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냐 [803060] · MS 2018 · 쪽지

2021-07-03 23:35:11
조회수 677

독일 유학생 6월 가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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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던 6월이 지나갔다. 

이번달 지출이 많은거같아서

계산하기 떨렸는데 역시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아마 스포츠용품과 외식때문일거다.

지금까진 코로나때문에 외식을 못했지만 

요즘은 꽤 자주 나가서 먹었다.

외식비용 너무 비싸다ㅠㅠ 파스타하나시켜도 2만원임..

하지만 그날 힘들었던 내게 한끼의 알찬 식사를

제공했던 것이 후회스럽진않다..

정말 배고팠으니까!


지난달 가계부는 뭔가 허심탄회하게 썼던 기억이 있다.

다시 봐야 알겠지만 

이번달은 정말 인생에서 제일 알차고 뿌듯하게 지냈던거같다.

나중에 24살을 돌아보면 정말 열심히 살았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그림에서도 스스로 만족할만한 발전을 이뤘고 

뭔가 분명 얻은것이 있고 

더 나아가기위한 기반을 튼튼하게 다졌다. 

지금까지 내가 미래에 어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될것인가에

항상 궁금해했다면

(수많은 포폴을 제작했음에도 내가 작가가 돼서 

어떤걸 그릴거라고는 상상이 안갔었다.)

이번엔 그리고 싶은것들 시도하고싶은것들이 몇가지 생겨있다.


제일 좋은것은 영감이 너무 많이 떠오른다.

물들어올때 노저어야하는데 

예전에 영감이 전혀 안떠오르고 

너무 긴 시간을 헤매와서 

이런 영감 많은 시간이 가는게 너무너무 아깝다.

그래서 요즘 하는 생각은 정말 시간이 아깝다 라는 생각이다.

시간이 금이라서 아침 9시부터 새벽1시까지 

정말 쉬지않고 알차게 활용한다.

워크샵을 3개나했고 발표를 2번했고

(다음주 화욜에 하나 더 있음.여기발표는 보통 한시간짜리를 준비해야함.) 그림을 밤12시까지 사이사이 그렸고 ,

(아직 소논문 30장이 남았지만)

드디어 교수반에 소속이라는곳에 소속됐다!!!


학교에서 한달간 8명의 교수와 면접을 봤다.

결과는 두명에게만 붙었다..

그마저도 누그럽게 합격시킨 교수 두명에게만 붙었다.

그치만 후회는 없다. 

다른 반에 내 그림이 맞을 리가 없었다.

나같았어도 안뽑았을거다 얜 어느반갈지가 보이거든.

8번째 면접 쉐플러교수가 내 작업설명 첫문장을 말을 끊으면서,

너는 설명안해도돼. 그림이 딱 세리교수한테 맞겠네. 

하고 가버렸다. 

세리가 7번째 교수였어서 한달간 얼마나 애가 탔는지 모른다..

매번 떨어져서 동기들도 모두 당연히 될거라생각했고  

1학년교수도 왜 자꾸 떨어지는지 의아해했는데 6명이나 떨어져서다.


자꾸 떨어지니 내 실력에 의심을 할만도 했지만

아직 7번째 교수 세리가 남았으니 

의심하지않고 4주간 열심히 그렸다.

친구들은 세리를 모두 무서워했다. 

독설을 하기로 유명해서. 

너무 현실적인 조언과 별로라는 말을 

서슴치 않게 내뱉는 교수로 유명해서다. 

내가 들었을땐 공감가고 도움되는 얘기 밖에 안하는데 

왜 안좋게 받아들이는지 모르겠다. 

내가 보기에도 별론데 그럼 좋다고 해야하나? 

내가 교수가 돼도 저렇게 말했을거다.


그런데 일이 터졌다.

면접날 세리가 갑자기 등장해서는 누가먼저 할래? 라길래

평소에는 다시 들으려 녹음기도 켜놓고 

준비를 엄청 해놓는데 갑작스럽게 애들과 수다를 떨다가 

어? 내가 먼저할게! 하고 당차게 일어섰다.

뭔가 그러고 싶었다. 그래서 녹음도 못했는데

뭔가 그럴듯하게 독일어가 술술나왔다. 

독일어 못하는 티가 전혀안나서 

교수가 별 편견없이 도움되는 말을 정말 많이 해줫다.

10분정도 엄청 구체적인 코멘트를 줬다.

첫번째 타자라 그런지 세리의 독설을 기대했는지 

애들 20명정도가 둘러싸서 나를 바라봤다.

그 말들을 들으며 교수의 관점이 나랑 잘맞는거같아서  

무조건 이반에 뽑혀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너무 잘끝냈다고 생각했고 호평을 많이 해주길래 기뻐하던와중

마지막으로 질문이 있냐길래 

내 작업들 좋아? 라고 직설적으로 물어봤다. 

방금까지 좋은 얘기만 해주다가 

안좋다고 할리가 없으니까 물어본거다. 

애들과 1학년교수는 모두 박장대소를 했다. 

너무 당당히 물어봐서다.

근데 돌아온 대답이 뭔가 처음듣는 단어인데. 

××××. 내가 ××××라고 말하면 너는 어떻게 할래?

라고했고 분위기가 헉 하는 분위기에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 쏠렸다.

직감적으로 정말정말 네거티브한 단어라는걸 알수있었다.

내가 걸고있던 두번째 지망교수 였고 

정말 이반에 들어가서 세리교수한테 배우고싶은데 

믿었던 세리가 날 배신한 느낌이었다. 

(참고로 세리는 62살 할아버지다 엄청난 카리스마가 있는..)

내 대답을 기다리길래 

아..음.. 그럼 다른반에 가야지 라고 대답할까 생각을 하다가 

이반이 너무 간절했기에 눈물이 나왔다.

세리와 세리조교 모든 1학년친구들이 당황하며 

나를 달래주러 모여들었다. 

세리교수는 당황하며 아니 너 작업 정말 좋아!!! 

좋은데 방금 그거 농담이었어 해명을 하기 시작했고

나는 그말을 믿을수 없었다. 

나는 세리의 안목을 정말 좋다고 믿고있었기에 

이교수에게 좋단 말을 들으면 

세간에서도 인정받을 첫걸음을 내딛은거라 생각했고 

안목을 믿던 교수에게 별로라는 말을 들은게 너무 충격적이었다. 

결국 첫걸음을 제대로 못내딛은거라고 생각했다. 

이교수에게 인정받지못하면 

세간에서도 주목하지 않을거라 생각해서다. 

내가 안목을 믿지못하는 모두는(1학년교수들과 동기들) 

좋다 했는데 결국 미술계의 시선은 다른것인가 생각하며

눈물이 멈추질않았다. 

그리고 거짓말하지마세요 

지금 내가 우니까 울음 멈추게하려고 좋다고 해명하는거 다알아요!!!


라고 외치며 

아니라고 세리조교도 진짜 농담 못받아친다그러고 

세리도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어쨋든 넌 우리반이 될거니 사인받을 종이나 제출하라고 했다. 

울어서 뽑아준건지 진짜 좋아서 뽑은건지 헷갈렸다.

우울해진 마음으로 정말 별로였던걸까 

내 울음을 멈추게 하려고 좋다한걸까를 

계속 생각하며 다른 친구들 면접을 봤다.


역시 세리는 독설을 내뿜었다 다른친구들에게 

이건 쓰레기라고 넌 왜 이런걸 하냐고 하거나 

환경보호를 하고싶으면 환경보호운동가가돼야지 

왜 예술을 하냐는등 

설치는 이렇게 아무생각없이 뚝딱 만드는게아니다 엄청난 프로세스가 있어야한다고 엄청 혼이났다. 

사이다였다.

그걸보며 역시 세리야 라고 생각하며 뒤숭숭했다.


애들 면접이 끝나고 1학년교수가 와서 말해줬다. 

너 아까 그거 진짜 농담맞고 세리는 너가 웃길 기다리고있었는데 

너가 갑자기 울기시작했다고. 

진짜 거짓말로 받아들이지말라며 

독일유머를 받아들일줄 알으라고하셨다...

애들도 와서 한마디씩했다. 

외국애한테 너무 가혹한 유머아니었냐고 

진짠줄 알면 어떡하라고 그런말을 하냐..

너는 된거 확실히 맞아 그말하시기전에 계속 칭찬했잖아. 

라며 다독여줬다.


이렇게 한달간에 걸친 면접은 끝이 났고

지난주에 드덴국립현대미술관에 갔다. 

예상치 못하게 걸려있는 세리교수의 작업을 보며 

내가 저교수반이야^^라고 

그 날 첨만난 친구에게 자랑하며 뿌듯해했다.


이제 다음달은 전시준비와 소논문쓰기 스케치여행이 남았다.




식료품 카드값       24만원 179유로
스포츠용품 신발등  27.7만원 199.24유로 (230환불)
다음 학기 등록비     39만원     284.50
쇼핑과 먹을거에   27만원 270유로
알리익스프레스    4만원 29유로
외식                     21만원     87유로
아시아 한국음식 3.6만원 27유로


라디오수신료        7만원     52유로
집세                      55만원       410유로
전기세                 3.8만원  28유로
보험비                 10.4만원 108유로
와이파이               4.6만원   34유로
핸드폰비               2.4만원    18유로
Eschuhe아직 환불안들어옴.기차비도.

233만원...? 1725유로 에휴


마지막으로..팔로우는 안받습니다 ㅠㅠ 걸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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