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 관하여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34381012
사실은 하나여야 합니다. 다만 이에 관하여 의견이 다양해야 합니다 - 조나즈(문학작가)
모든 신문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가십) 사설 순으로 배열하였고
간혹 경제면은 그 중요도를 고려하여 따로 섹션으로 발행해왔다.
그래서 아무리 자극적인 콘텐츠라도 수용자는 먼저 정치, 사회 등의 이슈를 먼저
읽게 되고 연예 스포츠의 가십 따위는 아주 뒤에, 그것도 짤막한 단신으로 소비했다.
이것은 뉴스를 통제하는 데스킹의 의도이다.
그런데 20년 전부터 포털사이트가 뉴스 콘텐츠를 장악하면서
데스크 권력이 무너졌다.
데스크 권력이 무너지며 언론사의 어젠다 셋팅 기능은 형해화됐고,
데스킹은 시장에 넘어왔다.
이제 시민이 좋아하는 뉴스를, 자발적으로 클릭했고
그 기준에 맞추어 포털사이트들은 "자신은 언론사가 아니"라며
기계적으로 알고리즘을 편성하여 좋아하는 뉴스들을 수용자에게 갖다주었다.
이 지점에서 뉴스의 수용자는 소비자로 전환된다.
더는 진실따위는 중요하지 않으며 이 사회에 무엇이 더 중요한 콘텐츠인지도 필요없다.
어느 연예인의 이혼/불륜, 유튜버의 일탈이 더 큰 주목을 끄는 시점에서
소비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자극적인 콘텐츠를 소비한다.
여기에 옳고 그름은 없다. 좋고 싫고가 있는데, 여기에는 가운데가 없다.
공과가 병존하는 사안은 있지만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한 게 어디있겠는가.
여기에 정치 지형 저널리즘의 비극이 시작된다.
이제 진위보다는 핵잼 노잼으로 뉴스가 평가된다.
클릭되어야만, 의미가 있는 저널리즘 시장에서
주류 언론사들조차 "ㅇㅇㅇ조차 딸에게.. 충격"
따위의 문장으로 제목 저널리즘을 너절리즘으로 만든다.
소비자들도 편하다. 과거 수용자들은 레거시 미디어의 데스크들이 엄선한 콘텐츠 순서대로
강제로 편집되어 수용해야 했지만 이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주체로서 소비하고
뉴미디어들은 여기에 편승하여 입맛에 맞는 뉴스를 갖다주며,
'알고리즘'은 기계적 중립의 맛을 더한다.
옳고 그른 게 뭔지는 사실 봐도 봐도 잘 모르지만,
좋고 싫은 것은 분명하다. 좋은 것은 좋고, 싫은 것은 싫다.
시비가 기호의 문제로 치환될 때 본질은 흐려진다.
이제 우리는 뉴스의 소비자로서 너절리즘을 선택하여
조지오웰의 예견과 달리 서로가 리틀브라더들이 세워 각자를 감시한다.
그 안에서는 팬덤만 살아남고,
진지한 저널리즘 따위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각 언론사마저 고유의 어젠다를 표현하면서
우리는 더욱 진실이 무엇인지 판별하기가 어렵게 됐다.
기호만 남은 사회는 네 편 내 편 아군과 적군만을 남긴다
사람들에게 많은 정보를 주고, 좋아하는 뉴스를 소비하게 하고, 스스로를 통제한다.
'죽도록 즐기기'의 닐 포스트먼의 지적대로 우리는 조지 오웰의 1984가 아닌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에 살고 있다.
유튜브 알고리즘에 포획된 것을 모두가 알지만,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라고 자위하는 지점에서
우리는 더 이상 저널리즘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국가는 적당히 투명한 주체로 뒤에 빠지기만 하면 된다.
저널리즘의 실종으로 우리는
저마다의 의견이 아닌, 저마다의 사실을 갖게 되었다. - 나르테스크 카이아느(철학자)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10시간을자네 1
-
써킷 안풀어봤는데 시즌 3, 4중에 하나만 고르자면 0
뭐살까요? 강대x모고랑 세트로 풀려고 합니다
-
집에간다.! 1
렛츠고고
-
김정은이 서울 가리키면서 군사 작전 사진 공개했다는데.. 그냥 돼지가 밥 달라고 좀...
-
왜 A가 해양이고 B가 대기야
-
차암 감사해요 수능도 이렇게만 내줘요
-
이매진 핫백 새 책 반값택비 포함 3.0에 팔아요! 댓글 남겨주시면 쪽지 드릴게요
-
오늘도 0끼 2
방금 양갱하나 줏어먹음
-
국어는 뇌에 힘주고 공부하려면 에너지소모가 너무큼.. 2
그리고존나빨리배고파짐..
-
9모 95(화작) 92(확통) 2컷 1 2(쌍사) 10모 95(화작) 88(확통)...
-
원태인 몸풀어라 2
불펜 못믿는다
-
해야할게너무많다느껴짐..
-
식후땡 ㄱㄱ혓 0
굿
-
작수79 6평 79 9평 78 9덮 88 10모 87 평갸원에서자꾸죽쑤는데
-
오늘 부터 내일까지 사탐만 다시 조지려고 하거든요 다른 과목은 그냥 잠깐 스탑...
-
토끼똥 어떡함 0
배아픈데 찔끔찔끔 나옴
-
현강 주키마3호에 미친표지와 멋진 종강선물 필통 국어는 역시 216 or not
-
???: 아니 일단 대학을 가야죠... 생지가 답이다!!
-
경북대 모바일공학과 여기는 삼성 계약학과라 졸업후 무선사업부에서 근무하게됨....
-
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부모의 반응입니다
-
각개전투 다음주에 하면 훈련은 끝
-
그래서 안하기로 결정 실모 하나만 풀어야겠다…
-
이게 타고투저 리그 2,3등의 싸움?
-
꽤 어렵게 느껴졌는데 1등급 비율이 7.4%길래…
-
이번주 안에 따라잡기 ㅆㄱㄴ? 하루에 국어 잘하면 5시간도 가능은 할듯
-
완벽한 토요일이 될것같아요~~~
-
이제 일년 다 되어가는데 걍 요즘엔 좀 무섭다 모든게 이렇게 수능 하나만 보고...
-
뱃 달고있는 사람 볼때마다 경외감 들듯
-
강k수학 살사람 0
22회 26회 28회
-
고3이고 6모 2, 9모 1, 10모 2 나왔습니다. 마더텅 모두 푼 상태고 김종익...
-
다음년도 수능 패스로 보상해라 ㅅㅂ 맨날 그딴 문자가 온다 진짜 하루에 몇개씩도...
-
생물 고수 분들께 질문 최근 가계도 문제 난이도가 어떤가요? 3
올해 7월부터 수능판 들어온 사람입니다. 19당시에 생물 47인가 48맞았었는데,...
-
급함 질믄 5
죄송하다고 쪽지 남겼는데 글씨 못생기면 ㅂㄹ임? 급함
-
오르비 3대 전설포켓몬 28
얘네는 뱃지 이니셜이랑 색깔도 모르겠음
-
재수 성공 7
작수 26645에서 재수했을 때 어느 급간의 대학 가야 성공일까요 갑자기 궁금해져서요
-
아까 후속편 5
일단 마이쮸랑 초콜릿 사서 죄송하다고 쪽지랑 남기랴고요 깜짝아 하
-
아메리카노 쿠폰으로 아메리카노 시키고 아무말 안했더니 아아가 나오네 6
디폴트는 뜨아가 맞지.. 아아충들 정상화좀
-
회사 남직원은 건대 충주캠 출신. 남직원: 저출생이라 여대는 이대 빼곤 경쟁력...
-
지금보다 더 멋있게네가 다시 바라보게바라보게 만들어기다리게 한 담보로내 뼈와 살을...
-
3년째 10
https://youtu.be/xXFgsc4hLJM 수능 전에 들으면 좋은 노래로...
-
현역 생윤윤사 9모 1 2 (50 44) 10모에서 즂망해서ㅋㅋㅋ 2 4 떴는데...
-
ㅇ.ㅇ
-
감기걸려서 조금만 하다가 와야겠다
-
수치화/계량화를 시도하는 언어학자들 온 세상이 수학이다
-
국어 실모를 풀러 간다
-
김상훈 커리 0
김상훈 커리 따라가고 있는데 혹시 기출갈무리 하시는분들 안에 모든지문을 다...
-
질문 받음 6
걸그룹 마스터 야구 중독자
-
이거 강의에 자주 나옴
-
워 ㅋㅋ 그리고 다른 하나는 걍 계산이 엄스러워서 포기했는데 그게 맞았고 캬 점수가...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