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를 잡아라! 세특 A to Z] 남는 것은 세특뿐, 세특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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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8일 서울대는 2023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예고사항에서 “정시모집에 교과평가”를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정시모집에서도 지역균형전형을 신설하고, 학교별로 2명의 추천을 받아 수능 60점, 교과평가 40점으로 반영한다. 정시모집 일반전형은 현행 수능 100%에서, 1단계 수능 100%, 2단계 1단계 성적 80점, 교과평가 20점으로 변경하여 신입생을 선발한다고 하였다. 이때 교과평가에 들어가는 내용은 내신성적뿐만 아니라 교과 이수 사항, 세특을 통해 반영된 수업 참여 상황 등 정량적 요소와 정성적 요소를 모두 포괄한다.
서울대의 이 같은 결정은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의 선발 비율이 줄어드는 현 상황에서 수능 점수로만 평가하지 않고 여전히 학교생활 충실도가 높은 학생을 뽑고자 하는 의지로 보인다. 앞선 칼럼에서 이야기했듯이 입시에서 요령은 통하지 않는다. 학교생활-내신-수능 모두를 균형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이유가 서울대의 새로운 입학전형에서 증명되고 있다.
입시의 척도가 되는 서울대가 정시전형에 교과평가를 도입한 것이 입시 판도에 얼마나 지대한 변화를 불러올지 아직 확언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학교생활에 충실하며 무엇이든 꼼꼼히,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은 더욱 분명해졌다. 때문에 이번 칼럼에서는 세특의 중요성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려 한다. 왜 학생부 중에서도 유독 세특이 주목을 받는지, 그리고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세특의 역할과 중요성은 어떠한지 살펴보도록 하자.
교육부의 학교생활기록부 개선안, 세특 빼고 모조리 OUT!
교육부가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과 관련해 주목할 것은 역시 학교생활기록부 개선안이다. 학종에서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경쟁이 과열되고 그에 따라 고액 컨설팅이 판을 치자, 교육부는 학생부의 내용 및 분량에 대하여 제한을 점차 강화하고 있다. 학교 외부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항목은 대폭 줄어들고, 그에 따라 기재 분량 역시 많이 줄어들었다. 특히 2022학년도 개편안에서는 세특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항목이 축소 혹은 폐지되었다. 아래 표를 통해 자세히 살펴보자.
한눈에 보아도 많은 항목이 ‘미기재’, ‘미제공’으로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수상경력의 인정 개수를 제한한 것, 자격증 취득상황을 대입자료로 제공하지 않는 것은 학종에서 과도한 사교육의 개입을 막기 위한 교육부의 의지로 보인다. 소논문에 관한 내용을 학생부 어디에도 기록하지 못하도록 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정규동아리에 비해 학생들이 스스로 관심 있는 주제에 맞게 동아리를 만들 수 있었던 자율동아리 역시 기재 가능 개수와 분량이 축소되었다. 과도한 활동으로 학업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교과학습발달상황에서도 방과후학교 활동 내용을 기재할 수 없게 되면서, 관련 항목에는 교과 세특만이 남게 되었다.
학생부 기재요령이 대대적으로 개편된 상황에서 남은 부분은 ‘교과 세특’뿐이다. 한편 특정 학생에게만 세특 기록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019년 발표된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에 따라, 고등학교의 경우 ‘기초교과’와 ‘탐구교과’ 과목에서 모든 학생의 세특을 입력해야 한다. 즉 주요과목에 대하여 모든 학생이 세특을 남기게 된다. 물론 그 양과 질은 학생의 활동에 따라 상이할 것이다. 그렇다면 학종에서 정성평가로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세특인 것이다.
진로도, 봉사도, 독서도, 모두 세특으로 모인다!
이제 세특에서 성실성과 차별성을 보여야 하는 이유가 좀 더 명확해졌다. 한 가지 더 중요한 사실은 진로, 봉사, 독서와 관련된 기재 항목이 폐지 혹은 축소되었다고 해서 이 내용을 학생부에 녹일 수 없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세특은 교과목과 관련한 탐구활동이나 수행평가 등에 대하여 작성된다. 따라서, 세특에 적힐 활동을 120%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교과목에서 배운 것만 정리하는 활동으로는 비교우위를 점하기 어렵다. 진로에 대한 학생의 고민, 그리고 이와 관련된 독서활동, 봉사활동을 교과 과목과 결합함으로써 전공적합성과 학업 역량을 두루 어필할 수 있는 활동 주제를 선정해야 한다.
예컨대, ‘화법과 작문’과 같은 과목에서 진로와 관련한 글쓰기나 발표를 실시함으로써 자신의 관심사를 어필할 수 있다. 또한 사회문제탐구, 과학과제탐구 등 탐구 교과목에서는 세특에도 연구보고서와 관련한 내용을 작성할 수 있으므로 자신의 전공과 직접 연계된 주제를 설정하길 바란다. 각 교과목에서 발표 또는 탐구활동을 할 때, 공신력 있는 자료를 참조하여 발표에 활용하는 것도 중요한 팁 중 하나이다. 특히 도서를 통해 정제된 지식을 얻고 이를 정리해 발표를 하는 것은 대학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탐구 자세이다. 이러한 탐구 내용 및 과정이 해당 교과목의 역량 증진에도 도움이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학기 말이면 세특에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과목별 자기평가서 작성으로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다. 수시철이면 자기소개서에 쓸 내용이 없다며 후회하는 수험생이 즐비하다. 모든 교과의 세특을 하나하나 신경쓰는 것은 물론 고단한 일이다. 하지만 활동 하나하나가 결국 대입을 결정한다. 관심분야와 학업역량, 적극적이고 성실한 태도, 독서 등 수많은 나의 자질을 어필할 수 있는 세특을 대충대충 쓰는 것은 학종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학종은 대학에 들어갈 또 하나의 기회이다. 주어지는 과제와 활동을 대충 시간 맞춰 때우려고 하지 말자. 충분히 고민해서 활동하고, 과정과 결과는 꼼꼼히 기록해두자. 그래야 학생부에, 세특에, 자기평가서에, 자기소개서에, 자신의 활동에 기반한 진솔하고 유의미한 내용을 담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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