상하게 눈만 높은 애들도 있는거 같고...


3. 오히려 공급자체가 적은 학과는 유리할 수도 있다.

수요도 많고 공급도 많다 = 상경계 라면

수요는 적은데 공급은 그보다 더적다 라는 느낌의 과들이 좀 있음

(서강대에서 취업률 가장 높은 학과 중 하나가 종교학과라던데)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외대 소수어과? 매우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함


4. 서울소재 주요 대학을 나온다는 가정하에, '취업' 자체는 어렵지 않음

상경/신방 복전이던 아니던 취업 자체가 어렵지는 않음

결국 본인이 만족할 수 있느냐의 문제임.

10대그룹 계열사 및 자회사? 남들 하는 만큼 준비하면 갈 수 있음.

어쨋든 주요 11개 대학에 입학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해야되는데,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모든 것이 그렇겠지만 취업이란 결국 내가 버는 돈과 삶의 질을 저울질하는 것임

일을 적게하고 돈을 많이 받는 직업이란 것은 세상에 없어요.

모두가 원하는 '서울에서 살면서 / 안정적이고 / 영업 안해도 되고 / 돈을 많이 주는 ' 그런 곳은 없음


(나는 신입 8 to 8/350 vs 9 to 6/250 중 후자를 선택할 듯. 실제로도 그랬고)


5.일반적인 취업 외 다른 길을 생각하는 사람도 많음

CPA나 로스쿨이나 변리사 계리사 노무사 행시 외시 등등...

이건 학교/학과별로 분위기나 특성이 좀 있는것 같음. 

(내 주변에만 한정하자면 기자/PD 등이 많음. 현직도 많고 준비도 많고..

최근 52시간 때문에 언론/방송계는 신입이나 경력직 채용 러시 시즌이라 카더라)


대학원 진학률이 생각보다 높은데

참고로 여대나 신학대 등 특수대 제외 인문계열 대학원 진학률은 서>>연>고>서>성>한> 순임


개인적으로 재미있는 통계라고 생각해요 ㅎㅎ


물론 위의 예시를 제외하고도, 세상에는 먹고살만한 굉장히 다양한 일들이 있음.

그리고 굉장히 다양한 공기업 및 공공기관이 있음(정부는 정말 많은 일을 함)



6. 취업률 통계는 믿을게 못됨

일단 취업의 질이 빠져있고요..

취업잘되는 학교 = 좋은학교 라고 할 수가 없음.

서울대 취업률은 31위고 총신대보다도 낮은데 

서울대가 총신대보다 취업안되는 안 좋은학교다! 라고 말할 수 있을지.


소위 말하는 '일반적인 취업'을 준비하지 않는 사람 비율이 

상위권 대학일수록 더 많아지는 느낌.


7. 나는 학과 선택시 본인의 적성을 진지하게 고려할 것을 추천

내 전공 공부가 재밌어야 일단 학점도 좋고 학교생활이나 관계 등 여러 요소가 긍정적임

어떻게보면 밤새서 학회선배들이랑 술먹으면서 수다떠는 것도 긍정적인 활동인데,

이건 내가 학과사람들과 내 전공을 좋아해야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니까...

정시는 기본적으로 '성적에 맞춰서' 지원하는 것이지만

최소한의 소거작업은 필요하다는 얘기임.


내가 상사라고 했을 때... (검증은 논외로 하고)

A+인데 그냥 시험이라 생각하고 딸딸 외워서 시험보고 다 까먹은 애랑

학점이 B여도 자기가 배워보고 싶은 강의 찾아 들은 애가 더 좋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긴 함.



8. 나도 재수했지만, 나는 사실 좀 부정적..임 

재수까진 그렇다 쳐도 삼수는 좀 그래.


예를 들어 중앙대 사회과학에서 재수해서 성사과를 갔다? 그럴 수 있음

이건 '학벌 상승'보다는 '재수'라는 환경과 시간을 통해 얻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근데 성사과에서 3반수를 해서 고대 경제를 간다? 나는 내 동생이라면 반대할 것 같음

석사가 보통 2년이니, 3수는 학력을 바꿀 수도 있는 것임.


나이 28 고대 경제학과 졸업생 vs 나이 28에 중앙대 학부 + 중앙대 경제 대학원 석사 

흠.

물론 'SKY' 동문으로서 얻을 수 있는 가치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나.

삼수 (= '2년의 시간')는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는 게 내 생각임.

의치한수교 같은 전문직을 목표로 한다면 그건 그 방법밖에 없으니 상관없는데,

순수하게 일반적인 취업만을 고려했을 때 그렇다는 것..

(반박 환영)


아 물론 석사 따고 비리비리하게 사는 사람도 적지 않다 ㅋㅋㅋ


9. 근데 나이는 아무것도 아니긴 함

어떤 학생/학부모와 입시상담을 했는데,

나는 집에 여유가 있으니 차라리 워홀을 다녀오던가 해외여행을 좀 길게 다녀와보는 건 어떻느냐

라고 했음.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하는 것이 학생의 책임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도 그런 경험의 폭을 넓혀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좀 아쉬워서 그랬어요.

내 시야의 넓이만큼 내 인생의 방향을 고민하는 넓이도 달라지니까요.


내 동생 중 하나는 20대 중반까지 대학도 안가고 프리터로 사는데,

집에 손도 안벌리고 얘가 제일 행복하게 살고 있음. 

불변의 진리지만 행복은 성적순도 아니고, 노력순도 아니며, 학벌순은 더더욱 아님.



10.

다들 원하는 대학 합격하길

하지만 그것을 이루지 못했다고 너무 낙심하지는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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