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톨장군 [848237] · MS 2018 · 쪽지

2021-09-07 10: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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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시간에 올려보는 9월 모의평가 국어 분석 및 손필기 자료 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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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M) [571]

2022 9월 (2).pdf

  안녕하세요. 현재 재수종합반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고, 단과도 진행하고 있는 일개 선생입니다.

저번에 6평 끝나고 빠른 리뷰를 올리기도 했었고, 몇몇 고민 있는 학생들 댓글로 상담도 짧게짧게 해드렸는데요.

생업에 치여서 오랜만에 들어와 보게 되네요. 전 문항 해설을 할 시간적 여유가 안돼서, 주요 지문만 해설하고 간단한 손필기를 학생들에게 나눠줬었는데. 혼자 공부하는 친구들한테 도움되라고 올려봅니다. 아이패드 굳노트로 작성했고, 독서의 경우 지엽적인 부분까지 다루기보단 큰 얼개를 다뤘으니 참고하세요. 여러 강사분들이나 네임드 분들이 올리는 것처럼 고퀄 자료는 아닙니다. 공통과목만 다뤘습니다.




 분석을 해보자면, 

 일단 제가 감독을 하면서 실제로 풀었을 때 65분 정도 걸렸습니다. 6평하고 비교해보자면 굉장히 빠르게 풀었죠. 어 이상하다. 이러면 안되는데 싶더라고요. 참고로 저는 속도가 빠른 강사는 아닙니다. 실수하는 게 싫어서 굉장히 천천히 읽거든요. 그래서 풀고 나서 아 컷 높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공통과목은 손필기 자료에 있어서 풀이과정이 어느 정도 있으므로 총평만 하고 언매는 문항별로 설명을 좀 드릴게요. 아 그리고 시간 남아서 하는 거라 주저리주저리 정말 깁니다. 세 줄 요약 원하시는 분들은 읽지 마세요. 


-선택과목: 언매


 개인적으로 언매와 문학이 학생과 강사의 갭이 제일 큰 것 같습니다. 어려웠다는데 공감하기 어렵더라고요. 일단 지문으로 제시된 세트형 문항에서 시간을 날렸다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음절에 대한 내용이 생소했다는 겁니다. 음절에 관련한 제약으로 인한 교체라는 말이 와닿지 않았다는 거예요. 그런 친구들 대부분 끝소리 규칙이나, 자음군 단순화는 달달 외우고 있었어요. 그게 참 아쉽습니다.


 35번은 지문 내용에 근거해서 풀어야되고, 평소에 자주 다루는 내용도 아니므로 시간은 좀 썼을 겁니다. 인정

 그러나 36번은 다르죠. 보자마자 구개음화/음끝+비음화/ㄴ첨+유음화/자.단+경음화/자.단+유음화 이렇게 음운변동이 분석되어야 되고 선지로 내려가서 답고르면 끝나는 문제입니다.

매번 학생들에게 말하는데 언매는 휙휙 푸는 겁니다. 왜냐하면 유일하게 지식을 측정하는 구간이니까요. 여기서 시간을 쓴다는 건 모른다는 거밖에 되지 않습니다. 문법은 이해-암기-체화 세 개가 다 되었을때 확실성과 신속성이 생깁니다. 문법의 완성은 없으니 개념 보고 문풀하고 다시 개념 보완하고 문풀하고 지겹지만 반복하시기 바랍니다.

 37번은.....밀치다의 -치-가 강세접사라는 것을 몰랐다 하더라도 사동접미사를 인지하고 있었다면 그냥 넘어갈만한 문제입니다. 할 만 했죠..

 38번은 절 찾는 게 우선입니다. 다들 절 잘 찾으실 수 있죠? 전성어미는 일단 기본적으로 암기의 영역입니다. 외우고 계시고 문장에서 용언들 찾아서 전성어미 있는 부분을 절의 끝부분으로 찾고, 호응하는 주어 찾아서 절 묶어버리면 끝납니다. 예를 들어 3번 선지를 보면, 용언이 '주신' '기억해' 인데, 관형사형 전성어미 (으)ㄴ, 는, (으)ㄹ, 던 숙지되어있다면 바로 '주신'을 절의 끝으로 잡을 것이고 그 성분과 호응하는 주어 '할아버지께서'를 찾아서 절로 묶는 겁니다. 여튼 절 찾고 나서는 높임요소 분석하면 끝이에요. 문제가 요구하는 것은 객체 높임이니까 주체 높임 실현된 친구들 걸러주세요. 1번 편찮으시던 거르고요. 2번 계신 거르고요. 3번 께서 거르고요. 그럼 4번 5번 남는데 4번은 안은 문장에서 할머니께라는 부사어로 실현되므로 걸러주면 5번으로 잡을 수 있습니다.

 39번은 문제의 난이도보다는 출제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게 좋겠죠? 그동안의 시험에서 아무래도 중세국어를 좀 경시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언제든 나올 수 있습니다. 사실 중세국어는 아주 기본적인 사항만 잘 알고 있다면 현대 국어의 문법과의 차이를 묻는 것이기 때문에 대응의 원리로 풀 수 있습니다. 중세국어 주격조사 '이'의 여러 형태에 대한 학습이 되어 있는 친구는 체언 뒤에 '이'가 오고 중세 국어의 표기 방식에 따라 연철된 것임을 금방 알았을 겁니다.


 전반적으로 평이하다 느꼈는데, 학생들 입장에선 까다로웠다고 하니 문법 공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단기간에 충분히 올릴 수 있는 부분인만큼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될 수 있도록 개념과 문풀을 적절히 조화시켜 단련하도록 하세요.


 매체는 표본이 적은 만큼 문제를 많이 풀기가 쉽지 않은데, 기출->수능특강 풀고 더 풀고 싶다면 푸는 메커니즘이 유사한 화작을 타임어택으로 풀어보거나, 사설 언매를 구매해서 풀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공통과목 총평: 왜 쉬워질 수밖에 없었을까?

 

 일단 컷이 높아진 것에 대해서 말이 많은데요. 2019학년도 수능의 데자뷰다 이런 말이 대세인 거 같네요. 물론 역사는 반복되니까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봐요. 그리고 실제로 컷은 이것보다는 내려갈 겁니다. 이렇게 내면 변별력이 전혀 없으니까요. 그러나 2019학년도와 완전히 같진 않을 겁니다. 우리 베이즈 주의 알죠? 조건화! 지금은 선택과목이라는 조건이 생겼잖아요. 그럼 2019학년도처럼 어려울 거라는 믿음을 선택과목이라는 조건이 있는 상태로 바꿔야 타당하겠죠?


 6평때부터 불거진 문제로 언매러와 화작러의 표점차이가 있었어요. 같은 점수에서 표점이 6점 근처 차이가 나버리게 되니 의치한을 쓰는 친구나 상위권 학생들이 대거 언매로 망명을 가기도 했었죠. 그래서 요 거지같은 제도를 만든 이상 안착시켜야하는 입장에서는 표점을 줄이는 게 매우 중요했을 겁니다. 그리고 수험생들에게 미안하지만 진짜 올해부터 한 3년간은 학력수준이 거의 바닥일거 같거든여.....제가 6평 풀고 어우 어렵다..컷 90-92 본다 했는데 85 나온 거 보고 진짜 식겁했었는데.....여하간 작정하고 쉽게 한번 내보자였던 거 같아요. 일단 간보는 거죠. 이렇게 쉽게 내면 공통과목 점수로 보정되는 선택과목의 격차가 얼마나 줄어드나 보고 싶었던 거 같습니다. 실제로 유의미하게 표점차가 감소했죠.


 타과목 언급은 최대한 안하는 편인데 수학이야 원래 그들만의 리그(ㅋㅋㅋ)고, 영어가 절평으로 바뀌면서 이빨빠진 호랑이가 되었었는데, 이제 과목별 밸런스도 맞춰가려는듯 보입니다. 이번 영어가 꽤 어려웠다던데요...그래서 제 생각에는 표점차를 줄이면서 적당한 수준의 난이도로 언매 90-92 화작 92-94 정도를 1컷으로 잡는 시험을 구상하고 있다 생각이 됩니다. 


-공통과목 문학: 난이도는 평이, <보기>를 고민하세요. 연계는....

 

 일단 연계는 전부 수능특강에서만 이뤄졌죠? 실전모의고사에 있었던 오장환의 '종가', 고전산문 '배비장전', 고전시가 '규원가' 세 작품이 연계가 되었습니다. 현대시는 어차피 전문이 그대로 옮겨집니다만, 고전산문은 어땠나요? 장면이 하나도 안 겹쳤죠? 이건 최근의 기조에 부합하는 출제입니다. 늘 그래왔어요. 원래 배비장전 하면 속아넘어가서 개망신당하는 장면이 꿀잼인데 갑자기 서울가는 장면이 나왔잖아요? 사막을 건너는 법도 그랬고, 무사와 악사도 그랬으니 놀랄 것은 없습니다. 확실해진 건 ebs를 무슨 내신하듯이 하는 건 진짜 당장 때려쳐야된다는 겁니다. 전체 줄거리나 주제의식, 시대적 배경, 인물 정리????? 아 시간적 여유가 있음 하면 좋지요? 근데 그거 안하면 못 푸나요? 그럼 본인 문학 풀이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겁니다. 자아인 인물을 중심으로 주어진 장면만 잘 독해하면 됩니다. 행적, 심리, 관계 찾아가며 원인으로 정보들을 묶어주면서 읽으면 끝이에요. 차라리 기출 풀면서 어휘나 호칭 정리를 하는 편이 더 생산적일 것 같습니다. 현대시는 그래도 그냥 다 나오니까, 수특 수완에 나온 작품들 여유가 된다면 한번 정리하시는 편이 효율적일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에 유독 시가 어려웠고 시간을 많이 빼앗았다고 하니 말이죠. 그리고 오답률 1위를 당당히 기록한 규원가...솔직히 진짜 참담합니다. 규원가는 연계죠? 그럼 최소한 현대어 풀이는 해야되지 않을까요..그리고 연계라서 알아야하는걸까요? 규원가는 평가원에도 여러번 나온 네임드잖아요. 제가 학생들한테 상춘곡, 사미 속미 관동별곡, 면앙정가, 규원가, 선상탄, 누항사 는 다 나름의 문학사적 의의가 있는 애들이니까 정리하라고 시키거든여...근데 이번에 참 많은 학생들이 여기서 틀리는 것을 보며 안타까웠습니다.


 고전 시가는 테마 자체가 너무 심플해서 심층적으로 볼 것도 없습니다. 자연친화 아니면 이별인데. 촉발되는 감정도 다 전형적이고요. 근데 해독이 안돼서 문제를 틀리면 안타깝잖아요. 부용장이 적막하다는 것은 앞에 녹기금 파트부터 읽어야 하죠? 임이 없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다가 이렇게 슬퍼만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슬픔을 달래보려고 연주하지 않나요? 그러다 문득 아 솜씨는 예전과 다름없는데 달라진 건 예전과 달리 들어줄 사람이 없구나 개 슬프다. 이건데 말이죠...근데 이게 내면에 몰입하는 건가요? 외부와 교감을 거부하는건가요? 오히려 외부와 교감하고 싶으나 할 수 없는 상황이겠죠. 들어 줄 사람이 없으니까요. 내면에 몰입했다면 듣는 이가 있든 없든 신경 안써야죠. 외부에 있는 타자를 의식하잖아요. 몰입 아니란 말입니다. 이거 틀린 친구들은 일단 부용장 파트 해석이 제대로 안됐고, 그 뒤는 그저 태만하게 보기에 있는 말이 인용됐으니 참이라고 생각한 거 같네요. 


 갯마을이 예전에 천변풍경 오발탄 이런 거처럼 어려우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내용 문제 모두 평이했구요. 현대시도 풀이 보시면 허무할 정도로 쉽습니다. 제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보기>입니다. 평가원이 이제 문학을 좀 문학답게, 어렵게 가나 싶었던 점이 <보기>가 더 이상 감상의 도구나 힌트가 되지 않고 오히려 글을 읽어낸 다음에 적용해서 선지의 적절성을 판단해야 하는, 난이도를 높이는 요소로 출제되었던 것인데요. 이번엔 다시 작품 읽는 도구나 기준으로 제시되어서 좀 아리송 했습니다. 이 부분이 문학 파트 난이도를 확 낮춘 느낌이었어요. 개인적으로 수능에서는 중간 정도의 지점을 찾으리라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겁나 버벅이는 현대시는 기준을 좀 주고, 산문 파트는 예전처럼 직접적인 감상과 무관한 다른 개념들을 넣어서 문제풀도록 할 것 같습니다.


-공통문학 독서: 난이도는 평이, 출제 기조는 유지


 지문은 쉬웠으나 방침은 유지입니다. 이제 비교적 쉬운 파트인 일치/불일치 문제도 더이상 ctrl c+ ctrl v로 출제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대강 문제 풀고 해설지에 나와있는 2문단 몇째줄에 있으므로 적절합니다와 같은 소리에 끄덕이고 넘어가는 공부시늉을 진짜진짜 때려쳐야됩니다. 국어에서 해설 보는 건 거의 범죄니까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혼자서 제대로 읽어내야합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말이죠. 여튼 어떤 방식으로든 문장을 변주하여 독자가 제대로 이해했는지를 묻는 방식입니다. 이제 그냥 손하고 눈만 가면서 대충 읽는 건 진짜 안돼요. 제대로 읽고 이해하셔야 합니다. 그럼 왜 이번엔 이렇게 쉬었냐? 출제는 그대론데 이번엔 지문이 광고랑 메타버스였고, 6월은 새먼의 과정이론과 pcr이었던 것의 차이일 뿐이죠 뭐.


 첫 지문 독서과정과 관련한 토막글 출제는 수능에서 확정이네요. 이번엔 쉬웠고, 뭐 따로 공부하기 보다 작문 푸는 느낌으로 휙휙 2-3분 안쪽에 풀고 넘겨야합니다.


 두번째 (가) (나)글 주제 통합적 독서는 사회 영역에서 출제되었는데요. 작년에 발표된 예비시행부터 그동안의 모든 시험에서 인문, 예술에 국한되었던 파트였는데. 아무래도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사회 영역을 이 파트로 넣으면서 부담을 줄여준 거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올해가 경제 출제 년도라고 생각을 하며 벼르고 있는데, 이런 식이면 경제가 나와도 좀 쉽게 나올 수도 있겠다 생각을 합니다. 이 파트에 과학 기술은 안나오냐 물어보는데, 낼려면 왜 못내겠습니까. 그치만 너무 과격하지 않나 싶습니다. 저는 독서의 어려움이 크게 두 개라고 생각해요. 정보량 과다의 어려움, 용어의 추상성으로 인한 어려움. 과학 기술은 보통 전자의 어려움인데 이런 어려움의 특성상 길이가 긴 주제 통합적 독서로 다루면 여럿 죽어나갈 겁니다...여튼 이번 사회지문은 대체로 평이했죠. 문제랄 것도 없었습니다. 독점적 경쟁시장을 이미 알든 모르든 푸는데 지장없고요. (나)의 경제 선순환의 과정도 정부의 시장개입 공부해본 친구들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풀었을 겁니다.


 세번째 글이었더 반자유의지 논증. 이게 그나마 좀 까다로울 수 있죠.

우리가 보통 인문 예술을 과학 기술 경제에 비해 좀 무시하잖아요? ㅈ밥, 틀리면 붕신. 이런 식으로. 그런데 사실 각잡고 어려우려고 하면 여기도 꽤 어렵거든요. 2019학년도 수능 가능세계에서 왜 열차를 타는 쪽으로 말하는지를 설명하는 부분이나, 콰인의 총체주의에서 분석명제라는 것은 없다는 것을 순환논증의 오류로 논박하는 부분이나...뭐 가깝게는 새먼의 과정이론도 그렇죠. 뭔가 열심히 정의하고 설명하는데 개념 자체의 추상성 때문에 하나도 모르겠는 경우....이런 지문은 정보량이 많은게 아니니까 천천히 읽어서 어떻게든 자기 언어화시키고 바꿔서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논증이기 때문에 결론과 근거 찾아서 읽고, 비판하기 문제 많이 풀어봤다면 13번 문제도 충분히 할 수 있었을 겁니다.


 마지막 글인 메타버스는 생각보다 평이해서 놀랐죠. 평가원이 최근 시의성있는 제재를 계속 다루는 거 같은데 그럼 수능때에는 뭐가 나오려나요? 음..난민문제?...아님 선거제도? 곧 대선도 다가오니 가능성이 있겠죠? 뭐 이건 그냥 하는 소리고요. 메타버스 쉬웠지만 기술 지문이 그동안 보여준 패턴 다 보여줬고, 완결성있게 끝나는 미덕있는 글이에요. 구조와 과정을 통해 원리를 설명하는 기술 지문의 특성을 이해하고 읽은 친구들은 쉬웠으리라 생각합니다.




 아우 길어. 쓰다보니 한 시간이 지나갔네요. 공강 때 쓴거라. 전 이제 수업들어갑니다. 여러분 모의고사는 결과가 아니라 늘 말하지만 과정이고요. 수미잡(수능미만잡)이니 좌절보다는 머리 식히고 냉정하게 분석하셔서 부족한 부분을 알차게 채우는 기회로 삼으시길 바랍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 달아주세요. 확인하는 대로 답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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